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08)
〈 408화 〉 408 무림인의 굴레
* * *
1.
시청자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방랑상인이 중간에 사라지는 이유가 이거 때문임?
ㄷㄷㄷㄷ
파괴자가 방랑상인?? 이거 실화???
‘방랑’상인 = ‘방랑’보스
암흑진화 실화야?
만악의 근원 대요괴 또 너야?
아이고 방랑상인은 안 된다 이놈아!
반요곡의 후반부.
플레이어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두 방랑보스.
그 정체가 설마 방랑상인과 그녀의 동생이었다니!
방랑상인 죽으면 앞으로 누가 잉간아라고 불러줘?
하찮은 모래더미는 누가 혼으로 바꿔줘?
묵언검객!! 방랑상인까지 ‘인면지주’ 해버릴 셈은 아니겠지!!
올라오는 트라우마.
상실의 공포.
두려움에 빠진 건 그들만이 아니었다.
‘이브 하나로도 충분히 괴로운 이별이었어요. 깊은 관계는 아니더라도 이 이상 누군가를 잃는 경험은 하고 싶지 않아요.’
문제는 상대에게 있었다.
방랑상인.
복수에 눈이 먼 그녀는 이미 진혈추적자의 두개골과 융합되었으니까.
[히든 방랑보스 등장]보스전이 시작됐다.
2.
[Player mode]싸우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가 된 방랑상인은 거침없이 묵언검객을 향해 발톱을 휘둘렀다.
구오오오오!
“방랑상인! 이런 무익한 싸움은 멈추는 것이닷!”
“물러서십시오, 뚜따. 지금의 그녀에게는 저희의 목소리는 닿지 않을 겁니다!”
짐꾼이 뚜따를 잡아끌고 말라붙은 담벼락 뒤에 숨기 무섭게 날카로운 가시가 그들의 머리 위를 스쳤다.
귀물의 힘은 강했다.
형태는 두개골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전승의 힘은 승천의 기둥에 제물로 바쳐지고 죽어나갔던 무수한 원혼을 수족처럼 부리는 의 전승.
지금 이 자리에는 스토커의 신체로부터 해방된 수많은 망령들이 가득해있다.
승천의 기둥이 파괴되고.
스토커도 죽었는데도.
자유의 몸이 되었음을 깨닫지 못하고 갇혀 지내던 그 시절처럼 여전히 이승에 얽매인 원혼들.
모든 원통한 배신과 죽음을 맞이한 반요와 요괴들이 시시각각 방랑상인에게 힘을 보탰다.
힘도, 형태도, 전승도.
산 자들의 집합체였던 스토커보다 더욱 냉혹한 죽은 자들의 집합체가 되는 것도 불사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우위는 제게 있어요.’
수십의 전승이 시시각각 힘을 더하고 위력을 보강해도 새로이 얻은 오른팔은 꺾이지 않는다.
팔을 베는 검마저도 근육의 힘으로 부러뜨리는 괴력의 우완.
그의 전승이, 패배를 딛고 일어선 낙귀군단의 의지가 이어지고 있으니까.
묵언검객의 검은 꺾이지도 물러서지도 않는다.
3.
[Story mode]압도적인 딜량으로 페이즈를 밀어버린 묵언검객.
강제되는 컷씬 너머로 방랑상인의 도깨비자루가 활짝 펼쳐졌다.
와르르르르!
허공으로 솟구치는 잡동사니들.
무수한 혼의 더미.
사물과 혼에 담긴 이 그녀의 몸에 빨려들었다.
쉼 없이 솟구치는 새하얀 빛.
파괴자 Lv225
파괴자 Lv293
파괴자 Lv427
플레이어라면 모를 수가 없다.
혼의 정체.
그것은 였으니까.
[모두… 물러서.] [더 이상 내게서 아무것도 뺏어갈 수 없어.] [누구도 날 속일 수 없어.] [방해하는 자는 전부 죽일 거야.] [잉간이. 너라도 예외는 아니야!!]푸른귀화에 뒤덮인 파괴자.
그녀가 돌진했다.
4.
[Player mode]시청자들은 경악했다.
와 저게 다 얼마야?
경험치 개미쳤네
레벨업 왤케 빠름?
경험치 효율 올리는 전승도 있는 듯
하긴 저 망령들만 해도 벌써 수천을 넘기고 있는데 경험치 관련 전승이 없겠어
직접 사냥해서 모은다면 몇 턴, 몇 개의 필드를 거쳐야 할지 알 수 없는 대량의 경험치와 레벨.
평범한 플레이어라면 조기공략을 포기하고 턴을 있는대로 끌어 쓰더라도 따라잡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레벨이었다.
레벨업의 페이즈.
피륙을 자르고 달라붙는 망령을 몰살검으로 도려내어도 소용없다.
바로 다음 순간, 레벨업 이펙트와 함께 부상은 회복하고 망령들은 더욱 강력해지니까.
‘쌓아온 업은 당신에게만 있지 않아요.’
육신을 버리고 망령이 된 존재들이 버린 혈액들.
주인을 잃은 혈액들이 묵언검객의 혈라삼천심공을 따라 자기장처럼 넘실거렸다.
떠오른 핏방울을 수평으로 쏟아내는 암기술.
비처럼 빼곡한 밀도의 핏방울이 방울마다 소총탄의 속도를 내며 망령의 신체를 부순다.
재생해도 상관없다.
업의 힘으로 강해져도 무시한다.
그보다 더욱 빠르게.
더욱 가차 없이 파괴하면 그만이니까.
5.
[Story mode]페이즈가 밀리기까지는 순식간이었다.
방랑상인도 묵언검객도 알고 있다.
이런 얕은 수로는 승부를 낼 수 없음을.
진짜는 이 뒤에 있다.
도깨비의 요술자루.
그로부터 흘러나오는 진귀한 가치를 지닌 귀물들.
거기에 더해 한 가지.
쓰레기장의 백목귀가 찾아내어 그 힘의 일부만으로도 엄청난 저력을 발휘했던 귀물 중의 귀물.
요괴왕의 유산.
인계에 남은 요괴왕의 잔재가 파괴자의 신체와 맞물리며 다른 모든 귀물을 집어삼켰다.
어어 점점 익숙해진다
어쩐지 격이 다르더라니 저게 요괴왕의 유물을 먹어서 만들어진 거였네
파괴자 완전체 모드
가슴이 웅장해진다
삼단진화 파괴자 vs 삼단진화 마왕검객
방랑상인 살려줘 방랑상인 살려줘 방랑상인 살려줘
제발그만싸워 제발그만싸워 제발그만싸워
애타는 외침들에 묵언검객의 검이 무거워졌다.
누군들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가.
이런 무익한 싸움 따위, 그녀도 원치 않았다.
[잉간아. 기억하고 있어?] [쓰레기장에 잠들었던 보물.] [그거 말이야. 실은 한참 전부터 이미 찾았어.]한계까지 강화된 레벨로도.
수많은 귀물이 힘을 보조해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요괴왕의 유산의 힘에 망령들이 귀곡성을 내질렀다.
[남에게 팔기에는 너무 비싸고, 내가 쓰기에는 너무 무섭고.] [그런 애물단지를 이렇게 직접 쓰는 날이 오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분명 지독한 악운이 겹쳐서 일어난 결과일 거야.] [지금부터 일어날 일도 다르지 않아.] [그냥 그렇게 생각하자.] [우린 피차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한계까지 차오른 경험치가.
영혼이 짓눌릴 정도로 눌러 담긴 혼의 무게가.
실시간으로.
눈에 보일 정도로.
역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6.
[Player mode]짐꾼이 외쳤다.
“저 귀물은 실시간으로 망령들의 혼을 갈아가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버티기만 하면 됩니다!!”
[귀물 이 가동합니다.] [파괴자 Lv777] [파괴자 Lv765] [파괴자 Lv731]올라왔던 속도만큼 급격히 줄어드는 레벨.
망령들과 함께 깎여나가는 혼의 총량.
그로부터 돌아오는 반대급부의 힘에 붉은 달이 떠오르고 세상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지상을 향해 서서히 침강하는 달의 형상을 띈 운석.
재해가 다가오며 대지가 비명을 토했다.
초목이 짓눌리고 공기가 달아올랐다.
피가 마르는 느낌과 함께 공포심이 강요당했다.
제 아무리 대단한 요괴라도 운석에 맞고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는 극히 드물다.
그렇다면 더욱이 베어버리면 그만이다.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어요.’
‘항상 자신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녀도 사람이다.
때로는 실수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거듭 나아갈 수 있는 이유.
그것은 그녀의 검이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파괴자 Lv555]가루가 되어 흩어진 망령들이 계단처럼 허공에 펼쳐지고, 그를 따라 거대한 운석이 가속한다.
하늘을 가르고 해일을 일으키는 검으로 일검에 꿰뚫어내는 운석.
그 뒤로 유성우처럼 쏟아지는 더 많은 운석들이 묵언검객을 향해 몰아쳤다.
[파괴자 Lv333]갈라지고 파편화된 유성의 잔해만으로도 불이 붙고 구덩이가 파이며 초토화되는 필드.
존재마저 부정당한 망령들이 스스로를 파괴하며 자아내는 재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파괴자 Lv111]쿠구구구구
유성우의 너머, 고개를 드는 태양.
압도적인 질량과 함께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초목이 불타고 몸이 뜨거워지는 열기 속.
‘단지 슬플 뿐이에요.’
‘항상 이런 식으로만 매듭짓는 자신이.’
‘피로 피를 씻는 무림인의 숙명이.’
[파괴자 Lv005]그래서 더욱 간절히 바랬다.
이번만큼은 다른 삶을 살아도 되지 않냐고.
오른팔과 함께 많은 것을 잃어버린 무림인이 아닌, 반요곡의 묵언검객은 다른 삶을 살고 싶다고.
진정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없느냐고.
만일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이 손으로 운명을 개척해보겠다고.
[BREAK OUT!] [귀물 과 방랑상인의 연결이 강제로 절단됩니다.] [망령들이 소멸합니다.] [파괴자의 형체가 무너집니다.] [방랑상인이 보스형태를 상실합니다.]인과의 끈.
업의 굴레.
요괴왕의 귀물의 동력원이 끊어지며 세상을 멸망시킬 거대한 태양의 형상 또한 사그라졌다.
스스로를 불사르는 한이 있더라도 세상을 멸하겠다는 복수심.
그 모든 재앙의 전조가 붉은 하늘 속의 작은 반짝임 너머로 사그라졌다.
[방랑보스의 전투모드를 강제로 해제시켰습니다.] [보스전이 중지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