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97)
〈 397화 〉 397 신세계의 신
* * *
1.
‘출력은 아머드태종급. 존재감은 그 이상!’
마크2의 등장을 알리는 12등급 정령에너지 경고만큼은 아니어도 나름 10등급 에너지 경고를 몰고 다니며 요주의 대상이 된 그녀이건만.
저 거대한 이죽보행황소로부터 발산되는 에너지는 그조차도 뛰어넘었다.
귀여운 척 해도 소용없어♡
죽어! 이 허접아!
우마왕 여기서 거기 서면 어케됨?
선정성 필터 걸려서 방송 닫힘
아 ㅅㅂ 야스 못해?
하겠냐고ㅋㅋㅋ
저 정도면 거기 크기가 애플녀 몸보다 크겠다
tag:fairy tag:minotaur
판타지메타 실전압축키워드 머임
이해찬의성욕좌 미쳐날뛰
질 수 없다 엄길동의성욕! 태그배틀이다
tag:minigirl tag:giant
그걸 또 진짜 하는 놈ㅋㅋㅋ
일상생활 절대 불가능할 두 사람
부탁이니까 제발 사회로 나오지 말고 영원히 심연에 가라앉으렴
더럽게 깐깐하기는.
애플녀는 애써 안삐진 척 채팅창을 닫았다.
사실 한눈 팔 여유도 없긴 했다.
묵언검객과 겨룰 때 조일성이 보였던 진심모드의 저력은 정령에너지 기준으로 13등급 수준.
그에 맞먹는 굉장한 기운이 눈앞에서 요동친다.
진심이 아닌데도.
그저 가만히 서있기만 할 뿐인데도.
벌써부터 허공에 마력의 커튼이 펄럭이는 것처럼 마력장이 겹겹이 흔들릴 정도라면, 우마왕이 진심으로 날뛸 때의 사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시간이 늘어지는 것만 같아♡’
시간왜곡Time Distortion현상.
던전이나 게임 속에서 현실과 다른 시간의 흐름이 펼쳐질 때, 그 원인을 막대한 마력이 시공간의 흐름을 왜곡시킨 탓이라 알려진 이론.
처음 들었을 때는 터무니없는 이론이라 여겼던 현상마저 보란 듯이 펼쳐졌다.
‘1초도 너무 길어♡’
고수와 고수가 격돌할 때, 찰나의 시간을 수분, 수시간, 수일마냥 길게 느끼는 것처럼 거대한 힘은 시간을 왜곡한다.
중력이 아닌 각성자의 마력, 우마왕의 정령에너지라도 마찬가지.
잡을 수 있는 몬스터가 아니다.
언터쳐블Untouchable.
공략불가.
월드보스가 U급 몬스터에 빗대어지는 이유를 이제는 이해했다.
그 아지사하브를 잡았던 아머드태종과 그런 아머드태종이 파워업을 했는데도 단독으로 잡아낸 묵언검객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도.
‘어라? 어라라? 묵언검객이 우마왕을 잡으라는 말을 했던가~?’
없다.
몬스터는 일단 잡고 본다는 습관 때문에 무심코 잡을 생각을 했지만, 묵언검객이 요구한 것은 우마왕 토벌이 아니다.
[닥터 요한 2세가 월드보스를 노리고 있어요.]닥터 요한 2세를 막아라.
그녀의 요구는 그뿐이다.
물론 토벌을 막으라는 뜻이 아니다.
닥터 요한 2세는 우마왕의 앞에 고개를 숙였다.
“우마왕. 나와 정령계약을 체결해주십시오!”
정령계약.
저 강대한 우마왕의 힘을 누군가가 빌린다.
그 뒤에 일어날 참사가 보란 듯이 그려진다.
고고도에서 테러를 가하는 마크2 같은 존재가 세상에 하나 더 등장하는 것이다.
‘응? 그렇게 치면 마크2도 우마왕도 전부 묵언검객이 만들었는데~?’
혼란에 빠진 애플녀.
그녀가 멈칫하는 사이.
근엄한 얼굴로 닥터 요한 2세를 내려다보던 우마왕이 그의 부름에 화답했다.
“싫다. 이 하등한 벌레야.”
쾅!
[가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거대도끼에 찍혀 쥐포가 되었다.
?
?
성깔보‘소’
아까 알림 뜰 때 흡수한 마력 때문에 추가속성 떴다지 않았나?
뭐 뜸
마왕, 무투, 정령
성격 나쁜 속성만 다 걸렸네ㅋㅋㅋ
그니깐 저게 암흑진화한 거다이맥스 마크2 같은거란 말이죠?
묵언검객의 외모를 닮지 않고 성깔만 닮으면 우마왕이 나오는 거네?
마크2 vs 우마왕
어느 쪽이건 EU연합군이 불탐
쥐엔장 EU연방 탈퇴하면 되잖아!!
연방탈퇴 바이럴
막아야 할 대상이 알아서 죽었다.
손 안대고 문제가 해결됐으니 운이 좋군.
그런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허접 계약자.
머리색이 눈에 띄니까 주목 받았잖아.
이 바보.
“빛나는 정령한테 듣고 싶지 않아♡”
정령이랑 사이좋게 쥐포 2호기가 될 생각에 덜덜 떠는 애플녀.
죽음도 각오한 그녀에게 목숨을 구할 동아줄이 내려왔다.
[알 수 없는 오류 감지.] [부활기능이 확인되었습니다.] [가 부활합니다.] [가 대신 사망했습니다.]자신의 마력으로 만들어낸 창조물을 지배할 수 있는 닥터 요한 2세.
그의 능력이 부활과 유사한 효과를 만들었다.
“소용없습니다. 제게 있어 육체란 정신을 담아둘 그릇에 지나지 않으니. 마음만 먹으면 그릇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럼 또 죽어라. 이 버러지야.”
쾅
[가 사망했습니다.] [가 부활합니다.] [가 대신 사망했습니다.]애플녀는 눈치를 보며 궁전 구석으로 슬금슬금 발을 뺐다.
막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알아서 계약 얘기를 꺼냈다가 죽어나가고 있다.
이미 자신이 끼어들 판이 아니다!
이 시점에서 애플녀는 포기했다.
닥터 요한 2세를 저지하는 것을.
그러나 닥터 요한 2세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마왕과 정령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부디 당신의 진화를 앞당긴 제 성의를 보아 계약을 받아주십시오”
“닥쳐라. 하등생물아.”
쾅. 쾅.
열 개가 넘는 구덩이와 시체를 만들고도 거듭 목숨을 걸고 나서는 닥터 요한 2세.
제물공양의 의식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끔찍한 광경 속에서 거듭 죽음을 당한 당사자의 손등에 핏줄이 돋아나다가 픽 하고 터졌다.
하이브 프로토콜의 신체전환으로도 쌓이고 쌓이는 정신적 데미지는 이어진다.
‘저래선 몸은 부활해도 정신이 먼저 죽을 거야!’
애플녀는 압도당했다.
우마왕의 강함이 아닌 닥터 요한 2세의 강함에.
지극히 당연한 것을 잊고 있었다.
사망후유증.
죽은 뒤에 부활하더라도 고통이 사라질까?
그렇지 않음을 그가 지금 보여주고 있다.
“그만 포기하지 그래~? 사망후유증을 한 번도 아니고 열 번을 넘게 쌓다니 그러다 진짜로 현실에서도 죽는다고~?”
잠자코 있어야 하는데.
우마왕의 눈에 띌 짓을 하면 안 되는데.
그런데도 무심코 참견해버렸다.
흠칫 놀라는 그녀 자신과 달리, 닥터 요한 2세는 크큭 하고 웃었다.
“죽음 따위는 두렵지 않습니다.”
“정말~?”
“제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더욱 두렵죠.”
자조나 비웃음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에 나올 수 있는 웃음이었다.
‘강해♡ 나보다도 훨씬,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아득히 높은 정신력이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맹함.
그것이 하찮은 인간의 건방진 요청을 조금도 들어줄 생각이 없었던 우마왕의 심리를 아주 약간이나마 뒤바꾸었다.
과 , .
우마왕이 얻은 속성 중 속성에 깃든 순수한 투지가 닥터 요한 2세의 불굴의 정신력을 ‘봐줄만하군.’이라고 여긴 탓이었다.
“하등한 생물 따위가 내 힘을 빌려 하겠다는 일이란 어차피 시시한 것이겠지.”
“크큭. 들어서 손해는 보지 않을 겁니다. 보다시피 저는 평범한 인간이 아닌 변종이라서.”
대화가 성립했다.
그 사실이 너무 기뻐서, 닥터 요한 2세가 한쪽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정신적 데미지에 시신경이 터지고 한쪽 시야가 붉게 물들기까지 했지만 웃음이 그치질 않았다.
“제 소망은 다른 차원에서 정령의 힘을 발휘해 새로운 정령들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다른 차원?”
“드래곤. 초월종. 온갖 위험이 만연한 검투사키우기의 세계를 떠나 우마왕님이 확고부동한 1인자가 되는 겁니다.”
닥터 요한 2세의 감언이설이 우마왕의 욕망을 파고들었다.
“신세계의 신이 되어보지 않겠습니까?”
와! 신세계의 신!
저 우마왕을 상대로 더 사악해보일 수 있다니
애는 순수해. 좀 사악해서 그렇지
순수악이냐고ㅋㅋㅋ
우마왕의 거대한 근육에 힘이 깃들었다.
산처럼 거대한 육체가 맥동했다.
그는 지금, 신세계의 신이 되는 자신을 떠올렸다.
확실히 이 세계는 좁다.
초월종이 몇이나 나부끼며 땅을 나누어 가진다.
그에게도 버거운 적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같은 초월종이 없는 세계라면?
자신만이 유일한 초월자가 되어서 지배할 수 있는 세계라면?
“구미가 당기는군.”
우마왕은 웃었다.
미궁도시를 넘어서 하나의 세계 전체를 미궁으로 만들어낼 상상에.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낼 피와 학살, 죽음에 도취되어서.
순수한 파괴욕구.
그에 도시에 있던 모든 인간들이 전율했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영문도 모르고 비틀거리며 주저앉았다.
저것에 가까워지면 안 된다.
지금 당장 여기서 달아나야 한다.
공포. 그리고 공포.
오싹한 공포심에 전쟁이 멎었다.
십대길드 잔당사냥과 포획이 끝났다.
무언가가 벌어진다.
형언할 수 없는 불안이 가슴을 잠식한다.
그런 불안 속에서.
말려야 하는데, 라는 생각과 달리 조금도 움직일 생각을 안 하는 애플녀의 옆으로 유령처럼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무언가가 지나갔다.
이 멍청한 하등생물아!
빛의 소녀.
애플녀와 닮은 메스가키 정령.
그녀가 얼어붙은 애플녀 대신 당돌하게 외쳤다.
그렇게 좋은 건 이 몸에게 먼저 제안했어야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