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74)
〈 374화 〉 374 정령계약
* * *
1.
정령은 일인국가와도 같다.
모든 정령에게는 자신만의 건국신화가 있고, 자신을 상징하는 장소나 사건, 물건 따위가 있다.
구름의 정령왕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척 봐도 유해하게 보이는 방사능구름과 구름용 아지사하브의 용의 구름이 뒤섞인 폭발적인 존재감을 지닌 구름의 정령왕.
그녀는 하늘 높이 솟구치는 버섯구름을 형상화한 폭력적인 몸매를 새하얀 용의 구름을 둘러 감싸고 있었다.
ㅜㅑ
난 오늘부터 구름의 정령술사야
핵폭탄바디ㄷㄷㄷ
눈나나죽어!!
방사능 중독으로 죽는다고ㅇㅇ…
ㅋㅋㅋㅋ
정령왕(소환하면 다 죽음)
구름의 정령왕은 옥좌에 앉아 곰방대를 물고 구름을 뭉게뭉게 피웠다.
기다리고 있었다,묵언검객.
의지가 전해지는 순간, 해응응은 깨달았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전음과 차원이 달랐다.
목소리가 아닌 의지 그 자체를 전달하는 능력.
감정과 생각, 느낌이 고스란히 담긴 전음.
해응응은 지금까지 혜광심어를 쓰는 무림인을 단 두 명밖에 보지 못했다.
천마 파천린.
고금제일인 기극조.
눈앞의 정령왕은 감히 그들에게 비견될만한 전음술을 펼쳐보였다.
[절 아나요?]이 몸은 핵구름에서 비롯된 구름의 정령왕.
구름용 아지사하브와 그 제자 묵언검객은 탄생신화를 창조한 중대한 관계자들.
그대들이 지닌 구름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있어도 감지할 수 있지.
그 많은 복잡한 뜻이 한 번의 심상, 짤막한 전음에 모두 담겼다.
해응응은 전음의 뜻을 곱씹었다.
구름왕의 전음에 나쁜 뜻은 들어있지 않았다.
탄생신화가 해응응 본인의 활약과 관련된 정령왕이라서 그럴까.
구름의 정령왕은 나긋나긋한 어조로 무척이나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다.
빛의 소녀가 자길 죽일 셈이냐며 까무러치게 놀라던 모습이 장난친 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마마 소리를 듣고 싶으냐?
유감이지만 그것은 불가하다.
정령왕은 아이를 타이르듯 느긋하게 말했다.
탄생은 그대의 활약에서 비롯되었으나 지금의 나는 전 대륙의 모든 생물체의 두려움과 공포를 먹고 자라난 종말의 상징.
정령왕으로서의 강함은 세상을 물바다로 만들거나 잿더미로 만들었던 오대정령왕의 탄생초기에 못지않다.
그대와 그대의 스승의 힘을 합친 것보다 더욱 강대한 존재가 어찌 스스로 고개를 숙이겠는가.
황제는 왕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제국은 왕국보다 위대하기에.
왕은 백성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왕은 백성의 위에 군림하기에.
정령왕에게는 오직 대자연만이 자신의 머리 위에 있는 황제였고, 세상만물은 백성에 속했다.
모든 정령이 그렇듯이 정령왕 또한 힘의 논리를 숭상하는 존재.
사실, 구름의 정령왕 정도면 그런 태도를 견지해도 오만이 아닌 당연함으로 비추었다.
검투사키우기 한정 2갑자의 내공(120년)에 최대치의 전투력을 발휘했던 결전에서 피어난 거대한 핵구름.
거기에 드래곤코어와 대한철국 국가예산을 바친 구름용 부활의식까지 더해졌다.
그 모든 사건을 자신의 탄생신화이자 근원으로 삼고, 이 사건에 세상만물이 품은 두려움을 모두 제 힘으로 습득하였으니.
그녀를 향한 두려움은 고서에 적힌 대재해나 멸망의 예언에 못지않았다.
‘2갑자의 내공으로 도달한 최고점의 제 실력에 국가예산급 자원, 구름용의 부활의식에 전세계의 두려움까지 더한 존재가 구름의 정령왕…….’
견적이 나왔다.
이건 못 이긴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
정말로 때려죽여도 못 잡는다.
무림비망록에서 당대의 마교를 책임지는 진정한 천마 파천린과 조우했을 때.
그때 느꼈던 막막함이 다시금 느껴진다.
두려워 말라.
그대들을 해할 생각은 없으니.
묵언검객이여.그대에게는 오히려 감사하고 있다.
이 몸을 탄생시켜준 은혜를 말이다.
정령에게도 고마움이라는 감정은 있으니,무엇이든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줄 생각이다.
구름의 정령왕의 전음에 이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구름의 정령왕이 자신의 능력이 닿는 한도 내에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줍니다.] [단, 이루어줄 수 없거나 이루어주고 싶지 않은 소원을 바라면 소원권은 그대로 증발합니다.] [지나친 과욕은 금물입니다.]세 가지 소원.
요컨대 저 대단한 정령왕이 호의를 베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당초의 목적을 이루기에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
[제 아이, 마크2와 정령계약을 맺고 싶어요.] [계약체결을 위해 마크2를 정령으로 만들어줄 수 있나요?]구름왕은 대답했다.
가능하다.
마크2가 아닌 너 또한.
정령이 되기를 원하느냐?
채팅창이 발칵 뒤집힐 제안이 날아들었다.
2.
[어제자 묵언검객 방송요약 2편][827]아니 끊는 타이밍 ㅅㅂ
그래서 묵언검객 정령됐음 안됐음?
3편 빨리 올려 텐련아!!
정령됨ㅇㅇ
ㄹㅇ?
방금 상상해봤는데 내 머릿속에선 했음
폰정령ㅅㅂ
야이 개****
잠시 격렬한 부모님 안부인사가 있었구요
안부인사만 격렬했을까?
다했으면 나가
뭘 다했을까?
아니 이 씨*****
ㅋㅋㅋㅋㅋㅋㅋ
별표좌 능욕 풀코스로 받네
그래서 누가 제일 악질임?
방송요약 2편에서 자른 저샛기가 젤 악질이지
아ㅋㅋ 묻어가기 실패했네
근데 3편 없지 않음?
왜?
저기서 방송 한 번 끊었음
3.
정령계약의 본 내용은 마크2의 안위와 직결되는 문제.
이소혜는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되는 순간, 프라이빗 모드로 화면과 소리를 모두 차단하고 무제한 광고재생을 날렸다.
아니 여기서 끊는다고?
매니쟈 이건 아니잖아
왜 니 혼자만 봐!!
묵언검객은 긴급점검 쓰더니 매니쟈는 광고사술을 쓰네
악독한 사파련
저 독한련 지 누나 반만 닮을 것이지
이소혜가 이다혜 반만 닮았어도 광고없이 풀타임으로 영상 봤다
영상만 보냐? 다혜누나면 후원리액션으로 춤까지 대신 추고 있을 듯
음해하지마 ㅅㅂ 우리 다혜언니는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춤 시키면 안 돼!!
(대충 삐걱삐걱 춤 못추는 이다혜 영상)
아닌데? 섹시댄스도 출 줄 아는데?
섹?시
섹시 다 뒤졌네
근데 메스가키 진화가 왜 누님임? 근데 메스가키 진화가 왜 누님임? 근데 메스가키 진화가 왜 누님임?
늙어서 철 들었나보지
ㅇㅎ
뭔 ㅇㅎ야 메스가키는 빛의정령이고 저건 구름의정령인데
아ㅋㅋ 속성이 다르면 성격도 다르다고
그래서 빛의정령은 섹시댄스 출 수 있음? 응 못추죠? 이다혜가 서열정리 했죠?
쟤 이다혜 고로시하는중임?
안티팬 열일하네
잔혹한 광고지옥 속에 미쳐가는 시청자들의 난동이 벌어지는 사이, 해응응은 구름왕으로부터 정령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정령계약은 불확정성과의 싸움이란다.
확정요소가 많을수록 계약에 필요한 마나는 많아지고,불확정성이 많을수록 계약에 필요한 마나는 줄어들지.
그런 점에서 마크2라는 확정적인 대상과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그대는 치러야 할 대가가 아주 많단다.
1의 마나를 공급하기 위해 몇의 마나를 투입해야 하는가.
불확정성이 최대치인 경우는 1의 마나로 1의 효율을 1 대 1로 뽑을 수 있다.
그러나 대상이 지정된 그녀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1 대 100의 비효율을 감수해야만 한다.
‘비효율의 극을 달리는군요.’
여기서 1 대 100의 정신 나간 비효율의 비율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정령계약을 치르는 의식과 절차, 그리고 공물.
의식을 치르는 시간이 길고 절차가 복잡할수록, 계약에 바치는 공물이 클수록 치러야 할 비용은 점점 줄어든다.
계약에 바치는 정성에 따라서는1대1의 교환비를 넘어서1의 마나로 역으로100의 정령력을 빌릴 수도 있단다.
정령이 손해를 감수하고 그대를 돕고자 최선을 다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마크2는 당당하게 말했다.
“마마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제 힘을 바칠 수 있습니다.”
반동으로 짧게는 며칠,길게는 수백 년을 잠들기도 하겠지만.
네 아이가 정말로 너를 아낀다면 그런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도 있겠구나.
방금 전까지 호언장담을 하던 마크2의 눈이 거칠게 흔들렸다.
[마크2. 왜 제 시선을 피하나요?]“무리. 마크2는 수백 년이나 고물기체처럼 잠들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리 마마를 위해서라도 수백 년은 불가능입니다.”
괘씸하기는 해도 수백 년이 어디 하루이틀도 아니고 손쉽게 바칠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인간의 수명을 생각하면 마크2 본인의 슬픔이야 둘째 치고 긴 잠에서 깨어나면 해응응 본인이 먼저 죽고도 남을 시간이 아닌가.
그것이 정령들의 슬픈 숙명이지.
사랑하는 계약자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바치지만,긴 시간이 지나 깨어난 뒤에는 자신의 계약자는 이미 늙어죽은 경우가 허다하니.
계약자가 행복한 최후를 맞이했든,그렇지 못한 최후를 맞이했든 남겨진 정령의 슬픔과 고독은 오롯이 정령의 몫이란다.
듣는 이가 절로 숙연해지는 이야기였다.
특히나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쳐 죽은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해응응은 마음을 준 이들을 떠나보내는 고통을 가슴 깊이 공감했다.
그러나 정작 정령계약을 앞둔 마크2는 시큰둥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질문. 구름의 정령왕님은 정령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수백 년 뒤를 논할 수 있습니까?”
구름의 정령왕은 근엄하게 대답했다.
정령위키의 안내창에서 보았단다.
“…….”
시스템의 기능.
그 혜택을 보는 건 플레이어만이 아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