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39)
〈 439화 〉 439 만요의 끝에 군림할 최후의 요괴
* * *
1.
[이해했다.]대요괴가 웃었다.
갈라지던 육신이 봉합되며.
죽음의 끝에서 되돌아온 끈질긴 육신으로.
당황한 마크2의 멱살을 움켜쥐며.
[‘다음’부터는 망설이지 않도록 하지.]자신의 배후를 향해 날아드는 부기걸의 일장에.
마크2를 들이밀었다.
“!!”
부기걸의 손이 급히 궤적을 틀었다.
올곧게 내지르는 것으로도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힘을 무리해서 뒤튼다.
그 결과, 부기걸의 손이 뒤틀려서는 안 될 방향으로 뒤틀리며 허공에 힘을 쏟아냈다.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다.] [그 깨달음은 이렇게 사용하는 것이겠지?]전투경험이 일천한 마크2.
상대를 죽이기 전까지 방심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마무리 과정을 실행한 경험이 없는 그녀로서는 미처 대응할 수 없는 사태였다.
지금껏 그녀가 겪어온 전투란 융단폭격처럼 힘을 쏟아내기만 하면 개미떼처럼 적이 죽어나가거나 혼비백산하며 흩어지는 것.
죽어가던 적이 되살아나며 덮쳐드는 것도, 이미 힘을 쏟아낸 뒤에 확인사살을 하는 것도.
마크2의 부족한 경험으로 충당하기에는 부족했다.
[이번에야말로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네 순수한 강함에는 원본이 지녔던 독심이 부족했음을 깨달았다.] [결국 분신은 분신에 불과할 뿐.] [원본을 넘어설 수는 없었던 것이다.]뒤틀린 손을 움켜쥐며 신음하는 부기걸이 있는 방향으로 집어던진 마크2.
전장의 저편까지 함께 튕겨나가며 두 사람이 시야 저편으로 멀어졌다.
방관하던 백령신군이 자신의 뜻과 다르게 흘러가는 전황에 동요하였으나, 그 또한 늦었다.
[축적된 경험이야말로 원본과 분신의 차이.] [이것으로 길은 열렸다.]마크2. 부기걸. 묵언검객의 군세, 스스로 물러서기를 선택한 백령신군과 그의 백귀야행의 군세까지.
전장의 모든 적이 뒤처진 지금.
저주지속진의 앞에는 불쌍할 정도로 겁에 질린 하찮은 두땃쥐인간 한 마리와 어디선가 본 기억만 어렴풋이 나는 푸른 피부의 도깨비소녀 하나뿐.
[당신, 나를 기억해?]이깟 하찮은 존재들 따위.
마차에 실린 저주지속진과 함께 부수면 그만이다.
[역시 약속을 지킬 생각 따윈 처음부터 없었네.] [덕분에 혹시나 싶었던 미련도 사라졌어.]푸른피부의 도깨비소녀.
방랑상인이 결연한 눈으로 스토커의 두개골을 있는 힘껏 껴안았다.
[당신은 우리 남매의 운명을 농락한 원수.] [자신이 좋을 대로 쓰다버린 패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 비정함의 대가를 치를 시간이야.] [!!!]인과응보????.
과거의 악행이 인연에 의해 훗날의 길흉회복으로 되돌아옴에 이보다 걸맞은 순간은 없었다.
[고위험군 돌발이벤트 의 역발동!] [배신과 분노의 감정이 귀물이 된 스토커의 두개골에 투지를 충원합니다.] [스토커의 유해가 방랑상인과 결합합니다.] [방랑상인이 유해의 결합을 받아들입니다.] [남매의 혼이 공조합니다.] [방랑상인이 파괴와 복수의 감정을 자신의 의지로 제어합니다.] [패퇴했던 보스가 재림합니다.] [방랑보스 가 부활했습니다.]한차례, 묵언검객의 손으로 인과의 끈이 끊어져 강제중단 되었던 이벤트.
그것이 본래 반요곡에 안배되었던 방랑상인의 쓰임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발동하였다.
의 암흑진화형태.
대요괴의 안배로 무너지고, 절망하며, 복수를 다짐해야 했을 요괴.
동생의 복수를 위해 귀물이 된 동생과 그것을 스스로 받아들여 파멸해야 했을 히든 방랑보스 .
그녀가 적이 아닌 아군으로 부활한다.
쿠구구구구!
전장 전역에 널브러진 시체들로부터.
무수한 병장기에 얽힌 혼으로부터.
혼에 담긴 을 남매의 것으로 취한다.
쉼없이 솟구치는 새하얀 빛.
그 빛은 한 차례 대요괴의 눈을 멀게 하였던 안광플래쉬빔의 화력에 못지 않았다.
[이런!!]그 강렬한 빛에 멈추어 패배했던 기억.
그 기억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멈추었음을 깨달은 대요괴가 급히 손을 뻗었다.
무어가 ‘다음’에는 망설이지 않겠다는 것인가.
바로 조금 전의 일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했거늘.
스스로도 분할 정도로 둔한 반응이었다.
연이은 격전에서 육신의 부상은 치유되어도 정신의 피로는 해소될 수 없음을 나타내는 증거지만, 대요괴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파괴자 Lv427
파괴자 Lv915
파괴자 Lv1733
전장의 무수한 주검으로부터 를 흡수하는 파괴자를.
저주지속진의 앞을 가로막는 최후의 적을.
그것이 자신이 안배하였던 쓰고 버린 패였지만 뜻대로 발현되지 않아 되돌아온 재해임을.
[다른 것도 아닌 흉계에서마저 패배하다니.] [인정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느냐!!]약할 수는 있다.
한 번쯤은 패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흉계만큼은 안 된다.
이것은 그의 존재의 근간.
그가 대요괴로 있기 위한 필수조건.
[대요괴의 업이 흔들립니다.] [대요괴의 존재의의가 흔들립니다.] [대요괴가 집어삼켜 소화하였던 무수한 힘과 혼이 격의 붕괴에 동조합니다.]자신의 흉계에 도로 당한다.
그 순간, 대요괴는 모든 힘과 격을 상실하고 미천한 잡귀시절로 되돌아가고야 만다.
타인의 힘을 취하는 흡기공.
무적 같은 힘에 존재하는 숨겨진 비수.
그것은 자신이 받아들인 무수한 힘을 소화하며 지탱해야 할 중심이.
스스로의 힘이 흔들리는 순간, 그간 흡수해온 모든 힘을 잃는 붕괴의 위험이었다.
[비켜라! 제 역할도 다하지 못한 쓰레기 따위가, 감히 짐의 앞을 가로막지 말란 말이다!!] [틀렸어. 우리 남매의 역할은 대요괴에 이용당하고, 절망한 끝에 무너지는 그런 역할이 아니야.]흉험한 대요괴의 힘을 파괴자의 거대화한 손이 정면에서 움켜쥔다.
콰과곽!!
압도한다.
지금껏 연이은 전투 사이에서도 힘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던 대요괴를.
이 전장에서 한 줌의 독혈이 되어 녹아내린 시체들의 혼을, 창칼에 당해 숨이 멎고 손발에 심장이 꿰뚫려 절명했던 요괴들의 혼을.
강자들의 의지에 휘둘리기만 했던, 비참한 과거를 딛고 의연하게 전장에 나섰던.
전사자들의 모든 의지가 파괴자의 등을 밀고, 남매의 두 팔에 힘을 싣는다.
파괴자의 두 팔에 붙잡혀 양팔이 꺾였던 대요괴.
그의 어깨를 뚫고 나온 네 개의 팔이 파괴자의 손목을 붙잡고 팔뚝을 꿰뚫었다.
부족했다.
전장의 모든 혼을 흡수하였음에도 그 혼의 총량은 대요괴를 넘어설 수 없었다.
묵언검객과 그녀의 군세가 너무나도 훌륭하게 분전을 해왔던 덕분에 희생자가 충분하지 못한 탓이다.
그 사실을, 군세들도 깨달았다.
[이 목숨을 파괴자에게 바친다.] [우리의 진명을 파괴자에게 바친다.] [병귀거인병의 진명을 파괴자에게 바친다.]빛에 휩싸여 파괴자에게 힘을 더하는 군세들.
쓰러지지 않고 버티는 파괴자.
끝내 대요괴가 넘어서지 못한 최후의 벽.
대요괴는 포효했다.
넘어설 수 있다고.
약한 것들이 아무리 힘을 합쳐봤자 볼품없다고.
자신의 의지로 먹어치워 소화한 힘과 그저 강제로 떠맡겨진 의지의 총체 따위는 비할 바가 아니라고.
[차라리 잘됐다.] [따로따로 거슬리기만 했던 존재들이 제 발로 하나로 합쳐준다면 도리어 손이 편해지지.] [그 하나의 몸뚱이와 함께 거슬리는 패배자들의 혼을 일격에 몰살하여주마!!]그를 막을 수 있는 부기걸과 마크2는 자신의 힘으로 전장의 저편까지 날려버렸다.
거슬리는 패배자들의 총체인 파괴자는 힘으로 압도하여 무릎 꿇리고 짓눌렀다.
이 정도로 필사적으로 요괴왕이 되고자 한다면.
하늘도 감동하여 그 뜻을 이루어주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자신을 능가하는 모든 생물을 배신하고 집어삼키며 군림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야 하는데.
승리가 목전에 아른거리는데.
[한 번 패배한 놈들이 어째서 끝도 없이 계속 발목을 붙잡는단 말이냐!!!]모두의 악전고투로 벌어진 귀중한 시간.
전장을 가로질러 다시금 돌아온 적기사의 기마에.
부기걸과 마크2가 나란히 실려 되돌아왔다.
자신이 범한 실책의 크기만큼 공을 세울 때까지 더욱 커다란 힘을 부여하는 전승이.
생전, 인간시절에도 지켜왔던 적기사라는 인간이 쌓아왔던 일생의 신조가.
요마일체의 최후의 돌격이 되어 되돌아왔다.
대요괴의 손에 한 번씩 패퇴했던 모두가.
만전이 아닌 상태로라도 다시금 그 힘을 발휘한다.
[네놈들……!!]도망친다.
역시, 요괴에게는 요괴의 전투법이 있다.
지금만큼은 물러나야 한다.
물러서려는 대요괴를, 피투성이가 되어 지면까지 짓밟힌 파괴자가 붙잡았다.
지면에 짓눌린 고개가 악착같이 그의 손을 물어뜯었다.
[놓아주지 않아.] [네가 파멸시켜왔던 요괴들이 외치고 있어.] [놓치지 말라고.] [마지막까지 걸림돌이 되어주겠다고.] [이것이 당신이 적으로 돌려왔던 모든 요괴들의 뜻이자 업보야!]속수무책으로 손발이 묶인 대요괴를 향해 백색의 열풍을 휘감은 적기사의 돌격이 적중했다.
대요괴의 몸체가, 산산이 터졌다.
잿더미가 되어 흩어졌다.
모두의 의지가 격상의 존재를 극복하였다.
대요괴의, 껍질뿐인 육신을.
쏴아아아.
비처럼 쏟아지는 육편의 너머, 작디작은 인간크기의 육신이 되어버린 대요괴.
그가 웃었다.
어깨를 떨며, 온 몸을 흐느끼듯이.
발작적으로 고개를 치켜들며.
[이동형 저주지속진형이 파괴되었습니다.]끝내 그를 붙든 제약으로부터 해방되었다.
[해냈다.] [모든 시련을 딛고, 이제야 마침내.] [짐은 요괴왕의 업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시련은 타파했다.]살해약화의 저주로부터 벗어난 대요괴.
그가 부서진 마차의 잔해 위에서 승리를 확신하였지만, 두려움에 떨어야 할 요괴들은 누구 하나도 공포의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다.
두려움도, 패배의 직감도 보이지 않는 의연한 군세.
그들이 좌우로 물러서며 길을 열었다.
[거울의 파편이 지상에 맞닿았습니다.] [이 해방됩니다.] [격리된 세계의 생환자 이 돌아왔습니다.]하지만, 시간은 그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최후의 요괴란 닫힌 세계의 마지막 요괴에게도 해당되는 것. 미래의 당신은 죽었어요.”
데구르르.
던져진 수급이 바닥을 굴러 대요괴의 발치에 닿았다.
그것은 공포로 물든 제 3대 요괴왕의 미래.
“이제 당신이 남길 수 있는 말은 유언뿐이에요.”
제 3대 요괴왕을 단독으로 토벌한 자.
묵언검객이 돌아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