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80)
〈 380화 〉 380 새로운 패턴
* * *
1.
세상에는 아무리 비효율적이라도 보여주기 식으로 강행해야 하는 일이 있다.
높으신 분들의 보기에만 좋고 실제로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미친황소 미노타 살리기도 엄밀히 따지자면 전시행정에 속했다.
[다음에 또 올게요.]“하하, 이왕이면 이 근방 다른 나라도 한바퀴 순회하고 오시죠.”
[그때도 저 황소가 살아있을까요?]처음에는 그냥 정열적인 도시에 잘 어울린다 싶었는데, 정령계약 수천 회를 마치는 동안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묘하게 정이 들었다.
딱히 애지중지 키우거나 먹이를 준 것은 아니지만 인도에 코브라가 없으면 섭섭하고 아프리카에 코끼리가 없으면 서운한 것과 같은 기분!
해응응에게 야스파나는 미친 황소가 수도에서 날뛰는 나라가 되었다.
“책임지고 살려놓겠습니다!!”
관료들이야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때려잡고 싶지만 미노타가 없는 도시는 정감이 가지 않는다며 핵폭발이라도 터지면 어쩐단 말인가.
마왕검객의 변심 하나에 도시 하나가 증발할 수 있음을 아는 입장에서는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휴, 드디어 갔군.”
“젠장. 인터넷으로나 보던 망할 애물단지를 계약하다니.”
“부동산 값에 비하면 백만 골드만 털린 건 양반에 속하지.”
“그래서 저 황소는 이제 어쩌지?”
“무조건 살려둬야지.”
괜히 제압이라도 하다가 실수로 뿔이라도 자르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기라도 할까봐 어떻게 제압하기도 무서웠다.
자칫 영상기록이라도 남았다가는 자신이 없는 사이에 미노타가 죽은 모습을 보고 격분한 마왕검객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들이 본 마왕검객은 갑자기 미노타의 원수를 갚겠다며 상공에서 폭격을 펼쳐도 이상하지 않을 작자였다.
“소 팔자가 아주 왕 팔자네.”
“잡지도 못할 거 더러워서 피해야지 원.”
미노타는 살아 움직이는 치외법권이자 절대불가침의 대상이 되었다.
눈치라는 것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짐승도 눈치가 있다.
그것이 아무리 미련한 소라고 해도, 심지어 미치광이 황소 미노타라도 말이다.
인간들이 나를 공격하지 않는다.
인간들이 나를 두려워한다!
미노타는 더욱 자신감을 얻었고, 착실하게 흉행을 쌓기 시작했다.
야스파냐의 수도에 마왕검객이 남긴 짐승은 점점 더 그 악명을 쌓아올렸지만 누구도 이를 막을 용기는 내지 못했으니.
[R등급 미친황소 미노타가 SR등급 미노타우루스로 진화했습니다.] [잦은 파괴행각과 육식행위로 미노타우루스의 근육이 대폭 강화됩니다.]수도의 거리를 배회하는 미친 짐승은 조금씩 괴물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2.
[마왕검객 왜 자꾸 남의 나라에 괴물 하나씩 만들어두고 감?][14]야스파냐 수도에는 소 남겨두고 포스투갈 수도에는 사슴 놔두고 프랑크 수도에는 산양 놔두고 왜 이럼?
나만의 동물원 만들기
정복자들이 현지처 만들 듯이 현지 동물을 하나씩 남겨두는거지
오 이런… 또 「동물애호가」야?
마왕검객이 쓸어버린 대한철국에 새로 건국된 한국의 신생왕조 국가명이 무려 ‘비행말박 날먹왕국’이란다.
빼박 동물애호가네
한국은 저런 나라에서 살고 싶은 거야?
그놈들은 건국신화부터 호랑이랑 곰을 사람으로 만들어서 따먹었다고
하나님 맙소사!
헐 대박 방금 소름 돋는 사실 깨달음
그거 마왕검객이 동물애호가일지도 모른다는 것보다 더한 거야?
마왕검객이 두고 온 동물들 말이야. 전부 이마에 뿔이 달려있어!
!!!
뭐지?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거지?
왜 전부 뿔이 있지?
해외포럼은 묵언검객의 정령계약 순회보다도 그녀의 뿔에 대한 기묘한 집착을 주목했다.
“그래서 길드장님. 실제로는 뿔에 집착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그냥 나라마다 어울리는 동물을 골랐을 뿐이에요.]“이왕이면 뿔이 있는 동물로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엄길동 씨가 들으면 뿔성애자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난리가 나겠군요.”
해응응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튼 부지런히 계약을 모으고 또 모은 결과, 무려 5일 사이에 엄청난 수의 계약을 단독으로 주관해내었다.
그녀의 계약서를 통해 정령계약을 체결한 건수만 도합 22만 5천회!
구름의 정령왕이 제시했던 1만 회를 무려 스무 배 이상의 효율로 달성해낸 것이다.
“아참. 엄길동 씨가 전쟁은 언제 도와주실 거냐고 물어봐달라고 했답니다. 뭐라고 답신을 돌려드리면 될까요?”
우지우의 물음에 해응응은 굳이 그걸 도와줘야 되나? 하는 표정으로 펜을 들었다.
[동물친구들을 만들었잖아요.]“네, 그 괴물들이요.”
그냥 국가순회만 한 바퀴씩 돌아도 계약인수가 쑥쑥 늘어나는데 굳이 귀찮게 피를 보아가며 살겁을 펼칠 이유가 없었다.
일은 일대로 벌린 엄길동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모름지기 남의 위세를 빌리는 것도 정도껏 해야 하는 법이다.
[마크2에게 접속을 하라고 전해주세요.]“오늘입니까?”
[그래요. 오늘 계약을 체결할 거예요.]마크2의 정령계약 실행일이 다가왔다.
3.
[정령계에 입장합니다.]?
아니 왜 이 인간 정령계 가있음?
님 여기서 머하세요?
전쟁 하는 거 아니었어?
않이 외 여깃슴?
아ㅋㅋ 계약팔이 끝났으니 볼 일 없다고
엄길동 버려진 거 실화임?
EU연합군 실시간 묵언검객 위치보고 개떼처럼 전장으로 몰려드는 중
속보> 엄길단 전쟁승리 정배에 건 정배충들 집단대공황
패닉에 빠진 시청자들.
그들을 반기는 것은 최근 방송제목 설정하는 법을 알게 된 해응응이 직접 정한 이번 방송의 테마를 담은 제목이었다.
[묵언검객(현재 시청자 85002명)] [오늘은 마크2 정령계약을 할 거에요.]‘전쟁 끝내고 바로 계약 돌리는거임?’, ‘마크2를 랜덤정령계약으로 뿌리는 갓 컨텐츠인가?’, ‘그래서 전쟁 몇 초 컷 남?’ 따위의 질문을 들고 들어온 시청자들의 예상은?
당연히 무지성 정령계 입장에 와장창 부서졌다.
왔구나.
그것도 이 단기간에 용케도 이렇게나 많은 계약자를 만들었어.
[발품을 열심히 팔았거든요.]“기대. 마크2도 드디어 계약을 하는 것입니다. 힘의 제약으로부터 해방되어 진마크2의 위용을 만천하에 보일 수 있습니다.”
마마를 따라 난동을 부리고 다닐 생각에 신이 나서 콧김을 뿜는 마크2.
자,그럼 지정계약을 시작하마.
시청자들도 막상 계약이 시작되니 화를 가라앉히고 관심을 보였다.
랜덤계약과 지정계약의 차이가 궁금하기는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난관이었으니.
[프라이빗 모드가 설정됩니다.] [매니저 이소혜 님이 매드무비 영상을 실행했습니다.]야 이 악질련아!!
마크2 내놔!!
마크2 정령계약을 한다고 했지 보여준다고는 안했다고ㅋㅋ
아ㅋㅋㅋ
개같이 매드무비 당했네
이 와중에 매드무비 쓸데없이 잘 싸워서 더 킹받음
애기궁수 화살튕기기 매드무비 뭔데
퍄 채찍시뮬레이터 추억 돋네
좀비해저드가 매드무비에 나와? 까먹은 게 아니었다고? 나 이제 성불할 수 있어…
시청자들의 눈이 가려진 사이, 묵언검객은 계약의 실체를 두 눈으로 목격했다.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기둥과도 같았다.
세계와 마크2를 잇는 의지의 천추가 세워지며 무수한 금제와 제약, 그에 따른 보상이 보험약정마냥 빼곡하게 의지의 기둥 위에 새겨진다.
‘계약의 수량을 넘어선 덕분에 기둥의 면적이 넓어졌군요.’
구름의 정령왕이 물었다.
계약의 방향성에 그대의 뜻을 일정부분 반영할 수 있게 되었노라.
마크2에게 걸 제약과 그에 따르는 보상을 지정해보아라.
금제의 고달픔은 누구보다도 그녀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섣부른 각오로 설정한 사소한 금제 하나가 먼 미래에는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치명적인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마크2. 당신의 뜻대로 하세요.]마크2는 천진한 눈으로 희망사항을 말했다.
가능하다.
그것은 힘들겠구나.
금제를 더욱 늘려보아라.
마크2의 희망사항에 따라 정령왕은 계약성사의 가부유무를 답하였다.
그로부터 해응응이 느낀 것은 아쉬움이었다.
조금만 더 시간을 들였더라면.
조금만 더 계약을 많이 하고 찾아왔다면.
후회도 잠시.
이성적인 판단이 욕심을 내리눌렀다.
‘닥터 요한 2세의 품에서 한시라도 빨리 마크2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어요.’
대가를 덜 받는다면 계약의 수를 늘릴 수는 있었겠지만, 그래서는 지금처럼 질 높은 계약이 아닌 싸구려 계약만 늘어났을 터.
결과적으로 계약을 새기는 의념의 천추의 면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적었을 것이 틀림없었다.
‘이것이 최선이에요.’
마크2는 최선의 한도 내에서 자신의 소망을 밝혔다. 그 소망의 내용은 해응응에게도 가슴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소망. 마크2는 마마의 곁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계약을 원합니다.”
모든 금제와 보상의 설정이 완료된 뒤.
빛의 기둥의 면적이 줄어들며 가느다란 빗줄기가 되어 허공으로 사라졌다.
해응응은 자신의 상단전에 마크2와의 연결고리가 생긴 것을 느꼈다.
‘이것으로 언제 어디서든 마크2를 소환할 수 있게 되었어요.’
검투사키우기에서 할 일은 끝났다.
이제는 이 계약이 현실에서도 통하는지 확인할 차례.
[매드무비 모음집 재생완료(05:00/05:00)] [프라이빗 모드가 해제됩니다.]마참내
마크2 내놔!
계약 끝났어?
이때다 하고 눈을 부릅뜨며 화면을 훑기 시작하는 시청자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계약을 끝마친 마크2가 아니었다.
[▶검투사키우기를 종료합니다.] [▶묵언검객 님이 방송을 종료했습니다.]?
?
야이 텐련아!
방송은 뭐하러 킨 거냐고!!
매드무비 자랑하기
봤으면 돌아가
뭘 봤을까?
매드무비를 봤죠 이 무7련아
요즘은 묵념 안한다고 5분 매드무비 시청을 때리고 기습방종을 박네
아 악질짓 신규패턴에 또 당했네
무친 보스몹련이 패턴에 끝이 없어요ㅅㅂ
5분 존버 끝에 찾아오는 우주의 광활함.
언제나의 ES 엔딩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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