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10)
〈 310화 〉 310 천하제일무림숙수대회
* * *
3.
인금수는 마음이 다급해졌다.
“저 현역 셰프입니다! 조 짜실 분들 빨리 저한테 오세요!”
뭐가 됐든 빨리 5명이 모이지 않으면 예선전부터 광탈하고 만다.
“저요! 저랑 같이 해요!”
“자취요리 10년 경력자입니다!”
“총각, 나 가정주부 25년차 주부야. 애 아빠가 맛있다고 밥그릇까지 싹싹 비워.”
“현역 각성자입니다. 칼 다루는 일은 잘하는데 재료 밑 손질은 저한테 맡기셔도 됩니다.”
여고생, 자취생, 주부, 현역각성자.
선착순으로 네 명을 받은 인금수는 곧바로 사람들을 모아 조리대 안으로 들어갔다.
달칵!
[313번 부스 입장완료] [조를 짜신 분들은 사전에 배부 받은 손목의 식별태그를 인식기에 대주십시오.] [113번 조 인금수, 이유정, 조철봉, 김미애, 도광기] [본 즉석조리대는 일성가구에서 협찬된 최신형 조리대입니다.] [수납함과 일체식 조리기능의 사용설명서는 다음과 같습니다.]“아니 씹, 무슨 설명서가 30페이지가 넘어?!”
최첨단 과학기술과 각성기술이 접목되며 가혹할 정도로 복잡해진 신제품과 사용설명서!
“내가 아니까 비켜봐. 얼른 재료부터…… 아니, 요리도구만 있고 재료는 하나도 없잖아?”
정독에만 20분은 걸릴 것 같은 설명서 앞에서 나란히 침묵하는 자취생과 전업주부와 달리, 인금수는 재료확보가 더 중요함을 깨달았다.
묵언검객.
대회개최를 기다리는 동안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점점 더 텐련(십년)한테 제대로 걸렸다 싶었지만 시작부터 이 정도로 애를 먹이다니!
“유정학생이랑 철봉군은 조리대를 지키고 두 분은 바구니 들고 따라오세요. 재료 구하러 가야 합니다!”
마음 편하게 예약제로 손님을 받으며 준비된 재료로 원하는 만큼만 요리를 할 수 있던 오마카세 셰프와 달리, 대회참가자의 삶은 고달팠다.
철저하게 준비된 투쁠(A++)급 식재료도 없고, 식품진열대에서 수많은 경쟁자들을 상대로 재료부터 직접 챙겨야 한다!
“헉, 헉…….”
“아이고, 뭐가 이렇게 멀어.”
남들보다 빨리 조를 짠 인금수였지만 조리대의 위치가 식품전시대에서 가장 먼 탓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전쟁 통이 따로 없었다.
“야, 이거 놔!”
“어멋 어딜 만져!”
“이 파프리카는 어디다 쓰지?”
“아 몰라 일단 집어.”
“와 msg도 있네?”
“대회에 이런 게 있어도 되나?”
“라면도 있는데?”
“야, 탕에다 라면수프 넣자! 라면 다 털어!”
“쫌 밀지 좀 마요, 아줌마!”
이걸 어떻게 뚫고 들어갈지 숨부터 턱 막히는 시장 떼기나 다름없는 광경!
“셰프선생님, 우리 뭐 한다고 했더라?”
“볶음요리 하나, 탕요리 하나, 면요리 하나 갈 겁니다! 주부님은 우선 해물누룽지탕에 쓸 대파, 표고버섯, 당근이랑 볶음요리용 청경채, 양파, 고추 챙겨오세요!”
“아휴, 그거야 일도 아니지.”
식품 할인코너에서 단련된 15년차 주부 김미애의 억척스러운 전투력!
처음에는 무슨 요리대회에 이런 사람들이 다 참석했나 싶던 인금수였지만 재료수급력이 뛰어난 김미애를 뽑은 건 신의 한수였다.
“셰프선생님, 다른 건 뭐 구해올 거 없어?”
“여기 이 양념재료들도 부탁합니다!”
재료쪽지를 받고 급히 달려가는 김미애!
‘해산물 코너에서 미친놈처럼 날뛰는 물고기들은 수조에 적응을 못한 곧 죽을 물고기들이지. 알짜배기는 조용히 떠다니는 놈들이지.’
그틈에 재료선별이 가장 까다로운 해산물은 자신이 직접 선별해낸 인금수.
마찬가지로 품질감별이 육류코너까지 직접 챙기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던 탓에 그 부분은 각성자 도광기에게 맡겨야만 했다.
“여기 챙겨왔습니다.”
“꽝은 아니네요. 이만 돌아갑시다!”
남들보다 빨리 조를 짜고 훌륭한 조원까지 둔 덕분에 재빨리 필요한 재료들을 모은 인금수.
“잠깐! 그 재료는 우리가 고르려고 했던 거다!”
“맞아! 당장 재료 내놔!”
“아니, 어떤 미친 새끼가 남의 장바구니에 들어간 재료에 손을…… 어어?”
팔뚝에 [흑의종군 말단조직원]이라고 적힌 완장을 단 남자들이 인금수의 장바구니를 노렸다.
‘이 자식들, 어떻게든 날 탈락시키려고 길드장에게 명령이라도 받았나? 아주 작정을 했구나!’
장바구니를 쥔 인금수의 손에 식은땀이 맺히는 그때였다.
스르릉!
“꺅! 저길 봐, 칼을 뽑았어!”
“미친 거 아니야?”
칼 좀 쓴다던 조원 도광기가 칼을 뽑았다.
“재료 밑 손질은 내 담당이다. 방해하면 벤다.”
“아니 이 미친놈아! 칼 좀 쓴다는 게 그 칼을 잘 쓴다는 거였냐고!”
어쩐지 이름부터 또라이 같더라니!
엌ㅋㅋㅋ
재료(사람)
인육객잔의 점주ㅋㅋㅋ
이 정도면 광탈 아님?
요리대회에서 사람을 요리 하시네
협찬 받은 벽걸이 TV 가득 송출되는 채팅창만 봐도 벌써 간담이 서늘해진다.
지금이라도 도광기를 조에서 쫓아내고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며 시치미를 떼야할지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인금수.
근처 화면까지 자신들을 잡는 영상이 올라오자 시치미 떼기도 늦었다며 절망하는 그때였다.
“큭, 이런 건방진!”
“권법가를 상대로 비겁하게 칼을 들다니. 더러운 칼쟁이 녀석. 두고 보자!”
방해꾼들이 잡졸 같은 소리를 하며 달아났다.
멋들어지게 칼을 한 번 휘두르며 도로 칼집에 채워넣은 도광기.
“와!”
“짱이다.”
“우리도 칼 잘 쓰는 사람 구할걸.”
짝짝짝.
멋진 솜씨에 주변에서 다른 참가자들의 박수가 쏟아지고 관중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얼른 갑시다, 셰프.”
“뭐해요, 셰프선생님? 요리 해야지!”
내가 이상한 거야? 나만 당혹스러운 거야?
무슨 이딴 요리대회가 다 있냐며 인금수는 속으로 한참을 묵언검객과 해남파를 욕했다.
4.
“45번 부스, 1단계 길거리 왈패들의 방해에 꺾여 재료를 모두 갖다 바쳤습니다!”
“112번 부스, 2단계 사파 삼류무사의 난동에 대처하지 못하고 시간로스 진행 중!”
“75번 부스, 조리시간이 30분을 초과! 3단계 이류급 사파조장의 습격을 시작합니다!”
심사위원 석의 이해찬은 폭소가 끊이질 않았다.
“앜핰핰핰! 진짜 미쳤네. 무슨 요리대회에서 시간경과마다 발생하는 방해이벤트를 이렇게 철저하게 구현했어?”
“헤헷. 그렇게 칭찬하시면 좀 부끄럽습니다. 이거 제 아이디어거든요.”
우지우가 뒷머리를 긁으며 사람 좋은 웃음소리를 내자 다른 심사위원들도 헛웃음을 지었다.
“역시 무술대회와 성형, 스트리밍으로 유명한 길드답게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해남파 간부분도 예능기획수준이 범상치 않으십니다.”
“우 위원님은 정말 어디서 예능 PD라도 하다 오신 거 아닙니까? 하하.”
실제 모 방송사 예능PD 출신의 한 심사위원의 말에 심사위원석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의외로 벨런스도 잘 잡혀있네요. 요리사들은 본래부터 주방군기가 보통이 아닌지라 깡으로는 어디서 쉽게 밀릴 사람도 아니지 않습니까.”
“준비 없이 막무가내로 은퇴 후 요식업계에 뛰어든 업체사장님들은 고전할지도 모르겠네요.”
심사위원들은 나름 전문적인 시각으로 대회를 평가하였다.
낯설고 생소하기는 해도 대체로 변별력을 지닌 철저하게 기획된 거름망이라는 결론!
이해찬은 속으로 생각했다.
‘해응응 그 인간이 그런 전문성을 지니고 세운 계획 같지는 않은데.’
그냥 우지우의 의견을 듣고 그거 재밌겠네, 하고 덜컥 채용했던 건 아닐까.
협찬 건으로 바빠서 기획안이나 방해요소는 옆에서 볼 시간이 없었던 이해찬으로서는 무럭무럭 피어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근데 인금수 셰프 저 인간도 은근 잘 버티네. 요리도 그럴싸하게 되고.”
일반인 참가자가 참가비율의 95%를 넘기는 대회이니만큼 현직 셰프들의 실력은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셰프들이 탈락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라면 조원들의 트롤링이나 시간경과에 의한 페널티.
그마저도 실력 있는 셰프들이라면 조원들을 단속하고 재빨리 요리를 끝마칠 테니 예선에서 불합리하게 탈락당할 걱정은 없었다.
“아 78번 객석, 햄버거를 먹는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이대로는 직관 탈락이에요!”
“1084번 객석 기권 나왔습니다!”
“대회 참가자들보다 관중들의 탈락이 더 많습니다! 이 대회, 정말 이래도 괜찮은 걸까요?”
관중들이 탈락할 걱정을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상했던 대참사
말했제? 직관은 지옥이라고 했제?
아니 진짜 겁나 많이 주네ㅋㅋㅋ
직관하러 간 사람들도 사실 관람비를 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식신들만 참여 가능한 관객석입니다. 인당 5인분 미만은 돌아가주세요
파전 주고 간장 없는 거 나만 킹받음?
간장치킨 먹으면 되잖아
식신들은 사고방식 자체가 우리와는 다릅니다. 먹으면 되는데 왜 문제가 되냐는 식이죠.
엌ㅋㅋㅋㅋ
명언추
올해의 띵언 ㅇㅈ
“자! 드디어 조리시간이 끝났습니다. 지금부터 요리에 손을 대시는 분들은 실격입니다.”
예선전 심사시간이 되었을 때.
참가자들은 500명이 탈락했지만 관중들은 1200명이 탈락했다.
본격 대회참가자보다 현장직관 탈락자가 더 많은 기이한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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