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15)
〈 415화 〉 415 전승내기
* * *
1.
내기는 당연히 수락했다.
단, 뚜따의 제안을 감안하여 조건을 추가했다.
“전승 세 가지를 겨루어 두 가지가 앞서는 쪽이 이긴다, 라는 말씀이십니까?”
“보다시피 우리는 군세가 많은 것이닷! 귀물도 잔뜩 있고 이길 자신도 있으니, 내기를 더 크게 하여 추가보상을 노리고 싶은 것이닷!”
“좋습니다. 저 도한 도깨비상인의 수장되는 몸. 질 생각은 없으니 응해드리죠. 대신, 내기에서 패한다면 앞으로 [3턴]간 도깨비 영역에 출입하지 마십시오.”
3턴! 대요괴는커녕 백령신군마저 들이닥치고도 남을 시간이다.
상당한 자신감이 아니라면 이 내기 하나가 향후 반요곡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상황!
해응응은 깨달았다.
‘이 요괴, 바깥의 동란을 꿰뚫어보고 있군요.’
그렇지 않다면 대요괴와 백령신군 모두에게 뒤처질 수 있는 3턴이라는 구체적인 숫자가 나올 수 없다.
9턴을 맞이할 때, 도깨비필드를 점령한다면 대요괴 타도마저도 능히 도모할 수 있다.
10턴을 맞이할 때, 도깨비필드를 사수하지 못한다면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11턴을 맞이한다면, 그때는 무엇을 해도 늦는다. 모든 희생을 각오하더라도 두 대적을 넘어설 수 있을지 장담키 어렵다.
“두려우십니까?”
암흑상인.
정말 발칙한 놈이다.
‘죽음의 상인. 나아가 종말의 상인이라고 불리던 엄길동씨조차도 제 앞에서는 그저 장사치에 불과한 것을. 암흑상인이라고 두려울까요?’
그럴 리가.
[▶내기를 수락합니다.] [전승가치대결을 시작합니다.] [내기의 최종승리조건은 3판2선승입니다.] [제 1 라운드]이쪽의 전승이야 부기걸을 내보내든 해응응이 직접 나서든 질 자신이 없다.
관심이 가는 건 암흑상인이 지닌 전승이었다.
쟁쟁한 전승에 맞서 과연 얼마나 가치 있는 전승으로 내기다운 대결을 보여줄 수 있을까.
큰 기대는 없었다.
다들 재롱잔치를 보는 마음으로 가볍게 지켜볼 뿐.
암흑상인은 그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것들이 날 아주 단단히 얕보고 있구나!’
도깨비의 수명은 인간보다 길다.
나이를 먹거든 더욱 자극적인 유희를 쫓게 되고, 그런 도깨비들은 대부분 암상인이 된다.
자신의 생으로만 즐기는 유희에서 한계를 느끼고 다른 이의 생으로부터 가치 있는 것, 빛나고 아름다운 것을 빼앗아 취하는 삶을 산다.
방랑상인.
저들에게도 도깨비가 하나 있기는 하다만 그 수준은 실로 하찮다.
순해빠진 모습만 봐도 진정한 유희의 참맛을 모르는 아직 어린 도깨비라는 티가 났다.
“보여주지. 도깨비의 유희란, 진정한 전승이란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암흑상인이 도깨비자루에서 하나의 귀물을 꺼냈다.
“이 귀물에는 강력한 전승이 깃들어있다. 오래 전, 오로치의 후예와 열흘밤낮을 싸워 끝내 그 수급을 베었던 의 전승. 그중 하나가 담겨있지!”
“……”
“아… 저런 불쌍한…”
“왠지 이렇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던 것이닷.”
“마크2는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부기걸이 물었다.
“그 귀물은 검의 파편이냐?”
“오오. 알아보는군. 그렇다. 이것이 한때 대살귀가 사용하던 주력무구, 의 세 조각 난 파편 중의 하나. 강자격퇴의 전승이 담긴 귀물이다.”
졸지에 부기걸 파워업 이벤트가 됐다.
부기걸을 뒤에서 쳐다보는 야천명랑의 표정이 굉장히 따가웠다.
야천명랑 표정ㅋㅋㅋ
누구는 전직 실패했는데 누구는 파워업하면 킹받지ㅋㅋ
와 진짜 하나도 긴장감 없네
분명 대단하긴 한데 몬가 몬가임
묵언검객 차례까지 안 와서 오히려 다행이지 않을까? 대살귀 선에서 끝나서 덜 절망하는 거지
[암흑상인이 귀물 의 강자격퇴의 전승을 자신의 패로 내놓았습니다.]당연히 이쪽에서는 부기걸이 나섰다.
“하늘을 떠다니는 자루라니, 참 요사하구나. 그 자루가 너희의 귀물인가?”
부기걸이 자루 속에서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혈라망천대살검은 본디 흔하디흔한 철기둥이었다.”
“……?”
“강대한 적들을 내리치고 후려치고 박살을 내며 요괴들의 피와 살점을 먹었지.”
“귀물에 대한 조예가 대단하구나. 대요괴에 의해 사라지다시피 한 대살귀의 과거를 꿰뚫다니. 그래도 대살검의 가치를 폄하할 의도라면 인정할 수 없다!”
“가치를 폄하한다? 그럴 리가. 한낱 철기둥이 거듭된 휘두름 속에 압축되고 변형되며 내 손에 딱 맞은 검이 되었는데 기특함을 느끼면 느꼈지.”
부기걸은 그저 자루 밖으로 손을 뻗었다.
여인의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로 이루어진 손.
그러나 비할 바 없이 잔혹한 흉성이 그 손 위로 검붉은 기운을 발산하였다.
드드득
초목이 시들고 주변에 선 병졸들과 도깨비들이 자지러져라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죽는다.
그저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기만 했을 뿐인데도 모두가 본능적으로 인지했다.
저 생명체에게 다가가지 말라고.
살해당하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해응응의 눈에 경탄의 빛이 일었다.
‘어느 틈에 이렇게 강해졌죠?’
부기걸의 진체, 대살귀의 육신.
그것은 승천의 기둥의 주 재료로 전락했다.
그 몸은 다시 한 번 스토커의 것으로 이용당하였다.
심지어 방랑상인의 손아귀에 들려있는 로 전락한 뒤, 힘이 쥐어 짜여지고 망령들이 빠져나가며 버려진 육신은 버려진지 오래.
아니 그렇게 놀라운 소식을 어떻게 지금까지 한 번도 이야기를 안 했습니까?! 저 같으면 입이 근질거려서 절대 못 참았을 텐데!
아무도 물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문득 짐꾼에게 대꾸하던 부기걸의 대답이 떠올랐다.
묻지 않았기에 말하지 않았다.
이는 버려진 망해에서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다른 모두에게는 쓰레기에 불과했지만.
본디 자신의 것이었던 육체와 접촉한 부기걸이라면.
그로부터 무언가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지이잉
“와! 대살검의 파편이 공중으로 떠올랐어!”
“검의 파편이 주인을 알아보았군요.”
“이럴 수가! 그대가 진정으로…!”
암흑상인의 두려움에 질린 시선에 부기걸이 답했다.
“그렇다. 내가 이 검의 옛 주인, 한 때 대살귀라 불렸던 몸이다.”
“하, 하오나 그 귀물은 이 내기에 제가 올린 물건입니다!”
“귀물의 진정한 주인이 나타났고, 귀물 또한 제 주인을 알아보고 내게로 왔다. 그런데도 주인을 자처하겠다면 승부를 낼 방법은 하나뿐이군.”
부기걸이 물었다.
“생사결을 내어볼 테냐?”
“아무리 물건의 옛 주인에 스스로 귀물의 전승을 탄생시킨 전 주인이라고 한들, 이건 너무 비겁하지 않습니까!”
“너희가 모아온 귀물에 강압에 의한 내기와 수탈이 하나도 없었노라 인정한다면 기회를 주마. 격의 소실을 각오한다면 눈감아주지.”
암흑상인이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치를 떨며 고개를 저었다.
“됐습니다. 첫 대결은 제 패배를 인정하죠.”
[부기걸이 귀물 의 강자격퇴의 전승을 자신의 것으로 취합니다.] [제 1라운드 승]요석자루 위로 주인을 만난 검의 파편이 반갑다며 빙글빙글 돌았다.
그걸 보고 재밌다고 느꼈는지 마크2가 둥실 떠올라서 검의 파편과 함께 요석자루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것을 부기걸이 손으로 붙잡아 내려놓았다.
“얌전히 앉아서 구경해라.”
ㅋㅋㅋㅋㅋ
니가 그걸 왜 같이 도냐고
아 졸라 커엽네
닥터 요한 2세 보고 있니…?
닥터 요한 2세 인생 최고업적 ‘마크 2 개발’
한 번의 패배로도 암흑상인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불길한 귀화가 아른거렸다.
“두 번째 대결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군요. 저도 이런 전승까지는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더는 물불 가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 2 라운드]암흑상인은 도깨비자루에서 상자를 꺼냈다.
짐꾼이 상자를 보며 눈을 가늘게 좁혔다.
“기묘한 물건이군요. 궤?라면 음식, 무기, 의류, 귀중품을 담을 것이고 함?이라면 의류, 패물을 담을 것이지만 저것은 궤도 함도 아닙니다.”
사슬에 의해 몇 겹이고 봉인당한 그것은 궤짝이라 부르기엔 너무 작고, 함이라 부르기엔 너무 컸다.
“그 말대로입니다. 이것은 전승을 가두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상자. 폐?라 불리는 것이지요. 뚜껑이 모두 열리는 함과 반만 열리는 궤와 달리, 폐는 한 번 봉인하면 상자를 부수기 전까지 열리지 않습니다.”
뚜따가 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의연히 선 묵언검객을 발견하고는 그 뒤에 숨었다.
‘뭔가 있긴 하군요.’
겁쟁이 뚜따는 자신을 해할 대상을 기민하게 인지한다. 대살검의 파편이 대단하기는 해도 자신을 해하지는 않을 것을 느꼈기에 와들와들 떨면서도 제 발로 서서 구경했다면, 이번에는 달랐다.
누군가의 뒤에 숨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겁에 질렸다.
심지어 평상시처럼 짐꾼이나 방랑상인 같은 친한 이의 등 뒤가 아닌 조금 더 멀리 떨어져있는 묵언검객의 뒤로 번거롭게 달려와 숨기까지 했다.
‘제 등 뒤가 아니면 안심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위험을 느꼈다는 뜻인가요.’
[암흑상인이 을 자신의 패로 내놓았습니다.]보통의 플레이어라면 이 내기, 2 라운드에서 패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상황.
그렇지만 이번 내기의 상대는 해응응.
아무리 불길한 무언가를 봉인한 폐?라고 해도 그녀가 쌓아올린 전승도 대단했다.
스르릉
손 하나 대지 않고 저절로 떠오른 검 한 자루가 그 맞은편에 올라왔다.
[그 안에 깃든 전승이 제 몰살검의 전승보다 귀할지 궁금하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