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72)
〈 372화 〉 372 대자연의 악질 vs 자연스러운 악질
* * *
1.
호숫가의 패왕.
야생의 메스가키.
소녀빛의정령은 자신의 실력을 보고도 달아나지 않는 인간들의 기척에 헤에, 하고 감탄했다.
어린 빛의 정령들은 저런 인간도 귀중한 장난감이라며 달려들겠지만, 소녀빛의정령쯤 되면 인간 같은 장난감은 졸업한지 오래다.
알고 있어?
빛의 정령은 애기일 땐 제일 약하지만 인간형이 되면 제일 강해진다는 사실.
그저 반짝이기만 할뿐인 하찮은 존재에서 혼자서도 능수능란하게 빛을 조종할 수 있게 되는 소녀빛의정령은 동급최강의 정령.
같은 인간형 정령들도 괴롭히고 패고 다니는 정령계의 깡패!
킥킥.겁이 없어.하등종족 주제에.
그런 나한테 경고를 무시하고 접근하는 게 얼마나 황당한 짓인지 알아?
마크2는 지레 겁을 먹었다.
“마마. 눈부심은 이제 싫습니다.”
[마크2는 여기 수풀 속에서 지켜보고 있어요.] [마마가 정령을 사냥하는 방법을.]마치 야생에서 새끼의 배를 채워줄 먹이를 사냥하러 떠나는 어미처럼 비장하게 나서는 해응응.
그녀의 등을 바라보는 마크2의 눈은 평상시의 초롱초롱함보다는 걱정의 기색이 역력했다.
“우려. 눈부심은 막을 수 없습니다. 마마가 아무리 강해도 당할지도 모릅니다.”
마크2에게는 난생 처음 겪는 난공불략의 공격.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마마검객 vs 야생의 메스가키
누가 이기든 일단 눈은 즐거워
ㄹㅇㅋㅋ
번쩍
악!! 시신경 불타오를 것 같애!!
이래도 즐거워?
싯팔 아까 즐겁다고 한 샛기 나와!!
그 사람 강제로그아웃됐음
?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세상에서 제일 하찮게 로그아웃 당한 인간
아ㅋㅋㅋ 눈뽕도 딜이 들어간다고요
이래도 내가 두렵지 않아?
이보다 더 아픈 꼴을 당하고 싶어?
빛이 쏘아지고 탐조등처럼 집중적으로 날아들어도 해응응은 개의치 않았다.
그 걸음은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일이 없이, 처음과 같은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소녀빛의정령은 해응응의 평정심으로부터 본능적인 압박감을 느꼈다.
빛이 통하지 않아.
응애빛의정령 때처럼.
자신의 나약함을 떠올리게 만드는 수상한 인간.
천적을 떠올리게 만드는 존재감.
정령계 최약체로서 보내온 인고의 시간들.
그 모든 것들이 소녀빛의정령의 성질을 긁었다.
지금의 그녀는 다르다.
예전보다 강해졌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자 수면에 주먹을 거칠게 집어넣었다.
파앗파앗
빛나는 주먹으로부터 연달아 발산되는 빛의 파동이 호수 전체를 덮쳤다.
후두두두둑
막대한 힘의 파동을 견디지 못해 기절하는 물의 정령들의 숫자도 좀전의 수십 배 이상.
호수 깊은 곳으로 숨었던 물의 정령들까지 기절할 정도로 강한 힘이었다.
이에 참다못한 호수의 주인이 기척을 드러냈다.
보그르르
호수 속에서 떠오르는 물거품.
톡톡 터지는 거품을 따라 퍼지는 전음.
그만해.잘못했어.다시는 물대포로 호수 위를 지나가는 빛의 정령들을 괴롭히지 않을게.
그것은 물로 이루어진 소녀형상의 정령, 소녀물의정령의 전음이었다.
수중네오볼이 갖고 싶다고 힘없는 애기정령을 거품 속에 납치하는 일도 없을 거야.그니까 불쌍한 우리는 이제 그만 괴롭히고 내버려둬.
자,여기 우리가 납치했던 애들이야.풀어줬으니 전부 데려가.
고백하는 죄의 상태가?
죄질 나쁜 것 보소ㅋㅋㅋ
당해도 싸다ㅅㅂㅋㅋㅋ
거품에 갇힌 응애빛의정령들ㅜㅜ
근데 응애정령도 딱히 착한 건 아님ㅋㅋ
해응응이 보기에도 인성 나쁘기로는 빛의 정령이나 물의 정령이나 막상막하였다.
너희 이런 짓도 하고 있었어?대박.추잡한 물의 정령 아니랄까봐 하는 짓도 음습해.
킥킥.조금 괴롭히고 말려고 했더니 안 되겠네.있다가 더 혼날 줄 알아.
어느덧 호수가의 앞까지 다가온 해응응.
그녀를 향해 빛의 소녀가 손가락을 펼치며 베에 하고 혀를 내밀었다.
인간 주제에 용기는 가상하지만 여기는 물 위라고?
킥킥.공중부양도 안 되는 육지생물 주제에 어떻게 올 셈이야?
아ㅋㅋㅋ
모르시는구나?
모르면 당해야지^^
보스패턴은 원래 죽으면서 배우는 거라고ㅋㅋ
뉴비NPC련 멘탈 깨지겠네ㅋㅋ
물 위라. 대다수의 힘없는 일반 플레이어에게는 답이 없기는 하다.
잠수스킬이나 수영스킬, 하다못해 수중호흡스킬이라면 모를까, 수면보행 스킬은 그 레어도가 어마어마하게 오른다.
그렇지만 무림인에게는 그렇게까지 막막하기만 한 일은 아니다.
‘구름을 부를 것도 없죠.’
물속의 기둥을 밟으며 물 위를 건너는 것처럼 행세한 일화에서 유래된 이 무공은 무림의 세대가 지나 발전을 거듭하며 정말로 물 위를 걷는 경신법이 되었다.
물이라는 매질이 있으니 허공을 밟는 허공답보보다는 난이도가 낮지만, 지속적인 공력배분과 수면에 공력의 장막을 펼치는 기예를 요구한다.
‘그것도 수적들이 사용하는 등평도수는 한쪽 발이 가라앉기 전에 다른 쪽 발을 빠르게 내딛는 속도에 치중한 경공이었죠.’
묵언검객이 지금 펼치고 있는 등평도수는 그런 급박한 경공과는 전혀 달랐다.
지상에서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을 걸어왔던 속도 그대로, 걷는 것도 달리는 것도 아닌 속도로 수면 위를 걷는 것이다.
오오오오오
수면보행 미쳤냐고!!
이 정도면 예수님 아니냐?
동정녀 성모해응응이면 이 정도 기적은 써도 이상하지 않지
동정녀 기믹은 왜 점점 살이 붙냐고ㅋㅋㅋ
이브눈나가 괜히 시스터 해응응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네
동방박사 대신 금발벽안성녀를 드렷읍니다
성경 마테오 복음서 2051년 개정판 마음에 드네요^^
그럼 예수가 마크2야?
이 예수 하나도 믿음직스럽지 않아
라노벨 버전이냐고ㅋㅋㅋ
빵 5개랑 생고기 2개로 장정 5000명을 먹인 건 팬클럽 조공임?
그걸로 5000명이 어케 먹음?
그게 1인당 빵5개 생고기 2개였던거지
아ㅋㅋㅋ 일리 있네
기원전부터 이어져온 유서 깊은 역조공먹방을 몰랐었네ㅋㅋㅋ
생고기가 아니라 물고기다 친구야…
생고기ㅋㅋㅋ
갑분호러
성모마리아가 흑막인 세계선이네
근데 생각해보니 예수도 채찍 씀
ㅇㅇ?
이것도 마크2가 묵언검객에게 채찍을 배울 거라는 암시가 아닐까?
채팅창에서는 예수까지 찾을 정도로 파격적인 수상보행.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빛의 소녀가 크게 놀랐다.
오,오지 마!너,저,정체가 뭐야?!
인간은 물 위를 걷지 못해!
이런 건 인간이 아니야!
겁에 질린 외침에도 멈추지 않는 해응응.
빛의 소녀가 호수를 뒤덮던 빛의 주먹을 그녀를 향해 내밀었다.
오지 말라고 했잖아!
파앗파아앗
묵직한 충격을 동반하는 빛의 파장이 해응응의 주변부를 덮쳤다.
호수를 지나 숲에 도달한 파장에 나무가 주저앉고 수풀이 드러누울 정도로 거센 파장에도 그녀의 걸음은 조금도 늦춰지지 않았다.
주변반경 1장(3m)에 달하는 호신강기의 보호막에는 일말의 틈조차도 없었다.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다가 급기야 겁에 질려 등을 보이고 날아오르려는 빛의 소녀.
그 등을 향해 해응응의 손에서 검기다발이 마치 그물처럼 엉켰다.
‘마크2를 붙잡던 그물이 이런 식이었죠.’
일상의 작은 경험마저도 무공을 통해 차원이 다른 경지로 재현할 수 있는 경지.
말이 좋아 절정지경이지, 일대종사나 다름없는 무학의 깊이와 맞물려 탄생한 검기그물이 빛의 소녀를 가두었다.
첨벙
어푸어푸
그물 사이로 얼굴을 내밀다가 그물과 함께 가라앉고 떠오르기를 반복하는 빛의 소녀.
물고문임?
물고문이라고 하면 불편하거든요? 성모해응응의 성수세례라고 고쳐서 말해주세요
세례 두 번 받으면 익사로 숨지겠다 야팔
뭍까지 끌려나온 빛의 소녀.
그녀가 표독스레 눈에서 몸보다 밝은 안광을 번뜩이며 빛을 뿜어낼 때마다 해응응은 손을 들어 검기그물을 바짝 조였다.
그물에 닿을 때마다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던 빛의 소녀는 끝내 엉엉 울며 애원했다.
시러어어 흐어어엉 이거 너무 아파아아
엉엉 제발 풀어줘어어
그러거나 말거나 대꾸도 않고 육지에서도 그물을 질질 끌어당기며 수풀 속에 숨어있던 마크2의 앞까지 데려온 해응응.
[어떤가요. 따라할 수 있겠나요?]“이렇게? 하는 겁니까?”
그물망 모양으로 마나를 뽑아보지만 해응응의 것과 달리 금방 줄이 끊어지거나 모양이 무너지는 마크2.
그래도 몇 번 반복하는 사이에 겉모습만큼은 제법 그럴싸해졌다.
[자, 이제 배운 대로 실전에서 써먹어보세요.]검기그물을 거두고 정령을 풀어주는 해응응.
빛의 소녀가 엉엉 울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봐주는거야?
“바보. 사냥실습입니다.”
꺄아악!
새된 비명과 함께 마나그물망에 갇힌 빛의소녀.
너희 뭐하러 온 거야
왜 악질정령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더 악질짓을 하고 있냐고
‘전음 외에는 별 것도 아니라면 정령왕이야 좀 있다가 천천히 만나도 되겠네요.’
정령왕에게 마크2를 정령으로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한다는 당초의 목적은 뒷전이 되고, 수련검객 스위치가 켜진 해응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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