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93)
〈 393화 〉 393 업보청산
* * *
1.
움직일 수 없는 묵언검객.
한국십강을 잃었지만 누구라도 용기를 내어 앞장선다면 그녀를 쓰러뜨릴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그 사실을 눈치 챈 이는 누구도 없었다.
또 묵념검객이야?
한국십강이 뭐 이쁘다고 묵념을 해줌?
너무 실망스러워서 묵념한 듯
묵언검객은 너희에게 실망했다
실망 안시키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일단 2세대 최강인 조일성보다 강해야됨
네 포기
절대 못하죠?
그냥 영원히 실망해!
묵념검객.
보스전이 끝나면 언제나 5분 묵념 후 방종을 기본으로 삼는 반요곡에서의 행보가 사람들에게 그녀의 부동을 착각하게 만들었다.
한국십강이, 조일성이 조금이라도 그녀의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싶은 십대길드 관련자들의 나약함도 한몫 했다.
“지기는 했지만 인정은 한 거 아닌가?”
“우리 길드장님이 처형자나 나락의왕처럼 간지가 났다 이 말이지?”
“이만하면 호상이지.”
“요즘은 보스 잡고도 묵념 잘 안 해준다던데 이 정도면 반요곡 보스 상위 10% 아니냐?”
“인정.”
“그래서 우리 이제 어쩐다냐? 로그아웃 할까?”
어수선한 분위기.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각성자들.
“크, 큰일이야! 빨리 로그아웃 해!!”
“뭔데?”
“비상연락이야. 밖에서 길드가 습격 받고 있어!!”
묵언검객의 묵념에 감동받기도 잠시.
한국십강 토벌이 더 큰 사건으로 이어졌다.
“어어, 나 방금 캡슐이 흔들렸……”
[님이 외부기기파손에 의해 강제로그아웃 되었습니다.] [님이 외부기기파손에 의해 강제로그아웃 되었습니다.] [님이 외부기기파손에 의해 강제로그아웃 되었습니다.]십대길드 길드원들 사이로 퍼져나가는 강제로그아웃 이펙트.
무리 사이에서 시작된 하얀 빛의 가루가 점점 늘어나며 급기야 하늘을 뒤덮었다.
“동효길드가 습격을 당했다고?”
“동효길드만이 아니야! 양평, 조준, 원중길드까지 당하고 있어!”
길드원들은 겁에 질렸다.
한국사회를 지배하다시피 하던 십대길드가 본진에서 습격을 당하다니.
한가하게 게임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로그아웃 이펙트.
하늘 높이 떠오르던 로그아웃 이펙트가 어디선가 날아든 포탄에 충격데미지를 입으며 대부분이 로그아웃에 실패했다.
“어떤 새끼야!”
“죽고 싶어?!”
“미친 거 아니야 진짜?”
대포를 날린 주인.
2세대 원시 아머드를 끌고 온 플레이어가 아머드 속에서 말했다.
“뭐래, 병신들이. 니들 유세 떠는 모습 존나 같잖았는데 잘됐네.”
“!!”
“다들 어차피 시참하려고 왔었잖아. 지금이 아니면 우리가 언제 십대길드 녀석들 괴롭혀?”
아머드 오너의 말에 구경을 하려고 모였던, 혹은 시참에 비비려고 모였던 플레이어 전원의 사이에 기이한 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평상시에 쌓여왔던 십대길드의 업보스택은 커도 너무 컸다.
“공격하자!”
“한 놈도 로그아웃하게 두지 마!”
“충격탄을 날려! 최저데미지로 묶어두자!”
한시 빨리 길드본부를 지원하기도 급한 처지에 발이 묶인 길드원들.
십대길드의 대규모 작전은 도리어 그들의 목을 조이는 거대한 덫이 되고 말았다.
2.
원중길드 사옥.
길드본부는 수많은 길드원의 피와 주검으로 붉게 물든지 오래였다.
찰박. 찰박.
계단을 따라 흐르는 피를 짓밟으며 걸어 올라오는 각성자협회 특무부대.
완전무장을 한 채로 눈에 띄는 시체마다 확실하게 확인사살을 하던 도중, 시체더미가 뒤집히며 생존자가 튀어나왔다.
“죽어어어!”
“에어 밤.”
눈앞에서 터져 시력을 빼앗고, 고통에 크게 벌어진 목구멍 안에서 터져 소리를 빼앗고, 마지막으로 얼굴 전체를 날린다.
퍼버벙!
눈 깜빡할 사이에 확인사살을 마친 특무대원이 귀에 손을 대고 보고를 올렸다.
“여기는 원중길드 사옥. 2층 로비 확인사살 완료했습니다.”
부하의 보고를 받는 이는 길드장실에서 소원중을 제압한 협회삼대장 성무길.
“들었나? 원중길드는 끝이다.”
“오늘 저지른 짓을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다. 십대길드는 적을 용서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감사하마. 너희가 끝까지 개새끼들로 남아주어서.”
자랑이던 재앙의 발톱도 팔이 잘린 뒤에는 무용지물. 양팔을 잃고도 표독스레 노려보는 목을 성무길의 칼날이 파고들었다.
“몇 년 사이에 개과천선이라도 했다면 화가 많이 났을 것 같았거든.”
피 끓는 소리를 내며 쓰러지는 소원중.
그가 지닌 레벨과 경험치, 마력이 자신에게 더해지는 감각이 느껴졌다.
죽였다.
각성자의 죽음을 확인할 방법으로 이 감각보다 확실한 증거는 없다.
“묵언검객에게는 몇 번을 고마워해도 부족하겠어. 너희 쓰레기들을 베어죽일 기회를 선사하다니 말이야.”
“성대장님. 아직 저희가 손을 본 길드는 셋뿐입니다. 다음 목표로 이동하시죠.”
“지금쯤이면 사태를 파악하고 수비를 굳힐 때가 아닌가?”
“묵언검객의 시청자들이 검투사키우기에서 십대길드 소속 길드원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로그아웃을 저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하하! 최고야. 어쩜 이리 마음에 드는 짓만 골라서 해줄까!”
“다음은 아산과 태백 중 어디를 치겠습니까?”
“그쪽은 괜찮다.”
“예?”
“‘본대’가 직접 행동하고 있으니.”
특무부대 부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안심이겠군요. 본대에는 그 남자, 광아검 이정운이 있으니.”
“협회에서 빼돌린 포섭명단에서도 정예만을 추려서 흡수한 흑의종군 처형부대. 대원들의 실력도, 대장인 이정운의 실력도 우리 이상이지.”
십대길드가 쌓아온 업보는 막대하다.
협회의 일원이었던 이들이 음지의 빌런조직으로 떠나고, 협회에 남은 삼대장 중 하나가 스파이가 되어 정보를 빼내어줄 정도.
한국십강 전원이 사망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길드원들마저 게임에 갇힌 호기.
“다음 목표는 이화길드. 우리 특무부대는 이화동으로 간다!”
십대길드 부수기.
흑의종군의 습격이 시작됐다.
3.
게임 밖에서 난장판이 벌어지는 사이, 전장에서는 십대길드 길드원들과 묵언검객 팬클럽군단의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
“어디 묶을 수 있으면 묶어봐라! 네놈들을 전부 죽이고 유유히 빠져나가주마!”
“저 녀석, 소환계 능력자다! 부위절단으로 전투력을 없앨 수 있는 적이 아니니 바로 죽여!”
본격화되는 격돌.
그것은 모두가 예상치 못한 알림으로 이어졌다.
묵언검객과 한국십강의 격돌로 발생한 막대한 마나를 흡수하고, 연이은 대규모 전쟁으로 흐르는 피와 죽음에서 힘을 얻는 미노타우루스.
무서운 속도로 진화가 촉진되며 미노타우루스의 진화시간이 시시각각 앞당겨지고 있다.
‘곤란하네요. 손 하나 까딱 못하는 사이에 이런 난장판이 벌어지다니.’
아직 행동불가의 5분이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남은 시간이 7일. 그마저도 1분당 하루 꼴로 빠르게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저기다! 묵언검객이 저기에 있다!”
“묵언검객, 너만 아니었으면 우리 길드에 변고가 닥칠 일은 없었어!”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누구의 손에 죽을지 정도는 우리 손으로 정하겠어!”
전장의 광기가 두려움을 이긴 것일까.
이성을 잃고 죽을 작정으로 덤벼드는 미친놈들마저 나타났다.
평상시라면 몰라도 내상을 입은 특수한 상황인 지금은 꼼짝도 못하는 상황!
“건방져♡ 그런 느린 몸으로 묵언검객에게 도전하다니 백 년은 일러♡”
“이 꼴받는 목소리는… 메스가키녀?!”
“네임드 시청자라니, 저 녀석 엄청나게 강하잖아. 우주에서도 킬로그가 300을 넘겼다고!”
“겁먹지 마라! 놈은 지난 시참이벤트에서 아머드를 잃었어. 한 번 죽어서 스펙도 초기화된 신삥계정이다.”
“신삥계정이면 우리랑 차이도 없잖아?”
“힘으로 몰아붙여!”
네임드 시청자 .
묵언검객 토벌전에서 그녀 행세를 하며 적의 이목을 끌고 장렬히 산화한 이후, 그녀의 계정은 백지상태로 한 번 초기화됐다.
스펙은 초기화됐지만 검투사키우기에는 영구업적, 영구효과라는 개념도 존재한다.
“너희랑은 쌓아온 기본치가 달라♡ 푸풉~ 초기화 당했다고 이길 수 있다니, 얼마나 초보 티를 낼 셈이야~?”
계정공유 절대보호 인벤토리.
일정중량 내에 공유되는 아이템으로 재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아이템과 자산을 되찾은 그녀는 최신메타인 정령계약에 도전했다.
거기서 단차계약으로 SR급 빛의정령과의 계약에 성공하며 대박을 쳤다.
“자, 소환♡”
전장 전체를 휩쓰는 광역눈뽕과 함께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며 등장하는 빛의 소녀.
킥킥.하등종족이 잔뜩 있어.
조금 눈부시면 엉엉 우는 벌레들.
몇 명 울려줄까?다 울려도 되나?
자신을 쏙 닮은 정령이 하는 말에 도 풉풉 하고 웃으며 말했다.
“상관없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