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48)
〈 348화 〉 348 명분
* * *
1.
[마지막에 묵언검객이랑 위스퍼 동시에 죽는 거 이거 뭐라고 하더라?][10](묵언검객이 고개를 갸웃하는 짤)
동귀어진ㅇㅇ
와 이걸 동귀어진을 한다고?
동귀어진이 뭐임?
요식업계 금단의 비기라고 있음
한 번 펼치면 두 가게가 동시에 망할 수도 있는 출혈서비스!
아 그게 그거였어?
아니야 무친놈아ㅋㅋㅋ
근데 존나 자연스러워서 설득력 있네
왜 우리동네 요식업계만 동귀어진 없어
거긴 마크2가 없으니까
[마크2 살리고 대신 죽는 묵언검객 실화냐?][7]마망검객은 살아있었다…
감동과 간지를 동시에 느끼는 엔딩이었음
ㄹㅇ 영화 한 편 봤다
파워업하는 최종보스, 동귀어진하는 주인공, 살아남은 주인공의 딸. ㄹㅇ 띵작이네
양심고백한다. 저때 실시간으로 보면서 눈물 찔끔 나왔다
위로 아래로?
아래로ㅇㅈㄹㅋㅋㅋㅋ
와 윗놈은 진짜 정신병자인 듯
[그래서 내기는 어케 됨?]내전은 그냥 한거고 본메뉴는 이다혜랑 배틀지뢰찾기 뜨는 거잖아
그니까 저런 분이랑 다혜언니가 싸운다는 거죠?
언니 어떡해ㅜㅜㅜ
이해찬이 왜 졌는지 이제 알겠어…
이해찬은 싫지만 공감된다ㄹㅇ루ㅜㅜㅜ
발판 안 밟고 지 맘대로 날라다니다가 종결병기만 가동해도 저렇게 괴물처럼 날뛰는데 저걸 어떻게 이기냐고
그래도 배틀지뢰찾기 랭킹1위인 다혜언니라면 어떻게든 하지 않을까?
브이튜브의 반응은 뜨거웠다.
유기검객, 학대검객, 무시검객.
내전 도중까지만 해도 콰당 넘어지는 마크2와 이를 무시하는 모습으로 반쯤 장난삼아 질타를 받던 묵언검객이었지만 결말의 반전이 인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혹여나 나타날지 모를 천적을 속이고자 철저하게 마크2를 외면해왔던 묵언검객.
그녀가 방송역사상 최초로 사망페널티를 받을 정도로 강력한 금단의 기술을 펼칠 정도로 마크2를 아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바보. 멍청이. 숨길 거면 현실에서까지 더 숨기지. 위험하게 약점을 생방송으로 전세계에 알려버린 꼴이 됐잖아.”
[그 정도는 감수한 위험이에요. 애초에 그때의 위스퍼만큼 강한 적은 현실세계에서 찾아볼 수도 없겠지만요.]“위스퍼가 그 정도로 강했어?”
구박을 하던 이소혜가 깜짝 놀라 물었다.
해응응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배틀지뢰찾기 안에서는 발판만 잔뜩 밟아도 그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단 말이야?”
[그건 아닐 거예요. 어디까지나 외력을 이용할 수 있는 위스퍼급 강자에게만 허락된 경지이죠.]그것은 화경의 경지를 넘볼 가능성이 있던 대단한 일격이었다.
그녀가 아닌 흑의종군의 보스, 세상 어느 누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도 그 일격을 정면으로 승부한다면 온전히 받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마크2를 인질로 잡고 악어장수나 위스퍼 비슷한 짓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현실과 게임은 엄연히 다르다.
“마마. 오늘은 특별히 벌꿀사탕을 양보하는 것입니다.”
“선물. 뒷마당에 내려앉은 비둘기를 포획했습니다. 마크2가 잡아온 전리품입니다.”
덕분에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기분이 좋아진 마크2가 연일 선물공세를 펼치고 있기도 하니, 해응응의 기분은 썩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본 대결은 어쩔 거야?”
“?”
“완전 까먹고 있었다는 얼굴이네……. 다혜언니 말이야. 이번에는 다혜언니랑 한 판 뜨려고 연습한 거 아니었어?”
해응응의 고운 미간이 찌푸려졌다.
한 번 자신이 사망한 세계에 다시 발을 들인다.
목숨이 하나뿐인 무림비망록을 겪은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불쾌하게 여겨지는 일이다.
[위스퍼처럼 강해지지는 않겠죠?]“언니는 무공 몰라. 각성자도 아니고.”
[그나마 다행이네요.]“대신 발판을 엄청나게 밟아. 대충 보면 패턴 견적이 나온다면서 30×30칸 단위로 싹쓸이를 하고 다닐 걸?”
삑.
이소혜가 자신의 언니가 나오는 영상을 틀었다.
조회수 3700만.
라 이름 붙은 제목처럼 어마어마하게 뒤집은 패널 덕분에 공격력과 방어력이 잔뜩 올라간 이다혜.
그녀는 온갖 종류의 병기를 그냥 ‘걸어서’ 전부 막고 있다.
심지어 지뢰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뢰의 데미지가 이다혜의 방어력을 넘지 못해서 죽지 않는, 위스퍼 때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밖에도 조회수 2300만의 , 조회수 2250만의 등의 배틀지뢰찾기 영상이 줄지어 나타났다.
공통점이 있다면 하나같이 괴랄한 공격력과 방어력으로 이동하는 성채마냥 딜이 통하지 않는 독보적인 독주를 한다는 점이다.
[스피드대결이 되겠네요.]해응응의 눈이 깊이 침잔되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작한 것이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이소혜가 에잇, 하고 해응응의 앞에 손바닥을 휘둘렀다.
“…….”
미동도 않는 해응응.
그 평정심이 조금은 부럽기까지 했다.
‘왠지 알 것 같네.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강해질 수 있었던 이유도.’
집중해야 할 때 집중하고, 결단을 내려야 할 때 결단을 내린다.
한 번 마음먹으면 쉽게 물러서거나 포기하지 않고 기어이 목표로 했던 바를 이룬다.
일반인들과는 집념의 크기 자체가 다른 것이다.
‘다혜언니는 어떠려나.’
집에서는 늘 상냥하고 걱정 많은 언니였었지.
그녀는 그게 싫어서 각성자가 되었다.
험한 일을 당할 뻔한 뒤로는 집을 나온 걸 후회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면 영영 밖으로는 나오지 못할 것 같았다.
안온하고 평화로운, 갑갑하면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언니의 호의와 자비에 기대 그저 숨을 쉬고 연명하기만 할 뿐인 삶.
무엇을 하더라도 언니와 비교하며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무기력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삶.
‘그런 엄친아같은 언니가 이길 수 없는 초인적인 묵언검객이 상대인가.’
가족이라면 언니의 위기에 마음이 타들어가야 하는데.
마크2를 아끼던 묵언검객처럼 티가 날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굳이 빗대자면 배덕감.
품어서는 안 되는 생각에 기뻐하는 자신이 있었다.
언제나 자신보다 잘나고, 착하고, 경제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우위를 점하던 이다혜가 자신이 고른 사람에게 패배한다.
‘이래서 보이스걸이 빌런조직에 있는 걸까?’
나쁜 마음을 품는 건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어? 잠깐만. 이것 좀 봐봐.”
[뭐를요?]“언니, 생방송 켰어.”
이다혜의 브이튜브 생방송.
그녀도 묵언검객처럼 특훈방송이라도 하는 걸까.
티는 내지 않지만 옆에서 적잖이 긴장하며 지켜보는 묵언검객.
그런 두 사람의 앞에서.
수많은 시청자들의 앞에서.
마침내 이다혜가 입을 열었다.
저, 이번 대결 기권이요.
“?”
“엥?”
항복선언이었다.
2.
이다혜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치트대전인지 어안이 다 벙벙했다.
“얘들아 이거 배틀지뢰찾기 맞지?”
몬가… 몬가 달라…
우리가 알던 배틀지뢰찾기는 이런 겜이 아니야!
합법핵유저 무림인ㄷㄷㄷ
와 가상현실게임에서 핵 쓰는 건 처음 봐
지뢰 왜 피해다님? 밟고 안 죽으면 되지 않음?ㅋㅋㅋ
이동속도 미쳤나봐
매드무비가 끊이질 않네…
달라도 너무 다른 무림인들의 횡포에 사기가 있는대로 꺾인 시청자들.
기가 죽은 건 이다혜 역시 마찬가지였다.
“각성자가 강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강해질 수 있단 말이야?”
무리다.
아무리 배틀지뢰찾기의 지배자라 불리는 랭킹 1위 이다혜라도 종결병기까지 가동해도 하늘을 날며 공중전을 펼치는 미친 무림인들을 이길 자신은 없었다.
백날 공격력과 방어력을 올려봤자 이쪽 공격은 다 피하고 저쪽은 종결병기만 가동해서 발판을 다 꺼뜨리면 그만 아닌가.
빤스런?
마크2 버려?
쫄?
은근히 욱하는 구석이 있는 이다혜를 아는 시청자들은 그녀를 도발했지만 아무리 이다혜라도 무조건 질 내기를 할 마음은 없었다.
“아니 솔직하게 말해보자고요. 님들은 저거 이길 수 있어?”
^^;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우리가 왜 이겨야 하죠? 우린 내기 안했는데?
그래서 양육권 포기하쉴?
마크2 버려?
이다혜는 볼을 부풀렸다가 푸우,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한숨을 섞어 내쉬었다.
“마크2에게는 미안하지만 싱글맘이 되는 건 포기해야겠어요.”
ㄲㅂ
성모마리아 전직 실패
성모마리아ㅋㅋㅋ
뭐 맞긴 하네 남자 없이 애가 생길 뻔했으니
쾌락 없는 책임에서 해방됐네ㅋㅋ
오히려 개꿀 아님?
아ㅋㅋ 이걸 런각을 잡았네
아닌데? 마크2 정도면 엄마 할 수 있는데?
나 같아도 엄마 했다
마크2 엄마 되기면 책임 없는 쾌락이지
ㄹㅇ 귀여운 점 하나 없는 브순이 브돌이들 엄마 되는 게 쾌락 없는 책임이지
극딜 뭔데…
아니 수귀자폭병 이 미친놈들아 다혜언니 방에서 당장 나가!!
스플뎀 머임? 나 아무 말 안했는데 왜 같이 맞음? ㅠㅠㅠ
ㅠㅠㅠㅠ
시청자들도 알았다.
솔직히 이 대결이 많이 에바라는 건.
그래서 반발도 거세지 않았다.
공약을 걸면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
그것이 브이튜브 업계의 암묵적인 규칙이지만 그것도 공약 나름이지.
정상급 스트리머 급 포텐션을 보이는 묵언검객의 치트급 플레이에 맞서는 건 솔직히 누가 봐도 억지였던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엄마다운 모습도 보여줬고요. 저 솔직히 조금 감동했어요. 묵언검객님이 아이를 버리는 못된 엄마라고 생각했거든요.”
동감
ㅇㅈ
마망검객의 큰 뜻을 우리가 몰랐음
그걸 티 안내던 묵언검객도 알아차린 위스퍼도 대단했었지
빛빛검객
“묵언검객님이 마크2를 진심으로 아끼는 걸 확인했으니 굳이 이 싸움을 이어나갈 이유가 없어졌거든요. 그러니 기권하겠다는 거예요.”
명분이란 중요하다.
명분에 따라 같은 행동을 해도 사람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도, 반발을 부를 수도 있다.
이다혜는 그런 명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었다.
뭐만 했다 하면 늘 엄길단의 반발과 방해에 시달리는 엄길동과는 정반대되는 타입.
언행의 무게를 아는 영리한 사람이다.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예상치 못하게 훅 들어오는 기습공격도 정말 날카로웠다.
“마크2랑 현실에서도 만나보고 제 동생 소혜도 잘 지내나 확인할 겸, 언제 하루 해남파에 찾아갈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
???
헐?
매니쟈가 언니 동생이었어?
이소혜 이다혜 ㅁㅊ
이름부터 존똑이었네??
와 이걸 왜 몰랐지?
방송을 보던 이소혜의 표정이 복잡하게 변했다.
해응응이 그런 이소혜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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