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44)
〈 344화 〉 344 뜻밖의 난관
* * *
1.
위스퍼는 먼 훗날의 복수를 위해 당장의 수치를 감내할 줄 알았다.
[무공을 가르쳐달라고요?]“무술대회 우승자인 내게도 무공을 배울 권리는 있을 것이다.”
[딱히 상관은 없지만요.]해응응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다른 이들에게 가르칠 무공은 거기서 거기라서 아쉬움을 느끼던 참이었다.
위스퍼처럼 대놓고 살기를 몰고 다니는 자에게는 부담 없이 마공을 가르칠 수 있었다.
[해남파의 무공이 아닌 마교의 무공을 배우게 될 거예요. 그래도 괜찮다면 무공을 전수해주죠.]이 정도쯤은 가르쳐주어도 절대로 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걸까.
‘그 오만함이 독이 될 거다, 장문인.’
위스퍼의 약점.
그것은 각성능력이 무한히 이어질 수 없다는 점에 있었다.
무공은 그 약점을 보완하기에 최적화된 기술.
시간을 비웃듯이 가지고 노는 위스퍼에게 역설적으로 가장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었다.
“울어라. 더 크게, 네 비명이 백소천의 귀에까지 닿을 수 있도록!”
“끄아아아악!”
이거 공포게임이었음?
개무섭네 진짜ㅋㅋㅋ
몇 킬째임?
8킬
겜 혼자하네ㅅㅂㅋㅋ
중계석은 난리가 났다.
“아 위스퍼 선수!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해남파 간부들을 완전히 가지고 놀고 있어요! 엄길동 선수라면 저런 적을 만나면 어떻게 하나요?”
“존나 튀어야죠. 동화율 내리면 아프지는 않겠지만 저건 아프기 이전에 개무섭잖아.”
ㄹㅇㅋㅋ
티배깅 완전체
고문 실화냐고
능력의 약점을 보완하는 무술도 위협적이지만 위스퍼의 진가는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오랜 스트리밍으로 단련된 위스퍼의 킬각은 게임초보 무림인들의 실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커헉!”
벽 뒤에서의 급습에 터지는 지뢰.
“어? 여긴 왜 발판이 없지?”
“이걸 찾고 있었나?”
블록을 던져 터뜨리는 지뢰투척공격.
“뭔가 아까부터 그늘이 지지 않아?”
“위, 위다!! 지면이 내려오고 있어!!”
“허. 위스퍼 저 미친인간이 이제는 땅도 드네.”
급기야는 몸이 날랜 간부들을 한 번에 집단탈락 시키기 위해 20×10칸 블록을 통째로 들어서 위에서부터 내리찍는 확정집단폭사공격까지!
“꽤나 소란스럽게도 날뛰어주었군.”
“백소천. 네놈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이야말로 결판을 내주마.”
“바라던 바다.”
소란에 이끌려 찾아온 백소천과 위스퍼.
두 어나더레벨의 강자의 접전이 시작됐다.
그래서 묵언검객 어딨음?
중계시점 1번 보면 보임
?
이 인간 저기서 뭐함?
ㅋㅋㅋ 아 개웃기네
치트키 쓴 사기캐마냥 무림인들이 날뛰는 사이.
그 끝판왕 격인 묵언검객은 남들과는 다른 방향의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삑.
부 부.
[지뢰찾기 해독코드 입력에 실패했습니다.] [종결병기 가동에 실패합니다.] [1분 후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묵언검객.
그녀는 편법으로 피해갈 수 없는 포인트 앤 클릭형 지뢰찾기 앞에 가로막혔다.
2.
해응응의 배틀지뢰찾기.
그 시작은 좋았다.
‘지뢰가 터지기 전에 뛰기만 하면 된다니, 너무 간단한 거 아닌가요?’
경공술의 수준이 초상비?上?, 풀잎 위를 내달리는 수준이라면 폭발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도 살살 맞을 수는 있다.
한 단계 위의 답설무흔?雪無?에 도달한다면 눈 위에 발자국이 남지 않는 보행으로 폭발을 피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공교두들에게는 어렵긴 하겠네요.’
다만 이런 정교한 내공의 운용에는 내공의 정순함이 필수적이다.
운기행공으로 거르고 걸러서 제 것처럼 소화해내지 못한 탁한 기운으로는 공력의 파괴적인 운용만 가능하지, 정교한 운용은 불가능하다.
‘뭐, 저한테는 해당사항이 없는 얘기지만요.’
가볍게 발을 딛고 뛰어오르기만 해도 벽을 박차고 훨훨 날듯이 오브젝트 사이를 넘나든다.
이분 날다람쥐신가요?
땅에 발이 닿지도 않네
다른 간부들은 땅 밟는 시늉이라도 했는데 묵언검객은 아예 밟지도 않아
같이 달리던 마크2가 급히 신법을 밟다가 발이 꼬여서 콰당탕 넘어진다.
저만치 뒤로 멀어지는 마크2의 모습!
아니 울 애기 넘어졌잖아!
이 미친 엄마야 애부터 돌보라고!
애기(엄마랑 똑같은 크기에 똑같이 생김)
근데 존나 비정하게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네
이래야 유기검객이지
한참 달리던 해응응이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흠칫하더니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코앞의 탑 대신 다른 방향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어디감?
아ㅋㅋㅋ 이 인간 새 쫓고 있네
또 비둘기야?
비둘기슬레이어 시동 걸렸네
구구야 도망쳐!!
고양이는 새를 사냥하기를 좋아합니다. 야생의 본능이 살아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묵언검객도 고양이가 아닐까요?
고양이는 소리를 내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은밀한 암살자입니다. 묵언검객도 소리를 안내죠.
비겁하게 반박 못할 치트키 쓰네ㅡㅡ
ㄹㅇ 소리 안내기는 심했다
시청자들의 농담이 이어지는 사이, 아까 넘어졌던 마크2가 무릎에 묻은 먼지를 터는 모습이 시야 한구석에 포착되었다.
오 머야
역시 데려오려고 돌아오는 거 맞지?
?
저기요 지나갔는데요?
마크2 허겁지겁 쫓아오는데?
아 또 넘어졌다
2꽈당 실화냐?
아니 또 안 멈춰??
니가 이러고도 엄마야!
마망검객은 없어. 이젠 정말 학대검객뿐이야
해응응도 마크2를 안타깝게 생각하기는 한다.
그래도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법.
종결급 병기를 얻으면 게임의 승패가 가려진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승기가 기우는 만큼, 소풍 나가는 것처럼 손잡고 사이좋게 다닐 여유는 없다.
“앗, 언제 여기까지 쫓아온”
산을 오르던 도중, 해응응을 발견한 이소혜가 당황해서 무어라 말을 걸었지만 중립몹 멧돼지의 이동속도를 뛰어넘는 보법에 저만치 멀어졌다.
아니 다 지나가냐고!!
와 당분간 배틀지뢰찾기 공방은 절대 못 돌림
ㄹㅇ 저런 거 적으로 만나면 어케 이겨
순식간에 산 필드의 정상까지 도달한 해응응.
왠지 모르게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산 정상이라. 점핑레빗의 고산필드가 생각나네요. 경치가 괜찮은 맵이었죠.’
감상도 잠시.
정상에 세워진 거대한 병기 앞에서 노트북 크기의 패널을 하나 발견했다.
[20×24칸] [지뢰 99개] [제한시간 5분]패널의 앞에는 푯말까지 세워져있었다.
[종결급 병기 지진파생성기] [이 병기를 작동하면 지진파가 발생하여 산을 제외한 모든 필드가 무너집니다.] [또한 산 필드에서 정상을 제외한 모든 발판에 랜덤 확률로 산사태가 발생합니다.] [해금조건] [제한시간 5분 내에 지뢰를 피해 모든 발판을 오픈하십시오.] [시간초과 혹은 지뢰클릭 시, 도전이 즉시 실패하며 1분간 재도전이 불가능해집니다.]편법으로 클리어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정말로 지뢰찾기를 풀어야만 가동하는 종말병기!
‘이건 진짜 그립네요.’
남자였던 시절의 일들은 대부분이 흐릿하지만 지뢰찾기에 대한 기억 정도는 어렴풋이 떠오른다.
컴퓨터의 존재를 처음으로 접하고 지뢰를 피해 길을 개척해나가는 짜릿함.
끝내 모든 발판을 개척해냈을 때의 성취감과 훌쩍 지나가버린 시간들.
‘이 정도는 여유죠.’
복잡한 무공서적을 암기하고 혈도를 따라 내공을 돌리는 과정에 비하면 이깟 클릭 몇 번으로 끝날 지뢰찾기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클릭해나가던 손이 어느 순간 우뚝 멈췄다.
‘싫은 구도가 나왔네요.’
아무리 주어진 조건과 단서를 조합하더라도 더는 정보를 확신할 수 없는 어려운 구도.
섬섬옥수를 번개처럼 놀리며 거침없이 패널을 열던 손이 갈 곳을 잃고 헤맸다.
‘어쩔 수 없군요. 찍는 수밖에.’
삑.
부 부.
“…”
운이 나빴을 뿐이다.
다음 도전에서는 성공할지도 모른다.
[1분이 경과했습니다.]심기일전해서 다시금 클릭에 나서는 해응응.
삑.
부 부.
[지뢰찾기 해독코드 입력에 실패했습니다.] [종결병기 가동에 실패합니다.] [1분 후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
첫 클릭부터 지뢰 딱 짚었죠?
시간 살살 녹고
원래 두 번 실패하면 플레이어들 개같이 몰려와서 개싸움 벌어지는데 너무 빨리 와서 아무도 못 쫓아오는 거 실화냐?
어나더레벨 사이에서도 한층 더 어나더레벨
[지뢰찾기 해독코드 입력에 실패했습니다.] [종결병기 가동에 실패합니다.] [1분 후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이러는 와중에 위스퍼 발판 쥰내 많이 뒤집었네
백소천도 만만찮긴 해
둘이 개박빙인데?
[지뢰찾기 해독코드 입력에 실패했습니다.] [종결병기 가동에 실패합니다.] [1분 후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와 이걸 백소천이 도망쳐?
위스퍼 개떡상ㅋㅋㅋ
이걸 발판 쥰내 뒤집어놔서 폭탄데미지도 안 들어간다고?
와 그냥 무적 아니냐?
저거 누가 잡음?
[지뢰찾기 해독코드 입력에 실패했습니다.] [종결병기 가동에 실패합니다.] [1분 후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대쉬맨 목덜미 붙잡혀서 질질 끌려가는 거 존나 불쌍하네ㅠㅠ
아니 이러다 애들 다 올라오겠다 ㅅㅂ
제발 좀 맞춰!!
12분에 걸쳐서 5트나 찍기 패턴에서 실패해버린 묵언검객.
자신감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 없게 된 그녀의 얼굴은 이미 입이 오리처럼 잔뜩 튀어나온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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