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21)
〈 321화 〉 321 구름강점기의 최후
* * *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상공에서 시간을 보내며 깨달음을 갈무리하던 해응응.
그녀는 무언가가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기척에 호기심을 품었다.
‘용케도 이곳까지 올 용기를 다 냈네요.’
기본 상공 25000m에 방사능구름을 뚫고 진입해야만 마주칠 수 있는 해응응.
엄길동처럼 그녀를 만나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극한환경에서 거주하는 그녀와 마주칠 이들은 없다.
그 말인 즉, 저들이 그녀를 찾아온 손님이라는 뜻이었다.
“만나보겠느냐…….”
[길을 열어주세요.]아지사하브가 구름을 열어 길을 내어주자 다 죽어가는 면상의 페가수스 세 마리가 비실비실 힘겹게 날아왔다.
그 위에는 엄길동이 자주 입고 다니던 고고도 비행세트장비를 갖춘 플레이어가 셋이 있었다.
어째서 그들이 NPC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단언할 수 있었는지는 닉네임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이들의 등장에 구름 속에 파묻혀서 모습도 안 보이고 이게 머냐고 투덜거리던 시청자들도 관심을 보였다.
어떻게 사람 닉네임이 수간충ㅋㅋ
어떻게 사람 닉네임이 말박이ㅋㅋ
그래서 쟤들 여긴 왜 옴?
장비 보면 돈 좀 박았겠는데?
저거 투기장메타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고고도비행이랑 방사능저항 추위내성 올려주려고 입는 생존장비세트잖아
엄길동이 자기가 입던 세트아이템 마이너카피로 양산형 만들어서 팔던데?
사스가 죽음의 상인ㄷㄷ
죽음의 상인이 저승길 가는 아이템 판다고 붙은 별명이었나?ㅋㅋㅋ
그래서 진짜 왜 왔니.
그런 해응응의 시선에 그들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우오오오옷! 스게에에에!”
“정말로 트윈테일 묵언검객이잖아!”
“그것도 이마에 뿔도 달려있다고!”
“…….”
뒤에서 지켜보던 아지사하브까지 덩달아 할 말을 잃었다.
아무리 자신의 제자가 아직 성장기인 새끼용처럼 위엄이 부족하다고는 해도 저런 반응이라니, 너무 심하지 않은가.
아지사하브가 제자를 대신하여 노기를 드러냈다.
“용의 존안을 앞두고 감히 사사로운 욕망부터 입에 담다니… 용의 진노를 맛보고 싶은가…….”
수인애호가 삼인방이 화들짝 놀랐다.
“우리 뭔가 실수했나?”
“여기서 아무것도 못 건지고 추락하면 우리가 쓴 돈은 그냥 다 증발하는 거잖아.”
“절대 안 돼! 세트아이템에 현질 삼백만 원을 쓰고 부족한 능력치 때문에 생존력 높이려고 강화에 칠백만 원을 더 박았는데 그냥 추락이라니!”
심지어 이들이 구매한 페가수스와 페가수스 전용 장비들까지 감안하면, 이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사용한 총비용은 족히 삼천만 원 수준!
어지간한 풀옵션 중형 중고차도 플렉스할 수 있을 거금이 아닌가!
셋이 합치면 억 소리 나는 돈을 들인 정성은 확실히 예사롭지 않았다.
‘그래도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데요.’
“용을 만나거든 공물을 바치고 성의를 먼저 보인다… 그것이 용과 흙의 자손들의 오랜 약속이자 관습이 아니던가…….”
수인애호가 삼인방이 그제야 납득했다.
“아하. 공물을 바쳐야 하는구나.”
“입장료 미쳤네.”
“인벤토리에 귀한 거 뭐 없나?”
해응응은 놀라 입만 뻐끔거리며 아지사하브를 쳐다보았다.
두 눈 가득 억울함과 원망이 가득 담긴 시선에도 아지사하브는 아랑곳 않고 아이를 혼내는 부모처럼 오히려 엄히 꾸짖었다.
“누누이 말했지만 노후는 아무리 일찍 준비해도 늦지 않다…… 네 게으르고 오만한 성정을 이참에 고치도록 하여라…….”
ㅋㅋㅋㅋㅋ
참스승 아지사하브
스승님 말 들어! 겜방을 해서 도네를 모으라고!
ㄹㅇ 게임 좀 해 무친련아!
지금도 하고 계십니다만?
이게 구름 둥둥 시뮬레이션이지 무슨 게임이야!
갓직히 이해찬 망하고 적수가 사라짐
그래서 뭘 줘야됨?
이참에 호감도 조사하자
묵언검객이 좋아하는 아이템이 뭐가 있을까?
현실에서 선물을 하면 좋아하지 않을까요?
지난달에 해남기업 개떡상하고 대한민국 백대자산가 랭킹에 해응응 등재됨
이왜진?
돈 많은 누님 ㅜㅑ
ㅜㅑ가 아니야 ㅅㅂ 비싼 선물 줘도 간에 기별도 안 간다는 뜻이자나
뇌물면역ㅁㅊ
어쩐지 후원을 받아도 리액션이 ㅈ도 없더라니
포보스 선정 후원리액션이 제일 창렬한 스트리머 1위의 이유가 이렇게 밝혀졌네
시청자들의 열렬한 관심 속에서 수인애호가 3인방은 주섬주섬 아이템을 늘여놓았다.
“ 가지실래요?”
“은 어때요?”
“를 드래곤도 쓸 일이 있나?”
누가 말박이 아니랄까봐 하나같이 기승동물들과 관련된 아이템들!
해응응의 시선은 점점 차가워졌다.
“이거 받고 뿔 한 번만 만지게 해주세요!”
“저는 손이라도 괜찮아요.”
“혹시 발도 되나요? 말발굽 다루듯이 섬세하게 다뤄드릴게요.”
여기까지 온 정성을 봐서라도 공물을 받아주려던 마음이 싹 사라지게 만드는 요구사항들!
[공물이 마음이 안 들면 안 받아도 되죠?]아지사하브는 흐뭇해하며 대답했다.
“물론이다…… 공물을 한 번 본 것으로도 성의는 다 했으니, 준비가 미흡한 이들을 탓하며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할지는 네게 달렸다…….”
엌ㅋㅋㅋ
종말의 악룡 ON
그 제자에 그 스승이었고
잘 가
다음엔 갈기빗이라도 챙겨와라ㅉㅉ
훈수 두는 놈도 수간충이라 도움이 안 되네ㅋㅋㅋ
갈기빗ㅇㅈㄹㅋㅋㅋ
이날 검투사키우기는 세 개의 별똥별을 얻었다.
가볍게 수인애호가 삼인방을 추락시킨 해응응.
그러나 그녀는 아직 알지 못했다.
이들은 시작에 지나지 않았음을.
[…저게 다 뭐죠?]불과 하루 뒤, 그녀는 자신을 찾아 공중을 날아온 수십 마리의 페가수스들과 그 탑승자들을 마주하고야 말았다.
당사자는 바라지도 않았던 신규컨텐츠 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2.
시청자들이 공물바치기 러쉬를 시작한 것에도 다 이유가 있었다.
“을 가져왔습니다! 부디 이 공물 받고 반요곡 한 번만 켜주세요! 제발요!”
“ 드릴 테니까 이거 드시고 그냥 지금처럼 구름방송 계속해주세요.”
“전설아이템 드릴 테니까 제발 지상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신생왕조 비행말박날먹왕국의 수호룡이 되어주세요!”
반요곡 플레이 간청, 구름방송 애청자, 심지어는 신생왕국의 수호룡 요청까지!
온갖 요구사항을 다 들고 찾아오는 이들은 존재 자체가 해응응에게 스트레스였다.
공물이 마음에 안 들면 손가락으로 번개구름이나 툭툭 쏘면서 추락시키면 그만이지만, 찾아오는 이들도 날이 갈수록 발전했다.
“응 공물 없어. 옆에서 날아다니면서 아카펠라 부를 거야.”
“사랑해요 묵언검객님! 제 여자친구가 되어주세요!!”
“뿔 함만 만지게 해주라!!”
어차피 거부당할 공물.
처음부터 준비도 하지 않는다!
그저 방해를 목표로 삼거나 제 할 말만 하기!
와씨 이건 쌔다
고백으로 혼내주기ㅋㅋㅋ
묵언검객에게 최초로 치명상을 입힌 자
ㅋㅋㅋㅋㅋ
묵언검객님이 무슨 잘못을 해서 너랑 사귀는 고문을 당해야 함?
반요곡을 안한 죄
죄가 막중하기는 하네요
수긍하지 말라고ㅋㅋ
근데 널 감당할 정도의 죄는 아님
아 왜요ㅠㅠㅠ
될 거라고 믿었던 그 자신감이 놀랍다
고백공격이 오히려 죄를 물어야하는 거 아님?
너무 심했으니까 우주징벌방 3개월행 어떰
ㅇㅈ
좋다
악질검객을 혼내주러 온 악질시청자들!
“공물 바치기 쉽게 지상에 좀 계시면 안 돼요?”
“님도 집도 짓고 좀 정착생활 좀 하세요. 님이 집이 없으니까 우리가 고생하잖아요.”
“묵언검객님,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저 다음달에 결혼하는데 와서 축가 좀 불러주세요.”
축가는 진짜 무친놈인가ㅋㅋㅋ
말 못하는 사람한테 뭘 시키는 거야ㅋㅋㅋ
축가빌런 쳐내!
해응응의 피로도는 날이 갈수록 커졌다.
“제자야… 네가 쌓은 인과가 이렇게 업보로 돌아오는 구나…….”
급기야는 옆에서 같이 시달리던 아지사하브마저 진저리를 낼 정도!
[미안해요. 당분간은 저 혼자 다닐게요.]급기야 눈치가 보인 해응응이 아지사하브의 품에서 떠나 독립을 할 정도!
그 행보에 불안감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일부 존재했다.
아지사하브한테서 떠났으니 이제 공물 받는 시늉도 안 하는 거 아님?
다른 드래곤 하나 붙여주자
카드 돌려막기도 아니고 드래곤돌려막기를 하네 무친놈들;
그보다 적수를 만들어야지
어디 지나가는 용한테 싸움 걸러 가면 될 듯
굳이?
아지사하브 2호기 되면?
스승이 두 배로 늘어나면?
어쩌긴 반요곡 반년 더 못하는 거지
ㅁㅊ
다른 용을 스승으로 붙여도 문제고, 싸움을 붙여도 스승이 될 것 같아 꺼림칙하고.
그렇다고 공물러쉬를 계속하자니 저 악질검객의 반응이 나날이 살벌해진다.
파지지지지직!!!
공물의 공 자를 꺼내기도 전에 그녀를 향해 날아오는 비행체들을 모조리 감전시키는 감전구름의 영역!
귀여움은 살인이다는 말도 있지만 저 인간은 그냥 살인을 하고 있다.
살인을 넘어서 학살, 그것도 대량학살자다.
야 우리도 전략 좀 바꾸자
ㅇㅇ?
지금까지 보니까 묵언검객이 수치내성이 제일 낮았거든? 수치심을 느끼는 공격을 하자
선 넘으면 칼벤임
선 안 넘고도 쌉가능한 방법이 있음
나날이 킬로그만 늘어가던 묵언용의 횡포를 카운터 치는 한 시청자의 발상!
휘유우우웅
퍼벙 펑
그것은 불꽃놀이였다.
유료도네를 넘어서는 불꽃놀이채팅!
하늘을 채팅창 삼아 쏘아 올리는 묵언검객 수치심 주기 멘트들!
천하의 해응응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인간들이 지상 저 아래 어디선가 쏘아올리는 불꽃놀이를 보고 범인을 찾아낼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진노해서 날아가 지상을 초토화시키기엔 불꽃놀이채팅의 내용이 막 대단히 크게 선을 넘는 채팅도 아니다.
이집 선 잘 지키네ㅋㅋ
편안하네ㅋㅋ
앞으로도 이렇게만 하라고ㅋㅋ
절대로 선을 넘지 않지만 묵언검객만 수치심을 느끼는 불꽃놀이 채팅!
“그래서 묵언검객이 누구야?”
“인간여자의 몸으로 용이 된 사람이래.”
“대한철국을 멸망시킨 자가 그 사람이라던데?”
“뿔이 그렇게 예쁘다지?”
“쯧쯧. 말박이들이 그렇게 설치더니 이제는 용박이들까지 나돌아 다니는 건가? 세상 참 말세야.”
하도 화딱지가 나서 지상에 내려온 묵언검객.
그런 그녀의 앞을 기다렸다는 듯이 지나가는 방사능 방호복을 입은 NPC들이 대화를 나누며 주고받는 소문.
그것이 결정타가 되었다.
참을 수 없는 수치심!
얼굴을 잔뜩 붉힌 묵언검객이 씩씩거렸다.
[묵언검객 님이 검투사키우기를 종료했습니다.]와!!
해냈다!!
우리가 묵언검객을 무찔렀어!!
아니 격퇴를 하면 어떡하냐고ㅋㅋㅋ
구름힐링방송 ㅇㄷ감??
구름충 쳐내
ㄹㅇ저새끼들이 범인이야
지금 뉴클라우드단을 탄압하는 건가요?
너흰 탄압 좀 당해도 싸 무친놈들아
몇 달을 니네 세상 만끽했으면 암흑기도 좀 맞이하라고ㅋㅋㅋ
근데 방송 왜 안 끝남?
게임을 종료하면 방송도 종료되는 것이 묵언검객 방송의 국룰!
하지만 캡슐을 끄지는 않았는지 방송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로 검은화면을 유지했다.
잠시 후, 그들의 앞에 떠오르는 새로운 알림창.
[묵언검객 님이 반요곡을 실행합니다.]!!!
와 오늘 진짜 무슨 날이냐?
머선129
어케 된 거임??
저 악질련이 반요곡을 켰다고?? 어째서???
혼란에 빠진 것은 일반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매니저인 이소혜도 마찬가지였다.
이소혜 : 왜 그래? 갑자기 안하던 게임을 다 하고.
묵언검객 : 화가 나서 안 되겠어요.
이소혜 : ??
묵언검객 : 뭘 좀 많이 죽이고 싶은 기분이에요.
이소혜 : …….
구름강점기를 끝낸 기적의 불꽃놀이.
공개수치플레이의 끝판왕.
북풍과 폭죽 등으로 회자될 축제날.
해방이다!!
축제다!!
이런 날은 매년 길이길이 기려야해ㄹㅇ
일컫기를 구름으로부터 해방된 묵언검객 방송의 광복절이라 하여 이라 불리는 날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