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20)
〈 420화 〉 420 천외천
* * *
1.
모두가 나아가기를 포기한 존재.
감히 지척에 도달할 수도 없는 자.
의 지척에 선 해응응은 지금 호기심 만땅이었다.
‘요력이 뭉쳐서 강기의 벽을 이루고 가까이에서는 강환에 버금가는 위력을 형성하다니. 이래서는 힘을 되찾는 중인 부기걸에게도 쉽지 않겠네요.’
압축률이야 그렇다 치고 그 자연스러움이 놀랍다.
인위적인 공정을 가하지 않고도 요력이 스스로 뭉칠 정도로 뛰어난 제어력이라니.
보통의 술사는 이만큼이나 자연지기가 모이면 본인이 먼저 부담을 느끼고 기운을 해방시킨다.
차징Charging.
충전.
기 모으기.
부르는 방식이야 무엇이든.
그걸 이 정도로 해낼 수 있는 존재는 무림비망록에서도 떠오르지가 않았다.
‘반요곡이기에 가능한, 반요곡에만 존재하는 화경의 경지에 도달하기 직전의 술사인가요.’
상대에게 흥미를 느끼는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왕관을 머리에 얹고 그녀를 내려다보는 도깨비왕에게도 호기심이 가득했다.
[힘들지는 않으냐?]전혀.
[여유가 느껴지는구나.]실제로도 여유니까.
[그런가. 그대는 왕의 내기에 응하여 여유가 남을 정도로 가뿐하게 통과했다. 인세에 다시없을 걸물이 나타나기는 했구나.]눈을 감으며 기운을 가라앉히는 도깨비왕.
호기심이 충족된 것은 좋다.
그러나 이쪽의 호기심은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
둥실.
구름을 띄워 올리며 도깨비왕보다 훨씬 높이 떠오른 해응응.
그 갑작스러운 행동에 도깨비왕이 놀라 외쳤다.
[자연을 다루는 힘. 천년 묵은 나무의 도깨비들도 견줄 수 없는 능숙한 요술이구나. 너는 인간이 아니었던 건가?]놀라는 건 좋은데, 방향이 잘못됐다.
아직도 그녀를 시험하듯이 대하는 도깨비왕.
그 여유는, 궁궐을 가득 채운 요력이 쿠궁, 하고 비틀리는 순간부로 끝이 났다.
열심히 모았고.
압축률도 나쁘지 않다.
그 점은 솔직히 칭찬해줄만하다.
시선만으로도 기를 다룬다.
검을 제 몸처럼 다루는 신검합일을 넘어선 경지.
마음이 가는 곳에 검이 함께 하는 심즉지검.
심검의 경지에 도달한 것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기공술의 진가는 그 정도가 아니다.
좀 더.
도깨비왕에게는 그 이상의 수준을 기대하게 됐다.
‘아직 더 보여줄 수 있죠? 그보다 높은 수준을.’
지금까지는 도깨비왕이 우리를 시험했다면.
지금부터는 출제자와 수험생이 바뀐다.
즉, 이것은 .
진심으로 레이드보스를 시험한다는 충격적인 짓을 하는 전대미문의 플레이어가 나타났다.
2.
호기심을 느끼고 묵언검객 따라잡기를 시도한 플레이어는 컴마초 단위로 모조리 튕겨나갔다.
묵언검객 따라잡기를 시도하지 않은 시청자들마저도 육안으로 인지하는 거대한 힘에 전율하며 뇌가 인지를 포기하고 강제로 로그아웃을 당했다.
따라잡기가 아니다.
인지.
그것조차도 불가능한 수준의 힘의 폭거.
그런 도깨비왕보다 한술 더 떠서.
이제는 기를 깨우치지 못한 일반인들마저 보였다.
회전하기 시작하는 궁궐 내의 요기가.
한 바퀴.
두 바퀴.
막대한 기운이 톱니바퀴처럼 회전하는 모습이.
[멈춰라! 그건 내가 모은 힘이다!]제어를 벗어나는 기운에 경악한 도깨비왕.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깨비는 본디 여러 기원을 지니고 있다.
사물. 재물. 정령. 천문.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그 기원은 하찮아졌지만.
본래 도깨비는 신에 가까운 존재.
도깨비왕은 그런 신성의 수복에 도전하는 유일한 존재였다.
요술방망이 같은 하찮은 잡기에 의지하여 재주를 가두지 않았다.
재물의 부귀를 탐하며 전능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다.
정령의 범주로 쇠락한 전능의 끝자락에 안주하지도 않았고, 천문의 힘조차 버거워하는 구름성채의 도깨비들과도 격을 달리 했다.
불벼락과 홍수를 부르는 구름도깨비.
도깨비의 원형과 본질에 충실한 구름성채의 도깨비들도 견줄 수 없는 최강의 도깨비.
하늘도깨비.
그는 종족 내 최강자였다.
반요곡의 모든 하늘로부터 힘을 빌려 길운과 액운을 로 전환했다.
남은 힘은 승천의 그 날을 위한 밑거름으로 길들이며 비축하였다.
그런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세력가를 자처하는 반요곡의 처형자.
묵언검객의 군세도 도구로는 써주겠다고 마음먹었다.
오산이었다.
이렇게까지 강한 존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백년.
아니, 천년.
인간에게 마음을 빼앗긴 2대 요괴왕.
그보다 전에 진정한 폭력의 화신이었던 1대 요괴왕.
그 아득한 시절부터 모아왔던 힘이.
축적된 세월이.
도깨비들의 오랜 역사가 뒤흔들렸다.
[더 이상 내 것에 손을 대지 말란 말이다!]방치된 재목이나 무성한 잡초 따위가 아니다.
길들인 힘을 눈 뜨고 빼앗기고 있다.
도깨비왕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강대한 기운이 묵언검객을 짓누를 기세로 쏘아졌다.
뒤늦게 아차 싶었다.
이런 기운, 인간의 여린 몸은 버틸 수 없다.
묵언검객이 아무리 인간을 벗어난 강함을 보인다고 한들, 그 육신은 어엿한 인간의 것.
일순간의 정신수양의 실패가 아군이 될 수도 있던 이들의 수장을 공격했다.
분명 죽겠지.
동맹도 끝이다.
아쉽지만 나머지도 전부 죽일 수밖에 없다.
‘부족하구나. 천 년의 수행조차도!’
세월의 흐름만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요괴왕과의 격의 차이를 실감했다.
어쩌면 자신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요곡의 끝을 보겠노라 일어선 처형자의 꿈만큼 허황되지는 않다.
꿈과 꿈이 부딪친다면.
하나의 꿈은 저물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처형자의 꿈이 저물었을 뿐이다.
요괴왕의 꿈은 아직 건재하다.
대요괴의 꿈과 마주하는 그 날까지.
이 꿈은 하늘 높이 솟구친 벼랑 너머로, 아직 더 먼 미래를 향해 이어갈 수 있다.
[!!!]묵언검객.
그녀가 요력의 결집을 가르고 나오기 전까지는.
[어떻게, 어떻게 지금 그걸 견뎠지?]여파에 휩쓸린 것만으로도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 짐꾼과 부기걸은 궁궐 너머까지 물러섰다.
공격에 당한 당사자는 옷깃 하나조차도 상한 기색이 없는데.
한쪽 어깨의 맨살을 모두 드러낸 그녀의 팔에는 적지도 과하지도 않은 힘만이 실렸다.
여유가 있다.
이 지경이 되어도.
쿠구궁
심지어 기의 운행도 멈추지 않았다.
오만한 시선은 도리어 되묻는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지금의 그걸로 끝이냐고.
정말 웃기는 인간이다.
이쪽이 마음 졸여가며 품었던 걱정을 한 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헛된 노파심으로 전락시킨다.
[큭큭. 크흐흐.]웃음이 나왔다.
이러면 안 되는데.
자꾸만 웃음이 지어졌다.
[대단하구나. 정말로 대단해.]참아야 하는데.
이런 식의 낭비는 좋지 않은데.
[천 년의 수양조차도 뒤흔들다니. 네가 인간이 아닌 요괴였다면 그 요사한 수작이 능히 전설로나 전해지던 요괴 구미호에 비견되었을 것이다.]더는 억누를 수가 없었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갈망하는 호승심을.
쿠구구구궁
한 겹의 톱니바퀴를 따라 회전하던 요력.
그것이 몇 겹의 더욱 커다란 톱니바퀴를 따라 각기 다른 방향으로 회전한다.
정교하게 맞물린 톱니바퀴가, 기의 운행이, 요동치는 궁궐 전체가 노골적으로 그를 자극했다.
도깨비왕의 눈 옆으로 힘줄이 솟아났다.
[더는 참을 수 없지 않느냐!]품어버린 진심.
배려가 없는 전력.
하늘도 주저앉힐 수 있는 강대한 힘이 궁궐 내부를, 나아가 내성 전체를 뒤흔든다.
쿠우우우웅
통제력을 되찾고자 도깨비왕이 본격적으로 제 힘을 끌어내듯이 통제력을 행사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요력과 요력 사이의 내공의 간섭을 비집고 들어가 파괴, 단숨에 요기의 제어권 수복에 성공한 도깨비왕.
걸렸군요.
기다렸다는 것처럼 한층 더 거대한 범위에서 직전의 것의 수십 배에 달하는 압력이 감지되었다.
[천외천. 하늘 너머에 하늘을 두었는가!]내성 전체.
거대한 범위의 힘의 전개를 허락하고는, 그보다 한층 더 넓은 외성을 포위한다.
요기의 흐름을 구름을 펼쳐 억누르고, 내공의 톱니바퀴를 굴려 방향을 지배하는 묵언검객의 정교한 요력탈취술.
구름성채의 필드전역을 지배하에 두며 펼쳐지는 이중의 포위망.
거대한 힘의 행사를 본 도깨비왕이 말했다.
[졌다. 패배를 인정하마. 그만 요력을 돌려다오.]하늘 가득 펼쳐진 태극문양의 구름이 도깨비왕의 패배선언과 동시에 흩어졌다.
3.
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누가 보스지?
이 필드는 이제 제 껍니다.
구름 내놔
요력도 내놔
강매검객 이젠 팔지도 않고 그냥 삥뜯어가네
필드보스의 인정을 받는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찰 시청자들이건만 해응응은 항상 한 수 앞서나갔다.
달리기만 해도 잘한다고 박수를 칠 준비를 하는데 저 혼자 저만치 하늘을 날아서 곡예비행을 한다.
다른 플레이어나 스트리머들과는 동일선상에서 비교를 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의 실력격차!
‘실망스럽네요.’
그런 대단한 일을 해놓고도 그녀는 지금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모처럼 이만한 기운을 모아놓고도 자연경의 무위에 발을 들이지 못하다니.’
불완전한 화경의 경지에 얽매인 도깨비왕은 그 너머의 경지를 넘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보다 적은 양의 내공으로 훨씬 더 많은 요력을 지배해낸 묵언검객에 비하면 초라한 성과. 그것은 당사자인 도깨비왕도 느끼고 있었다.
[도깨비왕을 굴복시켰습니다.] [당신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도깨비왕이 굴욕과 수치를 느낍니다.]그것이 시스템메시지로 출력되었을 때.
모두가 깨달았다.
이 필드의 주도권은 묵언검객에게 넘어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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