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30)
〈 430화 〉 430 단 한 사람
* * *
1.
충성스러운 수하들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며 죽어서도 함께 하겠다며 힘을 건네준다.
누군가가 일생동안 쌓아온 힘과 영혼을 맡긴다.
죽어서도 의지를 이어받길 부탁하는 신뢰를 받는다.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으랴.
누군가의 진명을 받는 일은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영광이다.
누군가가 다른 이를 얼마나 진심으로 대했는지, 그 진심이 얼마나 잘 전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하고도 아름다운 우정과 충성의 표현이다.
“낙귀들이 살아 돌아가 바친 진명에 감동을 받았겠지. 부러웠을 것이다. 그런 충심을 우리도 재현해보겠노라 다짐했겠지.”
“네놈……! 설마 야크샤와 낙귀군단이 뜻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의지만이 아닌…”
“그렇다. 짐의 모략이다. 그저 자리를 지키며 군을 지휘하기만 하면 되었던 기사가 끓어오르는 충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돌격할 때를 위해 안배한 함정.”
[병귀의 진명이 당신에게 힘을 더합니다.] [병귀의 진명이 당신에게 힘을 더합니다.] [병귀의 진명이 당신에게 힘을 더합니다.]죽어야 했을 목숨이었다.
그 이름과 뜻은 이어받는 방법은, 남은 이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적의 창칼에 죽어 쓰러져도 저주를 남기는 형태로 이루어져야만 했다.
병귀기마병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함께 죽음을 맞이하고자 달렸다.
하지만 그 뒤에 있을 나머지는.
군단의 대부분을 이루는 병귀보병들은.
그 뜻을 헤아리지 못했다.
자신의 목숨이 적기사에게 힘이 되기를 바랬다.
그것이 ‘낭비’로 이어졌다.
수백.
수천.
수만.
엄청난 수의 병귀들이 죽어가면서 바치는 진명의 힘으로.
그만큼의 적을.
대요괴의 분신군단들을 약화시킬 수 있었던 기회가 사라진다.
“묵언검객의 충성스러운 제 1 군단, 적색군단. 그 약점은 수장인 적기사에게 있나니. 오랜 기다림의 끝에 동족들에게 버려지고 병귀로 전락한 전승. 너희의 약점은 바로 그 기다림에 있었다.”
“더는 무리였겠지. 기다림 따위. 이미 한 번 죽을 때까지 지겹도록 기다려왔으니. 더는 기다림 따위 없이 호쾌한 복수만을 꿈꿔왔을 것이다.”
“그것이, 네 주군을 위기에 빠뜨릴 ‘최단거리의 함정’임을 깨닫지도 못한 채. 큭큭. 크하하!”
돌격해서는 안 됐다.
군을 이끄는 자.
부하들이 잘못된 길로 흔들리지 않도록 끝까지 지휘를 이어가야만 했다.
이것은 책임을 내팽개친 결과.
끓어오르는 충심을 주체하지 못한 결과.
인내하고 기다리지 못한 어리석은 장수의 말로.
“이상하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나? 정말로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나? 낙귀군단을 전멸시킨 독을 너희에게는 사용하지 않은 이유도 궁리한 적 없었나.”
독에 걸려 죽었던 야크샤의 군대와 달리, 그들에게는 같은 저주가 내리지 않았던 이유.
이미 걸렸기 때문이다.
몸이 녹아내리는 독보다도 더욱 끔찍한, 자신들의 행위가 절대적으로 옳고 숭고하다는 그릇된 확신에서 비롯된 ‘오판’이라는 이름의 독에.
“오만하기 때문이다. 충심, 충심, 충심! 너희의 자랑스러운 충심이야말로 이 전장의 승패를 뒤집을 가장 무른 약점임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닥쳐. 닥쳐라! 닥치란 말이다!!”
“자아, 달려보아라. 자신의 발로 멀어졌던 전장을 향해서. 너희가 도달하는 사이에 펼쳐져있을 파국을 맞이하러 가는 것이다!”
소리 높여 웃는 대요괴의 분신체를 붙잡아 내던진 적기사.
전선으로 복귀하는 그의 두 눈에 절박함이 어렸다.
2.
시청자들은 난리가 났다.
목소리 실화야?
섰어
갈게요
갔다왔어요
얘들 자꾸 어디 갔다옴?ㅋㅋㅋ
좋은 곳 다녀왔대
국내 극락 왕복 채팅방 ㅋㅋㅋ
몇 명 못 돌아온 거 아님?
너무 멀리 가셨네
그분들은 편도행 티켓 끊었대
편도ㅇㅈㄹㅋㅋㅋ
묵언검객의 목소리.
마음을 사로잡는 천상의 울림은 시작이었다.
???
우리가 알던 대요괴 패턴 다 어디 감?
저거 인간루트 대요괴 최종패턴 아님?
왜 시작부터 진심 상남자 맞다이 모드임?
묵언검객 난이도에서는 이게 기본입니다
현역 A급 각성자인데 10초컷 당할 자신 있다
반요곡 플레이어들은 저걸 어케 잡음? 다 초인임?
플레이어들은 회차반복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사용합니다 선생님
저희는 선각자에게 받는 축복과 신선의 도술이라는 게임이 제공하는 무기가 있습니다
묵언검객은 그런 거 안 쓰는데?
저분은 시발 뿔달린매지컬구미룡이잖아요
ㅋㅋㅋㅋ
왜 너는 옆집 뿔달린매지컬구미룡만큼 못하냐고 하면 화나긴 하지ㅋㅋㅋ
엄친아보다 두려운 스펙 보소
가슴이 웅장해지는 대요괴의 정면격돌.
난이도 땜에 그런지 첨보는 패턴 미치도록 많네
원래는 대요괴 보스전에서 무슨 패턴 나옴?
10m마다 한 번씩 촉수공격 나오는데 1000m치 100번 돌파하면 1페이즈 접근 끝남
100번ㅅㅂㅋㅋㅋ
실력만 된다면야 전승이나 도술 써서 한 번에 엄청 많이 건너뛸 수 있음
근데 대요괴도 빨리 접근하는 애들은 더 강하게 때림ㅇㅇ
촉수파티 근데 왜 안함? 낙귀들한텐 썼잖아
몰?루
촉수말고 다른 패턴은?
공략템 있으면 공속 낮아져서 극딜 박기 시작하고 공략템 없으면 공속 미쳐 날뛰어서 방어귀물로 막으면서 자멸패턴 나오기 기다려야됨
자멸패턴?
대요괴가 집어삼킨 요괴들이 대요괴가 소화 다 못 끝내고 보스전 하느라 통제를 소홀히 할 때 우르르 탈출하는 그런 거 있음
묵언검객이 뽑아낸 영혼들이 그거야?
아니 저딴 건 우리도 몰라
???
최저난이도에서는 ‘소화가 안 된’ 먹이들이 뛰쳐나오는 거고 최고난이도인 지금은 ‘아껴먹으려고 남겨둔’ 영혼들만 꺼내다 쓰는 거고ㅇㅇ
그럼 원래는 패턴 나올 때까지 존나 두들겨 맞고 있기만 해야 되는 시간임?
ㅇㅇ
그래서 니들은 왜 저렇게 못함?
아 쫌 ^^ㅣ발 몇 번을 말해야해 두들겨 맞으라고 있는 극딜패턴에서 맞딜을 박는 저 인간이 이상한 거라고!!
그래서 니들은 왜 저렇게 못함?
아아아아악!! 주화입마 걸릴 것 같애!!!
그래서 원래 대요괴 루트는 어느 정도 난이도였는지 설명을 요구하는 이들.
이걸 적기사가 함정에 당했어?
와 ㅅㅂ 최고난이도 대요괴 개지리네
함정패턴 실화야?
저 난이도까지 가는 것도 불가능하겠지만 들어가도 깰 자신이 없다
그 전에 이십만대군은 무슨 십만대군도 못 모음
내가 묵언검객이면 적기사랑 병귀들 후반필드 오는 길에 다 뒤졌을 듯ㅋㅋ
ㄹㅇㅋㅋ
저거 원래는 십만 마리 어떻게 모으는 걸까
필드 해방시킬 때마다 두땃쥐들처럼 숨어 사는 애들 수집하고 아이템으로 특정종족 호감도 얻고 그래야 할 듯
신기는 다회차 아니면 개방 안 되는 아이템 아님?
맞음
근데 왜 저 인간은 신기 없이도 저 야랄중임?
인간이 아닙니다. 구미룡입니다.
아참 그랬지
왜 납득하는데ㅋㅋㅋ
자신들은 절대로 저렇게는 못할 거라는 자아성찰과 반성에 이르기까지.
보스전 한 번에 즐길 거리가 많아도 너무 많다!
근데 이거 보스전 조진 거 아님?
적기사 함정 빠지고 병귀들 이탈하면서 아군 훅 줄긴 했어
ㅇㅇ
백령신군네 백귀야행도 어떻게 힘 써보긴 하는데 대요괴가 너무 쌤
이게 백령신군 포식도 못한 최종진화 전의 대요괴가 맞아…?
턴 빨리 끝내서 대요괴 지금 약화된 편 아님?
맞아 분신체도 한 번 죽었잖아
그거 다 감안해서 그나마 저 정도인듯
턴 더 많이 지나면 최고난이도에서도 저것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거네
묵언검객도 고전하는 거 보면 최고난이도는 무조건 저 루트로 가야 그나마 난이도가 덜할 듯
대요괴 쉽게 잡는 방법 : 가는 길을 제일 어렵게 깬다
그게 되면 대요괴한테 고생을 안 하지 ㅅㅂㅋㅋ
가벼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시청자들.
그 사이에서 한 사람, 홀로 진지한 이가 있었다.
“길드장님… 당신이 그렇게까지 고전하면 저는 이 게임을 어떻게 깨라는 겁니까?”
대쉬맨.
그는 지금 절망을 느꼈다.
신화대격돌을 벌이는 두 괴수들의 싸움을 자신이 대신 하는 그림이 도저히 그려지지를 않는다.
어느 정도의 경지가 필요할까.
얼마나 오랜 시간 무학을 익혀야 할까.
이건 그에게 허락된 보스전이 아니다.
극상의 재능.
최강의 무공.
최상의 행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더해야만 간신히 도달할 수 있는 최강의 인간과 최강의 요괴의 정상결전이다.
그렇다고 힘겨루기만 하는가?
다르다.
묵언검객은 시작부터 대요괴의 몸에서 대량의 영혼을 끄집어내어 제 힘으로 삼았다.
그 정도의 요술을 발휘해야 성장이 늦춰지고 저지당한 대요괴와 평수를 이룬다.
동시에 십만 이상의 대군을 모아서 약화의 저주로 압박을 가해 분신체의 생성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대요괴의 힘을 갉아먹어야 한다.
한편으로 십만대군이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도록 지휘관들을 잘 키우고 이들이 대요괴 토벌전에서 실수를 하지 않게 단속까지 잘해내야 한다.
‘미쳤네 진짜.’
용사나 영웅이 따로 없다.
범인이 따라잡기엔 불가능에 한없이 가까운 결전.
하북팽가의 팽휘룡도.
뇌지컬의 엄길동도.
내로라하는 인방계의 고수들도 모두 넋이 나갔다.
저 대결을 보면서도 압도당하지 않은 자.
진지하게 승산을 보며 고민하는 이는 이제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야. 빡센데?
정상급 스트리머 스피드마스터.
묵언검객이 게임을 클리어하면 다음은 자신의 차례이건만.
두렵지도 않은 건지.
정말로 자신이 있는 건지.
이 방송을 지켜보는 수백수천 명의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오직 그만이 웃고 있었다.
허탈함이나 자괴감에서 비롯된 웃음이 아니다.
해남파에서 무술을 배운 무림인이라면 결코 몰라볼 수 없는 웃음.
바로 호승심에서 비롯된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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