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92)
〈 392화 〉 392 마왕검객 VS 한국십강
* * *
2.
솔직히 감탄했다.
한국십강이라 불리더라도 한 순간의 방심에 한 명을 잃는 모습에 내심 기대를 접었다.
기대해봤자 손해라고.
차라리 얼른 부숴버리자고.
그렇게 생각하며 몰아붙이던 도중, 적들의 기세가 변화했다.
압박감의 질이 달라졌다.
단순히 강한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공세만을 펼치던 적들에게 절박함이 생겼다.
날 끝에 목이 겨누어지는 긴장감이 떠오르고, 그에 걸맞은 훌륭한 특공으로 자신의 수를 한 명당 하나씩 봉쇄했다.
‘강태백. 소원중.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는 이름이었네요.’
죽어서도 두 번째 공격을 받아낸 강태백.
목숨을 건 돌격의 끝에 자하일기공을 뚫어낸 소원중.
그 너머로 연이어 들이닥치는 공격까지.
팡!!
허공을 3장(10m) 넘게 밀려나던 해응응이 두 다리로 허공을 박차며 충격을 흘려냈다.
공중에서 불러낸 구름 위에 착지한 해응응.
그녀의 아래로 한국십강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최후의 도전자, 조일성이 걸어왔다.
탓. 파앗.
발끝으로 들어 올린 창을 비스듬히 나부끼는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정말 예사롭지 않았다.
[동료의 힘을 빌려 쓰는 건가요?]“빌렸다… 그 표현에는 어폐가 있군. 내 능력은 순수한 노력의 산물. 한계가 없는 노력으로 인간의 가능성을 뛰어넘는 것뿐.”
그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했다.
[익혔군요. 다른 각성자의 기술을.]“그렇다.”
처음이었다.
주어진 이능을 그저 무기로만 휘두르지 않고, 그 원리를 파헤치며 노력으로 습득한 각성자는.
[무림인인가요?]“아쉽게도 내게는 허락된 기회가 아니더군.”
노력으로 원리를 파악하고 기술을 익힌다.
무림인의 심공이 알려지지 않은 현대에서 그것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가히 인간승리다.
가능성과의 싸움이다.
한국십강은 모두 강했고 강태백과 소원중은 한층 더 강했지만, 이 남자만큼은 그 둘보다도 확실하게 높은 경지에 도달했다.
‘반쯤 올라섰군요.’
초절정의 경지.
그 너머에 도사리는 화경의 문턱.
조일성은 초인을 넘어서 초월자로 향하는 경지에, 화경의 문턱에 발을 올렸다.
그러나 그 경지를 넘지는 못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 깨달음을 갈무리한 결정적인 심득이, 세계에 새길 자신만의 법칙과 뜻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험해드리죠. 당신의 실력.]“후회하게 해주지. 날 시험한 것을.”
열 명의 강자 중 아홉을 리타이어 시켰지만, 끝내 일격을 허용하여 자하신공의 효능을 잃어버리고 찾아온 대치.
서로의 강함을 인정하는 짧은 대담의 끝에 양자의 전의가 다시 고취되었으니.
십대길드와의 대결.
그 마지막이 될 3차전이 시작됐다.
3.
각성능력 언리미티드Unlimited.
한계가 없는 거창한 능력명과 달리, 그 시작은 지극히 초라했다.
“현재등급 F급. 잠재최고등급 E급. 가엾게도 마석광부 노릇은 면치 못하겠군.”
처음 그의 각성자로서의 재능을 심사하였던 협회의 사람은 그를 동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마석광부라면 노가다 인부보다는 벌이가 크지 않은가? 그것만으로도 자넨 운이 좋아.”
적어도 굶어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않는가.
최고의 각성자가 되겠다는 아이의 포부.
철없는 꿈이 닫히는 순간이었다.
“일성이는 아직도 수련이냐?”
“병신 같은 놈. 저렇게 애써봤자 결국 E급인데 뭐 하러 저리 애쓰냐?”
“어차피 우리랑 똑같은 밑바닥 신세인 주제에.”
“건방 떨지 말라고.”
“재수 없는 새끼.”
꿈은 닫혔다.
그런데도 수련장을 떠날 수가 없었다.
마석을 캐고, 돈을 벌고.
그 돈을 모조리 수련에 쏟아 붓는다.
능력치 하나 오르지 않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를 목적 없는 수련.
그것은 발버둥이었다.
현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발악이었다.
매일매일.
해가 뜨고 저물도록.
돈에 여유가 있는 한, 수련을 멈추지 않았다.
아마도 그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마석채취던전에서 몬스터가 폭주했을 때,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수백이 넘는 몬스터를 홀로 잡으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훌륭하다!”
“E급인 제가 말입니까?”
“등급 따위는 관계없다. 어차피 운빨로 얻은 요행에 지나지 않던가? 진정한 강함이란 자신의 힘, 자신의 노력으로 쌓아올리는 것이다.”
2세대 각성자들 사이에서도 명망이 높던 당대최강의 각성자는 그에게 말했다.
“네 노력은 잘못되지 않았다.”
“헛되지도 않았다.”
“노력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분명 강해질 수 있다. 아무리 느리고 더딜지라도, 그 길의 끝에는 언젠가 반드시 빛이 찾아온다.”
“한계레벨? 한계등급? 그딴 헛소리에 휘둘리지 마라. 너는 아직 각성능력의 정체도 판별되지 않은 미지의 재능의 소유자가 아닌가?”
그것이 결정타였다.
조일성이라는 인간의 방향성을 정하는 순간이 되었다.
타인이 정한 한계 따위, 넘어주겠어.
노력으로 극복해주겠어.
그 의지의 결실로 한계등급을 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의 각성능력 언리미티드Unlimed.
무제한의 힘을.
‘나의 한계는 나 자신이 이 이상은 무리라고 규정할 때 비로소 탄생하는 것.’
무수한 각성자가 죽은 U급 레이드몬스터와의 사투, 암부와의 전쟁, 십대길드의 성립 이후로 11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그때의 열정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저 녹슬기만 한 11년이 아니다.
“한국십강은 마지막 한 명이 쓰러지기까지 끝나지 않는다. 그들의 기술, 그들의 능력은, 이 조일성이 간직하고 있으니까!!”
십인십색.
각기 다른 색을 지닌 마력광이 동시에 터져나오며 조일성의 전신을 겹겹이 휘감는다.
한 번에 하나의 마력으로 받아낼 수 없다면.
한 번에 열 개, 그 전부를 동원한다.
“!!”
그 위력은 해응응이 앞서 펼쳤던 자하일기공에 맞먹는 강건함을 지녔다.
해응응은 깨달았다.
이 남자는 자하신공의 불가해한 방어력으로부터 무언가를 본능적으로 직감했다고.
미지의 몬스터.
미지의 패턴.
수많은 미지와 맞서 싸우며 단련된 기감이.
야수에 가까운 본능적인 직감이.
이 능력의 사용을 마지막까지 미루게 했음을.
그리고 지금.
최후의 결전에 이르러서야 십인십색의 광채가 그 빛을 발휘했다.
‘이거에요. 이런 걸 바랬어요.’
궁지에 몰렸다.
위기에 처했다.
상대의 노림수대로 몰렸다.
명백히 심상치 않은 상황에 처했는데.
그런데도 해응응의 입가에는 비로소, 싸움 내내 단 한 번도 짓지 않았던 천진한 미소가 어렸다.
‘한국 각성자계의 정점. 십대길드의 수장, 한국십강. 그 명성에 걸맞은 실력이라면,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죠!’
무의 극한을 넘보며 터득한 만류귀종의 깨달음에서 비롯된 연환십이종의 무공전개가 십강의 각성기술과 교차하며 가로막힌다.
반어심공과 칠해무원심공을 동시에 전개하며 펼치는 개폐경락술의 묘리가, 균윤치정????의 절대균형에서 비롯된 증폭이 힘으로 상쇄된다.
구름을 타고 지면과 공중을 넘나드는 새로운 진화의 갈래에서 비롯된 창의성마저 십종기술을 뒷받침하는 무수한 테크닉을 더해 따라잡는다.
한국십강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마주했던 수많은 각성자들을, 한계를 직면한 매 순간마다 교과서로 삼고 흡수했던 모든 기술들을 체화시켰다.
가히 한국 각성능력을 총망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엄청난 테크닉!
‘무술, 심공, 신법. 그 전부를 받아낼 수 있는 상대는 무림에서도 흔치 않았죠.’
지금의 자신이 화경의 경지도 회복하지 못한 수준이라고는 하나, 이는 최대효율로 성장을 고집하기에 비롯된 정체구간.
이류의 최소기준은 삼류50레벨.
일류의 최소기준은 이류100레벨.
절정의 최소기준은 일류150레벨.
초절정의 최소기준은 절정200레벨.
화경의 최소기준은 초절정250레벨.
도합 누적레벨 750레벨.
사파식 최소승급만을 밟는다면 화경에 입문할 수 있는 레벨을 해응응은 이미 뛰어넘었다.
삼류에서 100레벨.
이류에서 200레벨.
일류에서 300레벨.
누적 600레벨을 모조리 채우고 절정에서 쌓아온 352레벨치의 무력.
누적레벨을 합산하면 무려 952레벨.
절정지경에서도 능히 화경의 경지에 맞설 수 있는 힘을 지녔다.
‘무림에서도 화경의 경지에 오를 때의 레벨은 고작 1020레벨에 불과했었죠.’
멀지 않다.
전성기의 경지레벨이, 화경시절의 무위를 되찾기까지 남은 레벨이 그리 멀지 않았다.
그런 그녀를 상대로, 자하신공을 잃었다고는 해도 평수를 이루는 이 강함은 보통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소모값이 크겠죠.’
처음부터 자신에게서 비롯된 힘이 아닌 억지로 모방하고 원리를 뜯어내어 체화한 힘이다.
지속시간, 마력효율의 측면에서 발생하는 한계만큼은 극복할 수 없다.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소원중의 일격이 자하신공을 벗겨내기를 인내했고, 모든 동료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진면목을 드러냈다.
‘정말 괴물 같은 여자야.’
‘당신도 만만치 않아요.’
적당한 선에서 성장을 앞당긴 무림인들도 죽어나갈 정도로 가혹한 힘이다.
깨달음만 따른다면 당장 화경급이라도 해도 될 정도의 저력이다.
인정했다.
그는 무림인은 아니지만.
무림인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남자라고.
강하다.
현대에 등장한 이래 보아온 그 어떤 각성자보다도 강하다.
그렇지만, 그의 처절한 노력의 부산물은.
한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집착은.
또 다른 약점을 만들고 말았다.
‘당신은 이해하지 못했어요. 진정한 고수들이 무수한 무공을 습득하여, 그 전부를 총망라하여 하나로 엮어내는 이유를.’
무림인들이 본능적으로 경지레벨을 높이려 하는 연유를.
그저 눈앞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모아오고, 연결시킨 무공은 그 다음을, 초인 그 이상을, 초월의 시작인 의 경지를 넘볼 수 없다.
‘영광으로 생각해도 좋아요. 이 힘은 대요괴를 상대할 날을 위해 아껴왔던 것이었죠.’
반요곡의 대요괴.
한 세계의 최강자를 위해 안배해온 힘을 꺼낸다.
마교의 투술.
북해빙궁의 빙공.
혈교의 대법.
당화연의 산공과 파해의 묘리.
황궁의 십팔반무예.
남궁벽과 팽철산의 무공.
하오문의 잡기.
그녀의 힘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간 끝에 존재하는 최초의 초석, 해남파의 실전무류.
경파호야????
만천여람???
파도처럼 거대한 검기의 벽으로 하늘을 닫고.
하늘에 번지는 물감처럼 내공을 퍼뜨리는.
해남파 무류의 결전오의.
두 결전오의에 모든 무류를 합일한다.
하늘을 덮는 큰 파도로 세상에 끝을 고한다.
“이것은…… 무리구나.”
조일성은 허탈함을 느꼈다.
범접할 수 없다.
능가할 수 없다.
불과 20년 남짓한 한국 각성자들의 역사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수백 년을 대대로 전해져온 무림의 장대한 역사가 총망라된 일격.
보는 순간 깨달았다.
이것은 그와는 또 다른 노력의 결실임을.
그것도 그가 쌓아온 노력 그 이상.
거기에 비할 수 없는 오성을 더한.
노력과 재능, 역사의 집합체.
천지를 덮으며 밀어닥치는 무의 궁극 그 자체,
감히 그 역사에 이름을 붙이자면, 천마??.
[님이 사살되었습니다.]일격에 흔적도 없이 소멸해버린 조일성.
미궁도시의 반절을 홀로 밀어버린 일격.
2세대 최강의 각성자를 실력으로 꺾어낸 3세대 최강의 각성자.
그녀는 증명했다.
한국최강의 각성자란, 이제 그녀를 일컫는 것이라고.
‘이거 큰일이네요.’
한국 각성자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낸 당사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공을 모두 소모했습니다.] [상태이상 를 얻었습니다.] [상태이상 를 얻었습니다.] [상태이상 를 얻었습니다.] [5분 간 행동할 수 없습니다.] [50분 간 로그아웃이 불가능합니다.]‘너무 신이 나서 뒤를 생각 안했어요.’
내상을 입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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