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50)
〈 350화 〉 350 정식훈련과정과 안과의사
* * *
1.
[게임을 클리어하고 시력이 좋아진 적이 있나요?] [숨 쉬기가 편해진 적은 있나요?] [주요관절의 가동범위가 넓어지거나 몸이 가벼워진다고 느낀 적은요?]다음날.
해응응의 끊임없는 질문세례에 이다혜가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의사세요? 병명 진단하듯이 물으시네.”
[그래서 어떤가요?]“있어요.”
[어떤 증상이 있었죠?]“방금 말한 거 전부 다?”
해응응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이거다.
좀비해저드에서 알아내고자 했던 비밀을 이런 식으로 알아내게 될 줄이야.
“근데 게임은 원래 이기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거나 좋아진다고 느끼는 건 잠깐의 기분 탓 아닐까요?”
해응응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우지우를 불러 안과 의사를 수배하도록 했다.
“갑작스런 부름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고 아닙니다. 저야말로 영광이죠. 묵언검객님 브이튜브 잘 보고 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브이튜브 시청자셨구나.
우지우는 괜히 자기가 더 신이 난 기색이다.
‘강아지같네요.’
‘멍멍이.’
‘어머. 사람 좋아하는 골든리트리버같네.’
‘개 같아.’
각각 해응응, 마크2, 이다혜, 이소혜의 생각이다.
“이다혜님의 마지막 시력검사결과는 좌1.1 우1.2셨군요.”
“지금도 눈은 충분히 좋은데 굳이 검사가 필요할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길드장님의 강력한 요청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눈이 좋아진다는 결과가 나와서 손해 볼 것도 없잖습니까?”
의사선생님이나 이다혜나 서로 반신반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게임 좀 했다고 시력이 나빠졌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시력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그래 뭐 한 번 져준다는 생각으로 측정에 임했던 두 사람은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좌 2.0 우2.3 입니다.”
“세상에! 두 배 가까이 늘었잖아요.”
“이건 정말… 정말 놀라운 일이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죠?”
“몰라요. 저도 모르고 있었는걸요.”
“어떻게 이런 충격적인 일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 수가 있었죠?”
안과선생님이 눈가리개를 한 손에 들고 덜덜 떨었다.
“혹시…… 전 지금 알아서는 안 될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 겁니까?”
“그냥 겜돌이들이라 몸 아픈 거 아니면 병원 갈 일이 없어서 그렇지 않나?”
“…….”
이소혜의 평소대로의 시니컬한 독설 한 마디가 의외로 정곡을 찔렀다.
‘그럴 수 있어.’
‘그럴 법하네.’
의사나 이다혜나 마음속으로 수긍해버렸다.
“묵언검객님은 제 시력이 좋아졌을 거라고 어떻게 알게 되신 거예요?! 당사자인 저도 제 몸을 모르고 지냈는데.”
[저 정도 되는 고수는 대충 봐도 알아요. 사람의 기가 얼마나 발달했는지 정도는.]단전에 쌓는 내공이란 기를 모으는 무림인들의 가장 대중적인 방법일 뿐.
무림에서만 해도 도술을 연마하는 도사, 천기를 읽던 점술가, 죽은 이만 아니면 어떤 병도 고치는 신의 등이 존재했다.
무림인과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의 기공술을 지닌 이들은 기의 효과 또한 다르게 누렸다.
[이 경우에는 엘리트 플레이어들의 유희양생술????이라고 해야겠네요.]유희양생술????.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장수를 누리는 기술.
사이비도사가 무지한 사람들을 속여먹을 때나 할법한 참으로 허무맹랑한 이야기였다.
“그냥 기분 탓 아니에요? 특수체질이라던가.”
“없거든, 그런 특수체질?”
“너무해~”
티격태격하면서도 어제와 달리 웃음이 그치질 않는 이다혜.
퉁명스럽게 반응하는 이소혜에게서도 은근한 쑥스러운 기색이 보인다.
오랜만에 자매들의 시간을 갖도록 배려해준 보람이 있는지 전날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그럼 그 유희양생술은 게임만 하다보면 아무나 다 자동으로 익혀져요?”
[조건이 있을 거예요. 최고난이도에서 강적을 이기거나, 특정게임에서 우승을 하거나.]“앗, 설마 반요곡도?!”
[추천하지는 않아요. 동화율을 낮춰가면서 깰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니까요.]“아프겠네… 솔직히 깰 엄두도 안 나지만요.”
해응응은 굳이 말하자면 한 방에 크게 얻는 스타일. 이다혜는 반대로 자잘하게 꾸준히 모으는 스타일에 가깝다.
[주력게임이 어떻게 되나요?]“배틀지뢰찾기요. 이것만큼 오래 하는 게임은 흔치 않거든요.”
[게임설정은 어떻게 맞추시죠?]“랜덤공방 풀옵션 최고난이도요. 일정시간마다 지뢰가 움직이면서 점점 증식하는 맵이에요. 근방에 더 이상 지뢰가 늘어날 땅이 없으면 지뢰몬스터가 위로 올라와 플레이어를 추적하기까지 하는데, 해보실래요?”
해응응은 고개를 저었다.
배틀지뢰찾기에서도 나름의 가능성은 보았지만 이 게임은 그녀와 맞지 않는다.
운에 자신이 없는 것도 그렇고, 자잘하게 내공을 모아봤자 그녀가 목표로 하는 양을 전부 채우기에는 도저히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경지가 낮은 무림인이나 일반인들에게는 게임클리어로 얻는 공력이 큰 보탬이 될 거예요. 건강에 큰 차이가 나타날 정도로요.]“헤에…….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하던 게임에 그런 대단한 힘이 있으리라고는.”
[그래서, 이다혜씨는 이 비밀을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현대세계에서 하나의 게임은 하나의 내공심법과도 같다.
심법을 연마하는 이들이 외부인들에게 같은 심법의 요결을 함부로 공유하지 않듯이 이다혜 또한 남과 우승을 나눠가질 이유가 없었다.
해응응은 오랜 기간 우승을 쓸어 담다시피 한 배틀지뢰찾기의 1인자에게 권리를 양보한 것이다.
“저야 뭐 지금까지처럼 계속 게임을 하는 거죠. 무림인처럼 룰을 파괴하는 사기적인 경쟁자들이 끼어드는 건 달갑지 않지만요.”
해응응이 보기에도 무림인이 배틀지뢰찾기에 모여드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었다.
‘양민들의 무공을 파락호들이 착취하는 꼴이죠.’
많지도 않은 내공을 노리고 배틀지뢰찾기에 덤벼드는 꼴이 이권만 걸렸다 하면 탐욕스레 뛰어드는 사파잡배들과 무엇이 다른가.
[알겠어요. 그럼 해남파는 배틀지뢰찾기 공방에서 손을 떼도록 하죠.]“정말요?”
[신법수련이라면 공방이 아닌 사설방에서 무림인 전용방을 파서 하면 되니까요.]졸지에 점핑레빗 면벽수련 뺨치는 지뢰밭신법훈련 코스가 생겼지만, 이 자리에 있는 전원은 그 정도로 벌벌 떨 하수들은 아니었다.
해남파 하급제자들은 졸지에 전쟁터 뺨치는 지뢰밭에서 구르는 신세가 되었다만, 우지우나 이소혜, 마크2는 수련이 되면 좋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앞섰다.
“길드장님, 그보다 저희 애들도 시력검사 좀 받아도 됩니까?”
[안과선생님이 피곤해하시지만 않는다면요.]저리 신이 난 우지우의 꼴을 봐서는 오히려 시력 좋아지고 싶지는 않은지 물으며 웃는 얼굴로 하급제자들을 지뢰밭에 밀어 넣게 생겼다.
2.
해남파 수련동은 공포분위기가 감돌았다.
“으으, 들었어? 12조 녀석들. 지뢰밭에서 다리가 터져서 사망후유증으로 일주일 동안은 걷지도 못한대.”
“오전에는 조 단위로 의료팀에 실려 갔다면서?”
“이,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수련제자 그만 둘래!”
배틀지뢰찾기 지뢰밭 신법수련이 임시훈련과정으로 채택되며 생겨난 다수의 부상자들!
“동화율을 낮추면 되는 거 아니야?”
“바보냐? 동화율을 낮추면 수련이 안 되잖아.”
“지뢰 피하기도 더 힘들다고.”
“그러다 아프면 더 손해 아닌가…”
“와. 내가 점핑레빗 면벽수련도 삼개월 뛰어봤는데 이거 개꿀이네. 그쪽 낙사는 사망후유증도 없어서 끝없이 계속 돌아야했는데.”
“…….”
“우리도 동화율 낮추고 건성건성 돌면 계속 들어가는 건가?”
“아마도?”
여러 번 지뢰밭을 달리며 고생하느니 한 번 짧고 굵게 수련효과를 보는 편이 낫다!
하급제자들은 어쩔 수 없이 동화율을 높였다.
“13조 우승자는 최영락!”
“와아아!”
최영락은 잔뜩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었다.
최고난이도 사설방에서 우승을 한 덕분인지 신법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기분도 좋았다.
그 모습을 본 우지우가 어라? 하는 표정을 짓더니 최영락을 불렀다.
“너 지금 몸이 막 가볍고 그래?”
“옙!”
“눈도 좋아진 것 같아?”
“뭐든지 다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럼 시력검사 좀 받아봐.”
“예?”
안과의사는 최영락의 시력검사를 진행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좌측 눈의 시력이 미세하게 상승했습니다. 안경도수를 내려도 될 정도입니다.”
보고를 받은 해응응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그러면 단순한 신법훈련이 아니라 우승자에게 눈에 띄는 확실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배틀지뢰찾기 일반인 랭커를 섭외하여 몇 건의 실험과 비교분석을 진행한 결과.
해응응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사설방도 공방에 비해 효율은 0.2배 수준으로 낮지만 상승치는 존재하는군요.’
다만 충분한 경험치가 쌓이지 않은 ‘쩔’을 받아 강제로 우승이 된 유저들이나 ‘존버’로 전략적 승리를 노린 자들은 상승효율이 없다시피 했다.
[임시훈련과정을 앞으로는 정식훈련과정으로 편성하도록 하세요.]“수련생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이탈할지도 모르는데요?”
[수련이 두려우면 그만둘 수도 있는 거죠. 그런 겁쟁이들까지 모두 품고 갈 생각은 없어요.]무공수련은 원래 고되고 힘들며 위험하다.
무술가들과 달리 무림인들은 고수가 될수록 수련법은 더욱 어렵고, 감수해야 할 위험도 커진다.
게임수련은 실제적인 위험과 사망후유증이 있으니 위험 폭이 현실에서보다 배 이상 증가한다.
자신 없는 자들은 차라리 일찍 포기하고 그만두는 것이 서로에게 이롭다.
[안과선생님에게 제안을 넣어주세요. 저희 의료동에 합류할 수 있겠냐고요.]“급여는 얼마나 보장해주실 생각입니까?”
[안경점에서 하루에 받는 손님수와 월급 대비 하루에 시력을 검사하는 제자들 수에 비례해서 급여를 인상해드리도록 하세요.]우지우가 황당해하였다.
“안과랑 안경사는 다른데요?”
[저희 하급제자도 만 명 넘잖아요.]“그렇죠?”
[그분들이 다 주기적으로 시력검사 받는다고 생각해봐요.]“!”
[그래도 급여가 부족할까요?]어지간한 안경점은 가볍게 돌파하는 엄청난 수의 고객들이 모인다.
안과선생님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곧바로 결정을 내렸다.
“저, 병원안과 오늘부로 그만둡니다.”
해남파 의료동에 새로운 의사선생님이 추가됐다.
“의사컬렉터도 아니고 무슨 의사를 이리 종류별로 계속 모으신담?”
우지우야 황당했지만 고용된 의사들은 직업만족도 최상을 달렸다.
잔부상이 많은 무림인들은 환자가 되기 십상이고 의사들은 돈 많은 길드에서 환자가 끊이지 않고 계속 들어와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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