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29)
〈 329화 〉 329 저만큼만 하세요
* * *
1.
눈물을 펑펑 쏟으며 끌려가던 사신들을 구한 것은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온 뚜따였다.
“안된닷!! 죽이면 안 되는 것이닷!!”
“뭐냐, 책사.”
“안 그래도 적이 많은데 백령신군과 완전히 척을 져서는 곤란한 것이닷!!”
뚜따는 책사.
나름의 지혜와 기지가 있다.
겁 많은 성격 탓에 상황이 크게 불리하고 두렵다 싶으면 막장스러운 책략을 마구 던지기도 하는지라 해응응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는 것이닷! 뚜따가 겁쟁이이기는 해도 이번에는 제대로 대안을 마련하고 온 것이닷!!”
어디 말해보라며 턱을 당기자 자세를 바로하는 해응응. 뚜따가 눈을 빛내며 자신이 가져온 계책을 제시하였다.
“이번 오호대장군 총공격에 백령신군이 파견한 특공대들도 방어전력으로 써먹는 것이닷!! 사신들을 협박해 협력하게 만드는 것이닷!!”
특공대.
그 말을 들으니 짐작 가는 구석이 있다.
‘분명 대요괴 측 장수인 수리장수를 고관대면이 요격했을 때, 뒤늦게 요심 좋은 마을이 있는 곡창지대에 도달했던 백령신군의 병력이었죠.’
그뿐만이 아니다.
특공대.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한 존재다.
와 특공대가 이렇게 엮이네
원래 대요괴 잡으라고 보내는 병력이기는 하니까 상관없지 않음?
그걸 누가 버림패로 써먹냐고ㅋㅋ
그보다 저거 없어도 상관없지 않음?
ㄹㅇ
쟤들 있어도 묵언검객이 한 만큼은 못함
애물단지네
본래 플레이어와 함께 대요괴의 세력권을 횡단하며 적진 깊숙이 침투, 전황을 바꾸기 위해 활약해야 했을 병력들!
다른 플레이어들과 달리 백령신군의 세력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독특한 공략 탓에 그들과의 접점이 뒤늦게야 생겼다.
‘무림비망록으로 치면 천마와 저를 노리고 덤벼들었던 구룡일봉과 비슷하겠군요.’
구룡일봉九?一?.
구파일방의 초고수들로 이루어진 정파무림 최고전력들.
천마 파천린조차도 이들을 모두 당해낼 수 없어 황궁침략을 중원정복의 최중요목표로 삼았다.
사파만큼은 아니어도 기의 정순함이 부족한 마교로서는 최고전력의 수준이 정파에 비해 떨어졌고, 이를 채우기 위해 황궁의 힘이 필요했다.
‘오직 옥새를 지닌 자의 명령만 듣는 금군의 오관중랑장, 금의위의 밀령, 해군도독 벽력대제. 초절정고수만 셋이나 있었으니까요.’
어떻게든 황궁을 점령하고 황궁의 초절정고수를 발아래에 두어 천마를 넘어선 천자가 되어 천마신교의 이름으로 제국을 호령한다.
마도천하???下.
천마 파천린의 야심찬 대계는 하오문의 교활한 술책에 넘어간 부하들의 진군지연에 의해 끝내 무너지고 말았다.
다시 떠올려도 속이 쓰리다.
긴 이야기가 되었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화풀이감으로는 딱이네요.’
그래서 너희는 어떻게 할래?
거절해도 딱히 상관은 없는데.
그런 묵언검객의 냉혹한 시선 앞에 사신들이 벌벌 떨며 고개를 조아렸다.
“설득하겠습니다!”
“부디 기회를 주십시오!”
장난감이 늘었다.
2.
[Story mode]요새 너머로 가득히 도열한 적병들.
다섯 군단의 장수들이 그 커다란 풍채로 나란히 늘어선 채 그림자를 드리웠다.
[진격의 준비는 모두 끝났다.] [건방진 침략자들에게 보여주어라.] [우리야말로 대요괴 세력의 군문을 대표하는 최강의 부대.] [신생 오호대장군의 위엄을 보여주지.] [받아라. 이것이야말로 대요괴 군문 최강의 공격전술, 5연전 파상공세다!]위세 좋은 외침과 함께 시작되는 대공세.
[제 1파 돌격] [적장 가 관측되었습니다.] [요격 개시] [선봉으로 가 요격에 나섭니다.]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없는 자동전투.
선봉을 맡기는 이상, 교전의 승패는 휘하장수에게 철저하게 위임한다.
저런 놈 있었나?
전선부근 평야필드에 있던 필드보스임
루트 개빡센 곳에 있었나보네
ㅇㅇ 보통은 저런 애 있는지도 모름
님은 뭐하다가 저걸 만남?
우귀장수 딸이 미인이라는 정보 수집해서 얼굴도 볼 겸 박으러 갔지
ㅁㅊ
공포의 소박이꾼ㄷㄷ
수인애호가 또 너희야?
포니박이를 넘어선 우시박이ㄷㄷ
심연에는 진짜 바닥이 없구나
매치업도 흥미롭게 되었다.
극곰장수의 빈자리에 대신 들어온 신입장수.
아는 사람만 아는 고위험군 필드의 주인.
[극곰장수! 수도에서 죽은 줄만 알았더니 대요괴의 은혜도 잊고 추하게 적에게 붙어먹었는가? 오호대장군 최강의 명예도 땅에 떨어졌구나!]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배신은 내가 아닌 대요괴가 저질렀다.] [변명마저도 추하구나. 아니, 차라리 잘됐다. 네놈이 적이 된 이상, 이 우귀장수의 명성을 떨칠 제물로 삼을 수 있으니.]이 자리에서 최강을 가려주마.
그 말과 함께 양날도끼를 쥐고 돌격하는 우귀장수.
극곰장수 또한 마주 달려들었다.
[적기사. 용케도 선봉을 양보했군.] [극곰장수의 위명은 인간이었던 나조차도 들어본 바 있다. 그가 소문의 절반만큼만 되더라도 지지는 않겠지.] [오호대장군이 그 정도였나?]침묵의 산맥에서 오랜시간 바닥을 기며 시간을 허비하였던 괴력의 우완.
반신반의하며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에게 돌격하던 양군이 좌우로 크게 벌어지며 선봉장들의 돌격경로를 만들었다.
쿠우우우웅──
괴물과 괴물.
바위와 바위.
두 장수의 충돌은 막상막하였다.
맹장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무위로 묵언검객 군문 최고의 근력을 자랑하던 괴력의 우완 못지않은 공세가 연달아 오간다.
이는 거대한 두 코뿔소가 서로를 향해 뿔을 내밀며 격돌하는 광경과 다를 바 없었다.
쿵─ 쿵─ 쿵─
양쪽 모두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다.
발이 파이고 땅이 주저앉아도 서로를 지면에 처박을 기세로 격돌에 격돌이 이어진다.
삽시간에 20여 합이 오갔다.
전장 한복판에 발을 들인 요괴들은 충격파만으로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시체더미와 함께 쓸려나가고, 손에 쥔 잡초와 함께 허공에 내동댕이쳐진다.
아버님 따님을 포기하겠습니다 살려주세요
다시는 한우를 먹지 않겠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국내 고해성사 채팅방
이집 기도 잘하네
우리 교회에도 우귀장수 한 마리만 보급“해줘”
한우를 한 마리 사렴
교회에서 기르는 한우 이거 귀하거든요
교회에서 소가 노래 부르면 교회소송임?
아 시바
아재요…
한우마렵네 진짜
한우 잘못 요리하면 미스테이크 되는 거 암?ㅋ
지금 실수mistake로 스테이크 드립친거임?
얘야 나가 죽어버리렴
그렇게 소가 좋으면 교도소를 가 씨발아
ㅋㅋㅋㅋㅋ
합격
급격히 악화된 우귀장수의 여론과 달리, 전황은 그에게 크게 기울었다.
“!!”
갑자기 우귀장수의 돌도끼가 아기의 형상으로 변하자, 무기를 쥔 손에서 힘이 빠진 극곰장수.
그의 곤봉을 아기형상의 도끼가 강타하자 손아귀가 찢어지며 곤봉이 빙글빙글 날아가 전장 저편에 처박히고 말았다.
와 저 전승이 저렇게도 쓰이네
저게 뭔데 씹덕아
우귀장수 필드 진입하면 NPC인간이 잠깐만 아기 들어달라고 하는데 그거 받으면 존나 무거운 돌로 변해. 함정이벤트용 전승이야
와! 갓해찬!
해찬이형도 소박이충이었어?
아니 무친놈들아 공략도 100% 채우기 공략할 때 간 거야ㅅㅂ
다급한 변명ㅋㅋㅋ
동물애호가 취급은 못 참지ㅋㅋ
뒤집인 힘은 뭐하는 전승임?
대답하면 동물애호가
우귀를 상대할 때는 반대되는 말을 해야 뒤집힌 힘의 근력증강버프가 사라짐. 근데 저거 패시브 전승이라 평상시에도 거꾸로 말해야됨
아니 씹
ㅋㅋㅋㅋㅋ
응 형은 이제 동물애호가야^^
왜 자꾸 최강 최강 거리나 했더니 버프 걸고 있던 거였네 졸렬한우련
전승 모르면 무조건 당하겠네ㅅㅂ
반대로 말해서 버프 풀기 모르면 어떻게 알고 하냐고
모르면 당해야지
ㄹㅇㅋㅋ
무기를 잃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극곰장수!
적기사마저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무기를 잃은 건 심각한 위기다. 살아남기는 힘들겠군.”
“역시 선봉을 배신한 적장 따위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었어.”
모두가 패배를 예상하던 그때. 짐꾼만이 반대로 승리를 확신했다.
“무슨 소리들 하시는 겁니까? 차라리 무기를 들 때가 유일하게 이길 기회였는데. 저 소머리요괴, 잔재주를 부려서 스스로 패배를 자처했습니다.”
극곰장수가 양 손으로 도끼를 덥썩 쥐었다.
심상치 않은 악력에 놀란 우귀장수가 도리어 협박을 했다.
[이, 이놈! 죄 없는 아기를 해칠 작정이냐?] [세상에 휘둘러서 곤봉을 날릴 수 있는 아기는 없다.] [양날도끼로 만들어서 그래!!] [진짜 아기라도 상관없다.]극곰장수의 양팔 근육이 거칠게 요동쳤다.
인간 형상을 띄었던 도끼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으며 도끼의 형상을 되찾았다.
그러나 반으로 갈라진 도끼를 휘두를 새도 없이, 좌우로 양팔이 활짝 벌어진 우귀장수의 몸통을 극곰장수의 주먹이 내리쳤다.
깡!!
머리통이 몸에 파고들었다.
백여 합의 격돌 끝에 쓰러지는 우귀장수.
[선봉장 가 일기토에서 승리했습니다.] [제 1파의 기세가 꺾였습니다.] [선봉장 가 요새로 복귀합니다.]훌륭히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극곰장수!
해응응과 그녀의 부하들은 극곰장수의 실력과 전향을 비로소 완전히 인정했다.
적장의 무기를 반으로 찢고 머리통을 몸에 박아 죽였는데도 딴 마음을 품고 있다면 이건 정말 속을 수밖에 없었다.
[전령 이 도착했습니다.] [원군 가 도착했습니다.]좋은 분위기에 섞여서 백령신군 특공대의 요괴들도 자연스럽게 찬사를 건넸다.
[적으로 두기는 정말 무서운 저력이군.] [같은 편으로 만나 영광이네.]해응응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나무를 깎아 글씨를 새긴 목각패 하나를 건네주었다.
[???]패에 쓰인 글씨를 멀뚱멀뚱 쳐다보던 요괴가 사신들에게 패를 보여주며 물었다.
“이게 무어라 쓰여 있는 건가?”
“자, 장군패라고 적혀있습니다.”
“장군? 적당히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는 왔네만, 우리에게 병사도 주는 건가?”
해응응이 고개를 끄덕이며 요새 밖을 가리켰다.
[제 2파 돌격] [적장 가 관측되었습니다.]때마침 떠오르는 알림.
짐꾼이 뭘 멍하니 서있냐며 재촉했다.
“묵언검객님께서 극곰장수님의 뒤를 이어 다음 출전에 나설 영광을 허락하셨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극곰장수님만큼만 하시면 됩니다!”
“…….”
“적이 오고 있습니다! 얼른 출진하셔야죠. 돌아오는 문은 적장의 수급을 가지고 오시면 다시 열어드리겠습니다!”
특공대가 싸늘한 눈으로 사신단을 노려보았다.
따가운 시선을 피해 슬금슬금 뚜따의 뒤로 모여들던 사신단을 보고 뚜따가 말했다.
“겁쟁이인 것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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