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84)
〈 384화 〉 384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게임
* * *
1.
민우성에게 십대길드의 비밀회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해응응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사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간부들을 전원 소집해주세요.]해남파에 비상회의가 열렸다.
“우선 가장 중요한 사실부터 짚고 넘어가지. 정말로 정령의 힘을 현실에서 쓸 수 있나? 자네나 나와 같은 무림인이 아니더라도?”
백소천의 물음에 해응응은 긍정했다.
[표준계약이 아닌 개별계약을 체결한다면 충분히 가능해요.] [대부분의 정령은 한 사람에게 예속되며 어떤 차원으로 끌려갈지도 모를 그런 위험한 계약에 응하지 않겠지만요.]해남파 간부들도 동요를 금치 못했다.
“마크2가 요즘 날뛰는 폼이 장난 아니던데.”
“그런 정령을 현실에서 얻을 수 있다고?”
“이건 십대길드가 덤벼들 법도 하네.”
흑의종군 간부들은 그들의 주적 중 하나인 십대길드의 등장에 눈에 불을 켰다.
“뭐가 됐든 놈들이 잘되는 꼴은 용납 못해.”
“저희도 들어가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놈들을 방해할 수 있죠?”
민우성은 자신이 들은 기억을 토대로 적들의 행동방침을 정리했다.
“저들의 최종목표는 강력한 정령의 힘을 현실에서도 사용하는 것.”
“이를 위해 일반정령을 진화시켜 힘을 키우고, 미노타우루스가 진화하는 48일 뒤까지 기다렸다가 우마왕과 싸울 작정입니다.”
“이기면 계약을 요구하고, 월드보스 급 정령의 힘을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방해할 수 있는 부분은 정해져있다.
“정령계약을 원천봉쇄하거나, 진화에 필요한 재료수급을 막거나, 미노타우루스를 48일 전에 격퇴하거나, 우마왕을 먼저 복종시키면 됩니다.”
흑의종군 고위간부 위스퍼가 특유의 불길한 목소리를 내며 지적했다.
“그냥 저 인간이 마크2 대신 혼자 날뛰면 되는 것이 아닌가.”
간부들이 멍청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참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다.
“길드장님이 나서면 다 해결되지 않나?”
“우리는 왜 부른 겁니까?”
“애 자랑하려고 부른 거 아닐까?”
“그냥 마크2 재롱잔치나 하고 얼른 해산하시죠, 길드장님.”
“박수 같은 걸 쳐주면 되나?”
갑자기 사라진 긴장감!
해응응은 설명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녀라고 힘으로 다 때려잡으면 되는 걸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그녀는 나름 자제하고 있다.
계약 때문에 날뛰던 건 마크2의 생사가 달린 문제였기 때문이고, 지금 마크2를 날뛰게 두는 것은 힘을 시험할 기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 앞에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싶은 소리겠지만 해응응은 그다지 몰살을 하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다.
[그럼 제 수련시간이 부족해지잖아요.]수련하기도 바쁘잖아.
“수련은 중대사항이지.”
“역시 길드장님.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셔.”
“꼬운 놈들을 패려면 미리 힘을 키워야지.”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해남파 수련중독 3인방 양귀호와 가시인간, 김제철과 최근 수련에 맛을 들린 우지우가 나란히 고개를 끄덕였다.
“?”
“저놈은 왜 저래?”
“몰라. 점심을 못 먹어서 미쳤나봐.”
우지우에 이르러서는 저 인간이 언제부터 저렇게 수련에 진심이었지? 하고 모두가 의아해하였지만 사안의 중대성으로 인해 금방 관심을 접었다.
약 세 사람, 우지우를 매도하고 싶어서 안달인 현실판 메스가키 간부들도 있었지만 해응응의 눈치를 보며 모두 입술을 악물고 입을 닫았다.
“십대길드의 재산은 우리 VIP수련제자들의 개인자산으로도 감당할 수 없어요.”
“그쪽 친구들은 능력치 상승 아이템도 독식하다시피 해서 어설픈 무림인보다는 훨씬 강할걸? 태백길드의 강태백 같은 인간들 말이야.”
특별수련동의 VIP간부 장화련과 고동준이 적잖은 부담감을 드러냈다.
민우성도 스마트워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소경석씨로부터의 메시지입니다. 해남기업의 계열사를 전부 매각해도 십대길드 총자산의 7%에밖에 닿지 못한다고 합니다.”
간부들은 당황했다.
“7%라고?”
“존나 많은 거 아니야?”
“우리 문파가 언제 그렇게 돈이 많아졌지?”
“사업을 얼마나 잘하는 거야?”
“수완이 장난 아니긴 한가보네. 얼굴도 보기 힘들 정도잖아.”
사무동 총책임자로 일하면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 십대길드에 비견될 정도의 사업을 구축해내고 있는 소경석.
이쯤 되면 해남파 간부가 아니라 전문 경영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성장세가 대단했다.
“그만. 본제로 돌아오지.”
백소천이 주제를 환기시켰다.
“대부분의 해남파 문도나 간부들은 십대길드와 마찬가지로 검투사키우기를 플레이하지 않았다. 백지상태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정령키우기를 막을 방법도, 정령진화를 막을 방법도, 맞불작전으로 정령을 키울 자금력도 부족하다. 대신 우리에게는 무공이 있지.”
“그러니 우리는 최단기간 내에 무공의 힘으로 게임 속에서의 스펙을 끌어올리고, 미궁도시 공략에 도전해 미노타우루스를 쓰러뜨린다.”
이소혜가 헛웃음을 지으며 한 마디 했다.
“병주고 약주고네요?”
“남들 보기에야 황당하겠지만 장문인이 수련시간을 잃기를 원치 않으니 어쩌겠나. 우리가 나서는 수밖에.”
“딱히 따지려던 건 아니에요. 그럼 스펙업이라는 건 어떻게 할 건데요?”
대쉬맨이 손을 들었다.
“그건 제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브님의 시종이 뭘 안다고 나서는 건가?”
“아니, 저 시종이기 이전에 스트리머거든요?”
백소천이 근엄한 얼굴로 대답했다.
“까먹었네.”
“…….”
“그만큼 자네가 이브님의 시종으로서 어울린다는 말이네. 너무 마음 상하지 말게.”
대쉬맨을 싫어하는 흑의종군 간부 제시카가 속으로 꼴좋다고 생각했다.
민우성은 마인드리딩으로 또 하나 알고 싶지 않은 인간관계를 알아버렸다며 내심 혀를 쳤다.
“검투사키우기에서 강해지는 정석은 간단합니다. 투기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거죠.”
“투기장? 그런 게 있었나?”
“몰라. 처음 듣는데.”
“다들 까먹고 계시겠지만, 이 게임은 마왕키우기 게임이 아닙니다. 제자를 만들어서 투기장에 보내 승점을 따고 보상을 얻는 게임이죠.”
“아.”
“그런 게임이었어?”
“아머드 메카대격돌 게임인줄 알았는데.”
“동물애호게임인줄.”
“나는 구름타기 시뮬레이션.”
묵언검객의 플레이 영상으로만 게임을 접한 사람들이야 저렇게 오해할 만도 했다.
투기장 승점을 늘려서 보상을 구매하고 더 좋은 제자를 구하는 메커니즘 자체를 거부하는 부동의 랭킹 1위가 아니던가.
투기장을 돌지 않아도 강한 인간이 굳이 자신보다 약한 이들만 넘쳐나는 투기장 컨텐츠에 관심을 지닐 리가 없다.
그런 방송을 보는 이들이 투기장의 존재나 제자기능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도 당연지사.
전부 해응응이 너무 강해서 생긴 인식공백이다.
“그런 관계로 여러분은 앞으로 3주간 무공을 이용해 강한 NPC들을 제자로 삼든, 본인이 강한 NPC의 제자가 되든 해서 투기장 기능을 이용해 게임 속에서 성장해주시면 됩니다.”
대쉬맨의 가이드라인은 제법 현실적이었고, 간부들도 목표가 뚜렷해지니 의욕이 생겼다.
“랭킹으로 내기라도 할까?”
“누가 더 높은 순위인지? 좋아, 해보자.”
“소원권 1개씩 걸고 하는 거다. 미리 말해두지만 내가 이기면 소개팅 시켜주기를 걸 거다.”
가시인간의 발언에 양귀호와 김제철이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너, 아직도 여자를 사귈 생각이었냐?”
“슬슬 포기할 때도 됐을 텐데. 그 얼굴로는 사귀어도 퐁퐁은 면치 못할 거다.”
“시, 시끄러워! 남이야 여자를 사귀든 퐁퐁을 당하든 무슨 상관이야!”
“하긴. 지더라도 애초에 소개팅을 시켜줄 여자도 없지만.”
“시켜줄 여자는 있지만 아무도 널 좋아할 것 같지는 않군.”
“…….”
옆에서 듣던 번개맨이 위로의 의미로 어깨를 토닥거릴 정도로 딱해보이는 가시인간.
그야 어찌됐건, 간부들은 랭킹순위경쟁을 목표로 게임에 접속했다.
2.
검투사키우기 플레이어들은 간절히 바랬다.
“제발 저 치트새끼들좀 계정차단 먹여주세요!”
“아니 십, 경매장에 재료템 다 어디갔어!”
불현 듯 나타난 무림인 플레이어들과 수상할 정도로 자본이 많은 핵과금 플레이어들.
투기장에서는 힘으로 밀려 순위경쟁에서 밀리고, 투기장 승점 대신 골드를 주고 사려던 재료는 사재기라도 도는지 죄다 씨가 말랐다.
“무림인 녀석들, 해남파 간부라는데?”
“재료템 쓸어가는 녀석들, 십대길드 쪽이래.”
현실에서 잠잠한가 싶더니 갑자기 검투사키우기로 몰려드는 한국의 각성자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이 피해를 보는 것은 선량한 일반유저들이었다.
“명중률 보정 +50이 달린 무기가 어떻게 한 대도 맞지를 않냐고!”
“미친새끼들아 재료템을 누가 10배나 웃돈을 주고 즉시구매를 지르냐고!”
투기장에서도 밀려, 자본경쟁에서도 밀려.
졸지에 재료수급을 위해 필드로 직접 나가서 재료수집 노가다를 뛰어야 하는 플레이어들.
밥은 왜 안 주냐
빨리 일용할 양식을 바치지 못하냐
이슬이 맺힌 석류알7알은 어디에 있냐
표정이 왜 그러냐
혹시 꼽냐
농담 삼아 고양이 취급을 하는 정령들도 어떤 놈이 장난삼아 가르친 고양이 말투가 정령계에서 싹 퍼지며 냥아치 패치가 되어버렸다.
그냥 냥아치도 꼴받는데 심지어 이놈들은 유지비도 훨씬 더 비싼 정령냥아치다.
[존나 억울해. 난 그냥 제자 키우면서 오순도순 살고 싶었는데][14]내 귀여운 애기정령도 정령계에서 냐냐체 배워와서는 가슴에 대못 박고 있음ㅠㅠㅠ
네가 선택한 정령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정령말투 소동은 차라리 양반임. 주요NPC들이 자꾸 어디로 사라지고 있음
배틀지뢰찾기가 무림인에 시달릴 때 막았어야 했어. 직접 당하니 이렇게 꼬울 수가 없음ㅅㅂ
무친 무림인놈들이 우리 기사양성소에서 훈련교관을 제자로 삼고 데려감. 지금 우리 교관 없어서 자율훈련중임ㅅㅂ
얘들 검투사키우기에 왤케 진심임?
몰?루
아니 시발 시작의 마을 연계퀘스트 끝나면 보상줘야 될 촌장 어디갔냐고
그분 골드등급 투기장에서 뛰고 계시는데요?
?
???
뭐야 돌려줘요 우리 촌장님
ㅋㅋㅋㅋㅋ
가져간 건 그렇다 치고 촌장님 투기장에서도 존나 강한 거 보소
촌장 강하니까 더 꼴받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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