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55)
〈 355화 〉 355 공략이 아닌 정복
* * *
1.
누군가 진실을 묻거든,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다면 거짓으로 답하여 속이면 그만이다.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선택의 무게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진실을 알지 못하고, 거짓말도 할 수 없는 사람은 어찌해야 하는가.
【상호작용 선택지】
[힘의 제어를 의심하는 부기걸에게 당신은….]1. 그렇다.
2. 아니다.
3. 모르겠다.
4. 그것이 중요한가?
곱씹어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물음이었다.
그녀가 힘을 제어하고 있다면 그렇다 이외의 선택지는 어리석은 짓이다.
그녀가 힘을 제어하고 있지 못하다면, 묻는다고 순순히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일지는 그 상황에 처해봐야 안다.
어느 쪽이든 하나마나한 질문.
[▶1. 그렇다.]“그런가. 그거면 됐다.”
부기걸은 허튼 소리를 하게 만든 가신들을 자루 속에서 슥 돌아보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흠칫 하고 놀란 뚜따가 짐꾼의 허리춤에 매달리는 꼴이 이제는 퍽 익숙했다.
‘이 행동은 전략적인 목적도 겸하고 있죠.’
대요괴는 자신의 부하들을 제물로 삼아 힘을 얻는 포식의 능력을 지녔다.
즉, 이 게임의 승리조건에는 대요괴를 해치울 힘을 기르기까지 그가 흡수할 부하들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는 것도 포함되어있다.
‘저는 잘못되지 않았어요.’
모든 것은 그녀의 의지. 그녀의 선택.
불안해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2.
[Story mode]꺼지지 않는 등불.
떠오르지 않는 태양.
영원한 밤과 등불이 함께하는 도시를 앞두고 나레이션이 떠올랐다.
[밤은 요괴들의 시간.] [그렇다면 영원한 밤이 드리운 도시는 진정한 의미로 요괴들의 도시임에 틀림없다.] [불야성의 도시.] [끝나지 않는 밤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가.]망귀??.
정처 없이 떠도는 발걸음의 주민들만이 가득한 도시의 성문 앞에 묵언검객의 군세가 도열했다.
단지 여느 때와 차이가 있다면, 도시의 망귀들은 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불가해.
기이막측.
상식을 벗어난 그 반응 앞에서는 묵언검객의 군세마저 진군을 앞두고 멈춰서고 말았다.
3.
[Player mode]밤이라는 시간에는 요사한 마력이 있다.
짐꾼은 그 사실을 경고하였다.
“비정상적인 자연환경에는 강력한 저주가 함께 하기 마련입니다. 고난의 산맥을 겪어본 여러분이라면 더욱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한때 하반신이 뭉개지는 저주에 시달렸던 괴력의 우완을 비롯한 낙귀군단이 동의를 표했다.
저주는 무섭다.
그것이 필드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광범위하고도 강력한 저주라면 더더욱.
“이 도시에도 그만한 저주가 있다는 건가?”
“십중팔구는 그렇겠죠. 야천명량. 당신은 어떻게 보십니까?”
“명백히 비정상적입니다. 보통이 아닌 강력한 전승이 도시 전체에 펼쳐져 있죠.”
묵언검객은 생각했다.
이것은 의 단서라는 것을.
동시에 생각했다.
세 개의 특이점을 모두 개방하고 예정조화의 미래가 변화하기 시작했거늘 고등급의 클리어에 얽매일 필요가 있는가, 라고.
도시의 요괴들만 죽일 수 있다면 그만이다.
밤의 위험이나 비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고난의산맥과 같다면 이번에도 저주의 매개체가 있을 것이닷!! 매개체만 찾아서 빠르게 부수면 저주를 없앨 수 있는 것이닷!!”
겁쟁이의 눈에 죽은 자들은 이제 그리 드문 것이 아닌지, 제법 이성적인 책략이 나왔다.
이럴 때의 뚜따가 제시하는 책략은 제법 의지할 수 있는 편이다.
“…그래도 먼저 들어가기는 무서운 것이닷!! 어떤 조건으로 저주에 걸릴지 알 수 없으니 이번에 합류한 신입들을 먼저 투입하는 것이닷!!”
물론, 용기도 잠깐이다.
ㅋㅋㅋㅋ
뚜따가 뚜따했네
아 이 분위기 그리웠어
이제야 평상시의 반요곡으로 돌아왔네
오늘 방송 왤케 몰입감 있지?
분위기깡패검객 때문에 그런 듯
ㄹㅇ 방송 켜지고 10분 동안 폭행당하다가 이제 막 정신 차린 기분
“주군께서 허락하신다면 기병 천기를 이끌고 도시를 휘저어보겠습니다.”
뚜따의 겁쟁이 같은 소리에 긴장이 풀렸는지, 적기사도 용기를 내어 제안했다.
“병귀기병대는 기동력이 빠르니 저주에 당해도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지난 교전에서 추태를 보였던 것은 괴력의 우완만이 아니다.
그와 함께 악어장수에게 패퇴하여 쫓기던 적기사 또한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주군이 팔 하나를 잃었다고 자책하는 바.
설욕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상호작용 선택지】
[도시공략을 앞두고 당신은….]1. 극곰장수와 수도방위사령군단을 투입한다.(사기 보통)
2. 적기사와 병귀기병대를 투입한다.(사기 높음)
3. 괴력의우완과 낙귀군단을 투입한다.(사기 낮음)
4. 야천명량과 객귀군단을 투입한다.[선택불가](사기 매우낮음)(공포도 매우높음)
5. 전군을 이끌고 진격한다.
6. 단독으로 진입한다.
7. 정예만을 추려 진입한다.
이 도시에는 무언가 기믹이 숨겨져 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버림패를 먼저 투입하고 그에 따른 여파를 살펴보는 편이 현명하다.
기믹이란 미지일 때 두려운 법.
정체가 드러난 기믹은 두렵지 않다.
어떻게 하면 이를 벗어날 수 있을지 쉽게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버림패는 없어요.’
최고난이도 도전에서는 대부분의 필드에 기믹이 존재했다.
그녀는 언제나 미지에 맞서 싸우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껏 쌓아올린 묵언검객의 여정.
[▶5. 전군을 이끌고 진격한다.]속전속결.
힘으로 밀어붙이면 그만이다.
각 군단의 군단장들의 지시와 함께 십만을 넘는 대군세가 줄지어 도시로 진격했다.
4.
마커스는 가상현실게임 중에서도 스포츠 장르가 특화된 미국에서도 흔치 않은 스토리형 게임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스트리머다.
그는 일찍이 반요곡의 공략방송을 100여 회에 걸쳐서 진행한 적이 있었다.
스피드마스터가 더 빨리 깨는데?
그 인간은 숏컷만 파잖아!!
양민전용공략은 마커스 공략만한 게 없지ㅇㅇ
플레이어들과 시청자들 사이에서 그를 부르는 별명은 양민친화적 스트리머!
그는 집요한 노력 끝에 피지컬 스트리머의 피지컬을 재현해내는 엄길동과는 다른 방향의 정통파 뇌지컬 스트리머다.
‘아, 저거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마커스는 훈수가 마려웠다.
불야성不??의 도시.
저 필드는 특공대가 대요괴를 치기 위해 거치는 진격로 중에서 채택율이 가장 저조한 필드다.
그만큼 인기도 없고 위험할뿐더러 공략성공률마저도 높지 않은 곳!
그래도 매 턴 발생하는 필드이벤트로 다른 루트가 모두 막혀서 노릴 곳이 이곳밖에 없는 플레이어들을 위해 마커스는 공략에 도전했다.
그리고 알아냈다.
‘저기 망귀들은 육체형 요괴가 아니라서 죽여도 소용이 없다고.’
죽인만큼 도로 리젠되는 망귀들.
싸움으로 결판을 내려고 하면 끝을 볼 수 없다.
심지어 그렇게 도시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정신오염도가 계속해서 오른다.
그렇게 오염도가 100%가 되는 순간.
캐릭터의 통제력을 상실하고 플레이어는 NPC로 전락한다.
일정시간 내에 탈출하지 않으면 강제로 몬스터가 되어 패배하는 필드!
중후반부 필드답게 엄청난 난이도를 지닌 함정필드였다.
‘오염도가 쌓이지 않으려면 최대한 신속하게 빠져나가려는 방면의 성문까지 돌파해야만 하지.’
시간낭비는 절대금물.
온갖 금은보화와 산해진미, 명주와 향악, 미남미녀에 한눈이 팔렸다간 그대로 끝장이다.
‘오늘이야말로 묵언검객의 반요곡 초회차 신화의 끝을 보는 건가?’
마커스는 기대했다.
자신의 공략을 따르지 않은 묵언검객이 캐릭터를 잃고 분해하는 모습을!
‘어?’
그러나 그는 몰랐다.
묵언검객이 지금 얼마나 기분이 좋지 않은지.
금은보화나 산해진미 따위.
그녀의 앞에서는 아무런 가치도 없음을.
묵언검객의 군세는 거침없이 도시를 질주했다.
두두두두두
말발굽이 행인들을 짓밟고 불화살이 도시의 밤을 가로지른다.
저항하는 망귀들의 비명이 도시 전역에서 울리며 죽음과 파괴가 이어진다.
가판대가 뒤집히고 노점상이 불타올랐다.
재산과 함께 집이 무너지고 미남미녀의 형상을 한 망귀들이 귀곡성과 함께 연달아 흩어진다.
‘어어?’
가마꾼의 부탁을 들어줘서 이동수단 를 확보하고, 문지기의 부탁을 들어줘서 내성을 가로질러 출구로 향한다.
그런 마커스 공략의 대전제가 실시간으로, 근본부터 무너졌다.
전부 불태우고 부수면 NPC들의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춰줄 것도 없다.
리젠?
리젠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몰살하면 그만 아닌가.
왤케 프리패스임?
그냥 다 뚫리는데?
이거 원래 쉬운 필드임?
마커스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공략을 못하는 게 아니었군. 안 하는 거였어.”
격이 다르다.
진정한 강자는 공략이 아니라 정복을 한다.
묵언검객의 앞에서는 불야성의 도시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