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38)
〈 438화 〉 438 안광플래쉬빔
* * *
1.
반요곡의 모든 인과는 만다라의 잎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반요곡에 속하지 않은 존재라면.
그 인과는 만다라의 숨결에도 잡히지 않는다.
계산불가.
미지수.
이해의 저편에 존재하는 존재.
[좋다.] [잘 이해했다.]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내 앞을 가로막는 존재는 백령신군이 아닌 묵언검객임을.] [그렇다면 짐이 해야 할 일도 변하지 않는다.] [묵언검객.] [그대를 꺾는다.] [그대를 넘어선다.] [이것이 짐이 왕이 되기 위한 최종시련.] [자력으로 왕의 인과에 도달하기 위한 최후의 적.]대요괴의 눈에서 흉광이 번뜩였다.
[분신체 따위로 막을 수 없는 절대적인 힘을 보여주마!!!]묵언검객이 둘렀던 수백만 혼령조차도 공포로 압도하였던 전승.
의지를 짓뭉개는 잔혹한 전승이 마크2 단 한 사람만을 향해 집중적으로 쏘아졌다.
“이 정도쯤은 마크2에게 피하기란 어렵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피해서는 안 됩니다.”
마크2의 시선이 자신의 뒤로 향했다.
여기서 피한다면 자신이 등으로 가리고 있는 친구들이, 뚜따와 방랑상인, 그리고 그들을 태운 말이 대신 전승에 적중 당하게 된다.
안 그래도 겁 많은 생물인 말이 저런 힘에 노출되었다간 이성을 상실하고 마구 날뛰게 된다.
‘과연 무시무시한 적입니다. 마마가 그렇게나 힘들어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거대한 공포의 힘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은 몸.
뚜따가 새된 비명을 질렀다.
“도망치는 것이닷!! 마크뚜는 주군만큼 강하지 않은 것이닷!!”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끝내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전승에 휩쓸려버린 마크2.
그녀의 전신을 보랏빛 기운이 덮쳤다.
쿠콰콰콰콰!!
단 하나의 기운도 자신의 뒤로는 보내지 않는다.
마크2의 각오를 담아낸 수호에 공격은 확실히 그녀 한 사람에게만 그쳤다.
대요괴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면으로 쇄도했다.
‘분신의 역량이 본체만큼 대단할 수는 없다. 적어도 짐의 분신은 그러하니까.’
제 안의 공포심에 잡아먹혀서 꼼짝도 할 수 없는 저 가녀린 분신을 전력으로 후려쳐 죽인다!
자신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적일수록 더욱 강대한 힘을 발휘하는 의 전승.
거기에 요괴와 요력의 상징 그 자체인 달을 사냥할 정도로 요괴이되 반요괴의 성질을 지녔던 을 토벌하여 얻었던 전승까지.
대요괴는 승부를 걸었다.
묵언검객의 분신체.
그것이 취할 수 있는 성질이라면 둘 중 하나밖에 없다고 여겼다.
마지막 순간.
가장 결정적인 국면.
이 순간에 그녀가 보낼 분신체는 어떤 존재일까.
모든 요력과 전승이 배제된 순수한 인간인가?
철저하게 요력과 전승으로 빚어낸 요괴인가?
[요괴다. 분신으로 만들어진 시점에서 그것은 요력의 힘으로 빚어진 존재.] [요괴가 아니라면 그 힘은 한없이 저조하다.] [신선이 아니어도 스스로 선인의 존재로 거듭나던 묵언검객조차 요괴의 힘을 제 것으로 수렴했다.] [그런 묵언검객의 분신이 요괴가 아니라니.] [그럴 가능성은 생각조차도 할 수 없다.] [특효의 속성공격에 실패란 없다!!]대요괴는 처음부터 최흉이자 최강이 아니었다.
한때, 그는 의 강함에도 미치지 못했다.
의 원초적인 포효에도 압도당하는 존재였다.
이 발휘하던 악의 앞에 발광하며 자해까지 벌였다.
만요가 창궐하는 요계의 수라장.
그 속에서 일개 잡귀에 불과했던 과거의 대요괴 따위, 누구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하찮았다.
그저 살아남고 싶었다.
매 순간, 자신을 위협하는 강자들로부터 달아나며 그는 다짐했다.
강해지겠다고.
흙 묻은 더러운 풀뿌리가 아닌 자신의 사냥감을 뺏어간 원수의 피와 살을 취하겠다고.
복수심.
그것이 그의 오랜 벗이자 유일한 친우였다.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모든 적을 해치운다.
생존을 위한 당연한 절대명제에 불과할진대.
그것을 어째서 이 중요한 국면에서 떠올렸을까.
한낱 미몽처럼 깨어난 상념.
그 너머로 드러나는 고개 숙인 마크2에게서 새어나오는 분노와 투지와 마주치는 순간.
대요괴는 깨달았다.
어째서 아득한 과거, 미천했던 자신의 시절을 떠올리고야 말았는지.
눈앞의 존재는 묵언검객이되 아직 묵언검객의 격에 도달하지 못한 존재.
요괴왕의 업에 도달하기 이전의 자신으로 돌아갔던 대요괴 자신보다 훨씬 더, 아득히 먼 과거의 묵언검객이나 다름없었다.
순수하다.
어설프다.
완성되지 않았다.
덜 여문 과실과도 같았다.
그렇지만, 그런 그녀이지만.
눈을 마주침과 동시에 깨달았다.
‘계산이 틀렸군.’
순수한 욕망이야말로 요괴의 상징이라면, 저것도 요괴라고 부를 수는 있다.
그러나 저것이 품은 분노는 요괴들이 품는 순수함과는 명백하게 다르다.
요괴는, 자신을 위해 분노한다.
강대한 공포에 휩싸이고.
태초의 거대한 힘을 사역한 요괴와 마주치고도.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로 인한 분노를 보이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이었는가.]마크2의 두 눈에서 백광이 뿜어져 나왔다.
파고든다.
인지의 가장 깊은 감각 속까지.
“!!”
시각을 빼앗겼을 때.
대요괴의 강고했던 일념은 흔들렸다.
어째서 시야를 빼앗았을까.
자신의 앞에 있던 여리디 여린 인간의 육신은 어디로 이동했을까.
정말로 정직하게 자신의 앞을 지키고 있을까.
그도 아니면 배후로 돌아 역습을 가할 것인가.
모든 가능성이 빗발쳤다.
쌓아온 전투감각이 매 순간 경고했다.
물러나.
발을 도로 물려.
적의 노림수에 당해서는 안 돼.
미지의 힘이 있다면 끝까지 파헤쳐.
최강은 될 수 없어도 최흉이 되고자 하는 요괴라면 적의 흉계에 당할 수는 없어.
수많은 내면의 외침.
그 전부를, 대요괴는 정신력으로 짓눌렀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마지막 싸움이다.] [느껴진다. 지금도 짐의 배후로 쫓아오는 묵언검객의 군세의 존재가.] [한계를 넘어섰던 옛 연인의 일장이.]여기서 물러선다면 다음은 없다.
확실하게 따라잡히고, 요괴왕이 되어 모든 공포로부터 해방되고 누구에게도 위협받지 않는 정상에서의 해방감을 누릴 수 없다.
일개 비루했던 잡귀시절의 미천한 자신으로 되돌아가고야 만다.
강대한 요괴의 피를 물려받던 혈족들.
타고난 무기와 전승을 지닌 무력형 요괴들.
출발점부터 달랐던, 언제나 자신을 위협해왔던.
그런 존재들로부터 해방될 마지막 기회를.
이 한 번의 물러섬으로 놓칠지도 모른다면.
‘생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한 걸음은 물러나서는 안 되는 한 걸음!!!’
대요괴는 분명히 강해졌다.
한 순간이나마 요괴왕이 되었던 경험이.
분리되고 나누어지며 요괴왕이었던 자신과 별개의 존재가 되었더라도.
그의 내면에 용기를 새겨주었다.
결정적인 국면에서 대요괴로서 쌓고 또 쌓아왔던 대신, 요괴왕에 걸맞은 를.
그 용기는 마크2가 발휘하는 용기와 같은 성질의 것이었다.
용기뿐이라면, 승패는 어디로도 기울지 않았다.
전장의 피와 먼지, 용기와 두려움, 비명과 투지가 모두 뒤섞인 먼지구름.
천지의 모든 기운을 빨아들이듯이 마크2의 전신의 옷자락과 머리칼을 흩날리도록 만드는 어마어마한 기세의 바람의 너머.
한때, 묵언검객이 펼쳤던.
45000명의 시청자 중 단 한 명의 시청자만이 살아남았던.
마크2의 두 눈에 오래도록 새겨졌던.
동경어린 광경 중 하나였을 무공이 그녀의 손을 통해 펼쳐졌다.
거대한 파도가 밤을 부르는.
검기의 벽으로 하늘을 닫을 것처럼 일으키는.
경이의 영역에 달한 한 수.
그것이 최흉의 일격과 함께 충돌하며.
달려오던 군세가 충격파에 휩쓸려 주춤하고, 밀려나며, 바닥을 구를 정도의 충격이 거듭 지상을 휩쓸고 전장의 끝까지 퍼졌다.
폭풍의 중심으로부터 거센 풍랑이 일어나듯이 퍼져나가는 먼지구름들.
[그 한 수의 이름이 무엇이냐.]“경파호야. 마마의 비전무공 중 하나입니다.”
[분하구나. 그만한 힘을 지니고도 앞선 싸움에서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니.]마주한 검과 거대한 팔.
서로의 무기를 일점으로 내지른 두 사람의 사이에 쩌적, 하고 불길한 파열음이 일었다.
승패는 갈라졌다.
한 순간이었지만 일생이었다.
대요괴가 자와요시의 전승을 가장 중대한 국면에서, 가장 절실하게 사용해왔던 이유가 체감될 정도로 묵직한, 생의 모든 순간의 고통이 담긴 일격이었다.
[알았다면 당하지 않았을 것을.]“비겁한 변명입니다.”
[그도 그렇군.]쩌저적.
[무엇이 부족했다고 생각하지?]“마음의 올곧음에 몸이 지체되어서는 아니 되니. 자신의 나약함에 검은 느려진다. 마마는 검을 가르칠 때 그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런가. 그것이었나.]쩌저저저적.
검신의 끝자락까지 금이 간 검.
와장창!!
손잡이만을 남기고 산산이 터지는 마크2의 검.
그 앞에, 갈리고 또 갈라지며.
육신 전부가 깨져나간 검처럼 벌어진 대요괴가 피를 토해내었다.
마크2와의 짧은 대담에서 그는 깨달았다.
시력을 빼앗겼을 때.
그가 품었던 대요괴로서의 이.
그가 살아오며 지켜왔던 일생의 신조가.
그것을 물리치기까지의 짧은 망설임이.
능히 꺾을 수도 있던 일격에 도리어 자신이 당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최고점으로는 그가 아득히 능가했지만.
그 최고점의 무력을 모두 발휘하기도 전에, 접전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마크2의 흔들림 없는 최선의 일격이.
대요괴의 일순간의 주저함을 넘어섰다.
그것이 승패를 가른 분수령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