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09)
〈 309화 〉 309 천하제일무림숙수대회
* * *
1.
해남파 관계자들도 이유 없는 악의로 대회를 보러 온 관중들을 학대하는 건 아니었다.
“길드장님이 음식 남기거나 버리고 가면 저희가 치우라고 하셨거든요? 근데 음식물쓰레기 치우긴 싫으니까 남기면 벌금 부과할 거예요.”
“아니 야팔 안 받는다고.”
“집에 가서 먹을게! 가져가면 되잖아요!”
“저기요 관객님들. 저희가 왜 관객석에 인당 테이블까지 하나씩 구비했겠어요?”
우지우가 큭큭 웃으며 말했다.
“입장료 안 받으니까 대회 현장에서 볼 거면 님들은 뭘 먹고 계셔야한다고.”
엌ㅋㅋㅋㅋㅋㅋ
대회직관조건 : 먹방
“그럼 다 못 먹으면 어케 되나요?”
“일어나셔야죠.”
“포장도 못해요?”
“남긴 만큼 포장은 해드리는데 그 부분은 돈 받을 거예요. 그게 벌금이에요.”
“아니 이거 순 강매 아니야!”
말로는 그렇게 빽 소리치는 관객들도 진심으로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격투기 대회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관람료만 해도 15만원에서 150만원 사이로 나가는 세상에 요리대회직관벌금비 정도는 애교였다.
음식에는 손 하나 대지 않고 쌩으로 돈을 내도 10만원이 나오지 않는 금액!
[이렇게 해도 협찬 들어온 음식이 더 많아요?]처치가 곤란할 정도로 밀려드는 협찬음식들!
평범한 개최자라면 이렇게까지 음식이 몰려들지는 않았겠지만 이번 대회의 주최진은 해남파.
근방에 맛집이 하나도 없기로 악명 높아서 평점란에 별 하나도 찾아보기 힘든 맛집계의 암흑거리, 미식가들의 공동무덤이었다.
앞선 제 2회 묵언검객 배 무술대회에서 그 사실이 알려진 이후, 맛집을 찾는 사람들과 매출을 원하는 요식업계의 이해가 맞물리며 벌어진 맛없는 음식점을 향한 별점테러의 결과.
많은 요식업계들이 해남1동의 상권에 진입하기를 원하며 이렇게 협찬품을 보내고 있었다.
“아니 요리 재료를 달라고 무친 협찬사들아! 이거 누가 다 먹어! 음식 좀 그만 좀 보내!”
ㅋㅋㅋㅋ
이해찬 딥빡ㅋㅋㅋ
재료보다 완제품이 더 많이 협찬됨ㅋㅋㅋ
이 정도면 관객석을 늘려야 하는 거 아님?
이미 광장 다 채웠어
인파 미쳤네
광화문 광장보다 더 넓은 거 아님?
근데 이게 다 차네
검투사키우기로 생긴 마왕검객 열풍이 아직 미처 다 가라앉지도 않은 상황.
마왕검객의 대회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고, 참가자와 관객 모두 구름처럼 몰려들며 대회시간을 맞이하니.
대회는 열화와 같은 성원과 함께 개최되었다.
2.
대회에는 정말 온갖 참가자들이 다 몰렸다.
그 많은 참가자들을 다룰 진행자 MC의 자리는 그만큼 부담스러웠지만, 다행히도 이번 MC를 맡아줄 적절한 인재가 있었다.
“천하제일무림숙수대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제 2회 묵언검객 배 무술대회를 맡았던 저 방지철 리포터가 메인MC를 맡았습니다.”
“보조MC는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다가 시청자 도네로 등 떠밀려온 구독자 120만 요리연구 브이튜버인 저, 와구와구가 맡게 되었습니다.”
와구와구는 이달의 화제영상 세계기록 3위를 기록한 마왕검객 이슈를 보고도 세상에는 저런 사람도 있구나, 먼 산 보듯이 생각해왔다.
피지컬 스트리머와 요리연구라고 쓰고 실패한 음식으로 게스트를 고문하는 식고문 스트리머 사이에는 그만큼 아득한 거리감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조회수각은 이런 곤란한 상황에서 빵빵 터지니, 와구와구는 안면식도 없는 묵언검객과 어색한 대회를 나눈 끝에 즉석채용이 되었다.
“이번 대회의 특이성이라고 하면 무림숙수가 있을 텐데요. 와구와구씨는 어떤 요리사를 무림숙수라고 생각하십니까?”
“일단 웍을 잘 다루고 불 맛을 잘 내는 중화요리사가 무림숙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는데요.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 큭큭. 그게 맞는 것 같다고요?”
“무림하면 중국, 중국 하면 중화요리 아니겠습니까. 중화의 범주가 조금 더 넓기는 하지만 사전적 의미보다는…”
“아, 시청자들이 채팅으로 졸고 계시는데요. 본방에서도 이렇게 설명하시나요?”
“네. 그래서 제 방송이 구독자 이백만을 못 찍나봅니다.”
“하하. 빠른 자아성찰 좋습니다. 그럼 무림숙수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정의하고 넘어가죠. 우선 숙수란 잔치요리 전문가! 요리분야는 화교사회를 포함한 중화권 전체! 이걸로 괜찮으십니까?”
“동의합니다. 기준이 없어 어떤 요리로 대회에 참여해야 할지 모를 참가자들에게 훌륭한 이정표가 되어주겠군요.”
급조한 무대라고는 해도 확고한 기준점이 있어야 심사위원들도 평가의 기준이 서고, 참가자들도 명확한 목표가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방지철 메인MC와 와구와구 보조MC는 진행의 첫 단추를 잘 꿰맸다.
“문제는 ‘무림’입니다만…… 일반숙수가 아닌 이 무림숙수는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글쎄요…… 저도 소싯적에 무협지 좀 본 사람이기는 한데 무림숙수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본 소설이 있다고만 알고 있지, 직접 본 기억은 별로 없어서요. 이 부분은 길드장님의 명확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오늘 대회의 개최자이자 해남파 길드장, 한편으로는 구독자 천만을 넘긴 다이아등급 브이튜버 묵언검객님을 모셔보겠습니다!”
커다란 스크린에 땀내 나는 남자들 대신 눈을 행복하게 만드는 미인의 모습이 가득 담기자 남녀를 가리지 않는 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언니 너무 예뻐요!”
“몰살! 몰살!”
“누나 팬이에요!!”
“반요곡 언제해 텐련아!!”
“수인들의 왕 마왕검객 파이팅!!”
해응응은 잠시 멀뚱멀뚱 카메라를 바라보다가 손을 뻗었다.
쓰담쓰담
와아아아아!
“아하하, 길드장님께서 특유의 리액션으로 현장관중 여러분과 방송시청자 여러분을 반겨주십니다. 안녕하세요, 묵언검객님!”
“저 메인MC님? 저희 진행시간이…….”
“어이쿠. 급조된 대회인지라 일정이 촉박하여 인사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묵언검객님? 무림숙수란 대체 무엇인가요?”
[무림숙수는 힘이 넘치는 무림인들을 상대로 잔칫상을 펼치는 극한직업이에요.]해응응은 자신이 생각하는 무림숙수에 대한 정의를 알려주었다.
[힘과 권력을 동시에 지닌 무림인들은 세를 과시하고 체면을 살리기 위해 종종 잔치를 열어요. 무림숙수란 그런 잔치에 특화된 요리사죠.]“과연! 현대로 치면 각성자들이나 각성자 길드의 잔치를 책임지는 잔치요리사군요? 그럼 출장뷔페 요리사들도 무림숙수가 될 수 있나요?”
[될 수는 있는데… 멘탈이 많이 깨질 거예요. 무림숙수는 마음의 준비를 많이 해야 하거든요.]실제로 무림에서 살다가 온 그녀 입장에서 무림숙수는 하오문을 떠올리게 하는 띠꺼운 존재들이지만, 그런 묵은 원한도 내려놓을 정도로 직업을 잘못 고른 불쌍한 인간들이기도 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요리는 권력자를 독살하기 좋기로는 손꼽히는 분야죠. 무림숙수는 자신의 잔치요리에 누군가 손을 댈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어요.]“오… 꽤나 심각한 문제가 있는 직업이군요.”
[또 잔치를 훼방 놓고 싶어 하는 경쟁문파의 습격이나 상도의도 없는 흑도방파의 깽판에 시달리는 경우도 종종 있죠.]“저런. 정말 고충이 많은 직업 같습니다.”
[그 모든 변수를 고려하면서 동시에 음식의 향과 맛, 전시도 잊지 말아야 해요.]방지철 MC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숙수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그가 듣기에도 절로 수긍이 가는 그럴싸한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천하제일무림숙수를 뽑는 이번 대회에서 천하제일을 고르는 평가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간단명료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준은 앞에서 얘기한 그대로에요. 요리에 손을 대는 간자를 잡아내고, 깽판을 잘 대처하고, 음식도 잘 만들어야 하죠.]“오… 평범한 요리대회와는 다르게 요리를 지키는 과정이 두 배는 더 중요하군요?”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다.
고개를 끄덕이는 해응응의 입가에 은근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러니 지금부터 여러분은 각 조리대에서 5인 1조로 예선요리를 시작하면서 다음의 사항에 유의하도록 하세요.]해응응은 모든 참가자들이 숙지해야 할 이번 대회 예선규칙을 기재했다.
[규칙 하나. 스테이션을 돌아다니는 해남파 관계자들의 방해로부터 요리를 무사히 지키세요. 지키지 못하면 크게 불리해질 거예요.] [규칙 둘. 해남파 관계자들 사이에 섞인 흑의종군 빌런조직의 깽판으로부터 잔치를 무사히 지키세요. 자력구제에 실패해도 크게 불리해질 거예요.] [규칙 셋. 요리 본연의 맛과 향, 전시를 잊지 마세요. 무사히 지킨 요리가 쓰레기라면 화가 난 무림인들이 숙수의 목을 벨지 몰라요.]보통의 요리대회에서는 감히 찾아볼 수도 없을 파격적인 규칙들!
아니ㅋㅋㅋㅋ 규칙 실화냐?
예능용 요리대회ㅋㅋㅋ
이집 스트리밍 컨텐츠 잘 짜네
뭔데 위화감 없냐?
무림숙수는 극한직업이다… 메모.
하긴 힘 센 중국인들이 손님이면 숙수도 저 정도는 해야겠네
무슨 요리대회에서 맛이 평가기준에서 삼순위로 밀려나냐고ㅋㅋㅋ
아 일단 먹을 수가 있어야 평가를 하지ㅋㅋㅋ
시청자들의 채팅만큼이나 빵 터진 두 MC가 웃음을 참느라 곤욕을 치렀다.
“아, 정말 파격적인 규칙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여러분이 걷고자 하는 무림숙수의 길! 견뎌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요리연구가 스트리머로 5년을 활동하면서 이렇게 기깔 나는 컨텐츠는 난생 처음 보네요. 천하제일무림숙수대회, 정말 기대가 됩니다.”
“악역을 맡아주신 흑의종군 조직원 여러분과 해남파 관계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려야겠죠. 자~ 그 사이에 대회진행대본이 도착했습니다!”
대본을 본 방지철 MC가 이게 맞나 싶은 얼굴로 멈칫했다.
“왜 그러시죠?”
와구와구는 스트리머의 본능으로 무언가 조회수가 빵 터지는 각이 나왔음을 깨달았다.
묵언검객이 무얼 준비했기에 갑작스러운 대회진행을 맡고도 막힘없이 진행을 해왔던 방지철 MC가 저리 당황하는 걸까?
“예선 1차전부터 놀라운 과제가 왔습니다! 참가자가 예상보다 너무 많은데 다 돌려보내기가 그래서 무려 5인1조 조별과제를 한다고 합니다!!”
조별과제.
가장 많은 대학생들을 절망에 빠뜨리는 악질스러운 시련이 예선 1차전부터 찾아왔다.
“이 많은 참가자분들의 조가 그 사이에 정해졌나요? 해남파의 대회진행능력이 대단하군요!”
“예? 아, 오해를 하셨군요. 조를 짜는 것부터가 과제의 시작입니다!”
“세상에! 그런 끔찍한 일이!”
“선착순으로 가까운 참가자들과 5인1조를 짜서 조리대로 가야 합니다.”
“참가자가 너무 많아서 걱정인데요. 만일 5명이 되지 못하거나 조리대가 부족하면 어떡하죠?”
“대본에 적혀있는 예선전 추가규정에 의하면, 5명 미만은 조리대에 입장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조리대에 입장하지 못한 모든 참가자는 탈락입니다!”
“맙소사!”
“그럼 천하제일무림숙수대회 예선을 시작합니다! 자, 참가자분들! 빨리 움직이세요!”
5인1조 조리대 쟁탈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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