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05)
〈 305화 〉 305 문명의 끝에서
* * *
1.
구름용은 어엿한 한 세계의 정점에 달한 지배종.
모든 장수종과 환상종의 위에 군림하는 존재.
용의 부활에는 그만한 대가가 필요하다.
[구름용의 부활의식에 바칠 재물을 모으십시오.] [재물이 많을수록 부활시기가 앞당겨집니다.] [제물에 사용하는 구름이 많고 강할수록 구름용이 더욱 강해집니다.]해응응은 직감했다.
핵폭발의 버섯구름이 존재하는 지금이야말로 구름용의 부활에 필요한 구름이 모인 적기임을.
아머드태종이 아닌 다른 아머드를 강제로 핵폭발을 일으키도록 유도할지도 고민이 되었지만, 역시 아머드태종만큼의 커다란 기체는 없다.
‘그런 게 있었다면 진즉에 동원했겠죠.’
해응응은 귓속말 채팅입력기능을 사용했다.
해응응 :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엄길동 : 저도 하나 있는데요. 사람 맞으시죠?
해응응 : 아니면요?
떠오르는 읽음 표시.
이어지는 침묵.
그 침묵은 해응응이 다시금 채팅을 입력할 때까지 줄곧 이어졌다.
2.
엄길동의 두려움을 보여주듯 이어지는 침묵에 해응응이 재촉했다.
해응응 : 그보다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엄길동 : …말만 하세요.
해응응 : 어디에 가면 재물을 얻을 수 있죠?
엄길동은 두려웠다.
아머드 한 기, 검 한 자루로 핵을 이긴 괴물.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이 뭘 하려고 저럴까.
‘가만. 보물 좋아하는 건 딱 용들 종특이잖아?’
이 인간, 진짜 용 아니야?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 묵언용
어떻게 사람이름이 묵언드래곤ㅋㅋ
조졌네 구름용이 가니까 더 무서운 용이 왔어
악질 엄길단도 저 악질계의 초신성이 무슨 악질짓을 벌일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엄길동 : 수도 보물창고가 알짜배기죠.
해응응 : 그리고요?
그리고요, 라니.
그거 하나만 해도 드래곤레어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텐데.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어쩌겠나.
힘이 깡패인 것을.
엄길동은 머리를 쥐어짜냈다.
엄길동 : 상업길드 창고나 국가은행 금고도 두둑하게 있겠죠.
해응응 : 다음은요?
이제는 별 생각 없이 시설 이름을 하나씩 대는 엄길동.
그의 눈앞에 돌연 이상한 창이 떴다.
[*죽음의 상인* 칭호가 진화합니다.] [*종말의 상인*]“???”
엄길동이 칭호 상세내역을 호출했다.
*종말의 상인* : 당신은 국가의 미래를 팔아치워 종말을 부른 상인입니다. 모든 권력자들이 당신을 두려워합니다.
칭호효과 : 종말의 아우라, 강제해체
뭔데 이거.
뭐냐고 진짜.
엌ㅋㅋㅋㅋㅋㅋ
수도 왜 이럼?
나만 본 거 아니지?
뭔데
왜 니들만 봐
감탄할거면 영상도네로 보여주고 같이해ㅅㅂ
실시간 대한철국 수도 소멸하는 모습
묵언검객의 전면에서 초토화된 영역과 달리, 후면에 있어서 무사한 영역.
그곳에 존재하던 무수한 건물들이 하나 둘 폭음을 일으키며 소멸한다.
“아니, 저 무친련이 설마?”
엄길동은 알고 있다.
그것이 무얼 하면 일어나는 이펙트인지.
리펀즈Refunds.
한글로 번역하자면 환불.
수도에 자리한 국가기반시설들을.
온갖 건물들을.
저 무친련이 실시간으로 하나씩 해체하고 있다.
알려주면 뭐 어쩔 거냐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건물 자체를 초기화하는데 안에 든 내용물이야 모조리 저 인간 인벤토리로 들어가겠지.
고객의 불만이니 국가의 미래니 하는 것들을 과연 고려나 하고 있을까.
‘절대 안 하고 있겠지…….’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환불하기도 귀찮았는지 돌아오는 채팅도 가관이다.
해응응 : 한 번에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엄길동 : …그거 하면 국가가 사라지는데요?
해응응 : 필요 없어요.
엄길동 : 그냥 놔두면 세금만 현금으로 바꿔도 매년 떼돈이 들어올 건데요?
해응응 : 저 돈 많아요
하긴, 해남파 이름으로 요즘 늘어난 기업체가 몇이나 되던가.
그 이권을 모두 계산하면 일개 스트리머의 수익 따위는 코웃음이 나올 정도로 벌겠지.
랜덤로얄티 계약이라는 전대미문의 장난을 아무렇지도 않게 벌이는 배포가 저절로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엄길동 : 국가예산 창에서 설정 탭 누르고 스크롤 끝까지 내리면 국가해체 있어요.
해응응 : 했어요.
엄길동 : 대신 이거 누르면 일반NPC들 주거지까지 싹 증발하니까 누르지는 마시고… 예?
쿠구궁!
거대한 진동과 함께 흔들리는 대지.
선반이 흔들리며 찻잔이 깨지는 소리에 급히 뛰쳐나오자 거리 전체가 가라앉았다.
“오.”
마천루가 가라앉는다.
빌딩의 숲이 무너진다.
대한철국의 역사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모든 기반시설이.
일제히 무너진다.
현대시대에서 근세시대로.
근세시대에서 철기시대로.
철기시대에서 석기시대로.
모든 건물들의 티어가 낮아지며 열화 된다.
모든건물초기화.
재개발지대로 선정된 땅에서나 볼 수 있는 하루아침에 동네주민들이 파산당하는 광경.
그보다 더한 주택소멸의 광경이 펼쳐진다.
“집이, 내 10년 적금을 부어 구입한 집이!!”
“안돼애애애!!”
거리로 뛰쳐나온 주민들의 절규.
그 사이로 도구점과 식료품점, 카페 등이 사라지며 덩그러니 길바닥에 앉은 플레이어들이 얼빠진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한 순간에 사라져버린 인류의 문명.
[국왕의 인장을 습득한 묵언검객 님이 임기 중에 한 번 발휘할 수 있는 절대법령을 발휘합니다.] [모든 신하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반강제로 법령이 시행됩니다.] [대한철국이 해체되었습니다.]“이거 내 잘못이야?”
ㅇㅇ
엄길동이 대한철국에 독을 풀었다!!!
무친련이 진짜 나라를 팔아버리네;
매국노의 끝판왕ㄷㄷ
차원이 다른 종말의 상인ㅋㅋㅋ
아머드태종이 죽고 검투사키우기의 소동도 이제는 끝이라고 생각했던 엄길동.
그는 진정한 대파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파괴된 수도 네오한양의 챔피언쉽 투기장에서 구름용 부활의식이 진행됩니다.] [의식이 완료될 시, 구름용이 부활합니다.] [일국의 재보가 부활의식에 소요되는 1년의 시간을 즉시완료로 앞당깁니다.] [구름용의 형상을 이룰 구름이 모였습니다.] [구름용이 부활합니다.] [모든 플레이어는 하늘을 우러러보십시오.] [창세의 신비, 고금제일의 기적.] [당신은 죽음을 거슬러 부활하는 용을 목도한 신화의 산증인입니다.]도시 위로 펼쳐진 버섯구름이 휘감기며 거대한 용의 형상을 이룬다.
문명이 사라진 터전의 위로 적녹색의 불길한 색채를 띠는 구름이 내려앉으니.
[구름용 아지사하브가 탄생신화에 얽힌 새로운 이명을 습득합니다.] [*방사능의 구름용*] [*종말의 악룡*]절대로 사람 말을 끝까지 듣지 않는 무친련.
묵언검객의 십상남자식 직진이 초래한 결과.
“성벽이 무너졌다!”
“캿캬! 복수의 날이 도래했다! 인간들을 잡아라!”
“꺄아악!”
“으아악! 도망쳐! 수인들이 온다!”
“끝이야. 인류는 이제 끝이라고!!”
인세의 최후.
돌아온 자연의 주민들.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하나의 시대가 돌아오는.
대변혁의 시작.
그 시초가 자신의 조언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리는 칭호와 시스템 문구들에 엄길동의 얼굴에 걸린 웃음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아무튼 내 잘못은 아닌 듯.”
[엄길동 님이 검투사키우기를 종료했습니다.] [방송이 종료됩니다.]도망친 엄길동.
방사능을 뿜어내는 구름용.
자연히 시청자들의 원망의 대상은 한 사람으로 수렴하게 되니.
무친련아 니가 이러고도 사람이야!
내 땅 돌려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땅부자들 재산리셋ㅋㅋㅋㅋ
와! 제로부터 시작하는 인류문명!
이래야 공평하지ㅋㅋ 리셋 개꿀
아ㅋㅋㅋ 이제부터 땅주인은 깃발 꽂고 검투대결하기로 결정한다
마왕검객 마왕검객 하더니 진짜 지가 마왕인 줄 알고 마왕 노릇을 하네ㅅㅂ
ㄴㄴ 마왕들은 허접이라 다 부수는 척만 하는데 마왕검객은 진짜로 부숴버림
정통마왕ㄷㄷ
국가소멸의 대업을 완수한 마왕검객.
그 엄청난 업적과 함께 시청자는 마침내 10만 명을 돌파했으니.
자신도 모르게 정상급 스트리머 등극기준 하나를 충족해버린 해응응이었다.
대파란을 일으킨 주범.
인류의 공적이 되어버린 마왕검객.
그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검투사키우기의 플레이어들은 최강의 인간제국이 하루아침에 증발한 이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고자 묵언검객의 방송으로 몰려들었다.
이해찬 당신이 옳았어!
마왕을 도운 인류의 최후ㅠㅠㅠㅠ
인류가 잃어버린 빛 갓해찬ㅠㅠ
그립습니다 아머드태종님
빨리 누가 아머드세종대왕 만들어!!!
ㄹㅇ 이젠 세종대왕뿐이야
아머드 공장도 다 증발했는데?
다른 나라들은 있잖아!!
국가기밀 유출방지 한다고 타국에는 아머드 부품공장도 안 들어갔는데?
그래서 마왕검객은 뭐하고 있는데? 여긴 어디임? 왜 화면이 안 보임?
보이고 있는 거 맞음
여러분은 지금 구름용의 비늘을 보고 계십니다
???
오우야
구름용의 속살 벗방?
가능
미친 수인충새끼들만 신났네ㅠㅠㅠ
부활한 구름용의 구름을 덥썩 안은 해응응.
품에 안긴 제자를 내려다보며 구름용은 어처구니없음을 느꼈다.
“이 미련한 것아… 내 누누이 말하지 않았더냐… 공물을 바칠 하등생물을 모두 죽여서는 노후가 불안정해진다고…….”
듣기 싫다는 것처럼 구름에 더욱 고개를 묻는 해응응.
화산에 던져놔도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나올 것처럼 씩씩한 제자의 어리광에 구름용은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어린 것이 얼마나 고생을 했으면 스승에게 이리도 약한 모습을 보일까.
“되었다… 네 천성이 마룡으로 태어난 것을 어쩌겠느냐…….”
마왕검객을 품어주는 구름용 아지사하브.
그가 떠다니는 지형의 아래로 죽어가는 초목과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몬스터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악룡의 행차 그 자체!
스승과 제자가 쌍으로 세계의 적이 되어버린 광경에 플레이어들은 결심했다.
“구름용 비행경로정보 팝니다!”
“여객선 탑승 선착순 100명!”
“무슨 레어아이템을 탑승비로 받아!”
“아 꼬우면 대륙에 남아 있다가 방사능 맞고 죽으시던가.”
“어흐흑. 망할 마왕검객. 망할 구름용.”
무조건 튀자!
대한철국의 옛 영토는 생명을 거부하는 죽음이 땅이 되고, 수인들은 아머드가 없는 인간들의 왕국을 침략하는 개판이 벌어졌으니.
수십 시즌이나 이어진 아머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검투사키우기는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또니콘이야?”
“응 점보자이언트코끼리 수인으로 카운터 쳤죠?”
“아니 십 저 미친 코끼리수인은 도대체 어떤 새끼가 만든 거야!”
유니콘과 점보자이언트코끼리가 사이좋게 나눠먹는 투기장 메타.
그런 대륙의 어딘가에서는 오늘도 초목을 사멸시키는 방사능 구름용과 그런 구름용의 등에 올라탄 한 인간이 세계를 떠돌아다닌다고 한다…….
[검투사키우기 完]묵언검객 브이튜브 편집본 검투사키우기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영상.
58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저세상 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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