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30)
〈 330화 〉 330 부하들의 급발진에 대처하는 방법
* * *
1.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지만 개가 10년을 자라면 사람을 따라한다.
하물며 그 세월이 100년이라면 이제는 사람이 아닌 존재라도 능히 따라할 수 있으니, 그것이 바로 100년 도습의 효과다.
[역대 장수들의 곁을 지키며 성장하기를 100년, 이 괴견장수는 마침내 오호대장군의 도습을 이루기에 성공하였다.] [하찮은 잡견에서 요력을 얻고 장수로 화한 집념의 성과, 단단히 맛보여주지!]대타로 뽑힌 또 다른 신참 오호대장군 괴견장수조차도 앞선 오호대장군에 못지않았다.
사실상 기존의 오호대장군과 다름없는, 어쩌면 그보다 더하다고 해도 무방한 하이엔드스펙의 최고난이도 강적.
[토벌대가 큰 피해를 입습니다.] [토벌대장 이 중상을 입습니다.]그것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입장에서는 마냥 즐거운 구경거리다.
개중에서도 가장 흥미진진하게 이 교전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해응응이었다.
‘시청자들의 마음도 조금은 알 것 같네요.’
동서고금 전해지는 격언에 따르면 바둑도 싸움도 하수들의 싸움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흥미진진함이 있다고들 한다.
‘진짜 못 싸우네요.’
해응응의 눈에는 그 격언이 딱 들어맞았다.
컨트롤 뭐야
NPC들 싸우는 거 왤케 예술임?
내 반요곡은 이렇지 않았는데?
보면 개답답한 깡통고물 AI 어디감?
그건 님 실력이
본인의 실력에 비례하는 AI성능이라고들 말하지만 비례에도 한계는 있다.
아득히 높이 올라선 입장에서는 그저 애들 장난처럼만 보일 뿐이다.
‘백령신군 세력은 본래 인간이었지만 요괴들과의 싸움을 위해 스스로 요괴들의 피를 받아들인 이들의 세력이라고 했었던가요.’
비인간형 요괴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대요괴 측 요괴들과 달리, 백령신군이 보낸 토벌대는 대부분이 인간의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인간의 몸에 요괴의 기질, 전승, 변이 따위가 더해지는 모습이다.
당연히 전투에 있어서도 인간 고유의 한계가 뒤따랐고, 거의 모든 토벌대원들은 피지컬적인 면에서 적의 간부급 이상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대신 별난 전승이 많군요.’
덕분에 옆에 선 짐꾼은 새로운 능력을 보면 줄줄이 능력설명을 읽는 백과사전 신세가 됐다.
“나인이라는 토벌대장은 굉장히 영리하군요. 자신을 감추는데 능숙합니다. 붕대로 감긴 몸 탓에 나인?人인가 싶었는데 눈도 요상하군요.”
“잘 보면 붕대 사이로 빛이 새어나오는데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특수한 성질의 눈이 떠져 있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눈보다는 오히려 몸에 감은 붕대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붕대술을 집중적으로 수련한 모양입니다. 저 정도 숙련도면 혈족계승 된 능력일지도…”
사신단 표정 개썩네
짐꾼은 진짜 정체가 뭔데 이렇게 잘 알아?
근데 원래 토벌대에 나인이라는 놈이 있었던가?
붕대맨은 있었지
걔가 저렇게 강했음?
강하지도 않았고 토벌대장도 아니었음
근데 붕대맨 은근 생존력 좋지 않았냐?
어? 진짜네
토벌대 개박살나는 루트 밟아도 대부분 최종5인까지 데려가지 않음?
ㅇㅇ
진짜 머가 있긴 있나보네
보스급이랑 맞다이 성립되는 거 보면 확실하지
야구나 축구에 열광하던 스포츠광들처럼 각자의 경험에 빗댄 비교분석까지 쏟아진다.
힘을 숨긴 토벌대장 나인.
힘을 키워온 신참보스 괴견장수.
토토까지 열린 도박판.
치열한 개싸움의 승자는 나인으로 기울었다.
[토벌대장 이 대장전에서 승리했습니다.] [제 2파의 기세가 꺾였습니다.] [토벌대장 이 요새로 복귀합니다.]만신창이가 되어서 돌아온 토벌대.
그들이 돌아온 줄도 모르고 짐꾼은 오랜만에 지식을 뽐내기에 여념이 없다.
“요약하면 경직기술이 3개, 혼동기술이 1개, 속박기술이 4개, 이동기가 2개 있었네요. 이야, 기술만으로 따지면 극곰장수보다 대단합니다.”
“꽤나 잘난 듯이 지껄여주는구나.”
“헉!”
“다른 요괴의 전승을 함부로 입에 담으면 원한을 사기 쉽다…… 모른다고 말하지는 않겠지?”
“이노옴! 감히 날 겁박하려 들다니, 제정신이냐?”
짐꾼이 버럭 소리를 쳤다.
의외의 강한 태도에 해응응의 관심이 더 커졌다.
드디어 저 의뭉스러운 녀석의 비밀이 한 꺼풀 벗겨지려는 걸까?
“묵언검객님의 충실한 시종이자 정보관 노릇을 하는 이 짐꾼님에게 해코지를 하고도 무사할 수 있을 줄 아느냐!”
“……이 녀석. 진짜 죽이고 싶네.”
권력에 빌붙을 마음 100%다.
호랑이 뒤의 여우같은 놈ㅋㅋㅋ
시엄마 뒤의 시누이 같은 놈ㅋㅋㅋ
마왕검객 뒤의 엄길동 같은 놈ㅋㅋㅋ
페가수스 뒤의 하피 같은 놈ㅋㅋㅋ
?
페가수스랑 하피가 먼 상관인데
동물애호가의 심연을 알려고 하지 마
드래곤카섹스 같은 거겠지
드래곤 카섹스는 또 뭔데
와씨 검색ㄴㄴㄴ
동물박이계에도 진정한 심연이 있었네
와 진짜 포니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알았으면 사죄의 의미로 내게 고개를 조아리고 발밑에 엎드려서.. 꾸엑!”
“건방떨지 마라. 짐꾼 주제에.”
“이, 이러지 마십쇼! 저도 체면이라는 게.. 꾸억! 아, 알았으니까 그만 좀 때리.. 끄악! 자, 잘못했습니다. 이제 안 까불게요!”
자루에서 튀어나온 부기맨의 주먹에 두들겨 맞으며 순식간에 평상시의 빌빌 기는 비굴한 모습으로 되돌아간 짐꾼.
불쌍할 정도로 얻어터지는 모습에 나인이 들어올렸던 손을 거두었다.
스르륵
느슨하게 풀렸던 붕대자락이 도로 꽉 조이며 감기는 모습을 보면, 부기맨이 나서지 않았으면 영락없이 공격했을 기세였다.
“약속은 지켰다. 다음은 너희 차례다.”
백령신군을 돕는다는 약속은 한 적 없지만 5연공격의 두 번째를 겨우 막은 참이다.
괜히 나인을 도발하는 대신 해응응은 고개를 끄덕인 것도 안 끄덕인 것도 아닌 애매한 움직임을 보이며 일단은 조용히 넘어갔다.
“……뭐야 저게. 알겠다고 한 거 맞아?”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양자역학적 끄덕임
무료?봉사!
진짜 개꼴받네ㅋㅋㅋ
특공대는 동료로 다니던 애들이라 그런지 내가 다 사기당한 기분이네ㅜㅜ
다가오는 먼지구름.
어느덧 세 번째에 달한 공세를 미적지근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엄청난 위기인 것처럼 들이닥쳐 놓고는 의외로 거뜬하게 막아내고 있지 않은가.
[제 3파 돌격] [적장 가 관측되었습니다.]둥. 둥.
출전을 알리는 북소리와 함께 선두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악어장수.
그 한 사람의 투지로부터 대장전의 승리와 파상공세의 연이은 저지로 뺏어왔던 사기가, 전장의 흐름이 단숨에 바뀐다.
‘그 정도의 실력자가 세 번째라. 더 이상의 패배는 용납할 수 없다는 걸까요?’
느슨했던 긴장감이 저절로 조여지는 실력자의 등장!
해응응조차 인정했던 창술의 대가이자 승패를 가르지 못했던 호적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군. 악어장수는 극곰장수와 마찬가지로 대요괴 세력에 그 무용이 자자한 실력자입니다. 제게 공을 세울 기회를 허락해주십시오.”
“적기사의 충정과 무용을 우리 군에서 모를 이가 누가 있겠습니까! 주군, 여기서는 부디 이 괴력의 우완에게도 기회를!”
잠자코 잘 구경하던 무장들이 난리가 났다.
2.
‘이게 맞나 모르겠네요.’
악어장수와의 재전은 그녀도 바라고 있었다.
막대한 요력이나 사기적인 전승효과가 아닌 순수한 무술로서 평수를 이루었던 상대.
그만한 고수가 요력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본격적인 실력을 펼치면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지는 상상만으로도 짜릿했다.
‘같은 무장에도 종류는 있죠.’
극곰장수는 용장.
용맹함이 뛰어난 장군이다.
나인은 기장.
기책과 기교에 능한 장군이다.
악어장수는 맹장.
용장을 뛰어넘는 무력특화형 장군이다.
뜬금없긴 해도 뚜따는 지장.
착실한 지략에 능한 똘똘한 참모다.
‘장수의 상성은 가짓수가 다양한 가위바위보와도 같죠.’
착실한 지장은 변칙적인 기장을 꺾는다.
변칙적인 기장은 위력적인 맹장을 봉인한다.
위력적인 맹장은 용맹한 용장을 압도한다.
용맹한 용장은 착실한 지장을 돌파한다.
마치 가위바위보처럼 맞물리는 상성관계!
‘뚜따를 보내는 건 당연히 말도 안 되죠.’
호에엑 너무한 것이닷 하고 울먹이며 외칠 겁쟁이의 얼굴이 훤하지 않은가.
‘적기사와 괴력의 우완은 상성이 좋지 않아요.’
이들은 모두 일신의 무위보다는 부대를 이끄는 용맹함과 통솔력이 돋보이는 용장.
일신의 무력으로 전황을 뒤바꾸는 무장의 상대로 내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묵언검객은 어디 가고 송사리들이 나온 것이냐!”
“주군께 도전하고 싶다면 우리를 먼저 꺾어라.”
“합공으로 물리쳐주마!”
혼자 보내긴 불안한데 안 보내면 삐질 거잖아.
그래서 둘 다 보냈다.
유일한 걱정이라면 방송을 볼 시청자들이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거였지만.
사천왕 두 마리 동시에 보냈네
사천왕ㅋㅋㅋㅋ
숫자 딱 맞는 거 보소
극곰장수, 나인, 적기사, 괴력의 우완
부기맨도 있는데?
부기맨은 비밀병기임
뚜따는?
마왕 어깨나 발밑에서 비비적거리는 애완동물?
애완용뚜따ㄷㄷ
사천왕 떡밥 덕분에 2 대 1 대장전은 조용히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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