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06)
〈 306화 〉 306 다 필요 없으니까 집에 가고 싶어
* * *
1.
하루아침에 본진이나 다름없는 검투사키우기에서 국가와 제자를 모두 잃고 파산해버린 이해찬!
해찬이 불쌍해서 오또케ㅠㅠ
이거 먹고 까까라도 사머거ㅠ
요즘 스떼이크인가 먼가하는 양놈들 음식이 맛있다더라
어디 조선시대에서 오셨어요 어르신?
무슨 까까가 50만원이나 해ㅅㅂㅋㅋ
해찬이 도네 보고 현타오는 내 인생이 더 불쌍해!!
시청자들은 깨달았다.
연예인이랑 스트리머 걱정은 절대로 안 해도 된다는 사실을!
“아 님들이 이렇게 금융치료를 해버리면 기운이 안 날 수가 없잖아. 후원 땡큐!”
물론 80만원 도네를 받아도 검투사키우기 랭킹 1위를 날려먹은 것에 비하면 세 발의 피,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이해찬 정도 되는 피지컬 스트리머에게 돈이란 있으면 좋고 없어도 많은 것!
“게임은 때려죽어도 못하겠고 기분이나 낼 겸 오늘은 야방에 먹방이나 하러 나갈까?”
[방제가 변경되었습니다.] [이해찬과 함께 하는 야방 먹방 데이트]아니 형 고추들끼리 무슨 데이트야
선넘네
숨겨왔던 수줍은 마음 잘 봤구연
“아 야랄 자제 좀. 확 흔들어버릴라.”
캠 흔들기 멈춰!!
멀미ㅅㅂ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이미 흔들고 계십니다 선생님
저 정도면 틱 아님?
ㄹㅇㅋㅋ
채팅으로는 투덜투덜거려도 함께 해온 세월이 있는 시청자들의 은근한 장난과 위로.
이해찬은 가슴이 찡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돈이야 어찌됐건 시청자들의 자신을 위로하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러지 않고서야 남자가 하는 야방 먹방 따위를 누가 보겠는가.
이왕 먹는 거 오늘은 큰 맘 먹고 셰프에게 메뉴를 맡기는 오마카세를 돌기로 결심했다.
“얘들아 형이 오늘 맛있는 거 사줄게. 통 크게 백만 원짜리 스시집 오마카세 함 달려보자!”
와아아
한 끼에 백만 원ㄷㄷㄷ
누릴 자격 있다ㅇㅈ
배달음식만 먹어서 건강 걱정되긴 했음ㅇㅇ
아놔 저가 맛집이면 손님인 척 생방 비벼보려고 했는데 입구컷 당하네ㅋㅋㅋ
생방송 참가비 : 백만 원
“아 이게 이렇게 되는 거야? 백만 원 비싸잖아. 그냥 형한테 도네 쏘고 캠으로 먹어.”
맛이 안 느껴지잖아요
감각링크 어디감?
현실생방에 감각링크가 어딨어 무친련아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가상현실 중독증’입니다.
흥, 웃기는 소릴. 결투장으로 올라오시오. 그 말이 맞는지 아닌지 결투로 승부를 가르지.
좋다. 이오웰 평원의 가장 큰 너도밤나무 밑으로 와라. 유니콘의 뿔맛을 보여주마!
그놈의 검투사키우기, 질리지도 않나?
메타가 바뀌니 오히려 너도 나도 깃발을 꽂고 다니는 야만의 시대.
라이트유저건 헤비유저건 신이 나서 난리다.
“에휴. 그래 니들은 결투나 해라. 나는 오마카세를 다녀오마.”
이 결투가 끝날 때까지 술을 마시겠소.
관우공이 아니야?
얼마나 마시겠다는 거야ㅋㅋㅋ
비싼 음식점은 입구부터 느낌이 다르다.
나 돈 좀 들였소, 하는 넓고 깔끔한 다찌테이블과 테이블 아래로 깔린 조명.
예약제로 잡는 적은 손님 덕분에 귀가 시끄럽지 않고 식사 도중에 사인요청에 시달리지 않는 자유로운 해방감까지.
“와 여긴 눈으로도 식사가 되네. 근데 얘들아. 나 눈치 보이니까 좀만 작게 말할게.”
형 우리가 부끄러워? 형 우리가 부끄러워? 형 우리가 부끄러워?
피지컬 스트리머 이해찬 님이 오마카세에 입장하십니다 셰프들은 경외하십시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십 내가 조용해지니까 니들이 시끄러워지면 어떡해? 도네 그만해!”
그런 느낌으로 눈치를 보며 쭈뼛쭈뼛 가게 안으로 들어온 이해찬.
그의 눈에 익숙한 뒤통수가 보였다.
화악
코끝을 간질거리는 매화향.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길한 기분까지.
아니지?
우연히 닮은 사람이겠지?
묵언검객 코스프레 뭐 그런 거 아닐까?
응 아니야
운명의 만남
잘 가 형 그동안 즐거웠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액션빔
유언이나 남기자
이불 밖은 위험하다더니 진짜였네.
이해찬의 놀람을 감지하기라도 했는지 뒤통수만 봐도 무서운 뇬이 빙글, 고개를 돌렸다.
“살려주세요.”
이걸 묵언검객 본인이랑 마주쳐버렸다.
2.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몸이라고 맛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니다.
가끔은 그런 날이 있다.
뭐가 됐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날이.
[양식이 좋을까요 한식이 좋을까요]“전 비빔밥 땡기는데 한식 어떠십니까?”
[날짐승이 좋을까요 들짐승이 좋을까요]“하하, 뭡니까 그게. 길드장님 메뉴선정기준이 좀 이상한 거 아닙니까? 저야 뭐 불고기에 가까운 쪽이 좋기는 하네요.”
[밑반찬은 빨간색이 좋을까요 녹색이 좋을까요]스무고개 하냐고.
우지우의 얼굴에 걸린 미소에 슬슬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
“저 길드장님? 뭐가 됐든 좋으니까 슬슬 밥 먹으러 가면 안 될까요? 저희 메뉴 고르는데 벌써 20분 지났거든요?”
[이왕 먹는 음식 신중하게 고르지 않으면 실망이 커지는걸요.]“거 언제나 최고의 맛집만 고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가끔은 그냥 집 근처 평타 수준의 음식점도 들르고 그러셔야죠.”
[저는 음식을 한 달에 한 번만 먹어요.]“……무슨 아이돌이세요? 로얄클럽에서 괜히 길드장님 영입하려고 안달이 난 게 아니었네.”
식단관리 하는 아이돌연습생들도 저렇게는 못 먹겠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인간 자체가 탈인간 수준의 믿기지 않는 무력을 지닌 해응응이니만큼 어쩌면 사실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맛있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냥 오마카세로 가죠.”
[왜놈들의 언어는 몰라요.]“…저희 이거 카메라 촬영 중인 건 아시죠?”
게임 하나 끝났다고 장기휴뱅 때리지 말라고 브이튜브 편집자가 꼭 찍으라고 보내준 카메라.
월급보다 비싼 카메라를 선물로 보낸 마당에 미안해서라도 일일 카메라맨이 된 우지우.
그의 노고를 알기는 하는지, 아니면 너무 잘 알아서 그런지 저 곱상한 얼굴의 주인은 방송각이 도무지 멈출 줄을 모른다.
“아무튼 오마카세로 가면 요리사가 알아서 메뉴를 골라줍니다. 직접 고르는 괴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주는 대로 맛있게 먹을 수 있죠.”
“!”
“마음에 드셨나보군요. 예약은 제가 할 테니 얼른 갑시다.”
인당 백만 원.
무자비한 금액의 하이엔드 급 오마카세 집을 찾아온 해응응과 우지우.
두 사람은 입구부터 시선을 강탈하는 무언가에 한눈이 팔렸다.
[뽑아서 휘둘러봐도 되나요?]“주인장이 혼내지 않을까요?”
거대한 참치모형.
한때 어류검객으로 이름을 떨친 좀비해저드의 기억에 해응응의 손이 간질거렸다.
“진짜 참아주세요. 밥 먹으러 와서 참치 휘두르는 게 꼴사나운지는 모르겠지만 겁나 눈에 띄는 건 확실하거든요?”
미련이 가는지 입을 삐죽거리며 입구의 참치를 자꾸만 돌아보는 해응응.
그런 길드장을 애써 재촉하며 우지우는 예약석에 함께 앉았다.
“어서오시죠. 오늘 런치의 하이앤드 코스 오마카세를 책임진 헤드셰프 인금수입니다.”
셰프가 무어라 이야기를 떠들기 시작했지만 해응응의 시선은 전혀 그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여자친구분이 참치를 많이 좋아하시나봅니다.”
“예? 큰일 날 소리 마세요! 여자친구라니. 그… 직장 사장님 같은 분이십니다.”
“이런. 두 분이 서로 워낙에 편안해보여서 오해를 했나봅니다. 하하.”
해응응이 의아해하였다.
[왜 길드장이라고 부르지 않나요?]“셰프가 갑자기 히익 마왕검객! 하고 도망치면 어쩌시려구요?”
[설마요.]그렇게까지 귀찮은 일이 있겠어.
가볍게 그리 생각했던 해응응은 어쩌면 우지우가 맞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첫 코스는 게살요리입니다. 원래는 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일본식 찜요리를 먼저 내는데 게살의 식감이 더 쫀득해서…….”
“초밥은 좋아하십니까? 다음은 다금바리인데 이거 진.짜. 맛있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다금바리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예? 감질맛이 나니까 양을 많이 달라고요? 하하하, 농담도 참. 아니 진짜요? 오마카세에서 왜 양을 찾으시지…… 우리 여사장님이 오마카세 처음이시구나?”
멈출 줄 모르는 수다.
도통 가라앉을 줄 모르는 관심.
은근히 깔보는 기색까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이 음식은 팬에 구운 무슨 요리로 소스로는 유자를 넣은 퓌레에 브로콜리와 파프리카를 얹은 어쩌구저쩌구.
음식을 설명하면 군침이 도는 인싸 타입이 있는가하면 피곤함이 앞서는 아싸 타입도 있다.
‘전 아싸였군요.’
해응응은 점점 입맛이 뚝 떨어졌다.
왜 이런 데를 오자고 해서는.
해응응의 은근한 구박과 겁도 없이 맛알못이라고 은근히 꼽을 주는 셰프 사이에서 우지우는 좌불안석이 무엇인지 온 몸으로 체감했다.
‘하나님 제발. 길드장의 저 망할 붓펜을 부러뜨리든가 셰프의 입을 다물게 해주세요.’
붓펜으로 꾹꾹 옆구리를 찌르는 해응응의 공격에 멍이 드는 게 먼저일까.
겁 없는 셰프가 선을 넘겨서 해응응이 참치모형을 휘두르는 게 먼저일까.
어느 쪽도 맞이하고 싶지 않은 선택지 사이에서 그를 우지우를 구해준 것은 비굴한 목소리였다.
“살려주세요.”
“오.”
이해찬 저 인간을 여기서 다 만나네.
그를 바라보는 해응응의 시선이 심상치 않았다.
스승의 원수라고 했던가.
실패한 용사라고 했던가.
지나고 나니 봄인 걸 알았다며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칭송을 받는 이해찬.
그와 마왕검객의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해후에 우지우는 문득 생각했다.
이러다 현피 나면 오마카세고 나발이고 참치모형이랑 같이 벽에 처박히는 건 아닐까?
프로미식블로거 이 해 찬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식비는 무료로 해주시고 전복초밥 10피스는 포장해주세요. 돈이요? 리뷰 잘해드릴게. 알지?
안 그래도 어색한 그들 사이로 TTS 도네 읽는 잼민이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진상 부리러 오셨어요?]“남의 나라에 진상 부린 인간한테 듣고 싶진 않거든요?!”
아무렴 어쨌건 폭탄이 하나 늘었다.
우지우도 입맛을 잃었다.
다 필요 없으니까 이제 그만 집에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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