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46)
〈 446화 〉 446 대안
* * *
1.
“부디 직원용 할인으로 99% 세일을 해달라고 여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1조원이나 하는 옷을 100억에 사겠다니.
할인율이 너무 크지 않나 싶지만 말도 안 되는 금액을 보면 가시인간의 심정도 이해는 갔다.
“애초에 옷이 왜 이렇게까지 비싸요?”
“사람이 옷에 맞춰서 체형이 바뀌는데 어찌 비싸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심지어 리빙아머의 성능은 성형수술도 안 통하는 각성자의 신체도 바꿀 수 있다는 실제 경험담까지 올라왔습니다.”
“아. 그게 문제였군요.”
“예. 아주 큰 문제죠.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각성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으니까요.”
일반인이 못생기면 성형수술을 하면 된다.
각성자가 못생기면 그냥 생긴 대로 살아야 한다.
물론 무공이 나타나고 새로운 방법도 생기기는 했다.
역용술을 익혀서 얼굴을 바꾸거나.
축골공을 익혀서 체형과 골격을 바꾸거나.
특별수련동의 VIP수련제자 장화련이 길드장에게 전수받은 해남아미미용무공을 그녀의 밑에서 따로 시사받아야 한다.
문제는 역용술도 축골공도 해응응이 펼칠 생각이 없고, 장화련의 해남아미미용무공은 여성만이 배울 수 있는 무공이라는 사실이었다.
대안이 없어 괴로워하던 사람들에게 혜성처럼 나타난 신문물 리빙아머 성형술.
옷을 입고 석 달만 지나면 점진적으로 옷에 맞춰 신체가 변형되니 각성자라면 누구든 신이 내린 신물인 리빙아머를 탐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최고가 1조 1천억 나왔습니다. 세 번 호가 후 경매를 종료하겠습니다.
1조 1천억. 1조 1천억. 1조 1천억.
리빙아머 77700호 는 최고가 1조 1천억에 낙찰되었습니다.
최초의 바디슈트 구매자의 3개월 후기가 올라온 이후, 슈트 가격은 연일 상한가를 갱신하며 조 단위의 가격마저 도달했다.
이에 눈치를 보던 다른 각성자들도 이건 사기가 아니라 진짜라는 확신을 가졌으니.
다음 경매에서는 인생 정말 실력과 돈뿐인 못생긴 각성자들이 얼마나 거액의 경매가를 부를지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수량도 한정적이고 돈 많은 못생긴 각성자는 많으니 저처럼 어중간한 각성자는 도저히 금액을 맞출 수가 없단 말입니다!”
“사정은 이해했어요. 일단 말씀은 드려보겠는데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요.”
“아영씨! 아영씨는 제 생명의 은인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쿵. 쿵.
땅에 머리까지 박아가며 격하게 감사인사를 하는 가시인간의 처절한 모습에 부담스럽다는 생각보다는 불쌍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사람이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살고 싶었으면 말 한 마디 해주겠다는 것에 저리도 기뻐할 수 있을까.
‘솔직히 저 얼굴로 살라면 나 같으면 진즉에 자살했겠지. 저 마음도 이해는 하겠어.’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외모의 소유자가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
[이해했어요.]해응응은 주아영이 전한 말에 사정을 깨닫고는 그 필사적인 마음을 이해했다.
“언니 화났어요?”
[당연히 화났죠. 제 귀한 수제자의 수련시간을 뺏어갔는데. 마음 같아서는 점핑레빗 면벽수련 1만 시간형이라도 선고하고 싶어요.]가시인간이 아닌 다른 녀석이 이딴 소리를 했으면 문답무용으로 캡슐에 밀어 넣었다.
그래도 가시인간이니까 한 번 봐줬다.
2.
[아영이에게 경고는 전해들었겠죠?]“예. 다시는 수제자분의 시간을 뺏지 않겠습니다. 길드장님께 어떻게든 도움을 구하고 싶어서 의욕이 과하게 앞섰던 제 잘못입니다.”
결국 가시인간과는 따로 시간을 내어 만났다.
어디 TV광고에 나와 달라느니, 사업파트너가 되어달라느니, 한 수 가르침을 청하는 요청에 보수는 부르는 대로 드릴 테니 게이트 좀 닫으러 와달라는 둥.
다양한 이유로 접견을 청하고 하다못해 통화라도 해달라는 이들이 널린 요즘.
그녀가 이렇게 직접 시간을 할애하여 한 사람만 만나는 일은 흔치 않았다.
가시인간도 직접 그녀에게 부탁을 청하려다가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몸소 체감했기에 태도가 몹시 조심스러웠다.
[새로운 육신을 얻고 싶은 마음은 알겠어요.]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당신의 외모는 굉장하니까요.]알아준다는데 왜 마음이 더 아프지?
괜히 죄인이 된 것 같아서 가시인간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당신은 해남파의 간부이자 무림인이에요.]하지만.
좋은 의미의 말에 따라오는 접속 부사는 아니다.
앞의 사실에 반하는 의미를 암시하는 단어.
[무림인에게 근골은 재능이자 재산과도 같아요.] [아라크네의 미소녀 수트는 여성스럽고 매력적인 외모를 중점적으로 두죠.] [실전성은 떨어지고 전투력은 감소해요.]어쩐지 불길하더라니.
예상이 적중했다.
[심지어 가시인간 당신의 능력은 신체에서 가시를 내뿜는 능력이죠.] [신체면적이 넓고 오돌토돌하며 인간에서 먼 외모일수록 유리한 능력이에요.]“그럼 제가 못생겨서 강해졌다는 말입니까?!”
[그래요.] [지금의 못생긴 신체가 당신이 강해진 비결이에요.] [재능뿐만 아니라 노력의 측면에서도.] [당신이 노력하는 동기도 못생김 지분이 높죠?]부정하고 싶었다.
못생기지 않아도 여전히 자신은 강할 거라고.
그렇지만 그가 생각하기에도 해응응 길드장의 지적은 구구절절 맞는 말이었다.
[키도 체형도 줄어들고 체면적도 적어지면 필연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어요.]그렇지만 그 대가로 미소녀가 된다면?
[인간의 신체는 항상성이라는 것이 있어서 리빙아머 착용을 해제하면 호르몬조절이 끝나서 다시 남성호르몬이 분비되고 호르몬장애가 발생하겠죠.] [여성호르몬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거나 리빙아머를 계속 입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수준의 반동이 찾아올지도 몰라요.]그 대가가 미소녀의 삶이라면?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을, 경지의 하락은 물론이고 수명의 감수도 따르는데 평생 리빙아머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위험까지 감수하면서까지 갖고 싶나요?]“당근빳다죠 쉬바!!”
머리에 총을 맞는 한이 있더라도 이건 거절할 수가 없는 비교였다.
“길드장님이 아십니까? 너무 못생겨서 식당에서 고개를 들고 밥을 먹으면 다른 손님들이 가게를 나간다고 가게주인이 내쫓는 참담한 심정을?”
“!”
“긴박한 상황에서 함부로 얼굴을 들이대면 아군한테 몬스터로 오인 받을까 두려워서 멀리 떨어져서 부르는 심정을 아십니까?”
“!!”
“저는! 그런 비참한 삶은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못생긴 절정고수가 되느니 어여쁜 삼류허접이 되고 싶단 말입니다…….”
무림인으로서 향상심을 잃은 가시인간은 경멸해야 마땅하지만…….
해응응이 보기에도 가시인간은 외모가 진짜 좀 뭔가 많이 안쓰러웠다.
[아라크네에게는 제가 문의해볼게요.]“가, 감사합니다! 저를 위해서 99% 할인을 말씀해주시겠다니!”
[남성형 바디수트 제작도 가능한지.]“…….”
할인을 해준다는 건 아니고.
3.
“싫어.”
아라크네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남자옷은 내 취향이 아닌걸.”
[나선형 콘돔은 어쩌다가 나왔죠?]“비서 신도철의 의견으로 심심풀이 삼아 만들었을 뿐이야. 그 외에는 전부 여성복인걸.”
디자이너인 아라크네의 취향이 여성복에 편중되었다면 어쩔 수 없다.
미소년 바디슈트가 나오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이 사람은 좀 불쌍해요.]“얼마나 불쌍한데?”
[좀 굉장히 몹시 매우 많이 심하게 불쌍해요.]아라크네도 호기심이 생겼다.
“얼마나 못생겼기에 그러나 얼굴이나 한 번 보자.”
해응응은 실물을 보여줬다간 아라크네가 몬스터로 오인해서 공격하지는 않을까 걱정되어서 스크린워치를 펼쳐 가시인간의 사진을 대신 보여주었다.
“와.”
아라크네는 감탄했다.
“우와.”
두 번 감탄했다.
“얜 하나 만들어줘야겠다 진짜.”
아라크네조차 자비심을 품게 만든 가시인간.
그의 외모가 괴물에게도 동정심을 부를 수준임이 공인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
[제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인가요?]“리빙아머 제작에는 마력이 필요해. 근데 여기 공방에서 자동수집 되는 마력은 최소한의 생명유지와 약간의 활동에 필요한 수준의 희박한 마력이야.”
게이트가 여럿 열려서 자연지기농도가 상승하고, 이를 마나집적진으로 한층 더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아라크네에게는 불충분했다.
“기존에 만들었던 리빙아머의 판매라면 몰라도 신제품 제작에는 더 많은 탁기가 필요해.”
[조금씩 오래 만드는 건 너무 번거로울까요?]“하려면 할 수는 있어. 그런데 퀄리티가 낮을 거야. 공허석에 저장된 마력을 보급받는 것도 마찬가지야.”
“자기 몸에서 기운이 넘쳐서 하는 일이랑 에너지를 도핑 받아서 억지로 하는 일은 능률에도 큰 차이가 있잖아?”
[그렇군요.]만들어주고 싶어도 아라크네의 마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방법이 없다.
“근데 그냥 기성품을 하나 주면 되지 않아? 양갈래 트윈테일이 어울리는 교복 미소녀 수트가 있는데.”
[그렇게까지 도와주고 싶은 건 아니라서요.]“저 얼굴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신의 저주를 받은 수준의 흉악한 외모잖아.”
해응응은 뚱한 얼굴로 수첩을 내밀었다.
[도와주려면 제 손으로 근골을 바꾸는 축골공을 펼쳐주었죠.] [시험에 떨어졌으니 쉽게 새 얼굴로 살 기회는 주지 않을 거예요.]이유야 어찌되었건 사문의 제자가 무술을 등한시하겠다고 스승 앞에서 선언했다.
무림이었으면 스승과 사문을 능멸한 기사멸조의 죄를 물어 엄히 벌했을 일을 눈감아준 것이 어딘가.
‘차라리 외모를 포기하더라도 무공을 선택하겠다고 했으면 안쓰러워서라도 축골공을 시전 했을 텐데. 뭐, 자업자득이죠.’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마력의 보급에는 짐작가는 구석이 있다.
‘역시 게임이겠죠. 안정적으로 마력을 보급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