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99)
〈 399화 〉 399 플러스가 두개
* * *
1.
우마왕은 분노했다.
“하찮은 하등생물 따위가. 감히. 짐과의 계약을 거절한단 말이냐!!”
“하자고 할 때 받아주지 그랬습니까? 그때는 아직 이용가치가 남아있었는데.”
유감이라는 얼굴로 고개를 젓는 닥터 요한 2세.
그의 신체가 거대한 발에 짓밟혔다.
[가 사망했습니다.]죽음은 가볍게 찾아왔다.
그렇기에 기다림도 가벼웠다.
“그 잘난 몸뚱이로 다시 내 앞에 일어나라. 겁에 질릴 때까지 널 죽이고 또 죽여주마! 이 하찮은 하등생물아!”
모두의 시선이 코끼리군단의 등 위에 탄 ‘여분의 신체’들로 향했다.
지금까지라면 저 기수들 중 하나가 갑자가 경련을 일으키다가 축 늘어지고는 신경과 근육이 갑자기 퍽퍽 터지며 그의 복귀를 알렸으니까.
그러나 이번만큼은 어떤 기수도 닥터 요한 2세로 변하지 않았다.
설마 일만 키우고 도망쳤어?
“평범한 도망이 아니야♡ 1승튀는 다르다고~?”
아ㅋㅋㅋ 99번 져도 1번 이기면 된다고
캬 이걸 우마왕 멘탈 깨고 안 돌아오네
죽기만 했지만 누구보다 딜량은 높았던 그 남자 닥터 요한 2세
주종역전세계
무관의 제왕 ㅇㅈ
우마왕이 닥터 요한 2세를 버린 것이 아니다.
닥터 요한 2세가 우마왕을 버렸다.
“이런 개자식이이이이!!”
극대노한 우마왕.
그러나 그는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
닥터 요한 2세의 끈질긴 집념에 발목이 잡히고.
애플녀와 빛의 소녀에게 시간을 소모했다.
그의 감정을 토로하기에 앞서.
그가 본능적인 차원에서 두려워해야 마땅할 존재가 지금 홀로 걸어오고 있으니까.
그녀가 도달했다.
2.
[상태이상 이 발동중입니다.] [상태이상 이 발동중입니다.] [상태이상 가 발동중입니다.]디버프는 여전하다.
[단전이 내공을 거절합니다.] [신체가 마력을 거절합니다.] [이 극심한 고통을 선사합니다.] [자화신공의 상실에 의해 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우각 이 태양의 정기로 치명적인 신체손상을 방지합니다.]최상은커녕 최악을 간신히 면했다.
아니 지금 이 인간 어케 움직이는거임?;;;
너희는 절대 묵언검객 감각링크 들어가지 마라… 1초 만에 안전센서 비상등 불 들어와서 호다닥 달아났다…
응 하지 말라고 하면 무조건 해야죠?
요즘은 청개구리들도 방송을 보네ㅋㅋ
?
청개구리좌 왜 강제로그아웃임?
갈고리 띄운 애는 왜 강제로그아웃임?청개구리좌 찾던 애는 애 강제로그아웃임?
점점 줄어드는 시청자들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시청자 102만 명에서 98만으로 4만 명이나 까였네ㅋㅋㅋㅋ
그니까 4만 명이 하지 말라는 짓 솔선수범해서 하고 ㅈ되신 분들이죠?
보통의 인간이라면 적응할 수 없다.
검을 쥐고 걷기는커녕 정신을 유지하는 것마저도 기적이다.
내공고갈에 의한 기혈의 뒤틀림에 구음절맥에 의한 절맥증이 겹치며 발생하는 고통은 그 정도로 대단했다.
저 저 독한년 표정 하나 안 변하는 거 봐라
동화율 0% 아님?
동화율 0% 특유의 뚝뚝 끊기는 로봇무빙이 아니잖아
그럼 움직임이 저렇게 자연스럽지 못함
무서워서 감각링크 못 들어가봐서 그런데 경험자가 말 좀 해봐
ㄹㅇ얼마나 아프길래 그럼?
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앙아아아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
이해완료
정말 아프시구나
이 정도 호들갑은 늘상 있는 일.
해응응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내상의 후유증에 일말의 내공조차 담지 못하는데도 우마왕은 그런 그녀를 두려워했다.
주춤주춤.
거대한 덩치가 무색하게 뒷걸음질을 친다.
기가 없더라도 느끼는 것이다.
해응응이 쌓아온 존재감을.
“뭐냐 넌. 어떻게 하등생물이 이런 존재감을 뿜어낼 수가 있냔 말이다!”
[말을 할 수 있군요.]“짐은 초월종이다! 당연한 소리를 하지 마라!”
[목소리도 크고 건강해보여서 다행이에요. 누렁이씨.]마룡과 초월자가 주고받는 대화라기에는 지나치게 가벼운 느낌의 대화!
누렁이ㅋㅋㅋ
네이밍센스 미쳤냐고요
갑자기 구수해지고
얘야 누렁이는 항정살이 맛있단다
누렁이 너한텐 초고추장보다 된장이 더 잘 어울려
헐 대박. 감칠맛 뭐야…
한술 더떠서 채팅창에서는 보는 이들의 식욕이 자극받는 채팅까지!
묵언검객의 입에서는 군침까지 흘렀다.
츄릅.
“이, 인간. 지금 짐을 보고 입맛을 다신 것이냐?!”
[그런 적 없어요.]“입에 침이나 닦고 거짓말해라!”
대충 소매로 슥슥 닦고는 침 흘린 적 없다고 다시 새침하게 눈을 뜨며 시치미 떼는 해응응!
그 노골적인 모습에 우마왕은 떠올렸다.
시장데기에 끌려와 곧 도축될 신세였던 이름없는 일개 황소였던 시절을.
미안하다, 똘똘아. 형이 돈이 필요해서 소과금을 해야 돼. 다음 생엔 나보다 자본사정이 풍족한 주인을 만나렴.
여물주고 물도 식수도 챙겨주고 똥오줌도 치워주며 함께 지냈던 친절한 주인이 자신을 도축장에 팔아치우려 할 때의 배신감!
분노에 눈이 뒤집혀 날뛰던 그에게 내리꽂히던 서슬퍼런 시선이 그때는 참 무서웠다.
저거 빨리 잡아. 마왕검객이 우리 나라를 뭐라고 생각하겠어?
체면 상하게 마왕검객 앞에서 이딴 꼴을 보이다니.
살벌한 표정을 짓던 인간남자들도 한 인간여자가 자신을 바라보자 급히 살기를 거두고 칼을 든 부하들을 도로 물러나게 손짓했다.
그때의 여인이 입은 복장이 지금과 같았고, 그때 느꼈던 존재감 또한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이 인간이구나!’
우마왕은 뒤늦게 깨달았다.
그날 자신을 구해준 인간이 바로 눈앞에 있음을.
그 뒤로도 인간들이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고 그가 힘을 키우도록 방치한 이유가 바로 이 존재 덕분이었음을.
그 대단한 존재가 자신에게서 무엇을 바라고 이런 은혜를 베풀었을까.
힘을 바래서?
충성스러운 부하가 필요해서?
그저 자신이 가엾어서?
뭐라도 괜찮다.
은혜는 갚을 생각이었다.
그는 감사함을 느꼈다.
일개 짐승도 구해준 은혜는 안다.
자신이 들어줄 수 없는 보상을 바란다면 그건 두렵겠지만, 설마 그럴까.
[제가 당신을 지켜준 건 기억하고 계시나요?]“물론이다. 짐도 그 점은 고맙게 생각한다. 원한다면 무엇이든 도움이 되어주마.”
[그럼 뒷다리살 조금만 떼어주실래요?]설마 그랬다.
군침을 흘릴 때부터 설마 했더니, 그를 키워서 잡아먹을 작정이었다!
“미, 미친 인간이다!”
오랜만에 식욕이 돋은 해응응.
그녀의 솔직한 요청에 우마왕은 완전히 겁에 질렸다.
그저 식용.
보통 소보다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특별한 사육과정을 거쳤을 뿐인 존재.
우마왕은 자신의 정체성이 묵언검객의 내면 속에서는 고작 그 정도에 불과했음을 깨달았다.
그것이 두려웠다.
나약한 일개 황소를 도살하는 도축업자와 동족의 피비린내와 죽음의 공포가 담긴 호르몬분비물이 연상되어서 간이 다 쪼그라들었다.
보통 황소라면 모를까, 자신은 우마왕이다.
소 중의 소.
초월종에 도달해 소의 한계를 초월한 소였다.
어떻게 그런 자신을 별미 취급할 수 있는가.
괴물이다.
인간의 탈을 쓴 무언가였다.
저것의 어여쁜 가죽 아래에 어떤 흉악한 존재가 숨을 쉬고 있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래서 결정했다.
쿵쿵쿵!
도망치기로.
전속력으로.
이 자리에서.
어어 저녁반찬 도망간다
투쁠한우 뛴다!!
저놈 잡아라!!
물론 정말로 쫓는 시청자들은 없었다.
도주경로에 있다가 밟혀 죽을까봐 겁나는데 무슨 배짱으로 저걸 쫓는가!
3.
본신의 내공이 부족해도 이곳은 대기 중에 정령에너지의 농도가 높다.
그러니 외부에너지를 이용한다면 마크2도 충분히 소환할 수 있었다.
그래도 해응응은 그냥 우마왕을 놓아줬다.
‘불쌍한 누렁이에게 무슨 죄가 있겠나요.’
지금 그녀가 품는 심리는 동물원의 동물이 탈출해도 ‘도망쳐! 우리 밖으로 나가서 살아남아!’하고 응원하게 되는 심리였다.
맹수가 탈출했으면 두려운 마음에 얼른 마취총 맞고 잡혀가길 바라는 것이 사람 마음.
그렇지만 애기토끼가 탈출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살아서 탈출하기를, 이왕이면 운 좋게 우리 집에 와주길! 하고 바라는 것도 사람 마음이다.
‘맛있었죠. 영묘의 간은.’
영묘?.
내단을 지닌 토끼.
한참 영약을 찾던 시기에 얻었던 영단 중에는 영묘의 간도 있었다.
독의 저항력을 상승시켜주고 도약력도 높여주며 골반의 가동성도 높여주는 신묘한 영단!
아영이가 먹는다면 참 좋아할 내단이었다.
누렁이에게는 거기까지 욕심을 부리진 않았다.
영단을 뺏으면 영물은 죽는다.
‘그건 너무 가혹하죠.’
그래서 뒷다리살만 먹는 정도로 봐주려고 했는데, 얼마나 인간에게 맞고 살았으면 그마저도 두려워서 달아나는 모습을 보아라.
굶고 다니는 손녀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심정처럼 마음이 아파졌다.
‘다음엔 우둔살만 조금 떼어달라고 해야겠어요.’
그 정도는 우마왕도 옛다 하고 인심 써서 너그럽게 봐주지 않을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