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65)
〈 465화 〉 465 대견함과 서운함
* * *
1.
네 개의 방공호를 돌면서 김한나와 차지연은 해응응의 무공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좀 더 강해지고 싶어.’
‘더는 길드장님의 시간을 소모하고 싶지 않아.’
누군가가 자신들을 위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남은 시간을 소모해가면서 싸움을 이어나간다.
그런데도 그 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나약함이 두 사람은 너무나도 분했다.
강해져야 한다.
일분일초도 허투루 할 수 없다.
그런 간절함 속에서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그들은 강해지기 시작했다.
첫 방공호를 돌 때까지만 해도 SIZ대원들의 공백이 나타나듯 화력부족과 경험부족에 낭패를 보기도 했던 그들이 더는 해응응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거침없이 모든 위협에 대응하며 능히 한 사람, 나아가 두 사람 세 사람 몫을 해낸다.
‘무림초출 아이들이 어느덧 자립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는 기분이네요.’
퍼스트 리츠비어드.
리츠비어드 가의 마지막 생존자이자 좀비사태의 시초, 보통의 플레이어는 마주할 일도 없을 진정한 적을 앞두고도 두 사람은 당당했다.
“놀랍군. 설마 한 달 사이에 다른 방공호를 전멸시키고 인류 최후의 방공호에 침입한 사상최악의 테러리스트들이 20대 동양여자들이라니.”
“한나도 몰랐네. 방공호 뺑뺑이의 끝에 기다리는 흑막이 대머리 아저씨일 줄은. 이럴 줄 알았으면 선글라스라도 가져오는 건데!”
포스 넘치는 보스급 흑막과의 대치에도 더는 예전처럼 겁먹거나 움츠러들지 않는다.
“이 방공호에는 다음 1만년 동안 인류가 존속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주가 존재한다. 너희가 인류의 미래를 파괴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는가?”
“한나는 그런 거 몰라! 악당 녀석들을 혼쭐내고 있을 뿐이야!”
“당신들이 만들어나갈 인류의 미래 따위, 조금도 기대되지 않아요. 진정한 인류는 저 바깥에서 좀비들과 악착같이 싸워나가는 모두에게 있어요.”
여유가 가득한 얼굴로 모두를 내려다보던 퍼스트 리츠비어드가 그녀들을 비웃었다.
“인류가 축적해온 기술과 과학, 문화와 문명, 지성의 보고가 여기에 있다. 그중 무엇 하나 지켜내지 못한 야만인들 따위가 인류의 무엇을 대변한단 말인가!”
“지배계급의 폭력에 억압당하고 짓밟히면서도 꺾이지 않고 일어서는 투지와 용기, 그리고 죽창이죠!”
“그리고 사람을 깔보는 그 건방진 모가지는 한나가 확 훔쳐갈 거야!”
[차지연이 날카롭게 번뜩이는 예리한 강철의 단단한 전설 간이용창을 제작했습니다.] [15레벨 수리공의 특전으로 하나뿐인 의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김한나가 15레벨 도둑의 극의 표적예고를 발동합니다.] [지정부위 목을 대상으로 펼치는 모든 기능의 성공확률이 30% 증가합니다.]기능의 한계.
무공의 한계.
의지의 한계.
그들은 도달할 수 있는 한계까지 올라갔다.
현재의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에 도달한 사람은 얼마나 대단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가.
게임시간 12일.
현실시간 10일.
이전의 그들이 게임시간 12일에 현실시간 단 하루를 사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의 시간투자부터가 그들에게 말하고 있다.
몰입의 깊이부터가 다르다고.
노력의 진정성부터가 다르다고.
그 결실이 지금, 퍼스트 리츠비어드의 몰락으로 해응응의 눈앞에서 펼쳐졌다.
“너희는 완벽한 기습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써드의 방공호만큼은 이쪽도 주시하고 있었지.”
“주력은 분명 저 뒤의 개조인간이었다. 전기톱을 든 여자도, 흙먼지나 뒤집어쓰고 다니는 초라한 여자도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건 이미 직접 보았다.”
“자신은 있었다. 그 몸을 사로잡아서 역으로 실험체로 이용할 계획까지 세웠다.”
“어째서냐.”
“그 모든 계획이 무용지물이 된 이유는.”
“어째서 저 개조인간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니었던 너희 따위가 이 정도로 나설 수 있느냔 말이다!”
[김한나가 으로 모든 AI모듈을 정지시킵니다.] [김한나가 시설 내 의 발동을 강제로 지연시킵니다.]준비되었던 인공병사들은 나서지도 못했다.
[차지연의 로 적의 지원이 주 통로에 진입하지 못합니다.] [차지연의 로 좀비들이 전면침입을 개시합니다.]무시했던 하등한 야만인들의 역습에 그가 자신했던 철옹성이 농락당했다.
‘언제 겪어도 아쉬운 기분이군요. 제자들이 성장한 모습을 지켜보는 기분은.’
해응응은 대견함과 섭섭함을 동시에 느꼈다.
처음에는 1인분은 못하더라도 열심히만 해주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자신이 힘을 아껴도 될 정도로 성장했다.
늠름하게 전기톱으로 보스의 목을 베어내는 모습도, 떨어진 목을 제 손으로 이어붙이는 인간이기를 그만둔 보스에게 비명을 지르지 않는 의연함도.
이럴 줄 알았다며 화염병을 던지고 불을 지르는 지연이의 냉정한 모습도 첫 합방을 시작할 때의 미숙했던 모습과는 천지차이다.
‘더는 제가 가르칠 건 남지 않았어요.’
평생을 연마하며 키워나갈 무공도 가르쳤고, 무림인의 마음가짐도 가르쳤으며, 부족한 경험과 끈기도 키워주었다.
이제부터는 그녀에게 배운 모든 것들을 스스로 되새기며 하루하루 성실한 노력으로 강해지는 나날만이 기다리고 있다.
“크아악!! 어떻게, 어떻게 변이인자 억제제를 지니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
“좀비게임에서 최종보스가 좀비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만큼 이상한 일도 없거든요!”
“모든 걸 잃는다면 아무것도 남기지 않겠다. 이걸 당하고도 살아남을 순 없을 거다!!”
[퍼스트 리츠비어드가 좀비바이러스 오메가 타입을 한계수용치 이상으로 과다투여합니다.] [퍼스트 리츠비어드가 강제적으로 유니크좀비급 변이인자를 투여합니다.] [억제제 제어 실패!] [인간의 형체를 유지하지 못합니다.] [인간의 자아를 유지하지 못합니다.]물론 세상에는 변신기 같은 비겁한 기술을 쓰는 보스들도 있다.
무림인으로서의 성장을 끝마쳤다면 비겁한 게임보스를 처단하는 것 정도는 거들어도 된다.
‘애초에 무림인한테 2페이즈 같은 건 없어요.’
애들 싸움에 끼어들 이유로는 충분했다.
3.
[오늘자 세상에서 젤 불쌍한 히든보스][187]「등장조건① 20일 내에 히든보스 가 헬기런 하기 전에 비밀헬기장 도달
등장조건② 40일 내에 히든보스 가 암살부대 파견하기 전에 방공호 습격
등장조건③ 난이도 15 최고난이도로 맞출 것
개빡센 조건 다 맞추고 등장시켰는데 현역아이돌그룹 해남아이돌즈한테 목 썰리고 몸에 불붙고 변신하자마자 묵언검객 아토믹슬래쉬에 분해 당함」
제작진 폭풍오열
그냥 히든보스가 만만했던 건 아닐까
반요곡에 재생보스 정도는 별 것도 아니지 이제
좀비해저드인데요
어케함 야발련아
ㅋㅋㅋㅋ 이게 반요곡이 아니었다고?
와따 좀비해저드도 최고난이도 히든보스 가면 장난 아니네
재생하는 보스는 총 들고 어케 잡는다냐…
몬가 기믹이 있긴 할 거임. 쟤들은 그걸 찾기 전에 무력으로 밀어버렸지만ㅇㅇ…
본격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공략
세븐좌는 간지나게 가셨는데 퍼스트좌는 좀 추하게 가셨네
억제제 꽂고 좀비 파워랑 능력에만 의지하는 약쟁이의 한계임. 세븐좌는 좀비능력 써도 당당하게 상승무공의 이치를 접목시켰다ㅇㅇ
무슨 아군 적군 가릴 거 없이 좀비보다 인간들이 더 세냐고ㅅㅂ
좀비도 인간이 만들었으니까 그렇죠
ㄹㅇ?
스포도망쳐 스포도망쳐 스포도망쳐
응 늦었어 리츠비어드 가문이 인구조절하려고 전세계에 좀비바이러스 뿌렸어 지상에서 죽는 건 서민들뿐이고 선택받은 엘리트들은 방공호에 숨어살아
아아악
스포 뭔데ㅅㅂ
다시보기 삭제되는 건 국룰에 최고난이도 히든루트를 니들 실력에 들어갈 일도 없는데 스포 좀 미리 당하면 뭐가 어때서
“이 새끼 봐라. 비겁하게 맞는 말만 하네?”
“뭐하냐, 우지우?”
“가시인간 얼굴 갈아줄 게임 구경한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히든검객의 또 다른 히든루트를 보려고 영상을 시청하고 각종 포럼의 반응글을 찾아본다면 해남파 수련동 동지들의 목적은 달랐다.
불쌍한 가시인간을 위해 아라크네를 설득하고자 게임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해응응의 사정을 알고 과연 게임이 언제 끝날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그냥 생긴 대로 살지.”
“양귀호. 그건 네가 말 너무 심했어.”
“맞아. 가시인간이라고 지 같은 얼굴로 살고 싶겠어? 니가 사과해.”
동료들의 타박에 양귀호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사과했다.
“미안하다. 나도 잘생긴 편은 아니어도 그냥저냥 살고 있어서 내 입장에서만 생각했다. 너처럼 인간 같지 않은 외모를 지니면 그게 안 될 만도 한데.”
“사과를 하는 거야 멕이는 거야!”
씩씩거리면서도 열심히 반응을 검색하는 것은 가시인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보스 잡았으니까 길드장님도 곧 나오시지?”
“아닌데? 좀비커맨드 최대강화 시킨다고 기다리고 계시는데?”
“…뭐? 그딴 짓을 왜 해?”
“잡몹들 잡으러 돌아다니기 싫다고 한 번에 한 마리 잡고 끝내고 싶으시댄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