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52)
〈 452화 〉 452 첫 번째 사망자
* * *
1.
눈물바다가 열린 채팅방에서는 급기야 후원운동까지 일어났다.
아 도저히 안 되겠다 후원으로 보급물자 보낸다
방장 죽지 말라고 아영이 근력능력치 증강에 10만원 꽂음
한나 방어구 업그레이드 펀딩 구합니다(1/100)
한나방업펀딩ㄱㄱ(2/100)
지수 전기톱이나 하나 들려주자(1/30)
째째하게 펀딩이 머냐? 형은 혼자 일시불로 지연이한테 미니맵 기능 개방시켰다
급물살을 타는 것처럼 갑자기 쏟아지는 후원세례.
이는 게임 속에서 신중히 나아가던 네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플레이어 님이 생존자들의 유지를 이어받아 근력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플레이어 님의 방어구가 1단계 업그레이드됩니다.] [플레이어 님이 전기톱을 습득합니다.] [플레이어 님이 미니맵 기능을 개방합니다.]“헉! 이게 다 뭐야?”
“시청자들이 후원해줬나봐요.”
“고마워! 한나 전기톱으로 좀비 많이 죽일게!”
“미니맵에 20m 이내 적 위치가 실시간으로 뜨고 있어요. 제가 안내할게요.”
4인방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특히나 주아영이 느낀 감동은 가장 컸다.
세상에 정의는 아직 살아있구나.
언니가 현실과 게임을 오가며 열심히 살아왔던 것은 헛되지 않았어!
십대길드 같은 사회의 악을 척결하고 내공과 무공을 널리 가르치며 한결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지역사회에 큰 공헌을 한다.
그 모든 희생이 오늘에서야 빛을 보는 것처럼 괜히 뿌듯하게 느껴졌다.
“가자, 얘들아.”
“네, 아영언니!”
연주대학교 대피소의 좀비대장과의 전투가 시작됐다.
2.
본능을 따라 움직이는 하찮은 일반좀비와 달리, 지능을 되찾고 이성으로 움직이는 특수좀비들은 뇌의 발달도부터가 일반좀비와 차원이 달랐다.
그렇기에 그들은 한날 한시에 세계 전체에 울려퍼지는 념파를 읽을 수 있었다.
강해져라. 좀비들의 천적을 넘어설 수 있도록.
좀비커맨더.
모든 좀비를 지휘하는 유니크좀비의 념파는 특수좀비들에게 강한 충격을 선사했다.
평범한 먹이와는 격이 다르다.
저것을 이기지 않는 한, 좀비들에게 미래는 없다.
강해져야 한다.
더 많은 먹이를 포식해야 한다.
성장이 뒤처진다면, 더 빨리 강해지지 못한다면.
언젠가 그 천적이 자신을 찾아와 죽이거나, 천적에 맞서 강해지려는 다른 좀비에게 잡아먹히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연주대학교 대피소의 특수좀비 트릭커Tricker 또한 불길한 미래를 인지했다.
강해지기 위해 어떻게 먹이를 수급할 것인가.
트릭커의 전투력은 육체파 특수좀비만큼 대단하지는 못하다.
그 대신, 그는 악랄한 사냥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지혜를 지녔다.
“동생을 놓아줘!”
“여보오오!”
그 지혜가 인간들의 거듭되는 반응을 보고 깨달았다.
인간은 동족의 죽음에 슬퍼한다고.
구하러 오든, 뒤돌아 달아나든.
그들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든 구할 방법을 찾으려 애쓴다고.
트릭커는 [인질]의 개념을 깨달았다.
‘인질’을 살려두면 더 많은 인간이 구출을 위해 제 발로 찾아온다는 사실을 이용해 함정을 팠다.
미끼는 더 많은 인간을 불러왔고, 그렇게 대학교 대피소 내의 인간들 중 상당수를 꾀어내어서 먹이로 삼는데 성공하였다.
‘조금이다. 앞으로 조금만 더 인간을 모으면 된다.’
트릭커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조금만 더 인간을 끌어들이면 한층 더 진화를 할 수 있다고.
그때가 되거든 자신도 능히 유니크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고.
놓치지 마라.
간만 보던 경찰들 대신 새로운 인간무리가 미끼에 낚여 제 발로 찾아왔다.
인내는 끝났다.
이제는 미끼를 문 먹잇감들의 목을 모조리 수확할 시간이다.
“정말로 이 위치에서 나왔잖아? 차지연 조장 대박인데?”
“지금이다. 옆을 쳐!”
“좋았어, 기습 성공이야!”
수확할 시간이었다.
위이이이잉!
“우왓, 전기톱 장난 아니잖아.”
“반쯤 차저화가 진행된 신체를 그냥 갈아버렸어.”
“예지수 조장도 장난 아닌데?”
“우리도 다음부터는 전기톱이나 구해올까?”
그래야 했는데.
“이야아아압!”
“한나조장은 요란한 것에 비해 그냥 기합소리만 씩씩하구나.”
“됐어, 공익이 그렇지 뭐.”
“딸 같아서 힘이 나고 좋지. 안 그래?”
사방에서 전세가 뒤집힌다.
좀비들의 맹습격을 인간들이 모조리 받아친다.
강해도 너무 강했다.
마치 자신의 부하들의 움직임을 전부 읽어낸 것처럼 이루어지는 반격.
특수좀비에 반쯤 걸친 부하들마저도 전기톱에 갈리거나 창을 쥔 긴 생머리의 여자의 손에 난타당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너구나. 기분 나쁠 정도로 머리 큰 좀비. 네가 미끼작전을 벌였어.”
창잡이 주아영이 뇌가 겉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머리모양이 변한 트릭커에게 창을 겨누었다.
“놓치지 않아.”
“언니, 안돼요! 저 앞에는…”
“일반좀비 따위, 몇 마리가 있어도 무섭지 않아.”
등 돌려 달아나는 트릭커.
그를 여기서 놓친다면 다음에는 어떤 흉악한 계획으로 인간들을 위협할지 알 수 없다.
저 좀비만큼은 반드시 이 자리에서 죽여야 한다.
걸렸구나.
코너를 돌아 먼저 위층으로 올라간 트릭커를 잡으려던 그때, 예지수가 경고했던 일반좀비들이 트릭커의 앞에 2열횡대로 도열한 일반좀비들이 나타났다.
“!!”
경찰특공대원 복장을 한 좀비들.
별관에서 마주했던 경찰들의 동료로 추정되는 이들이 총을 들고 명백하게 그녀를 ‘겨냥’했다.
‘도구를 쓴다고? 그것도 총을?’
상상조차도 해본 적 없었다.
좀비들이 총을 쓰다니.
일반좀비들 너머, 트릭커의 눈이 번들거렸다.
크게 벌어진 입.
기대로 가득한 그 표정이 말하고 있다.
녀석의 짓이다.
좀비에게 총기의 사용법을 전수하고 교육시켰다.
권총탄도 아닌 소총탄.
이걸 막는 것은 극도로 힘들다.
타다다다당!!
피비빙 퍽!
생각보다 먼저 몸이 반응했다.
창대를 회전시키며 비스듬히 돌린 몸으로 피탄면적을 최소화했다.
내공의 힘까지 동원해 창을 회전시켰지만 그 회전력이 아무리 빨라도 소총탄의 초속 900m를 웃도는 속도를 모두 받아치기에는 역부족이다.
피융
피픽 퍽
팔뚝에서, 허벅지에서, 귀 옆에서 피가 흐른다.
생채기가 늘어나고, 총탄이 두들긴 창대에 가해지는 무게가 쌓이며, 양팔과 어깨에 가해지는 부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아프다.
몸의 고통도 아프지만 순간의 방심이 자아낸 궁지에 마음이 더욱 아팠다.
‘어째서 방심하고 있었던 거야. 기껏 지수가 미니맵 기능까지 얻었는데!’
총 든 좀비들의 매복조차 대응하지 못한 주제에 언니가 종말점을 이겨내기를 바라다니.
가당키나 한가?
언니가 처한 운명은, 종말점을 맞이한 각성자들의 미래는 그리 가볍게 바꿀 수 없다.
‘그래. 이깟 위기 따위는 언니가 처한 시한부의 운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이 정도도 이겨내지 못해서는 언니의 쾌유를 바랄 자격 따위, 어디에도 없다.
‘죽지 않아. 죽지 않아. 죽지 않아…!!’
무섭도록 쏟아지는 총탄의 비.
총신에서 새어나오는 총연으로 실내가 뿌옇게 변해가면서도 창신의 회전은 멈추지 않았다.
이걸 막아? 이걸 막아? 이걸 막아?
개지렸다
뭐가 보이기는 해??
총알, 튕겨냈다고!
하씨 저렇게 해도 다 막지는 못하네
아영이 피투성이 되는 꼴 맘 아파서 못 보겠어
너무 처절해ㅠㅠㅠ
쩌적!
챙강!
후두둑
잡지 바깥에 걸친 보호구가 깨지며 떨어진다.
점점 줄어드는 방어구.
늘어나는 상처.
그에 비례하듯이 창의 회전속도는 더욱 올랐다.
방어구의 파손이, 팔을 누르는 무게로부터의 해방이.
총연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집중력이 찰나지간의 정보처리속도와 대응속도를 향상시킨 덕분이었다.
틱틱.
철컥. 철컥.
전탄사격이 끝난 뒤.
무시무시한 기습에서 살아남은 주아영이 피투성이가 된 몰골로 두 눈에 힘을 주었다.
전부 견뎌내었다.
트릭커의 기습을 피지컬 하나로 막아낸 지금.
공격의 주도권은 그녀에게 넘어왔다.
‘재장전! 탄창을 갈아끼워!’
트릭커의 념파가 급히 좀비들을 재촉했다.
뛰쳐나가려던 주아영의 육신에 덜컹, 제동이 걸렸다.
순간의 집중력과 아드레날린의 분비로 무시하고 지웠던 정보들이, 육체가 입은 피해가 더 이상의 전투를 거부하고 있었다.
물러나자고.
탄창을 갈아 끼우는 사이라면 아직 물러날 수 있다고 살 길을 알려준다.
그 모든 정보를 거부하며 주아영은 두 다리에 더욱 힘을 실었다.
꽈득 꽈드득
두 다리의 근육이 강하게 신체를 지탱하며 힘을 압축하고 또 압축했다.
후두둑
총신에서 탄창이 떨어지는 소리가 급박하게 울리는 순간, 이를 스위치 삼아 주아영의 몸이 폭발적으로 전방을 향해 쏘아져나갔다.
와! 도약!
이걸 점핑레빗이?
도약거리 진심 미쳤네
역경의 순간.
무술을 단련했던 시간보다 더욱 길게.
더욱 순수하게 쌓아왔던 밀도 있는 경험이 그녀를 지탱했다.
점핑레빗.
목표를 향한 도약이었다.
파아앙!!
단숨에 적진 한가운데에 착지한 주아영.
그녀의 창이 열댓 명의 좀비병사들을 볼링핀처럼 우르르 날렸다.
남은 반절이 급히 탄창교체를 마치고 총구를 겨누는 짧은 순간.
그녀의 창이 또 한 번 휘둘러지며 예닐곱 명의 수급을 동시에 날렸다.
남은 총을 든 좀비병사는 셋.
창을 뻗기에는 멀고 총을 쏘기에는 가까운 거리.
주아영은 좀비들의 목을 치는 것보다 빠른 방법을 찾아내었다.
[특수좀비 트릭커Tricker를 격퇴했습니다.]섬전처럼 뻗어나간 창에 날아간 목.
쓰러지는 특수좀비.
그 몸뚱이의 뒤로 좀비병사들의 총신이 불을 뿜었다.
‘아. 이게 안 통하네.’
지휘관을 죽이면 지능이 낮아진 병사들도 총기사용법을 잊어버리지는 않을지 기대했는데.
덜컥.
총알을 막아야 할 오른팔마저 직전의 무리한 움직임에 근육이 파열을 일으켰는지 팔이 올라가지 않았다.
고통보다 더한 아쉬움.
자신은 여기까지라는 생각에 멍하니 불을 뿜는 총구를 바라보는 그때였다.
[전력질주 액션] [스프린트 3레벨 1회 행동에 한해 질주속도가 30% 상승한다.]직업기능을 활용해 놀라운 속도로 달려온 예지수가 좀비병사들의 사선에 뛰어들었다.
“롤링썬더돌진박치기!”
저돌적인 돌진으로 좀비병사 하나를 쓰러뜨렸지만, 대신 나머지 병사 둘의 총구가 그녀에게 향했다.
타다당!
자신을 대신해 총을 맞고 쓰러지는 그녀의 모습에 주아영은 재만 남기고 모두 연소된 줄 알았던 힘이 다시 차오름을 느꼈다.
쾅!
말을 듣지 않는 오른팔 대신, 왼팔 하나로 힘껏 움켜쥔 창이 좀비 둘의 머리를 날렸다.
“지수야!”
“아영언니… 완전 짱 멋졌어요…”
“바보야, 말하지 마! 응급치료 하면 되니까 그냥 가만히”
“안돼요. 저, 물려버렸는걸.”
“!!”
주아영의 뒤를 쫓으며 뒤늦게 튀어나온 좀비들에게 진로를 가로막혔던 예지수.
그녀는 위기의 순간에 주아영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좀비에게 물리는 것도 감내하며 올곧게 직선으로 그녀의 뒤만 쫓아 달려왔다.
어깨에도, 팔에도 이미 좀비에게 물린 흔적이 남았던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없었다.
[좀비감염속도 최대] [이 게임에서 좀비에게 물린 사람은 1분 이내에 좀비로 변이합니다.]“저, 저… 꼴사납죠? 언니는 그렇게 많은 좀비를 혼자 쓰러뜨렸는데… 크윽. 고작 한 놈 잡고 이런 꼴이 되어서는…”
“아니야. 너 정말 멋졌어.”
“저, 변이하는 건 무서우니까… 그 전에…”
“…수고했어, 지수야.”
“고마워요.”
예지수의 사혈을 짚어 단숨에 숨통을 끊은 주아영.
좀비가 된 신체가 일어나기 전에 그녀의 성한 왼손이 시체가 된 예지수의 머리를 단숨에 분질렀다.
[의 목표를 달성했습니다.]주택가 수색
연주대학교 대피소 수색
생존자를 미끼로 삼은 좀비부대와 전투
[특수퀘스트 완료보상을 습득합니다.]좀비해저드 합방멤버.
첫 번째 사망자가 나온 대피소 전투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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