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95)
〈 395화 〉 395 닥터 요한 2세
* * *
1.
아머드.
점보 자이언트 코끼리.
어느 쪽이건 개발이유는 다르지 않았다.
‘병기를 원했을 뿐이다. 처음부터 함정을 팠던 후원자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병기를.’
닥터 요한.
본래 그가 꿈꾸던 발명품은 사람을 죽이는 병기가 아니었다.
“정말입니까? 인공장기구현에 도움을 주겠다던 약속은.”
“물론입니다. 저희 오푸스 기관의 힘이라면 실험에 필요한 장기는 어느 부위든 아낌없이 공급해드릴 수 있습니다.”
“하겠습니다, 계약!”
함정이었다.
“이건 사체의 장기라기엔 신선도가 꽤 높군요.”
“운이 좋았습니다. 연고 없는 교통사고 환자가 숨을 거둬서 말입니다.”
필요할 때마다 형편 좋은 이유로 입수된 시체.
단 한 번도 미뤄지는 일이 없던 장기들.
도움은 됐다.
그의 각성능력이 비약적인 진화를 이뤘으니까.
자신이 창조한 대상을 마력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
기존의 능력을 월등히 뛰어넘는 조작계 최상위 각성능력이 탄생했다.
“저희가 그간 닥터의 편의를 많이 봐드린 점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선을 넘지 않았습니까! 각성자의 복제인간을 만들어 원본을 제거하고 조직을 강탈하는 도플갱어 프로토콜이라니요!”
“닥터. 아직 저희 뜻을 이해하지 못하셨나보군요. 저희는 부탁을 하는 게 아닙니다. 명령, 아니 협박을 하고 있죠.”
검은 정장에 선글라스를 쓴 조직의 요원은 그에게 서류철을 건네주었다.
피험체 001번. 사고사를 가장해 처분.
피험체 007번. 수술실패를 가장해 처분.
피험체 023번. 몬스터웨이브를 일으켜 처분.
“미쳤어…. 당신들은 미쳤다고!”
“잘됐군요. 세상은 닥터도 어엿한 매드사이언티스트로 볼 테니 말입니다.”
기관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그를 이용하기를 원했다.
그것은 닥터 요한이 견디기에는 지나치게 가혹한 현실이었다.
그래서 그는 결정했다.
“그것이 당신들이 원하는 능력이라면 어디 한 번 보여드리죠. 얼마나 미친 생각이었는지.”
닥터 요한은 기관이 요구하던대로 도플갱어 프로토콜을 완성했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의 첫 번째 희생양을 자기 자신으로 지정했다.
“이, 이럴 수가. 닥터 요한이…”
“뭘 그리 놀라십니까? 크큭.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도 못했던 겁니까?”
‘나’는 웃는 얼굴로 요원의 목을 분질렀다.
급히 현장으로 출동한 조직의 간부는 하루아침에 벌어진 참사에 아연실색하였다.
“당신이 이 계획을 꾸민 주동자로군요.”
“복제인간 주제에 입을 놀리지 마라!”
“이런, 정말 그런 소리를 해도 괜찮겠습니까? 크큭. 조직의 프로젝트를 이뤄줄 사람은 이제 세상에서 오직 ‘저’밖에 없는데도?”
닥터 요한 2세의 탄생이었다.
2.
조직은 인정했다.
닥터 요한 1세는 사라지고 닥터 요한 2세가 빈자리를 대신하는 것을.
‘두려움 따윈 없다. 원본과 달리 나는 만들어진 생명체. 원본을 죽이고 그의 인생을 빼앗는다는 사명은 이미 끝마쳤으니까.’
닥터 요한 2세가 된 그에게는 원본이 남긴 말들이 머릿속 깊이 남았다.
너 또한 언젠가 나처럼 죽게 될 거다.
닥터 요한 3세, 4세, 무수한 우리들이 죽겠지.
벗어나는 수밖에 없다.
찾아내라. 오푸스 기관에서 벗어날 방법을.
기관을 떠난다면 누군가가 정한 목표가 아닌 너만의 목표를 향해 살아갈 수 있을 거다.
닥터 요한 2세는 원본의 나약함을 비웃었다.
“당신은 무른 사람이었습니다. 모처럼 각성자라는 대단한 존재가 되고도 그 힘을 누리기도 전에 죽기를 선택했죠.”
그마저도 스스로 죽을 용기가 없어서 복제인간의 손을 빌린 겁쟁이다.
그런 겁쟁이의 복제인간이기에 누구보다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닥터 요한 1세의 절망이 얼마나 컸는지.
겁쟁이가 스스로 죽기를 결심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로 궁지에 몰려야만 했는지.
“한심한, 겁쟁이. 그래도 당신의 뜻은 분명히 내게 이어졌습니다.”
도플갱어를 자처한다면 원본이 꿈꾸던 모든 것을 빼앗아야 하지 않겠는가.
원본의 능력을 빼앗은 진정한 매드사이언티스트가 되어 기관에서도 두려움을 사는 괴물이 되었지만, 소망은 언제나 하나였다.
그를 절망시킨 기관을 부수고 그들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하하! 나를 통제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십시오. 내게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없습니다.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협조’뿐입니다.”
아머드를 개발했다.
언젠가 기관을 부술 병기의 예행연습이었다.
묵언검객.
인간의 몸으로 인간을 초월한 초인.
그녀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묵언검객의 분신을 만들겠다.”
“그만 둬! 그 여자는 각성자다. 각성자의 복제인간을 만든 결과는 닥터 요한 2세, 네가 직접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았던가!”
“아아? 설마 지금 너희 따위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착각하는 건가?”
복제인간이 되어 윤리적인 제약이 없어진 덕분에 능력전개에 걸리는 본능적인 잠금Lock도 없다.
원본보다 능숙하게 사용하는 능력.
내 의지로 지배하는 복제인간의 수는 어느덧 스물이 넘었다.
기관의 필요에 의해, 나와의 거래에 의해 만들어낸 복제인간들.
그들 전부를 자신의 의지로 조종한다.
생성Create, 읽기Read, 갱신Update, 삭제Delete.
CRUD의 통제 하에 있는 모든 프로토콜은 나라는 집단Hive의 꼭대기의 명령을 따른다.
“알아차리기엔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크큭. 저를 폐기처분한다함은 이들 전부의 죽음과 폭주를 감수하는 것.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오푸스기관의 이권을 위해 만들어낸 복제인간들의 전멸을.
그럴 리가 없다.
기관은 이제 나를 버릴 수 없다.
내 뜻을 거스를 수 없다.
공존을 택하지 않으면 잃을 것이 너무 많으니까.
덕분에 시간을 얻었다.
자원을 얻었고, 기회를 얻었다.
아머드보다 더한 인간병기.
묵언검객의 카피를 만들 기회를.
끝내 성공했다.
묵언검객 MkⅡ.
통칭 마크2라 불릴 희대의 걸작을 창조했다.
‘보고 있나? 닥터 요한 1세.’
닥터 요한 1세가 자신이라는 걸작을 창조했다면, 자신은 마크2라는 걸작을 창조했다.
다음에 할 일이야 뻔했다.
한 번이라도 좋다.
단 한 번만이라도 약점을 드러낸다면 마크2를 보내 원본을 죽이겠다.
그럴 심산이었는데.
묵언검객은 단 한 번도 죽음을 허락지 않았다.
“마크2를 만든 시점보다 더 강해졌다고?”
신이 내린 완벽한 육체를 지녔지만, 육체 자체의 성능은 별 것도 아니었다.
저것은 노력의 결과다.
심지어 그 노력의 결과마저도 매 방송, 매 1분마다 무섭도록 상승한다.
덕분에 스펙을 따라가기도 벅찼다.
부족한 스펙을 보강하고자 아머드 제작술로 향상된 기술을 총동원해 사이보그 시술까지 더했다.
한 번 마력을 불어넣으면 반년 이상도 거뜬한 양산형 복제인간들과 달리, 유지에 필요한 마력도 급격히 불어나 일주일도 빠듯해졌다.
마크2의 보강은 절반만 성공했다.
신체능력을 향상시키고 전투기술도 주입했지만 원본을 따라잡기엔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쓸모없군. 원본을 이길 수도 없는 분신이라니, 이래서는 도플갱어라 하기도 어려워. 이용할 수 있는 거라고는 묵언검객과 같은 몸뿐인가?”
욕정은 없다.
닥터 요한 1세는 발기부전이었으니까.
소망은 있다.
자신의 능력이 세상의 평화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물러터진 마음가짐이.
자신에게는 무리였다.
원본에게 마음가짐은 있어도, 그 마음을 이루기에 충분한 능력은 없었으니까.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크2를 빼돌리고, 교묘하게 단서를 풀어서 넘겨주었다.
“파파. 마크2는 쓸모없는 아이입니까?”
마크2의 목소리 따위, 귀담아 듣지도 않았다.
그녀가 의지해야 할 대상은 자신이 아닌 원본, 묵언검객이다.
‘자아. 가져가십시오. 제 최고의 걸작을.’
그 대신, 마크2만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부족한 데이터를 되받아갔다.
‘닥터 요한 1세의 선함은 너희에게 맡기겠다.’
그 대신.
복수는 그와 나, 우리들의 것이다.
그러니 방해하지 마라.
[미노타우루스의 진화시간이 모두 경과했습니다.] [월드보스 이 탄생합니다.] [흡수한 마력에 따라 새로운 속성이 개방됩니다.] [, , ] [우마왕의 위험수위가 격상합니다.]닥터 요한 2세의 의지에 따라 전진하는 자이언트 코끼리 군단과 꼭두각시 복제인간들.
오직 한 사람의 의지로 조종하는 군단이 우마왕의 앞에 도열했다.
저것을 내 것으로 만든다.
그리하면 마나의 제약으로부터도 해방이다.
인간형 전략병기들이 그의 뜻을 따라 움직이며 기관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닥터 요한 1세의 복수가 비로소 성공한다.
“잠깐 정지♡ 그 소는 못 건드려♡”
앞으로 한 걸음.
저 건방진 메스가키만 넘어선다면.
“유감이지만 제게 명령은 통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제게는 더더욱 말입니다.”
닥터 요한 2세의 일인군단.
사과녀의 묵언검객 팬클럽 군단.
물러설 수 없는 격돌이 시작되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