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71)
〈 371화 〉 371 정령계
* * *
1.
해응응과 마크2는 정령계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고, 빛의 정령은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저는 응애정령이에여
힘을 다 쓰면 충전할 때까지 반짝반짝밖에 못하는 거시에여
오래된 정령들은 번쩍번쩍도 할 수 있어여
대답의 쓸모는 둘째치고 목소리나 조심스러운 태도가 참 귀여웠다.
ㄱㅇㅇ
기여워
마크2가 영혼만 남으면 저럴 것 같애
정령계약 마렵네
1플레이어 1정령 보급 언제됨?
힝 나만 정령없어
우리집 고양이랑 정령 교환합니다
고양이 종이 어떻게 되나요?
스고르자브르 종이요
비싼 종인가요? 혈통서 있나요?
시골잡종인데요…
시골잡종ㅋㅋㅋ
근본없네ㅋㅋㅋ
어딜 무근본 시골잡종 따위로 정령이랑 교환을!
아 왜요 정령도 빛만 반짝반짝하고 쓸모없잖아요ㅠㅠㅠ
플레이어들의 정령에 대한 첫인상은 ‘눈뽕이 괴로워’와 ‘작고 하찮아’ 사이의 어딘가!
“질문. 처음에 마마와 마크2의 앞에서 눈부신 빛을 뿜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만만해보여써여
시력을 빼앗으면 땅을 기는 거에여
오래오래 가지고 놀 수 있어여
“……마마. 마크2는 정령이 무섭습니다.”
하긴, 정령은 보통 순수한 생명체이지 착한 생명체는 아니다.
정령이란 선악의 구분이 없는 호기심의 생물체.
잠자리의 날개를 뜯고 개미를 짓밟는 어린아이처럼 그저 하고 싶으니까 파괴하는 존재.
그것이 악한 행동이라는 자각조차도 없다.
하찮은 생명체의 사정 따위를 생각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니까.
‘대륙의 사람들에게는 미안하게 됐군요.’
이런 무시무시한 순수악의 생물체들을 게임에 나타나게 만들었으니, 검투사키우기의 인간계가 난리가 날 것이 자명했다.
그런데 대륙에 사는 사람들과 플레이어들이 어떤 놈들이었더라?
마크2다! 존나 때려!
내 돈 내놔!
와! 묵언검객 아시는구나!
폭죽놀이 공개고백 못 참거든요
묵언검객님 그래서 반요곡은 언제 키세요?
‘아니, 그다지 미안하지 않아요.’
모든 플레이어는 그 수준에 맞는 게임을 지닌다는 플레이어들의 격언도 있지 않던가.
검투사키우기의 플레이어들에게는 원초적인 순수에서 비롯된 태초의 사악한 정령들이야말로 수준에 맞는 존재이리라.
대륙은 어찌됐건 우선시 할 일은 심문이다.
[전음은 어디서 배웠죠?]전음이 모에여
[머릿속으로 목소리를 전달하는 능력 말이에요]정령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써여
하찮은 중간계의 생물은 할 수 없는 정령만의 우월한 능력이에여
마크2가 다시 정령의 꽁무니를 덥썩 쥐었다.
이잉 괴롭히지 말아여
주제파악은 되는 마크2와 달리, 정령들은 상대가 강하건 약하건 종족우월주의에 빠져 곧잘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미치광이 정령들과 교감을 나누는 정령사는 분명 제정신이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빛의 요정은 모두 당신처럼 약한가요?]아니에여.저는 응애정령이에여.모닥불의 작은 불씨에서 태어난 빛의 정령이에여
[더 강한 요정들은 어떤 기술을 쓸 수 있죠?]번쩍번쩍이랑 파앗파앗,파아아앗을 할 수 있어여
저희 응애들은 힘을 합쳐야 저항할 수 있는 강한 빛이에여
[그럼 그 강한 요정에게 안내해주세요.]어느 정도로 강한 정령이여?
[정령왕에게 저희를 데려다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정령이요.]판타지 특> 정령은 하급 중급 상급으로 나눠짐
최상급도 있는데?
정령왕은 무성이 국룰이지
성별이 없으면 야스는 어케함?
몰라 안하겠지
존나 비극적인 생명체네
평생 야스를 모르는 종족…
그래서 잔인함에 눈을 뜬 건가??
설득력이 있어
빛의 정령이라는 녀석들은 전반적으로 눈뽕에 특화되어있다.
조금 걸었다 싶으면 눈부신 빛이 하늘을 뽈뽈거리며 날아오는데, 생포한 정령 덕분에 이제는 선눈뽕후대화에 담긴 의미를 알았다.
“괘씸. 버르장머리가 없는 정령들입니다. 마마와 마크2를 하등생물체라 생각하다니, 진정한 상위포식자가 누구인지 알려줘야 합니다.”
하등한 생명체의 시력을 빼앗고 가지고 놀 생각에 신이 나서 번쩍거리는 빛의 정령들.
덕분에 빛 하나는 듬뿍 먹고 자란 정령계의 식물들은 높이도 참 무성했다.
오죽하면 마크2도 빛을 피해 수풀더미 사이로 지나다니기를 더 좋아할까.
‘동물의 길이네요.’
정령계에도 동물은 있는지 빛의 정령의 눈뽕을 피해 수풀 밑으로 파인 동물들의 길이 있었다.
다람쥐. 뱀. 토끼.
흙으로 빚어진 소동물들은 이따금 수풀 사이에서 고개를 내밀고 해응응과 마크2를 빤히 관찰했다.
“마마. 신기한 동물들입니다.”
[아마 정령일 거예요.]맞아여.흙의 정령들이에여
마크2가 호기심을 품고 쪼그려앉아 작은 키의 토끼에게 다가갔다.
자신을 향해 내밀어지는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흙토끼가 마크2의 손이 제 몸에 닿기 직전에 몸을 돌려 뒷발차기로 바닥의 흙을 마구 뿌렸다.
“에퉤, 에퉤퉤”
눈을 질끈 감고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반대손으로 흙더미를 막아보려 시도하는 마크2였지만 흙토끼의 흙뿌리기를 막기엔 역부족.
어느새 근처 수풀에서 튀어나온 흙청설모와 흙다람쥐까지 앞발로 흙을 던지고 흙뱀까지 입으로 잔뜩 머금은 흙을 머리 위에서 뱉었다.
ㅋㅋㅋㅋㅋ
이게 뭐야ㅋㅋㅋㅋㅋ
정령계 신고식 험난하네
흙테러ㅋㅋㅋ
정령쉑들 존나 호전적이네ㅋㅋㅋ
“마마…!”
이 아이는 언제쯤 당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는지.
정령계약을 한다고 나아지기는 할지 조금의 의심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마력을 아끼느라 어쩔 수 없는 건 이해하지만 너무 무기력하게 당하지 않는가.
쿵
후두둑
해응응이 가볍게 앞발로 힘을 주어 땅을 걷어차자 파도처럼 솟구친 흙더미가 흙동물들의 몸 위로 요란하게 내려앉았다.
화들짝
투다다다
우다다다
기겁하며 달아나는 흙동물들.
그 꼴을 보며 빛의 정령이 꽁무니에서 위세좋게 빛을 반짝반짝거렸다.
꼴 좋은 거시에여
땅이나 기는 하찮은 땅의 정령들답게 도망치는 모습도 꼴사나워여
키킼.하등해여
“…….”
정령들 진짜 성격 나쁘네.
그렇게 야생의 흙정령들과 세 차례쯤 더 조우하고 쫓아내기를 반복한 뒤.
딱 봐도 강한 빛의 정령이 있구나 싶은 빛이 번쩍번쩍거리는 커다란 개울가에 도착했다.
아앙?뭘 구경하는 거야?혼쭐나고 싶어?
응애빛의정령과 달리, 제법 거리가 있음에도 또렷이 들리는 목소리.
해응응은 그 안에 담긴 묘리를 깨달았다.
천리전음???音
먼 곳에서도 전달되는 전음.
그것은 일반적인 전음을 뛰어넘어 먼 곳에서도 전달되는 전음을 일컫는 기술이다.
20m 내외의 근거리에서만 통신이 가능한 전음과 달리, 수km 너머에서도 뜻을 전하는 이 기술은 요령을 모르면 소모되는 내공이 엄청났다.
‘애초에 천리전음은 자신에게 익숙한 지형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기술이죠.’
흔히 문파에 지박령처럼 붙어사는 원로원의 장로들이나 전대고수, 은거고수 따위가 아니면 영산을 지키는 영물들이 사용하고는 한다.
제 영역 밖으로 나돌아 다니길 좋아하는 인간과 달리, 영역생활을 하는 영물들의 사용빈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는 기술이었다.
들킨 거시에여
무서우니까 전 이제 도망 갈래여
후다닥 달아나는 응애빛의정령.
마크2는 아쉬워했지만 해응응은 그녀의 팔을 붙잡고 그만 놓아주라며 고개를 저었다.
“마마. 반짝이는 제가 잘 키울게요. 밥도 잘 주고 반짝이가 말 안들으면 혼도 낼 수 있어요.”
[정령은 애완동물이 아니에요.]무엇보다도 저런 사악한 존재를 키우려 들었다가는 마크2의 시력이 나빠진다.
좋은 눈은 무림인이 강해지기 위한 필수조건이니만큼 시력을 약화시키는 해로운 존재는 결단코 곁에 둘 수 없다.
아직도 안 갔어?
킥킥.너희도 얘처럼 혼쭐나고 싶어?
개똥벌레의 형상을 지녔던 응애빛의정령과 달리, 천리전음도 구사하는 어른빛의정령은 하늘을 부유하는 소녀의 형상을 지녔다.
불 좀 꺼줄래? 내 몸 좀 보게
구에에엑
빛이 지고 나서야 밝았던 이유를 알았습니다…
혐오스러운 수귀자폭병들을 감추기 위해 빛났던 빛의정령 선생님들…
아니 싯팔 저녁부터 사람 빡치게 하네ㅡㅡ 방금 일어난 백수끼리 이러기임?
선생님… 저녁은 퇴근시간이에요…
사회인이 잠들 때 일어나는 수귀자폭병ㄷㄷ
아니 싯팔 난 야간근무인데 왜 쟤 때문에 도매급으로 같이 욕먹는 기분이 들지?
그것이 「수귀자폭병」이니까.
인간형 정령 졸라 귀엽네
ㄹㅇ 목소리도 커엽
살짝 메스가키 같지 않음?
허접♡ 조금 빛나기만 할뿐인 럭키 개똥벌레♡ 메스가키보단 우리집 현관 조명이 어울려♡
캬
원조메스가키 등장ㄷㄷㄷ
사과님 절 가져요
저도 반짝반짝 머리에서 광낼 수 있어요
국내 백열전구 채팅창ㅋㅋㅋ
국내 현관조명 채팅창ㅋㅋㅋ
머머리들 이날만을 위해 광내며 살아왔구나
그래서 저 빛의 소녀정령은 무얼 하고 있는 걸까. 모두의 관심 속에서 소녀가 한 손으로 호수에 손가락을 푹 넣고는…
번쩌어어억
바다 표면 전체가 새하얗게 번쩍일 정도로 강렬한 빛을 물속에 투사했다.
투두둑…
투둑…
경련을 일으키며 수면 위로 떠오르는 물고기 모양의 물의 정령들.
킥킥.물 밖에서는 숨도 못 쉬는 벌레들.
인간이랑 맞먹는 정령계 최약체.
조금 번쩍였다고 배 보이고 떠올라.완전 웃겨.
ㅋㅋㅋㅋㅋ
이거 진짜 메스가키말투잖아
성격 나쁜 응애빛의정령의 진화체, 소녀빛의정령.
빛나는 소녀는 야생의 메스가키 정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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