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47)
〈 447화 〉 447 돌아온 좀비해저드
* * *
1.
아라크네에게 어떤 게임으로 마력보급을 시킬까.
나름 진지하게 고민하며 해남파 정자?子에 누워 좌로 뒹굴 우로 뒹굴 몸을 굴려가며 한가하게 고민에 빠진 해응응.
그녀의 머리 위로 사람모양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런 곳에 계셨습니까.”
“?”
“한나도 왔어요!”
“와어떻게사람이뿔에꼬리가현실에서도달릴수가있죠사진찍어도 되나요?”
[안돼요.]“쿨럭쿨럭. 아, 안녕하세요.”
민우성과 해남파아이돌3인방.
김한나, 예지수, 차지연이 사복차림으로 방문했다.
“2집 앨범 지방행사 순회를 끝내고 막 서울로 돌아온 참에 한 번 들렀습니다.”
[수고가 많네요.]“길드장님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시군요.”
민우성의 인사에 해응응이 꼬리를 스윽 들어 올려 물음표 모양을 만들었다.
[꼬리가 생겼는데요?]“세상에서 제일 바쁠 것 같은 분이 실은 의외로 세상에서 가장 한가하다는 말입니다.”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딱히 놀던 건 아니에요.]“농담이었습니다. 괜히 찔린 것처럼 덧붙여서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민우성이 가져온 음료를 내려놓자 굴러다니길 좋아하는 길드장도 과연 누워서 음료를 마시기는 꺼림칙했는지 몸을 일으켰다.
만만했던 우지우나 이소혜와 달리, 얼굴을 보자마자 능숙하게 자신을 다루는 민우성의 행동에도 해응응은 거부감보다는 익숙함을 느끼며 얌전히 앉았다.
“민사장님 대박.”
“저 어려운 길드장님을 어린애처럼 다루다니.”
“역시 우리 사장님은 굉장해요.”
민우성은 자신을 따르는 아이들의 감탄에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그래서 무슨 고민이십니까?”
[의외네요. 전에는 말하지 않아도 곧잘 맞추더니.]“지금의 길드장님은 제가 모시던 시절보다 훨씬 더 강해져서 속을 모르겠습니다.”
농담인 척 본심을 토로하는 민우성.
그의 푸념에 해응응이 순순히 제 고민을 토로했다.
[어떤 게임이 내공이 가장 많이 늘어날지 고민하고 있었어요.]“전에 하던 고민이랑 같은 고민이군요.”
[전에요?]“잊으셨습니까? 좀비해저드를 시작했던 이유를.”
아.
꼬리를 쭈뼛 세우며 깨달음을 얻은 해응응.
“우왓, 꼬리가 느낌표처럼 쭉 펴졌어!”
“역시사진찍고싶어요아니사진이안되면만지기라도!”
“저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이만 먼저 들어가보면 안 될까요…?”
언제나 활기찬 김한나와 당황하면 말이 빨라지는 만큼 텐션도 금방 오르는 예지수와 달리, 팀의 일반인을 담당하고 있는 차지연은 얼굴이 흙색으로 변했다.
마지막으로 좀비해저드를 했을 때의 악몽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이고, 애가 얼마나 정신이 없으메 지 엄마 목소리도 못 알아듣나! 니 빨리 도망치라.
생사유무조차도 불분명한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만 들어본 가상엄마.
구워어어어!!
육상선수마냥 전력질주를 하며 달려오는 좀비들과 그마저도 약하다고 동족포식을 해서 진화까지 해버린 특수좀비들.
방금 막 진화시킨 싱싱한 차저를 올려 보냈는데 아영이에게는 괜찮은 수련상대가 될 거예요.
좀비들을 강약조절까지 분배해가며 웨이브 단위로 건물에 올려 보내는 미운 길드장님까지.
‘그걸 또 해?!’
좀비지옥에서 구르는 건 이제 무리다.
못하겠다고 똑 부러지게 말하자.
……직접 말하긴 너무 무서우니까 동료들의 입을 빌려서라도!
“나 조금 설레. 이번엔 설욕할 수 있을까?”
“요오시! 한나는 준비 만젠이다요!”
틀렸다.
인게임에서는 다 죽어갔던 두 사람이면서 게임 한지 오래됐다고 옛날 일은 벌써 다 까먹었나보다.
동료들의 사기는 최대치까지 찼다.
차지연 : 엄마 길드장님이 막 막 좀비랑 싸우게 하려고 그러는데 나 좀 살려줘
엄마♡ : 우리 딸 가상엄마한테도 효도해야지^^ 엄마는 괜히 가상엄마한테 감정이입 되어서 보면서 응원하고 그러게 되더라!
차지연 : …
엄마♡ : 엄마는 지연이 믿어 파이팅!
차지연 : 엄마 미워!
믿었던 엄마찬스도 불발로 끝났다.
“지연양. 구석에서 혼자 스크린워치 붙잡고 뭐하고 계십니까?”
“아무것도 아니에요…….”
2.
[브이튜브 파트너 BJ]멀티모드는 이전의 합방인원이 고스란히 다시 모여야 하기에 평생 좀비해저드 볼 일 없겠다며 포기했던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반요곡왜아님? 반요곡왜아님? 반요곡왜아님?
이복아카는 어딨어? 이복아카는 어딨어? 이복아카는 어딨어?
이복아카는 이북 갔어
헬세살 먼저했는데 왜 버려 헬세살 먼저했는데 왜 버려 헬세살 먼저했는데 왜 버려
와! 좀비해저드!
도미검객 돌아왔구나
어서오고
은 본인이 지은 닉네임이 맞습니다 응애 그만두세요
응애
응 선에서 다 정리됐어
오랜만이고
흙먼지쿨럭쿨럭좌는 닉네임 아니잖아ㅋㅋㅋ
먼지좌는 실명인증제 도입했거든요
2집 앨범에 노래 있던 거 이거 합방 때문임?
오 진짜네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열렬한 환영인사.
해응응은 괜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했을 걸 그랬네요.’
멀티합동좀비서바이벌게임.
원래의 장르는 그랬던 것 같지만 그녀는 땅에 좀비를 심고 살을 찌워서 특수좀비로 양식을 했다가 내단 꺼내먹듯이 하나씩 해치우고는 했다.
물론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만년설삼을 기대하고 인삼을 재배해도 막상 사람 손을 탄 인삼은 생각만큼 그리 효능이 대단치 않은 것처럼 뭔가 좀 아니었다.
괜히 애들만 괴롭히는 것 같고 애들은 좀비해저드에 납치될까봐 방송활동 미친 듯이 열심히 하며 자연스럽게 잊게 된 게임.
오랜만에 꺼낸 게임 이야기에 아영이가 거절하면 어쩌나 했는데, 반응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드디어 리벤지의 시간이군요. 후후후. 이 날만 기다렸어요. 얼마든지 환영이에요, 언니.”
좀비해저드 이후로 수련강도가 자체적으로 높아졌던 주아영.
잘 벼려진 무기처럼 정련된 기운이 정말 이 날만을 위해 단단히 벼려왔다는 인상을 주었다.
돌아온 설욕전의 무대.
대로변 양식장에 감금된 좀비들의 비명소리.
세상만사 다 포기하고 주는대로 좀비를 넙죽넙죽 받아먹는 차저2호.
주아영이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그녀에게만 만만한 게임이 시작됐다.
‘반요곡을 경험해보니 좀비들은 이제 별 감흥도 없긴 하네요.’
가상대도시 연주.
좀비가 되어버린 대도시의 유동인구가 쉼 없이 몰아치며 육로로의 이동은 원천봉쇄, 언제 길거리의 좀비들이 건물 안으로 쏟아질지 두려움에 떨어야하는 게임…이라고 민우성은 이야기했지만.
요즘도 간간히 떠올리며 심상수련의 상대로 불러내곤 하는 대요괴에 비하면 특수좀비들은 하나같이 무언가가 부족했다.
‘전승이 없군요.’
역사가 없다.
좀비들의 힘은 돌연변이에 있다.
신체에 일어난 변이가 우연히 전투력 증진의 방향으로 이어지면서 예측불가의 새로운 능력을 동반한 강력한 특수좀비로 거듭난다.
의외성은 있지만 뿌리 깊은 역사와 단련은 존재하지 않는 얕은 힘.
자신의 힘으로 일궈낸 것도 아닌 우연히 얻어낸 부산물에 불과한 특수좀비 따위는 진정한 무술 앞에서 위협이 될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진화도 두 번을 하면 뭔가 다르긴 한가보다.
꾸드득
꽈드득
가장 많은 좀비를 포식하며 근육의 결과 밀집도 자체가 달라지는 차저 2호.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 챈 사람 역시 묵언검객이었다.
‘변이의 힘 하나로 신체성능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이 좀비. 제게 대적할 힘을 원하는 걸까요?’
신체의 일부가 거대화한 차저에서 점점 작은 형태로 압축되더니 어느덧 평범한 사람의 크기까지 줄어들게 된 차저 2호.
고분고분 좀비를 받아먹던 녀석의 눈에서 불길한 흉광이 이따금 번뜩였다.
‘기회를 노리고 있군요. 이 저를 상대로 빈틈을 노려 어떻게 해볼 작정인가요.’
오히려 기대가 됐다.
적수를 찾지 못해 이미 해치운 적을 떠올리며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던 그녀다.
그녀를 즐겁게만 해준다면 차저 2호의 유쾌한 반란쯤이야 눈감아줄 수 있다.
‘자, 어디 움직여보세요.’
두 눈을 감고 기세를 체내로 갈무리하며 완전히 방심한 채로 잠이 든 것처럼 행세하는 묵언검객.
데굴데굴
새카만 눈을 굴리며 묵언검객을 염탐하던 차저 2호가 구덩이에서 스스로 빠져나왔다.
쿠구구구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의 피부가 쭈뼛해질 정도로 사나운 기세의 존재감.
정말로 잠들었냐고 묻듯이 쏘아지는 살기에도 해응응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왜 안 움직임?
나 알아 이거 담력시험이지
차저2호 쥰내 강해졌는데
그래서 담력시험 언제까지 하는데
저기요 선생님?
이러다 진짜 뒤지실 거 같은데요
이 인간 진짜 자는 거 아니야?
아니 무슨 좀비가로수 심어둔 대로 한복판에서 선채로 잠들 수가 있냐고요
동면중인 테디베어도 저 정도 살기 맞으면 놀라서 화들짝 깨어나겠다ㅅㅂㅋㅋ
네 눈엔 아직도 이게 담력시험 같니?
덤벼라.
어디 즐겁게 해봐라.
네가 바라던 최고의 기습기회가 아니더냐.
무언으로 강요하는 묵언검객.
그녀의 뜻을 따라 마침내 차저 2호가 움직였다.
두두두두
전력으로 달려나가는 차저 2호.
눈을 뜬 묵언검객이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덤비라니까 쟨 또 어딜 가는 거죠?’
방심한 틈에 덤비길 바랐던 특수좀비가 그녀가 잠든 걸 꼼꼼히 확인까지 하더니, 기회는 지금뿐이라고 말하듯 등을 돌려서 전력으로 달아났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