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67)
〈 467화 〉 467 욕망이 앞선 결과
* * *
1.
구 평양시가 자리한 안개지대.
중국발 미세먼지보다 해로운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세상이 뿌옇게 변한 모습에 한나가 물었다.
“우리 그냥 돌아가면 안돼?”
“응 안 돼. 저기 들어가서 안에 있는 건 다 죽이고 나올 거야.”
“방금 그거 조금 길드장님 같았어.”
“헤헤. 조금 부끄럽네.”
“칭찬한 거 아니거든?”
“두 분. 어서 장비나 갈아입으십시오.”
“이야다! 한나는 아이돌인데. 이런 두껍고 뚱뚱해보이는 옷을 어떻게 입어!”
“이걸 보고도 입기 싫거든 입지 마십쇼.”
통풍도 안 되고 무더위에 땀이 나오는 방진복이지만 세븐 코퍼레이션 직원이 보여준 영상을 보고는 군말 않고 입을 수밖에 없었다.
“조사원 F027이 보고한다. 이곳의 대기환경은 극도로 위험하다. 타액에 의한 감염만이 이루어졌던 알파타입 좀비바이러스와 달리, 공기감염이 이루어지는 델타타입 좀비바이러스가 식별되었다.”
“내부수색결과, 다수의 거대 고치가 발견되었으며 내부에서 반쯤 녹아내린 좀비들이 확인되었다. 전투력위험도 상위권에 랭크된 특수좀비 차저도 있다.”
“이곳에는 좀비를 먹이로 삼는 극도로 위험한 무언가가 살고 있다. 위성촬영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운석낙하에 의한 먼지 때문이 아니라…”
지지직
“지지직…. 오, 이런. 방금 뭔가가 카메라맨을 치지지직… 조사는 중지한다. 지금 즉시 현장에서……치지직… 하겠다. 다시 한 번…”
치지지지직…… 뚝.
바닥에 떨어진 카메라와 깨진 화면.
지면만을 비치는 카메라에 피가 튀더니 잘그락 하고 무언가를 짓밟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AUDIO OUT] [CONNECTION ERROR]화면 너머의 조사원은 확실하게 죽었다.
누구라도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걸 보고도 안 입을 용기가 있다면 얼마든지 안 입으셔도 됩니다. 공기감염으로 좀비가 되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
한나는 울상을 지으며 세븐 코퍼레이션 직원이 넘겨준 의복을 받았다.
현역아이돌의 탈의 못참거든요
오우야
옷 갈아입기 컨텐츠 알차네
갈아입는 모습도 보여주는 게 컨텐츠 맞죠?
응 프라이빗 모드 키면 그만이야
아잇싯팔 저딴 기능 누가 만든 거야
ㄹㅇ 이건 인류의 적이다
뚱뚱한 방진복을 입고 뒤뚱뒤뚱 걷는 한나.
그녀는 전기톱을 들고 불안한 눈을 하며 물었다.
“전기톱 키자마자 펑 하고 터지는 거 아니지?”
“먼지가 많아서 그럴지도 몰라.”
“그럼 저 안에서 사람 잡고 다니는 놈은 어떻게 멀쩡한 거야?”
“정전기나 마찰열이 발생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냥을 하는 건 아닐까?”
“힝. 괜히 왔어. 이거 딱 봐도 죽을 각이잖아.”
차지연도 내심 동의했다.
이건 억제제와 특수좀비의 피를 사용해서 특수좀비의 힘을 한시적으로 발휘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미 특수좀비 중에서도 상당히 강한 축에 속하는 차저까지 거대고치에 사로잡혀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는 조사원의 탐사영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 길드장님에게 도와달라고 할 거야?”
“이야다! 절대로 싫어!”
“그럼 우리끼리 가야지. 이것도 챙겨서.”
차지연은 특별한 액체가 담긴 50ml 주사기 앰플을 여럿 담은 케이스를 건네주었다.
안에 든 검붉은 액체과 검녹색 액체의 정체를 한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좀비 피랑 억제제잖아.”
“총도 전기톱도 쓸 수 없는 몸으로 저 안의 것에 맞서려면 각오를 해야지.”
세븐 리츠비어드가 보여주었던 전투력.
그것을 ‘억제제’를 통해 구현했던 퍼스트 리츠비어드의 전투방식을.
보통의 플레이어라면 리츠비어드 일가 스토리라인의 끝을 보기 위해 사용했어야 했을 아이템을 ‘전리품’으로 습득한 채로 사용한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따라할 수 없을 그녀들에게만 성립되는 서순의 공략법이다.
2.
“언니. 정말로 안 따라가도 괜찮겠어요? 시청자들이 엄청 겁주던데.”
주아영은 해응응을 걱정했다.
다 키운 자식들을 떠나보내는 것처럼 초연한 해응응의 태도가 지금껏 물가에 내놓은 애들처럼 맘 졸이며 지켜보던 태도와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위험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저 아이들이 제게 베푼 배려에요.]“이제는 배려를 할 자격이 있다고 보신 거네요.”
[성장했으니까요.]스스로의 인생을 책임질 수 없는 아이의 호언장담에는 신뢰가 뒤따르기 어렵지만, 제 몫을 하고 살아가는 어른의 호언장담에는 신뢰를 줄 수 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야 차지연과 김한나는 해응응의 안에서 한 사람 몫의 어른으로 인식됐다.
[기의 운행이 더 신경쓰이기도 하고요.]“기의 운행이요?”
[느껴지지 않나요? 자연지기의 거대한 이동이.]초절정의 경지에 오르며 한층 민감해진 감각과 뿔과 꼬리라는 예리한 감각기관이 그녀에게 거듭 경고를 하고 있다.
자신의 품을 떠난 차저 2호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난 좀비가 어떤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지.
최대한 많은 인간을 죽이기 위해 효율적인 감염확산을 추구하던 좀비들이 로 종의 전략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남은 모든 인간을 죽이기 위해서.
최대의 적수이자 천적에게 맞서기 위해서.
확산된 좀비의 전력을 소수에게 수렴시키고 있다.
그 수가 줄어들수록 대기에서 느껴지는 위협의 강도는 더욱 커졌다.
거대한 폭풍이 다가오기 전에 기압이 변화하는 것처럼 폭풍전야의 불길한 고요함이 일어나고 있다.
“뭔가 부럽네요. 저도 언니처럼 꼬리가 생기면 알 수 있었을까요?”
[힘들 거예요.]영자기관의 개발에는 자신의 현재 내공을 아득히 웃도는 요력을 얻고, 이를 신체기관의 개발로 인도하는 수준 높은 공력이 요구되니까.
공력과는 별개로 그 출발점에 서기 위해 막대한 요력을 지닌 적을 해치워야 한다는 전제도 있다.
‘아영이가 5년은 꼬박 수련을 해도 가능하다고 장담키 어려운 수준이죠.’
최소한 초절정 수준의 적수.
아머드태종이나 나락의왕 정도 되는 실력자를 자폭조차 불가능하게 꺾어야만 한다.
그런 기적은 적어도 실력과 운이 맞물리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다.
“언니. 저 미친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런 해응응의 생각을 한층 뛰어넘는 발상을 주아영이 입에 담았다.
“좀비의 마기를 모아서 영자기관을 만들면 어떨까요? 그것도 꼬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정말로 미친 발상이었다.
[탁기보다 더 해로운 마기로는 구미호의 꼬리를 만들 수 없어요.]요기는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자연지기 다음으로 적은 편이다.
마기는 정반대로 인체에 끼치는 해악이 가장 크다.
안정적으로 구축한 용의 뿔과 구미호의 꼬리와 달리, 유해한 성질을 지닐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닮고 싶은걸요. 조금이라도 언니를.”
이왕이면 갖고 싶기도 하고.
언니와 같은 신체부위를.
주아영의 말없이 조르는 간절한 표정에 해응응은 골치가 아팠다.
작은 아이들을 떠나보냈더니 큰 아이가 생겼다.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장난감을 탐내는 아이가.
[나락의 왕과 1 대 1로 진검승부를 벌여서 이긴다면 그때는 도와줄게요. 진기인도와 영단생성을.]“칫. 그건 여기서는 하지 말라는 거잖아요.”
[시기상조에요. 소중한 수제자가 마기에 미쳐 현실에서도 고통 받는 모습을 보고 싶진 않아요.]편하게 얻는 힘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미래의 성장가능성이 닫히거나, 원치 않던 고통이 동반되거나.
혹은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육신의 수명마저도 줄어들거나.
[차라리 제 꼬리를 만지세요.]그것은 해응응이 내린 나름의 타협안이었다.
꼬리가 그렇게 탐이 나면 차라리 만자는 것으로 만족을 해라.
주아영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에 현실감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정말요?”
[정말요.]“약속했어요? 무르기 없기에요!”
주아영은 이게 웬 떡이냐며 넙죽 받아들였다.
전부터 이 꼬리가 얼마나 탐이 났는데!
동생들의 문자도 간간히 찾아오는 중계채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그녀의 오감을 사로잡는 것은 오직 하나.
끌어안으면 이불보다 폭신하고 따스하게 생긴 풍성한 아홉 개의 유백색 꼬리였다.
툭툭
가볍게 손으로 건드리자 해응응의 꼬리도 장난스레 그녀의 손을 탁 쳤다.
고양이처럼 새침한 그 반응에 괜히 오기가 들어서 덥썩 꼬리를 붙잡았다.
파다닥!!
붙잡힌 꼬리를 제외한 나머지 꼬리가 놀란 나머지 그녀의 볼과 얼굴, 손등과 팔, 몸통과 다리를 마구 퍽퍽 때렸다.
두 다리에 힘이 꼭 들어가고 양말도 안 신었던 두 말의 발가락이 모조리 오므라들 정도로 강한 자극에 자연스럽게 일어난 반응.
어쩌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칙한 기대도 조금쯤은 없잖아 있었다.
솔직히 그런 욕망이 앞섰다.
그래서 미처 생각하질 못했다.
묵언검객이 ‘힘조절’을 잊고 본능적으로 휘두를 꼬리가 얼마나 아플지.
[님이 님의 꼬리에 맞아 사망했습니다.]다단히트로 전신을 골고루 두들겨 맞은 주아영은 미처 피할 새도 없이 HP가 훅 까여서 죽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ㅋㅋㅋ 피 다는 속도 실화야?
총 맞을 때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었는데?
합방멤버들 개 깝놀ㅋㅋㅋ
묵언검객 좀비 된 줄 알겠네ㅋㅋㅋ
묵언검객의 꼬리를 꽉 잡지 마십시오. 당신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속된 말로 사고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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