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99)
〈 299화 〉 299 파괴불가는 무적이 아니에요
* * *
1.
[속성검객 얼음빙판 만들기][375] [아무데서나 튀어나오는 닌자들 모음][786] [ㅇㅎ)애플녀의 애플과 묵언검객의 애플 비교][3095]오랜만에 3시간이 넘는 잠을 잔 이해찬은 찌뿌둥한 얼굴로 그가 잠든 동안 있었던 일을 가볍게 훑어보았다.
“…이 인간은 도대체 제자 키우는 게임에서 뭔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무슨 신선도 아니고 구름을 몰고 다니나 싶더니, 이제는 얼음까지 만들고 다닌다.
유니콘한테 처녀만 쓸 수 있는 기술이라도 배운 건 아닌지 진지하게 의심될 지경이다.
동자공이나 처녀공은 순결을 잃으면 힘이 약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은데…
“저 인간의 순결을 누가 더럽혀?”
진지하게 인류최강의 검객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여자가 처녀공을 배웠다니, 그거 사기 아닌가 하는 억울한 마음까지 든다.
진짜 배웠으면 그것도 대박이겠네.
눈앞이 암담해지는 상상을 집어치우고 일일필수영양분과 칼로리가 모두 함유된 알약을 물 한 컵과 함께 꿀꺽 집어삼켰다.
잠잘 시간도 쪼개가며 게임하는데 거창한 식사는 사치다.
‘뭐든 잠도 안자고 게임만 하는 저 무친련보다는 덜 독하겠지만.’
캡슐에 탑승하려던 이해찬.
그의 눈이 미련이라도 남은 것처럼 자꾸만 제목만 훑어본 게시글로 향했다.
[ㅇㅎ)애플녀의 애플과 묵언검객의 애플 비교][3095]사과 따위는 질색인 그도 저 사과만큼은 자꾸만 확인하고 싶어진다.
에덴의 동산.
금단의 사과를 탐해 추방된 아담과 이브의 심정이 마치 지금과도 같을까.
금기를 범하라고 속삭이는 교활한 뱀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는 ㅇㅎ표식이 남성으로서의 어쩔 수 없는 본능을 자극했다.
접속을 서둘러야 하는데.
그렇다고 이걸 안 눌러볼 수도 없고.
이해찬은 눈 딱 감고 결단을 내렸다.
‘안 보고 지나가면 그게 더 신경 쓰이겠다.’
이걸 어떻게 참아.
이건 원활한 게임플레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구국의 결단이다.
스스로도 추한 변명임을 알면서도 이해찬은 게시글을 눌렀다.
[방송을 시작합니다.] [검투사키우기에 접속합니다.]그로부터 3분 후. 이해찬은 마음의 짐을 덜어놓은 것처럼 홀가분한 얼굴로 게임에 접속했다.
2.
입성은 홀가분했지만 마음이 무거워지는 건 순식간이다.
“한양의 코앞까지 침입을 허용했다고?”
닌자들의 목숨을 건 자폭으로 도처에서 시도했던 지연책들이 묵언검객의 기괴한 검술 앞에 가로막혀 모조리 무용지물이 됐다.
무너진 다리 대신 강을 얼린 건 겨우 시작에 불과하였다.
길목에 기름을 끼얹고 붙인 불도 칼질 한 번에 모조리 얼어붙어 꺼지고, 무너지는 산사태도 칼질 한 번에 얼음조각상마냥 얼어붙었다.
“아니 시발 이 인간 구름용이 아니라 얼음용을 만났나? 뭔 검만 휘둘렀다 하면 다 얼려!!”
전략적 목표 앞에 전술적 승리는 의미가 없고, 전술적 승리 앞에 일개 전투의 승리는 무가치하며, 전투의 승리 앞에 개인의 무위는 덧없으니.
그러한 상식이 근본부터 뒤집혔다.
전략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개인의 무위.
현대 군사학을 근본부터 재검토하게 만드는 초인적인 위용이다.
“닌자슬레이어는. 그도 패배했나?”
“앞의 시도가 모두 무위로 되돌아간 시점에서 즉시 지연책을 중지하고 모든 부대와 함께 후방요새로 후퇴했습니다.”
“랭커전력은 어떻지?”
“각지에서 도망쳐온 랭커들과 수도에서 대기하던 랭커들의 수가 도합 열일곱입니다. 그중 반은 이번에 패전을 겪었습니다.”
드래곤하트의 소화에 전념하는 아머드태종 대신 보고를 올리는 사이버내관들.
그들의 정보에 이해찬도 이제는 인정했다.
“이런 식으로는 묵언검객을 이길 수 없겠어.”
수도까지는 앞으로 고작 한 걸음.
묵언검객의 세력도 그 규모가 심상치 않다.
힘의 소모는커녕 역으로 이쪽이 소모당할 것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
대한철국의 오랜 적이었던 가증스러운 수인성애자들도 기어 나오는 이상, 수도에 틀어박혀 있는 것도 더는 능사가 아니다.
지연책으로 시간을 버는 것과 수도가 포위당한 상태로 대치하는 건 전혀 다르다.
“인정하지. 세력전쟁은 내 패배라고.”
설마 국뽕검사 이해찬의 이름을 드높인 그의 안마당이나 다름없는 게임에서 이런 곤경에 처할 줄은 그 자신도 몰랐다.
그렇지만 검투사키우기는 제자들의 검투대결로 최고의 제자를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
국가건국도 세력전쟁도 모두 보다 유능하고 뛰어난 제자들을 거느리기 위한 일종의 부가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묵언검객이 꺾은 가장 높은 랭커가 누구지?”
“랭킹 4위 가스트로입니다.”
“랭킹칭호를 다른 사람에게 하사한 징후는?”
“없습니다.”
“걸렸군. 적어도 하나는 통했어.”
지방에 힘을 실어주며 묵언검객의 발을 묶는다.
본래는 이를 전제로 한 전술이었지만 하나의 전술에는 표면에 보이지 않는 진의나 함정을 숨겨두기도 마련.
이해찬은 각 지방의 유력자들이 랭커를 기용해 묵언검객에게 맞설 미래도 계산했다.
‘최강의 유력자인 나도 랭킹 2위 닌자슬레이어의 힘을 빌린 마당에 다른 이들이라고 그러고 싶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오래도록 검투사키우기를 플레이하며 지켜야 할 것이 많은 플레이어만이 알 수 있는 심리.
이를 이용해 해응응이 자연스럽게 높은 랭킹을 지니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지금, 심어둔 싹을 거둘 때가 됐다.
“대한철국 최대 규모의 투기장 에 랭킹결정전을 신청한다! 도전자는 랭킹 1위 아머드태종, 상대는 랭킹 4위 묵언검객!”
[플레이어 이해찬 님이 제자 의 랭킹결정전을 신청했습니다.] [랭킹 1위의 특권으로 도전을 받은 상대는 결투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15일 뒤, 최고의 투사를 결정지을 수라결전이 열립니다.]전체공지를 통해 검투사키우기를 플레이하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전해지는 소식!
[결투가 신청된 제자들은 해당기한 동안 서로를 적대할 수 없습니다.] [이는 상대의 세력에게도 포함되는 제약입니다.] [승자와 패자는 오직 결투장의 무대 위에서 정해질 것입니다.] [승자에게는 영광이, 패자에게는 낙인이 뒤따를 지어니.] [앞서가는 자, 추월을 허락지 마십시오.] [뒤처지는 자, 한계를 극복하십시오.] [이는 결투의 신에 의해 정해지는 신성한 결투의 제약입니다.]더는 하루도 시간을 벌 수 없다 싶을 때.
결투를 통해 강제적으로 시간을 연장시킨다.
15일.
시스템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기한.
이 기간 동안 묵언검객은 무슨 수를 써도 아머드태종에게 해를 끼칠 수 없다.
“아머드태종아. 이 스승은 너만 믿는다!”
검투사키우기의 대규모이벤트.
이해찬 vs 묵언검객.
그 승부에 종지부를 지을 결전 일정이 잡혔다.
3.
불합리하다.
스승을 죽인 원수를 앞에 두고도 때릴 수가 없다니.
원통해도 이렇게 원통할 수가 없었다.
“하하하! 이 모땐 악질검객! 검투 일정이 잡힌 이상, 넌 절대로 우릴 해칠 수 없다!”
[파괴불가]시험 삼아 검을 휘둘러봐도 이해찬과 아머드태종의 앞에는 맥 빠지는 알림만이 떠오를 뿐.
검에 실은 힘이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기라도 한 것처럼 말끔히 증발했다.
그런 묵언검객의 앞에는…….
“어쩔티비~ 저쩔티비~ 지금화났죠? 죽이고싶죠? 딜안박히죠? 응못죽이죠? 어또빡치죠? 아무것도못하죠?”
ㅋㅋㅋㅋㅋ
묵언검객을 도발하는 무친검사
이딴 게 국뽕…?
시스템 악용은 쥰내게 잘해요ㅅㅂㅋㅋ
이걸 대회찬스 쓰네
언제 쓰나 했다ㄹㅇ
무적상태 나만 꼴받음?
존나 얄밉다 진짜
근데 묵언검객도 잠 안자고 ㅈㄴ괴롭혔잖아
악질검객 vs 악질검사
자 이제 누가 더 악질이지?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인성질을 할 수 있게 된 이해찬의 신들린 약올림이 이어지고 있다.
[교활한 수를 쓰는군요.]“초보자는 모를 수도 있는데 게임에서 쓰라고 만든 기능이죠?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죠? 초보자 또 화나죠?”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진짜 미쳤다
내일의 일은 생각하지 않는 악질검사
오늘만 산다ㅋㅋ
이해찬도 그간 쌓인 감정이 참 많았다.
일의 시초는 해응응의 백만 원 악질도네였었다.
중요한 결전의 순간을 방해하는 현찰박치기.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그 하나로 날린 피해에 눈이 뒤집혀 복수를 하러 왔다가 하마터면 토벌전에 실패할 뻔하고 가슴을 얼마나 졸였던가.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토벌전에 성공했더니 웬걸 이번엔 구름용보다 더 무서운 묵언검객의 군세가 그를 몰아붙였다.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수도함락 일보직전에야 더는 못 버티겠다 싶어 발동한 투사대결찬스!
여기서 인성질을 하지 않으면 게임을 헛한 거나 다름없다!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 [파괴불가]……그런데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저기, 선생님? 딜 안 들어온다니깐요?”
그런 이해찬의 말이 무색하게 이래도 안 뚫려? 하고 칼질을 거듭하는 묵언검객.
그 검속이 어찌나 빠른지 파괴불가 메시지로 이해찬의 모습이 가려질 지경에 이르렀다.
워후;
메시지 떠오르는 속도 ㅁㅊㅋㅋㅋㅋ
개살벌하네ㅋㅋㅋ
딜 들어갔으면 다 썰려서 시체도 안 남겠네
해찬형 이러다 진짜 죽어!!
슬슬 쫄리기 시작하는 이해찬.
그가 쭈뼛쭈뼛 눈치를 보며 인성질을 멈춘 그때, 해응응의 검 끝에서 한기가 일어났다.
“앗 차거.”
검의 위력은 사라졌지만 피부로 전해지는 차가운 칼바람.
옷깃을 여미며 추위를 피하려던 그때.
그 바람이 무엇에서 기인했는지를 깨달은 이해찬의 고개가 덜컥 멈췄다.
아니지?
기분 탓이지?
우연히 불어 닥친 바람 맞지?
그런 기대를 담아 떨리는 눈을 든 이해찬.
그의 앞에 해응응이 너 잘 걸렸다는 흉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파를 부르는 속성공격.
검은 막혀도 그 한기는 막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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