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26)
〈 426화 〉 426 일말의 가능성
* * *
1.
지면에 깊숙이 박힌 한 자루의 칼.
그 옆으로 암반이 푹 꺼질 정도로 지독한 독으로 새겨진 생?의 글자.
이를 훼손하지 않고자 바닥을 기고 또 기어간 흔적의 끝에 그가 있었다.
낙귀군단장 야크샤.
녹아내린 몸이 젤리처럼 반쯤 무너진 비참하게도 몰락한 사나이가.
처참한 광경에도 묵언검객은 눈살 한번 찌푸리지 않고 꼬리를 뻗었다.
파아아앗!
한 마디 말조차 내뱉지 못하는 그였음에도 모두가 알 수 있었다.
환한 빛과 함께 묵언검객의 오른팔에 거두어진 야크샤는 자신의 최후에 만족했노라고.
“훌륭한 장수였습니다.”
적기사의 말에 모두가 수긍했다.
낙귀군단장 야크샤가 남긴 처절한 흔적.
그곳에 담긴 의지가 모든 군단원들에게 전해졌다.
모두가 분노했다.
이렇게까지 처절한 행군을 이어나가야만 했던 낙귀군단의 처지에.
불과 단 한 번의 정찰로 군단 하나를 전멸시켜버린 대요괴의 강대함에.
그 강함이 두려워서 정찰을 돕지 못하고 낙귀군단에게 모든 짐을 떠넘겼던 비겁함에.
[객귀군단의 전의가 상승합니다.] [두땃쥐공병대는 그저 두렵습니다.] [적색군단의 전의가 상승합니다.] [수도방위군단의 전의가 상승합니다.] [도깨비군단의 전의가 상승합니다.]전군의 전의가 상승했다.
모두가 결의를 다졌다.
[두땃쥐공병대가 저주지속진을 마차에 설치하여 으로 업그레이드합니다.] [객귀군단이 을 운반합니다.] [적색군단이 를 벼리며 군단돌격위력을 상승시킵니다.] [수도방위군단이 을 갈망하며 군단파괴력을 상승시킵니다.] [도깨비군단이 의 사실을 재차 확인하며 임전무퇴의 각오를 다집니다.]시스템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야크샤는 백령신군의 생존보다 더한 의지를 전했다.
그들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이 승리를 굳건히 믿었는지를 알렸다.
그 뜨거운 의지는 이제 군세 전체에 전해졌다.
【묵언검객 페이즈】
[세력전략을 선택하십시오.] [이번 턴에는 2회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남은 전략선택 횟수는 1회입니다.]【세력전략】
1. 회의(조언 얻기, 지도 확장)
2. 조사(정보 습득, 아이템 습득, 인재 발견)
3. 공격(필드 침범, 세력 확장)
4. 주둔(필드 수비, 부상 회복, 병력 확충)
5. 계략(이벤트 발동)
6. 외교(이벤트 발동)
7. 특수(이벤트 발동)
[▶공격] [대요괴가 포착된 필드를 향해 전군을 이끌고 총공격을 개시합니다.]제 9 턴, 두 번째 행동.
묵언검객의 전 병력이 검게 물든 대지를 진군했다.
“이곳의 대지는 전부 죽어버렸어. 한 줌의 요력도 남지 않은 요계와 같아.”
방랑상인은 손 안에서 바스러지는 흙을 버리며 마차 위로 올라왔다.
“기억해? 요계에 널렸던 잿더미의 낙원을.”
물론 기억하고 있다.
방랑상인과 처음 만났던 장소.
그곳에서 그녀는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대요괴는 발이 닿는 모든 땅에 같은 낙원을 만들고 있어. 독존하고 독식하는 세계에 타자를 위한 찌꺼기는 남길 이유가 없으니, 세계를 멸하는 거야.”
알고 있다.
지금껏 얻어온 정보에 따르면 대요괴는 충분히 그럴만한 존재였으니까.
“잉간이가 바라는 낙원이 어떤 것일지는 몰라. 적어도 대요괴의 것보다는 나을 거라고 믿을 뿐이야. 그러니까… 자신을 가져!”
자신감.
방랑상인이 하고자 하는 말은 격려였다.
서투르고 어설프지만 그래서 더욱 진솔함이 느껴지는 투박한 격려.
비장감 속에 한줄기 미소가 어렸다.
뚜따가 바다를 바라는 마음처럼 방랑상인에게도 이 너머를 꿈꾸는 마음이 있다.
공허가 아닌 공존.
‘걱정 말라고 말하지는 못하겠군요.’
이 뒤의 일은 무엇 하나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장담하고 싶다.
‘제 손으로 낙원을 만들어낸다면, 그곳에 바다 하나쯤은 만들 여유는 있겠죠.’
머리를 어루만지는 손길을 즐기며 기분 좋다는 얼굴로 즐기는 방랑상인.
그녀에게서 손을 거두고는 마차보다 빨리 구름을 몰아 선두로 향했다.
[요력의 경계에 진입합니다.] [격하의 존재의 마음을 깎아내리는 가 펼쳐집니다.]경계 하나를 넘는 것만으로 검게 물든 하늘.
암천의 저편으로부터 거대한 산이 움직였다.
아니, 그것은 태산보다 거대한 요괴의 고개였다.
[기어이 버텨냈는가. 인계최강의 검객이 도달하는 그 순간까지.]대요괴.
반요곡의 최강자의 너머.
희미한 영성이 기쁨에 벅찬 영성을 내뱉었다.
[버텨내었다. 이로서 이 대국의 명운은 그 결말을 유예 받을 지어니. 세계의 패권은 누구의 손에도 확정되지 않는 미지수로 되돌렸다.]반요곡의 최강자, 대요괴.
그의 대적자, 백령신군.
두 대적에게 도전할 최후의 처형자, 묵언검객.
대국의 주인.
낙원의 도전자.
세 명의 절대자가 하나의 필드에서 조우했다.
2.
[Story mode] [백령신군 Side]태산보다 거대한 요괴가 지축을 울리며 세상의 죽음을 부르짖는다.
그 앞, 죽어나간 요괴들의 시체가 또 다른 산을 이루었다.
인세의 희망이 불구덩이로 치달은 과거.
요괴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멸국의 충신이 택한 방법은 이이제이????였다.
요괴의 힘으로 요괴를 막는다.
그를 위해 필요한 요괴총대장의 전승.
누라리혼의 전승 하나를 탈취하고자 멸국의 마지막 유산을 총동원하였다.
도박은 성공했다.
그는 새로운 누라리혼이 되었다.
자신만의 백귀야행을 이끌며 수많은 인간들을 백귀야행을 따르는 요괴들로 탈바꿈했다.
[추하구나. 최후의 발버둥마저도.]그랬던 요괴들이 초 단위로 도살당한다.
더 강한 요괴에 맞서고자 동족상잔마저 불사하며 힘을 얻은 백귀야행의 요괴들이 쓰레기처럼 죽어나가며 시체의 산을 이룬다.
일초지적조차 되지 못하는 수하들의 주검으로 시간을 벌기에 급급한 백령신군.
[인간은 언제나 추한 동물이었다. 인간보다 강한 적 앞에서는 버러지만도 못하게 죽어나갔지.] [천적이 사라진 땅에서는 적이 아닌 동족과 싸우며 서로를 착취하고 파멸시켜 욕망을 쌓아왔다.] [구제불능의 종족이라 욕해도 좋다.] [멸해 마땅할 종족이라 비웃어도 좋다.] [그런 인간의 영락한 최후가 요괴라면 그대, 대요괴의 최후 또한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에. 여기, 꺾여버린 욕망의 무덤 앞에 고하노라.]시체의 산 위에서 백령신군의 영성으로 빚어낸 만다라의 꽃잎이 한 장 떨어져나갔다.
한 장의 잎으로 하나의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의 힘.
그것이 시체들의 산을 통해 미래를 앞당겼다.
당장이라도 깨질 것만 같이 흐릿한 잔상.
미래를 향해 뻗은 가지 사이로 자라난 가능성.
시체의 산이 대요괴의 발을 묶을 일말의 미래를.
[전 우주의 가능성을 빌린 가능성이 이 정도라면 승패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구나.]일어서는 시체의 산을.
대요괴의 몸에 스며들어 폭발하는 시독의 향연을.
썩어문드러지는 시체와 함께 뚫린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진체를.
자신을 해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
그것을 빌려온 만다라의 숨결을.
대요괴는 어느 하나에도 꺾이지 않고 모조리 견뎌낸 끝에 파괴하였다.
천만세계의 억조창생에 이르러도, 어느 세계의 어떤 파편도 대요괴를 멸할 가능성은 없다.
존재하는 가능성이란 조금이라도 오래 그의 발을 묶어두는 가능성 뿐.
[헛된 저항이자 아둔한 고집일지도 모르지.] [인류는 그런 고집 하나로 백만 년을 생존했다.] [대역병에 인류의 9할이 죽어나가고.] [대자연의 진노에 그보다 더한 인류가 죽어도.] [대요괴의 폭거에 인류절멸의 위기에 처해도.] [이제는 그 원형을 지키는 이를 찾아보기 어려워도.] [더는 인간이라 불리기도 힘들다 하더라도.]백령신군의 만다라가 세 잎이 연달아 흩날리며 저항을 이어나갔다.
[우리는 믿는다. 인류에게 허락된 가능성을.] [반요곡의 너머로부터 흘러들어온 기적과도 같은 가능성을.] [그리고 여기, 믿음은 도달하였다.] [묵언검객이 부하들의 혼신의 힘을 다한 정찰에 이끌려 늦지 않게 전선에 도달하는 미래에.]대요괴의 죽음을 꾀할 수도 있었던 유일한 무기.
만다라의 잎.
그 귀한 꽃잎을 세 장이나 바쳐가며 불러낸 미래가 여기, 현실로서 이루어졌다.
[버텨내었다. 이로서 이 대국의 명운은 그 결말을 유예 받을 지어니. 세계의 패권은 누구의 손에도 확정되지 않는 미지수로 되돌렸다.]세 명의 절대자가 하나의 필드에서 대립하는 의 순간이 도래했다.
3.
해응응은 깨달았다.
자신에게 보였던 부하의 시야.
그것이 백령신군의 만다라의 잎에서 비롯되었음을.
그마저도 한 번으로 도달하지 못하고.
세 장의 꽃잎을 바친 뒤에야 간신히 찾아낸 극도로 불안정한 미래였음을.
백령신군의 어깨 위에 피어난 만다라.
이제 그에게 남은 꽃잎은 불과 단 한 장만이 있을 뿐이다.
‘백령신군의 역할은 버티는 것으로 끝. 이번 교전에서 대요괴를 무찌르는 중임은 사실상 제 역할이란 말이군요.’
두려운가?
그럴 리가.
‘바라던 바에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