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04)
〈 304화 〉 304 현대무학의 정점
* * *
1.
내공의 제약. 이는 현대로 돌아온 해응응에게는 오래도록 발목을 잡는 요소였다.
‘현대에서만의 제약은 아니었죠.’
그보다 훨씬 더 예전, 무림비망록에 있었을 시절부터 그녀는 내공부족에 시달렸다.
내공만 있었다면.
조금만 더 힘이 있었다면.
쌓이고 쌓인 후회로부터 해방되었을 때에는 이미 너무 많은 이들의 죽음을 겪었다.
그렇기에 뒤늦게나마 답을 찾아보기도 했다.
‘북해빙궁의 무공을 이용한 자연지기의 내공함유율의 증가. 이 또한 연구의 결실이었죠.’
구음절맥을 극복한, 더 이상 빙공의 제약에 시달리지 않는 몸이 되었을 때.
그녀는 이 기술을 떠올렸다.
떠올리더라도 현대로 돌아간다면 다시는 사용할 일이 없을지도 모를, 그저 먼저 떠나간 조력자들을 향한 위로에 불과할 덧없을 기술을.
‘아니, 더는 덧없지 않아요. 아머드태종. 당신이라는 적수가 나타났으니까요.’
그러니 그에게는 감사한다.
그가 스승을 죽인 적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이 기술에 비로소 의미가 생겼으니까.
[임계점 220% OVER] [섭씨 220℃]열의 전도조차 사라져가는 무중무유의 공간. 천지를 무위로 되돌리는 광활한 우주의 공허가 모든 물리법칙을 비튼다.
“검 한 자루로 세상만물 그 무엇도 살아갈 수 없는 지옥을 만들어내니. 태사부께서는 틀리지 않았다. 마왕검객, 역시 너는 죽어 마땅하다!”
대자연의 폭풍조차 잠재우는, 세상을 집어삼키는 내가기공의 결정체.
그 안에 깃든 무리를 온전히 깨닫지는 못할지라도 막대한 마나와 파괴적인 드래곤의 마나로 재현해내는 지고의 기술.
그 기술이 실시간으로 새하얗게 얼어붙으며 말단부터 소멸한다.
‘모든 빙공에는 필연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극점이 존재하죠.’
독공의 끝은 무형지독.
빙공의 끝은 절대영도.
‘사망선이란 바로 이 절대영도를 넘어서는 것.’
절대영도Absolute Zero.
0K와 273.15°C 그 너머.
역학과 법칙을 부정하는 힘에 얼마만큼의 부하와 페널티가 뒤따를지는 논할 가치도 없다.
목숨.
극강의 초고수조차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지 않으면 펼쳐낼 수 없는 힘이다.
‘하지만 절대영도에 한없이 가까운 힘이라면.’
그 선을 넘기지 않아도 된다.
모방된 무공과 모방된 절대영도.
무엇 하나 진정한 극의에 다다르지 못한 유사품들의 대결.
먼저 한계를 맞이한 것은 아머드태종이었다.
“경이로운 발상이군. 용의 심장을 취한 내게 마력대결에 돌입하여, 심지어 승리하다니.”
드래곤하트의 마나를 취하였지만, 그 기운을 통제하기 위해 자신의 마나를 추가로 들여야만 했던 아머드태종.
산공의 힘으로도 파해할 수 없는 굳건한 마나가 힘과 힘의 격돌 속에 모조리 흩어졌다.
통제할 수 없는 힘이란 죽음을 앞당기는 자멸의 트리거에 지나지 않으니, 승부의 축은 단숨에 크게 기울었다.
[마나제어력을 상실합니다.] [엔진파손. 주 동력부 파괴. 재생 불가능.]아머드태종은 직감했다.
앞으로 3초 뒤, 자신의 신체는 찌그러진 깡통처럼 구겨지며 얼어붙은 끝에 파괴된다.
그것이 최후라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을 초월한 적수의 존재만큼은.
자신과 태사부 이해찬이 함께 일군 세계에 끝을 고할 마왕검객만큼은.
자신이 없는 세계에 살려둘 수 없었다.
“놓치지 않는다.”
그가 꾀하는 것은 공멸.
동귀어진????.
폭주하는 드래곤하트의 마나를 막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가속시키는 아머드태종.
그의 신체가 말단부터 붕괴하며 핵융합의 반응에 집어삼켜졌다.
천재지변에 맞서는 인재지변의 대참사!
얼음의 잔해로나마 남아있던 경기장이.
껍질뿐인 망자의 유해들이.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 극빙지대의 지옥과 함께 무너졌다.
‘과연. 그 승천의 기둥조차도 이만한 화력을 발휘하지는 못했겠군요.’
아머드태종의 최후의 한 수는 해응응조차도 인정할 정도로 대단했다.
한 세계에 종언을 고한다.
심상이 아닌 물리력에서 비롯된 반쪽짜리 심의지경을 순수한 물리력으로 압도하는 행위.
그것이 얼마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가.
경지의 격차를 넘어서는 기적과도 다름없는 일을 아머드태종은 해낸 것이다.
‘보여드리죠. 당신의 최후에 걸맞은 무공을.’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지금껏 그녀가 펼친 모든 무공들은 일류의 제약 안에서의 무공.
그러나 단 한 번뿐이라면.
그 제약을 벗어던지고 절정지경의 무위에 올라선 무공을 펼쳐낼 수 있다.
진정한 고수에게만 허락된 무의 극치.
의념으로 향하는 첫 걸음.
자화요녀의 비전무공.
구음절맥의 극음과 자하신공의 극양을 동시에 다루는 혼원일체의 자색일기공이 핵폭발의 에너지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만물의 에너지를 0J에 한없이 가깝게 낮추는 유사 절대영도의 힘에 더해지는 극양지기.
모든 입자와 분자의 준위와 계, 모멘트의 방향성마저 반전되는 물극필반物?必反의 이치.
무학의 초상승의 이치가 접목된 반전의 힘이 양기를 품은 절대영도라는 역천의 힘을, 그 어떤 양의 절대온도보다도 뜨거운 음의 절대온도를 성립시킨다.
과학의 이치로도 그 존재만이 겨우 관측된, 인위적인 환경에서의 실험에 지나지 않는 망집에 가까운 특수한 환경.
이를 과학과 법칙이 아닌 무학과 무공의 힘으로 도달한다.
그야말로 무학의 절정에 도달한 경지.
그렇기에 절정지경?之?.
‘당신이 아머드의 정점이라면 저는 현대무림의 정점. 무학의 고고함은 결코 과학에 뒤처지지 않으니. 먼저 간 지옥에서 지켜보도록 하세요.’
당신의 죽음이 어찌나 덧없는지.
화산의 심공과 마교의 심공을 접목하여 탄생한 정사의 집대성.
능히 신공의 반열에 올라설 자격이 있는 자하신공의 일기공이 핵분열의 반응을 상쇄하며 하늘 높이 마주 솟구쳤다.
개벽.
얼어붙은 하늘이 적색과 자주색의 섬광에 뒤덮여, 극지대의 오로라를 방불토록 하는 색채로 물들며 번쩍인다.
[축하드립니다. 검투사키우기의 정점, 랭킹 1위의 주인공이 새롭게 갱신되었습니다.] [그녀야말로 결투의 신이 공증하는 세계최강이자 정점에 달한 투사이니.] [경배하십시오. 새로운 정점, 묵언검객의 탄생을!]거대한 버섯구름을 멍하니 올려다보는 몇 안 되는 생존자들.
“…신화대전이야?”
“…검이 핵을 이겨?”
이해찬과 안창윤의 중얼거림.
끊어질 듯 말 듯 희미한 한 마디 너머, 수만 마디의 채팅이 끝없이 쏟아졌다.
2.
다물어질 줄 모르는 그들의 입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해응응은 자신의 앞에 펼쳐진 거대한 구덩이에 발을 들였다.
[가호 이 감지되었습니다.] [핵분열의 여파에 신체가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버섯구름의 여파에 신체가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이것이군요. 구름용의 내단은.’
[구름용의 드래곤하트를 입수했습니다.] [드래곤하트가 당신의 가호에 반응합니다.]해응응의 본능이 감지한 감각을 시스템이 문자로 형상화하였다.
용인의 길과 부활의 길.
억지로 힘을 짓누르고 길들이려 한 아머드태종과 달리, 저 파괴적인 기운 전체가 마치 수족처럼 해응응의 의지에 감응한다.
그녀가 원한다면 이 힘을 품는 것도, 부활의식에 사용하는 것도 모두 가능했다.
‘취한다면 40년 공력이 아닌 그 두 배, 80년 공력도 능히 현실에서 이룰 수 있겠죠.’
알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기회인지는.
이만한 효율의 내단을 구할 기회는 정말 찾기 어려우리라는 것도.
그렇지만 그녀는 알고 있다.
사람된 도리라는 것을.
그것은 무림비망록의 금제가 아닌, 그녀 스스로가 정한 자기규제.
금기와 제약이 있기에 그 반동으로 축복을 얻을 수 있다면.
그녀의 정신은 자기규제를 따르는 한, 그만큼의 강인함을 손에 넣는다.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무인이란 그저 마에 잡아먹힌 마인에 지나지 않죠.’
구름용 아지사하브는 그녀에게 지극한 은혜를 베풀어주었다.
그 은혜에 보답하기는커녕 사익을 챙기는 짓을 한다면, 설령 내공이 늘어나더라도 그녀의 마음에는 지울 수 없는 죄책감이 남는다.
그 상처는 언젠가 그녀가 진정으로 인간을 초월하는 화경의 경지를 넘보는 순간,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걸림돌이 될 터.
[▶2. 구름용의 부활의식을 치른다.]‘때로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용기도 필요해요.’
그녀에게는 지금이 바로 그 용기를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