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92)
〈 292화 〉 292 정규컨텐츠
* * *
1.
사냥터에서 돌아오는 길.
3세대 보급형 아머드 오너 은 기분이 몹시 좋았다.
제자에게 선물해줄 희귀한 형광색으로 반짝이는 나비를 채집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뽈뽈뽈
채집통 속을 노니는 나비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봐도 질리질 않는다.
“헤헤. 스승과 제자의 금단의 사랑도 호감도만 높이면 가능하다고 했지.”
이쁘고 강한 제자일수록 눈이 높다.
죽어라 실력을 키워서 스승 자격을 얻고도 환상종 뺨치는 채집난이도의 나비컬렉션을 요구해서 전국 방방곳곳을 떠돌아다닌 지 3년.
현실에서도 3년 간 구애를 위해 돌아다닌다면 그 노고와 근성은 누구라도 인정할만하다.
‘나는 망상충들하고는 달라. 키잡충이 되기 위해서 2년 간 현실에서는 운동을, 가상에서는 스펙 업을 했어. 3년을 더 호감도퀘스트를 했고!’
하물며 3년도 아닌 5년간의 노력으로 키워온 애정이라면 어느 누가 감동받지 않을까.
두꺼비와 돼지를 섞은 것처럼 흉측하게 생긴 괴물면상만 아니라면, 어쩌면 그런 얼굴이라도 능히 키잡에 성공할지도 모른다!
“후후후. 정말 운이 좋았어. 이해찬이 아니었다면 정말 10년이 걸렸을지도 모르지.”
실은 10년도 각오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운 좋게 묵언검객 토벌전에 참가한 덕분에 3세대 보급형 아머드를 얻은 덕을 톡톡히 봤다.
온갖 상태이상을 유발하는 나비가루도 강철거인의 조종석에 탑승한 그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조금만 기다려, 리리아나. 이 스승님이 고대의찬란한형광뽈뽈나비를 보여줄게!”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고!
채집함을 보며 칠칠맞게 웃던 .
그의 채집함에 낯선 아머드의 모습이 비쳤다.
‘응? 저건 내 아머드가 아닌데?’
등골을 타고 오르는 오싹한 공포!
소스라치게 놀란 그가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채집창을 쥔 팔이 베였다.
“으아악! 안 돼, 제발 이러지마! 내가 얼마나 고생을 해서 이 나비를 구했는데!”
채집창을 지키고자 악을 쓰며 남은 손으로 레일 건을 꺼내든 키잡에미친놈.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휘둘러진 빔소드가 그의 남은 아머드 손을 일격에 절단했다.
“으아아아악!! 왜 이러는 거야, 나한테 왜 이러는 거냐고!!”
습격자는 말없이 반항하는 그의 아머드를 어깨죽지까지 날리고 다리까지 파괴했다.
엉금엉금 기며 바닥에 떨어진 채집창이라도 보호하려 안간힘을 쓰는 키잡에미친놈.
그의 처절한 몸부림이 무색하게도 등판에 빔소드가 내리꽂혔다.
“아아악!”
키잡에미친놈은 깨달았다.
이건 오직 고통을 주기 위한 공격임을.
상대가 원했다면 자신은 진즉에 죽었다는 사실을.
“왜 이러는 거야!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외부교신이 연결됩니다.]어두컴컴한 콧핏 내부.
자색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그를 노려보았다.
[대한철국의 아머드 오너. 당신들은 제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갔죠.]“무, 묵언검객?!”
[이젠 제가 당신들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갈 시간이에요.]등판에서 뽑혀나온 빔소드가 키잡에미친놈의 조종석을 노리는 대신, 그의 밑에 감추어져 있던 채집창을 노렸다.
“이러지 마, 제발 이것만은! 부탁이야, 뭐든지 할 게. 정말 잘못했어. 이거 이번에 잃으면 다음엔 언제 잡을지 기약도 없다고!”
[잘됐네요. 언젠가 다시 얻을 희망이 있다면, 적어도 당신이 받을 고통이 저만큼 크지는 않을 테니까요.]“안돼애애애!!”
기체를 발로 걷어차 밀어낸 해응응이 채집창을 부수었다.
뽈뽈뽈!
해응응의 주변을 몇 바퀴 돌아다니던 고대의찬란한형광뽈뽈나비가 숲속으로 사라졌다.
망연자실한 얼굴로 그 광경을 그저 바라만 보던 키잡에미친놈.
그의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콧핏에 박은 빔소드를 회수하며 해응응은 너덜너덜해진 아머드에서 시체를 끄집어냈다.
[회수하세요.]해응응을 따라다니는 회수조 플레이어들.
그들은 생각했다.
‘적이지만 내가 다 불쌍하네.’
‘존나 무섭네.’
해응응의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절대로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숨소리랑 발소리마저도 조심하면서 다녀야겠다고.
2.
묵언검객 방송의 정규컨텐츠는 반요곡뿐이다.
오래도록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해왔다.
오늘 방송이야?
ㅇㅇ
와! 혜자방송 개꿀!
오늘도 방송이야?
ㅇㅇ
반요곡 아닌 건 아쉽
오늘도 검투사키우기 저샛기야?
ㅇㅇ
검투사강정기 언제 끝나…
싯팔 반요곡 언제 하냐고!
적당히해 무친련아!
이인간왜이럼?이인간왜이럼?이인간왜이럼?
우주는언제가 우주는언제가 우주는언제가
설마 논스톱으로 일주일 내내 검투사키우기를 플레이하는 악질짓을 하리라고 어느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복수 때문에 이러는 거냐?
구름용을 죽인 이해찬 잘못임
이해찬이 범인ㅇㅇ
이해찬 죽이면 반요곡 키는 거 맞지?
그럴?지도?
검투사키우기 바로 접속 드간다ㅅㅂ
이해찬 토벌대 ON
민심은 갈대와도 같아서 순풍을 타고 기우는가 하면 역풍을 따라 뒤집히기도 한다.
묵언검객이 복수를 위해 검투사키우기를 정규컨텐츠 삼아 돌리자 시참이벤트로 몰린 수많은 시청자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아머드를 주면 뭐하냐고! 무친 깡패련이 다 뺏고 부수고 다니는데!”
“아머드 오너 좀 지켜줘라 해찬아!”
“인간적으로 너 땜에 저리 날뛰는데 우린 AS도 없냐?”
나날이 나락으로 가는 이해찬의 주가.
이해찬도 변명은 있었다.
“야! 니들 같으면 각 잡고 토벌전 일으켜서 잡았던 인간을 혼자 커버치라고 하면 되냐 그게?”
ㄹㅇㅋㅋ
아무튼 알아서 책임 지시라구욧!
빼애액! 빼애애애애애액!!
방법이 없지는 않다.
이해찬도 나름 수를 두었다.
“아 당분간은 수도 근처에서 버티던가! 미친년이 돌아다니는데 외지로 사냥나들이 나가는 니들이 잘못한 거야!”
구름용의 드래곤하트.
아머드태종이 이 막대한 기운을 소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설비가 밀집된 수도권에 핵심전력을 모으고 그 외에는 몇몇 중요지역을 중심으로 전력을 집중시켜 최소한의 거점방어능력을 갖춘다.
“스승님. 각지의 기업들이 거점방어에 전력을 보태기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겁한 녀석들!”
“사이버내관들의 보고에 따르면 대한철국과 함께 하거든 묵언검객의 칼을 피할 수 없다는 불순한 소리가 저잣거리에 만연하다고 합니다.”
“아머드도 주고 화력장비도 보태주고 신형 아머드의 매입우선권까지 줬는데 통수를 쳐?”
이해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
어떻게 된 토벌전이 토벌에 성공하고도 손해가 더 크단 말인가!
“…아니, 차라리 잘됐어. 이참에 저 욕심 많은 녀석들도 물갈이 한 번 할 때가 됐지. 협조를 거절한 기업들에게 기업부지 무상제공을 약속해.”
“진심이십니까, 스승님?”
“놈들도 제 땅이 생기거든 욕심이 날 수밖에 없겠지. 아무리 미련한 동물도 제 집은 지키려 들기 마련이니까.”
“저들이 괘씸하지도 않으십니까?”
“물론 괘씸하지. 하지만 제자야. 쓰지도 못할 보물을 들고 있다가 전부 잃느니,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을 내어주고 더 귀한 보물을 지킬 때도 있기 마련이다.”
일류 스트리머는 연륜의 깊이가 다르다.
남들 이상의 경험을 수도 없이 겪는데 어찌 범인에 비할 수 있겠는가.
“지금은 드래곤하트를 소화할 생각만 해라. 아머드태종. 너와 대한철국의 안위야말로 내게는 가장 귀하고 소중한 보물이니.”
“스승의 은혜가 하해와도 같습니다. 태사부께서 계시는 한, 저 막강한 마왕도 언젠가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
기회를 틈타 제자의 충성도를 관리하기까지!
이해찬의 노련함은 다방면에서 빛을 보았다.
“그래, 내친김에 아머드 제작법도 풀어라. 가격은 떨어지겠지만 지금 중요한 건 지방에서 시간을 벌어주는 거니까.”
그의 노림수는 끝내 성공으로 이어졌다.
“공장부지 1500평을 무상으로 주겠다고? 이걸 어떻게 참아.”
“이해찬의 땅이라면 몰라도 우리 땅이 된 지역이 초토화되는 꼴은 참을 수 없다. 근방 플레이어들에게 경비 및 순찰의뢰를 넣어라!”
“아머드 생산을 서둘러! 3세대 보급형이라고는 해도 아머드는 강하다! 지금 군사력을 키우면 역모.. 아니, 여차할 때에는 아머드태종의 뒤를 이어 대한철국을 통치할 수 있다!”
각 기업에서 주도적으로 지역방어를 이끌어나가며 자체적인 의뢰와 아머드생산을 개시하니, 방어도가 쑥쑥 올라갔다.
홀로 돌아다니며 피습 당하던 아머드 오너들도 10인 단위의 공격대를 꾸리며 필드에 나가니, 지원을 요청할 최소한의 시간이 생겼다.
“보인다! 이제야 놈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가 들어오는구나!”
신출귀몰한 묵언검객의 게릴라부대의 위치가 조금씩이지만 잡히기 시작했으니.
근방의 방어태세가 굳건해지며 촘촘한 수색망이 펼쳐졌다. 찌르는 족족 전부 털어먹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
“묵언검객님. 게릴라전은 이쯤에서 끝내야 합니다. 적의 경계가 올라갔으니 자잘하게 챙길 수 있는 이득은 여기까지입니다.”
군사작전을 돕던 엄길동의오른팔의 충언에 해응응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력증강에 필요한 아머드 탈환은 충분히 했다.
더욱이 이번 게릴라전에는 처음부터 아머드 탈환 외에도 또 다른 목적이 숨어있었다.
“푸풉~ 정말로 치기 좋게 뭉쳤어. 허접♡ 멍청한 플레이어들♡ 지역군벌 따위가 토벌군보다 강할 리가 없잖아♡”
사방에 뿔뿔이 흩어져있던 적들도 각 지역마다 먹기 좋게 큰 덩어리로 뭉쳤다.
굳이 귀찮고 성가시게 게릴라전을 벌여가면서 아머드 한두 기, 대한철국의 주요인사나 플레이어 몇 명을 개별로 공격하지 않아도 된다.
본격적인 전쟁, 대규모 습격의 시기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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