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13)
〈 413화 〉 413 도깨비를 공략하는 법
* * *
1.
부기걸의 충격적인 과거 이야기는 한 번 시동이 걸리자 끝이 날 줄을 몰랐다.
“도깨비의 왕. 그는 쉽지 않을 거다.”
“당신이 싸워본 상대 중에는 몇 번째로 강하오?”
“다섯 번째.”
“…그걸 강하다고 쳐도 되는 건가?”
“요괴왕과 폭군, 대요괴, 백령신군 다음 가는 존재였다. 강함으로 따지자면 확실히 강하지.”
일동 모두가 헛걸 들었나 싶어 눈을 깜빡 거렸다.
놀란 눈은 모두가 마찬가지.
짐꾼이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어렵사리 열었다.
“그걸 다 싸워보셨단 말입니까?”
“싸움을 찾아 헤맨다. 살귀의 슬픈 본능이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자루 속에서 처음으로 부기걸의 눈이 아닌 입이 번뜩였다.
무서울 정도로 섬뜩하게 비치는 웃음이었다.
“저, 저희끼리만 주전부리를 먹느라 부기걸님께 너무 무심했군요. 여, 여기 아껴두었던 요력석을…”
“그럼 나도 아끼는 돌을 하나 줄게!”
“선물. 마크2도 정령계에서 주운 예쁜 정령석을 드리겠습니다. 항상 마마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표시인 겁니다.”
갑자기 분위기 돌 증정식
수석 갤러리에서 왔습니다. 형질색의 질료와 수준 높은 층층석을 뵙게 되어 감개무량합니다.
아재요
컨셉충들은 밑도 끝도 없이 계속 튀어나오네
저희 방장부터가 묵언컨셉의 끝판왕이신데요
유유상종이었고
근데 정령석은 뭐임? 저런 거 줘도 됨?
“그 돌.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지는군. 자유분방하면서도 하나로 정련된 기운… 이것이 정령석이라 불리는 돌인가. 마치 신선의 기운 같구나.”
“마크2의 놀이터에는 더 많은 돌이 있습니다. 생각나면 하나씩 선물해주는 겁니다.”
“고맙군. 답례로 죽이고 싶은 생물체가 있다면 내 손으로 찢어주마.”
묵언검객에게는 부쩍 친절한 부기걸이라지만 특유의 무서운 성격은 변치 않았다.
저것이 순수한 호의에서 비롯된 발언이라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뚜따처럼 겁에 질렸다.
“뚜, 뚜따도 땅에서 캔 예쁘고 둥글둥글한 돌이 하나 있는 것이닷!”
“쓰레기군.”
파킨
“으아앙! 뚜따의 돌멩이가 가루가 되어 부서진 것이닷! 돌려내는 것이닷!”
ㅋㅋㅋㅋㅋ
이딴 게 회의?
원래 회의가 이렇게 가벼움?
ㄴㄴ 사기랑 친밀도가 쥰내 높은 군영이라서 가능한 모습임
하…… 얘들 화목한 모습에 내 특공대랑 회의할 때 생각나니까 더 씁쓸해지네.
누구 2부 들어와서 회의하는 스트리머 없음?
아 찾았다. 검색ㄱㄱ
엄길단 또 너희야?
착해지기 빼고 다 잘하는 놈들ㄷㄷ
2.
일개 시청자 치고는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인기.
그것은 그의 게임실력에서 비롯된다.
“전멸 확정이라고 말했지만 살았죠? 특공대 절반이나 건졌죠? 전멸 아니죠? 막 킹받죠? 엄길단 회장을 너무 우습게 봤죠?”
아ㅋㅋㅋ 진심 정수리 한 번만 개쌔게 내려치고 싶다
전국의 십만 엄길단의 수장다운 뇌지컬이시군요
진짜 미션 받고 잠입상태에서 일부로 발각됐는데도 이걸 반이나 살리네ㄷㄷ
암길동보다 방송감 좋은 거 아님?
ㄴㄴ 우리가 때리는 타격감이 없자너
하긴 타격감이 중요하긴 해
ㄹㅇㅋㅋ
블리자드 런.
얼음폭풍 속에 나타난 보스몹에게 어그로까지 끌고 살아남기를 기어이 해내버린 그에게 주어지는 만원펀치의 행렬.
텐션이 올라간 방송주인과 달리, 특공대의 사기는 완전히 바닥을 기었다.
[▶1. 회의]“자 얘들아 회의하자 회의! 식량은 얼마 남았니?”
신이 난 그에게 특공대의 보급담당이 말했다.
“빙하지대의 동사한 시체의 팔을 부수고 품에 꼭 안고 있던 것을 빼앗아서 확보한 비상식량은 앞으로 하루치가 남았습니다.”
“지금쯤 우리 동료들도 그 시체처럼 식량을 안고 얼어 죽어 있겠지…”
“…….”
특공대의 분위기는 좋게 쳐도 초상집 수준이었다.
붕대를 두른 여인, 특공대 부대장 나인의 경우에는 차가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기까지 하고 있었다.
“특공대장 엄길동의컨트롤타워. 당신의 무모한 작전으로 우리는 작전수행능력을 대폭 상실했다. 이딴 회의에 무슨 의미가 있지?”
“그래서 지령수행 안 할 거야? 백령신군한테 돌아가서 대장이 뭔가 아니라서 임무 수행할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할 거야?”
“…임무는 수행한다. 하지만 특공대를 이끄는 대장은 바뀌어야겠지.”
“어어?”
“질렸다. 갑자기 ‘미션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둑을 터뜨려 구해야 할 마을을 수몰시키거나 ‘참을 수 없어요!’라고 외치면서 적진에 돌격하는 짓도.”
[특공대의 사기가 바닥입니다.] [특공대의 충성도가 현저히 낮습니다.] [돌발퀘스트 발생!] [특공대 부대장이 대원들을 설득해 당신을 몰아내려고 합니다. 아무리 실력 있고 비밀을 많이 아는 대장이라도 신뢰할 수 없다면 그만입니다.] [당신은 특공대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반란을 겪는 것도 당연한 인과응보가 아닐까요?]“먼저 떠난 동료들에게 전해라. 너희의 개죽음을 위로하러 왔다고.”
등 뒤에서 배를 뚫고 나오는 칼.
그를 찌른 요괴가 검을 좌로 그으며 복부를 갈랐다.
3.
다른 플레이어들이 후반필드까지 오면서 치른 희생에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동료들의 배신과 멘탈붕괴로 업보를 치르는 사이.
묵언검객의 세력회의에서는 부기걸의 이야기를 통해 핵심정보가 모였다.
“살생약화의 저주. 모르고 저질렀으면 엄청난 손해를 입을 뻔했습니다.”
짐꾼은 치를 떨었다.
설마 생명체를 죽이면 필드 내에서 힘이 약해지는 저주가 펼쳐져 있다니.
평소처럼 몰살을 저지르다간 어느 순간 힘을 상실한 군세가 적들의 반격에 무너지고도 남았다.
“도깨비왕은 이런저런 재주가 많다. 정공법으로 승부해서는 군세의 우위를 살리지도 못하고 십중팔구 궤멸 당할 거다.”
“부기걸이 있어서 다행인 것이닷! 뚜따도 그런 상황에 처했으면 수를 내지 못했던 것이닷!”
전군돌격이나 몰살이 아닌 비살상의 공략법이 필요하다.
어떤 수가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에 빠진 회의장에서 방랑상인이 해맑은 얼굴로 말했다.
“헤헹. 도깨비랑 평화롭게 결착을 내고 싶으면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뜸들이지 말고 얼른 알려주는 겁니다. 알려주지 않으면 안광플래시빔으로 눈에 잔상이 보일 때까지 괴롭히는 겁니다.”
“흐갸앗! 그만둬! 그거 시력에 나쁘니까!”
방랑상인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도깨비랑 내기를 할 때는 씨름이 국룰이야!”
“…씨름?”
“정말 그런 걸로 되는 겁니까?”
모두가 방랑상인의 쪼그만 키에 가느다란 팔을 쳐다보며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
방랑상인은 얼굴을 붉히며 양팔을 등 뒤로 감췄다.
“그, 그렇게 빤히 쳐다보지 마. 나는 동생의 치료를 위해 혼을 모으기만 하고 먹지는 않았으니까 도깨비 치고는 많이 마른 편이라고.”
동생을 아끼는 마음에 방랑보스까지 되었던 방랑상인의 말에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아무튼 우리 목표는 대요괴가 이곳에 도달하기 전에 도깨비들을 피난시키고, 대요괴가 힘을 얻지 못하게 하면서 동시에 토벌에 도전하는 것. 이를 위한 협조를 도깨비왕에게 구하는 겁니닷!”
“그러니 얼른 특기병이나 뽑아둬.”
묵언검객의 군세.
지금껏 거쳐 온 모든 필드를 정복하고, 복종시키고, 초토화시켜온 공포의 군세인 그들이 도깨비들의 필드를 앞두고 특기병 모집을 시작했다.
“특기병?”
“뭐겠어? 당연히 씨름 특기병이지.”
“!!”
씨름특기병 모집이었다.
4.
[Story mode]도깨비왕의 거처 .
성곽을 올려다보는 .
숲의 초입에 자리한 .
시장으로 향하는 길에 펼쳐진 들.
네 개의 필드가 유기적으로 이어진 .
그곳은 도깨비들의 소굴이었다.
[쫓겨난 자들도 마음속으로는 낙원을 품는다.] [도깨비들은 자신들만의 낙원을 누구보다도 성공적으로 구축해낸 요괴들이니.] [힘과 건강, 지혜를 모두 지닌 도깨비들이여.] [그들은 새로운 오락에 굶주려있다.] [낯선 방문객이여.] [그대는 도깨비들을 즐겁게 해주는 입담을 지닌 이야기꾼인가?] [그들의 오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강인하고 유쾌한 놀이꾼인가?] [어느 쪽도 아니라면 돌아가라.] [도깨비를 즐겁게 만들지 못하는 자, 그들을 즐겁게 만드는 장난감으로 전락할 지어니.] [이 앞은 장난감들의 무덤.] [도깨비들만의 낙원, 이다.]5.
[Player mode]스토리모드의 경고란 언제나 상대적인 것.
힘없는 소수의 요괴라면 도깨비들의 놀잇감이 되어 팔다리가 뜯기는 것을 두려워해야 할 지옥이다.
그러나 그 지옥에 발을 들인 이들이 십만대군을 넘기는 엄청난 물량을 지니고 있다면.
심지어 도깨비들의 오락욕구를 충족시킬 특기병들을 수천이 넘도록 모았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아아악! 제발 그만해. 더는 서있을 체력도 없어. 씨름 할 힘도 남지 않았다고!”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도깨비들.
그들의 뒤로 씨름특기병 수십 명들이 따라붙었다.
“군단장님께서 명령하셨다. 인당 1회 내기에서 승리하지 않거든 돌아올 생각은 말라고.”
“어서 씨름판에 올라와라, 도깨비. 우리와 씨름을 하지 않겠다면 네 집에 불을 지르겠다!”
“병단장님! 헛간에서 도깨비들이 숨겨둔 춘화를 발견했습니다.”
도깨비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멈춰! 그건 인간들의 마을에서 납치해온 춘화가를 닦달해서 만든 소중한 도깨비x인간 교배춘화집이야. 그게 없으면 살아갈 자신이 없어!”
“그럼 씨름내기에 응해라. 그러지 않으면 집과 춘화집을 모두 불태우겠다!”
아니 이게 뭔ㅋㅋㅋ
얘들은 씨름강도에요. 얼른 씨름상대를 내놓으세요.
개판이네 진짜ㅋㅋㅋㅋㅋ
개판.
아니, 씨름강도판이 벌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