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56)
〈 356화 〉 356 몽마들의 여왕
* * *
1.
이지를 상실한 망귀들 사이에 드문드문 자아가 남아있는 특수개체들.
그들과의 대화나 협상, 대결을 통해 조금씩 도시의 깊은 구역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불야성의 도시는, 말발굽에 밟히고 불화살에 불타고 있다.
[도시의 혼란도가 33%를 돌파합니다.]화르륵!
와장창!
“주군께서는 완전파괴를 명하셨다!”
“도시의 내성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라!”
“구어어어어!”
쿵. 쿵.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달려든 거인병귀들이 내성 성벽을 몸으로 들이받았다.
그 일격은 미몽 속에 잠들었던 망귀들의 의식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우리는… 여기서 뭘 하고 있었지…?”
“어지러워… 분명 내성에 있는 보물을 찾으러 들어갔던 것까지는 기억나지만…”
“동료들은… 전부 어디로 갔지…?”
[도시의 혼란도가 66%를 돌파합니다.]일방적으로 밀리는 전세에 날개와 꼬리가 달린 몽마의 요괴들과 백골과 낫을 든 사신계 요괴들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 머리 아픈 생각은 하지 말아요♡”
“서방님들♡ 저 침략자들을 몰아내주신다면 다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거예요♡”
“침입자를 죽여라.”
“죽이지 못한다면 너희가 죽는다.”
“우헤헤…”
“으어어…”
이미 정신오염이 한계수치를 넘겨버린 요괴들.
그들의 말로가 성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실시간으로 펼쳐진다.
눈을 까뒤집고 스스로 대포에 몸을 구겨 넣어 요괴폭탄이 되는 요괴부터 죽음의 공포에 미쳐 몸에 불을 붙이고 달려드는 방화귀까지!
“역겨운 자식들! 자기들이 뭐에 홀리고 있는지도 깨닫지 못하는 건가?!”
“미쳤군. 주군께서 괜히 이 도시를 파괴하고자 하신 것이 아니었어.”
정신오염이 끝난 이들에게는 극락을 선사하는 몽마도 정신이 온전한 묵언검객의 부하들의 눈에는 뇌에 촉수를 꽂고 전류자극을 주는 쭈글쭈글한 괴물에 지나지 않는다.
“용감하게 적의 무리에 파고들 용기 있는 요괴는 없느냐? 가장 먼저 공을 세우는 자에게 상국의 직책을 하사해 백관을 통솔할 권리를 주마.”
“상국의 지위는 내 것이다!!”
“저만한 지위면 이 도시의 금은보화는 모두 내 것이 될 수 있어!!”
석관과 석검, 넝마주이로 무장한 비쩍 마른 망귀들이 활짝 열린 내성 성문을 따라 수백 기나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병귀들과 검을 맞대자마자 눈의 초점이 맞지 않는 망귀들이 버럭 소리쳤다.
“내 보검에는 흠집 하나 낼 수 없다!”
“보이는가? 이 근사한 보갑이.”
“미친놈들.”
괴력의 우완은 여느 때보다도 더욱 사납게 망귀들을 무더기로 쓸어 쥐어 집어던졌다.
와르르!
두두두두두.
와해된 적의 무리 사이를 돌파하며 내성으로 파고드는 적기사와 병귀기마병들.
“지난 전쟁에서의 실책을 갚아줄 차례다. 적진을 헤집어라!”
내성 안은 지옥도가 따로 없었다.
시체의 썩은 물이 고여 웅덩이를 이루고, 말라죽은 요괴들의 시신이 곳곳에 널브러졌다.
죽음과 역병.
이곳의 환경은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죽은 자들과 그들의 꿈에 기생해서 정신을 훔쳐 먹는 몽마계 요괴, 병들어 죽은 영혼마저 수확하는 사신계 요괴들을 위한 성지.
이것이 불야성의 도시.
꺼지지 않는 밤의 실체다.
“밤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정찰에 나섰다간 뼈도 못 추리고 저 망귀들의 행렬에 휘말렸겠군요.”
소수정예로 침투한 적기사의 뒤를 지탱하고자 병령을 이끌고 따라붙었던 야천명량은 오싹함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습하고 더러운 내성에 드리운 안개는 침입자들의 정신을 한층 현혹시키며 지금도 그들을 위협하고 있다.
[정신오염이 진행됩니다.] [오염도가 1% 상승합니다.] [현재 오염도 10%]묵언검객의 군세는 조금씩 변화하는 주변환경과 적들의 모습에 치를 떨었다.
“호호호.”
“깔깔깔.”
“이제야 저희의 진정한 모습이 보이시나요?”
쭈글쭈글한 피부의 몽마들의 피부가 매끄러워지고, 뇌를 가지고 노는 촉수가 섬섬옥수의 부드러운 손처럼 내비친다.
길가의 오물이 산해진미로 변하고, 무가치한 돌멩이가 금은보화로, 석검과 넝마주이와 보검과 보갑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진실을 알고도 마음이 흔들릴진대, 앞서 현혹되었던 자들의 최후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면 피할 수 없었을 함정!
“거짓부름에 놀아나지 마라! 나와라, 몽마들의 여왕이여. 이 극곰장수의 앞에 한낯 거짓부렁은 통하지 않는다!”
강력한 장수진과 대규모 병사들.
내성을 포위하고 사방에서 몰아치는 파상공세에 불야성의 요괴들도 깨달았다.
이들은 다르다.
가볍게 속여먹고 영혼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착취해왔던 버러지들처럼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장수들 개개인도 만만치 않지만 가장 범접할 수 없는 존재는 따로 있다.
자신의 검으로 만들어낸 피보라로 오염의 안개를 몰아내고, 피와 죽음을 흩뿌리며 길을 개척해내는 괴기스러운 여인.
그녀를 수라귀녀????라 부르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그리 불릴 수 있을까.
[도시의 혼란도가 99%에 도달합니다.]끝내 내성 사문이 모두 개방되고 도시중앙의 관저로 향하는 길마저 뚫린 시점에서 심상치 않은 존재감이 도시 전체에 파장을 드리웠다.
불야성의 도시의 진정한 주인, 몽마들의 여왕의 행차였다.
2.
[Story mode]몽마들의 여왕.
모든 미몽의 주인이 고하였다.
[그쯤 하여라.]그 한 마디에 모든 몽마들이, 몽마들에게 지배당한 망귀들이, 그들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던 사신계 요괴들이 교전을 멈추고 물러났다.
그 일사불란한 움직임에 심상치 않음을 느낀 묵언검객의 부하들도 단단히 경계심을 높이며 대열을 재정비하였다.
[처형자의 유지를 잇는 자여.] [그대의 모험은 요괴들의 꿈을 통해 보아왔도다.]반신을 가린 검은 날개로 몸을 가리고, 나머지 절반의 하얀 날개를 외투처럼 두른 여왕.
날개 사이로 새어나오는 고혹한 시선에 부하들의 모습이 컷씬으로 이어졌다.
검을 내리는 적기사.
엉거주춤한 자세의 괴력의 우완.
곤혹스러워하는 극곰장수.
잔뜩 긴장한 야천명량.
자루에서 튀어나온 부기걸의 손에 볼을 꼬집히고 있는 뚜따와 짐꾼.
뒤에서 그 광경을 훔쳐보는 방랑상인까지.
존재감 하나만으로 부기걸을 제외한 모두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여왕에게 오직 묵언검객만이 손에 든 검을 변함없이 겨누고 있다.
[나는 그대를 알지만 그대는 나를 알지 못한다.] [미곡, 이제는 잊어진 도시의 옛 이름을 알지 못한다.] [대요괴의 습격 앞에 도시를 지키고자 숭고한 성전을 치렀던 미곡 사원의 여사제들의 긍지 또한 어느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다.]여왕의 앞에 떠오르는 자그마한 환상.
그것은 한때 백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던 아름다운 도시의 정경을 담았다.
도시의 찬란함을 그 마음에 새겼던 고귀한 사제들의 영혼을 비추었다.
[미곡의 사제장이었던 나만이 이 모든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요괴의 피를 이겨내고 자아를 유지할 정도로 강한 인간은 오직 나밖에 없었으니까.]몽마의 여왕.
아니, 미곡의 사원의 사제장이 손을 뻗었다.
[물러나라. 이 도시의 모든 삿된 욕망과 그릇된 요괴들은 내게 종속되어 있으니.] [끝나지 않는 밤은 영원한 결계가 되어 종언의 그 날까지 이들을 가두리라.]화아악!!
대사제의 손을 따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백색의 도시의 전경.
출구까지 이어지는 그 영광의 길이 그들에게 말하고 있다.
물러날 기회는 지금밖에 없다고.
【상호작용 선택지】
[미곡의 사제장의 권유에 당신은….]1. 도시를 떠난다.
2. 끝나지 않는 악몽은 없다.
3. 저주의 매개체 수색을 위해 시간을 번다.(부기걸, 뚜따, 짐꾼 돌입)
4. 변명은 듣지 않겠다.(몽마들의 여왕 토벌)
능력이 부족해서.
시간이 부족해서.
오염도가 무서워서.
수많은 이유로 다른 이들은 찾지 못했던 매개체.
그것을 수색할 기회가 나타났지만, 묵언검객은 개의치 않는다.
[▶4. 변명은 듣지 않겠다.(몽마들의 여왕 토벌)]촤아악!
휘두르는 검.
흩어지는 깃털들.
[역시 이렇게 되는가.] [악몽의 끝을 보려는 자, 악몽을 이겨내야 하니.]찬란했던 백색도시의 풍경이 흩어진다.
인간시절의 모습을 되찾았던 사제들이 추악한 몽마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만들어진 천국.
거짓된 낙원.
그 끝에 찾아오는 몽마들의 도시에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는 부하들과 달리, 묵언검객의 심장은 더욱 느리게 뛰었다.
[이 몽마들의 여왕을 쓰러뜨려보아라.]요괴들에게는 부패와 역병, 죽음만이 가득한 도시 쪽이 훨씬 더 어울린다.
요컨대, 이런 것이다.
기대조차 없다면 실망할 이유조차 없다는.
그런 지극히 간단한 섭리.
[레이드보스급 요괴 이 전투모드에 돌입합니다.]보스토벌전이 시작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