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71)
〈 471화 〉 471 인류의 희망
* * *
1.
인류는 많은 의인들의 희생에 힘입어 그 존속을 허락받았다.
그 대가로 많은 거대좀비를 격퇴시키고 그 개체수도 이제 불과 4기가 남았지만, 위성영상으로 확인된 남은 4기의 정체가 알티어 로엔을 절망시켰다.
신체강화형 최상위에 랭크된 좀비.
차저의 상위호환형 특수좀비.
유니크좀비 자이언트 타이탄.
정신공격형 최상위에 랭크된 좀비.
샤우터의 상위호환형 특수좀비.
유니크좀비 자이언트 노이즈.
정체불명의 미확인된 미지의 좀비.
유니크좀비 자이언트 언노운.
그들 모두를 수족처럼 부리는 인류의 숙적.
모든 좀비들의 지배자.
유니크좀비 좀비커맨더.
“남은 물자로는 한 기도 격퇴할 수 없습니다. 생존자들도 필수인재들만이 남았습니다. 여기서부터의 희생은 인류의 미래를 닫게 될 겁니다.”
다음 1만년에 대비해 인류의 지식을 모아놓은 방공호의 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나름의 지식과 지혜를 쌓아왔던 현인들.
좀비아포칼립스 사태 이후의 세계에서 인류가 살아갈 터전을 복원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들.
이제는 그들의 손에도 변이인자와 억제제를 담은 주사기 엠플이 들려졌다.
만일 묵언검객이 요격에 실패한다면.
그때는 그들도 좀비가 되어서 죽고 죽이는 사투에 끼어들게 될 것이다.
[충분해요.]물론 충분하지는 않다.
안정권은 둘.
무리를 한다면 셋까지는 감당할 수 있었다.
넷은 다르다.
그녀로서도 상당한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당신들은 충분히 잘해주었어요.]그래도 그녀는 NPC들을 안심시켰다.
남은 이천 명의 시민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몸이 성한 사람보다 성치 못한 부상자들이 더욱 많은 이들의 처절한 모습에 마음이 동했으니까.
지켜야 할 짐짝에 불과하다고.
성가신 제약이라고도.
도저히 그런 생각을 품을 수 없는 모습이었으니까.
인류의 승리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승산을 높이기 위해서.
플레이어들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죽음을 자처한 이들의 희생으로 허락받은 모든 순간이니까.
어찌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을 수 있을까.
얼어붙은 마음이 녹지 않을 수 있을까.
[지켜보도록 하세요. 당신들이 목숨을 걸코 지켜왔던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위해서 모두가 목숨을 걸고 희생했는지.]이 각별한 순간을 끝내기 위해 또 다른 거대좀비가 진격을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거대좀비와 비교해도 한층 더 거대한 350m급 초거대좀비 타이탄.
그가 손을 들어 빌딩을 짚어 주저앉히고, 발로 걷어차며 빌딩의 허리를 부숴 파편을 연주시 내부로 날려 거리를 파괴한다.
[유니크좀비 자이언트 타이탄이 침공합니다.] [제 10 공세가 감지되었습니다.]저것은 강하다.
상당한 힘을 소모하지 않으면 놈을 막더라도 도시가 모두 파괴된다.
인류는 다음을 도모할 수 없다.
그런 꼴을, 용납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우드득 우드드드득
그녀의 발치에서 빌딩골격이 휘어지고 층 하나가 통째로 주저앉았다.
두 다리에 실린 힘이, 전신에서 용솟음치는 자하일기공이 작은 체구의 몸에 부족한 위력을 증가시킨다.
쾅!
빌딩 한 채를 무너뜨리는 도약.
초거대좀비의 정면으로 쇄도하는 그녀를 마치 파리라도 때려잡듯이 거대한 손이 후려쳤다.
콰아앙!
공기가 대포처럼 갈라지고 거대한 벽이 되어 진로를 방해한다면, 공기조차도 뛰어넘어야 한다.
그 벽에 사로잡히기 직전, 기의 일부를 사출해 발치에 생성하고는 이를 내딛으며 벽의 너머, 거대한 손이 날아드는 경로 바깥으로 지그재그로 달렸다.
초거대좀비의 육안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반사속도로 공기의 벽을 넘어서자 그녀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채팅창에 탄성이 쏟아졌다.
와
지금 공기를 밟은 거야?
잘못 본 거 아니지?
완벽에 가까운 기교를 보였지만 타이탄에게는 아직 반대편 손이 남아있다. 그 손이 건물잔해를 집어던지자 공중에서의 진로가 일제히 닫혔다.
어느 경로로 허공답보를 펼쳐도 촘촘히 이어지는 잔해 사이를 빠져나가기엔 늦는다.
‘때로는 물러서는 것이 더 빠르죠.’
뒤로 물러서며 촘촘히 붙은 건물잔해들이 서로 떨어질 시간을 벌어낸 해응응.
간격이 벌어져도 몸이 빠져나가기에 충분한 틈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 약간의 틈만으로도 그녀가 바라던 기회를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콰아앙!!
검 한 자루로 잔해의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며 반강제로 돌파해낸다.
‘이 검에는 백화점에서부터 함께 해온 정육점 아저씨가 좀비가 되어 죽어갈 때도 사용하지 않고 아껴왔던 힘을 담아냈어요.’
수많은 좀비를 집어삼키며 거대화한 타이탄의 손이 엄지와 중지를 꽉 맞물리며 공기탄을 쏘아내는 순간, 해응응의 검과 검집이 십자로 교차했다.
정육점 주인이 내리치는 한 번의 투박한 칼질이 한 게임의 랭커급 플레이어의 심득에 접목되어 소리의 공명과 증폭을 투박한 검로에 담아내어 발사한다.
고기를 절단하듯이 써는 동작이 검 위를 절묘하게 스치며 자아낸 진동이 공기탄을 갈랐다.
퍼버벙!!
서걱!
초거대좀비 타이탄의 몸집 위로 움죽 파이며 새겨지는 30m가 넘는 커다란 검흔.
족히 1m를 넘는 상처에도 타이탄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 근육을 이완하며 자신의 피를 허공에 분수처럼 뽑아내었다.
“그오오오오!”
패배할 것은 알고 있다.
이길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철저하게 소모전으로만 유도한다.
백 번을 당해도 한 번의 공격만 성공한다면.
묵언검객을 좀비바이러스에 감염시킬 수 있다면.
전투에서는 패해도 전쟁에서는 승리한다.
좀비커맨더의 의지가 엿보이는 교활한 수작질이다.
‘그런 교활함을 처음 상대할 줄 알았나요? 당신 같은 존재는 처음 겪는 것도 아니에요.’
무림비망록과 반요곡, 검투사키우기.
온갖 게임을 섭렵하며 그녀의 전투경험은 무림시절보다 더욱 풍부해졌다.
호흡을 허락하지 않는 유독물질을 무기로 삼는 것은 반요곡의 수귀들도 마찬가지다.
그보다 더욱 이전, 무림에서는 사파의 오왕문 중 하나인 독왕문에서 독인이라는 존재를 이용해 호흡의 자유를 박탈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살아남았다.
그 모든 적들을 무찌르고 이겨내었다.
【축복】
[완전무결] 당신은 씻지 않아도 피부가 자동적으로 청결해지고 몸에서 여성스러운 향기를 발산합니다.주변공기를 정화하고 깨끗한 산소를 생성하며 숨을 쉬지 않아도 일정량의 산소를 체내에 공급하는 완전무결의 축복이 있으니까.
격한 움직임에 줄어드는 호흡과 폐부가 조여드는 고통보다 더한 상실의 고통을 알고 있으니까.
호흡의 자유와 교환해서 초거대좀비의 상처를 강제로 비집고 파고든다.
기체 속에 섞여든 변이인자가 피부접촉으로 감염을 유발하는 것을 막고자 주변공간일대를 호신강기로 감싸며 돌격태세를 취했다.
독처럼 피를 쏟아내며 빌딩의 철골을 녹이고 도로 위의 아스팔트를 끓어오르게 만든다.
그런 유독성의 핏물이 쏟아지는 상처의 중심부를 향해, 호신강기를 앞세운 그녀가 한층 더 가속했다.
세 번의 헛손질.
두 번의 몸부림.
한 번의 신체를 뚫고 나오는 돌격.
푸슈슈슈슉!
치이이이익!!
몸통을 관통당하고도 좀비의 끈질긴 생명력은 죽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쓰러질 듯 웅크린 좀비의 거대한 육체가 스프린트 자세를 취함을 깨달았을 때, 그 거구가 도시 저편의 생존자들이 물러선 최종방어선으로 달렸다.
‘힘의 가감을 둘 일말의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거군요.’
자신을 죽음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공격은 남은 인간들의 기반시설과 목숨으로 교환된다.
초거대좀비 타이탄의 힘의 소모를 앞당기려는 명백한 의도에 그녀의 몸과 검이 더욱 가파르게 검강의 비를 쏟아내었다.
자주색의 섬광이 좀비의 육신을 유린하며 무자비한 검로를 새긴다.
거대한 꽃을 새기듯이 산산이 터지는 신체 너머, 마침내 머리를 가린 팔뚝을 해체하고 초거대좀비의 머리를 산채로 터뜨렸다.
그럼에도, 머리를 잃은 몸이 멈추질 않았다.
힘을 소모시킨다.
그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숨이 끊어지고도 인간들을 향해 전진하는 몸뚱이를 막아서고자 더 많은 기의 소모를 강요받는다.
“이제 됐습니다! 그만하세요!”
알티어 로엔의 울 것 같은 목소리에도 그녀는 더욱 손에 힘을 싣고 검세를 취했다.
화경의 경지를 수복하지 못한 몸으로 펼쳐내는 조화경의 기술.
한도를 넘어서는 힘에 신체의 일부가 삐걱, 엇나가는 감각을 선사했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몸에서는 열기가 그칠 줄 몰랐다.
터질 것처럼 욱신거리는 근육의 비명은 그만 멈추고 포기하라고 말했다.
그 모든 신체의 경고를, 정신력으로 찍어눌렀다.
[유니크좀비 자이언트 타이탄을 격퇴했습니다.] [제 10 공세를 막아냈습니다.]막대한 물리력을 실은 육신의 돌격을 저지했지만 그마저도 끝이 아니었다.
벌어진 몸체에서 쏟아지는 용해성의 체액.
‘어떻게 하면 제가 싫어할지 철저하게 연구해서 만들어낸 좀비군요.’
밤을 부르는 거대한 파도처럼 마구 검기의 파도를 일으켜 받아내는 용해액의 물결.
그 흐름을 인간들의 터전 반대편으로 몰아내고 나서야 겨우 하나를 해치웠다.
계산이 통했다. 이대로라면 묵언검객, 너를 확실하게 죽일 수 있다.
승리를 확신하는 좀비커맨더.
“소모도가 예상 이상이야. 이대로는 아무리 세븐님을 능가하는 개조인간이라도 버틸 수 없어.”
패배를 확신하는 알티어 로엔.
[유니크좀비 자이언트 노이즈가 침공합니다.] [제 11 공세가 감지되었습니다.]한층 더 가혹한 전투가 예상되는 2차전을 목전에 둔 그때, 알티어 로엔의 눈에 결의의 빛이 어렸다.
좀비에게 좀비커맨더의 승리를 위해 아직 소모할 수 있는 패가 남아있듯이, 인류에게도 묵언검객의 승리를 위해 아직 소모할 수 있는 패가 남아있었다.
“전원, 연주 시를 버리고 시 외각까지 물러나세요.”
“알테어님?! 여기에는 인류 부흥을 위해 마련한 설비와 발전소가 있습니다. 여기서 물러난다면……”
세븐사 직원이 무언가를 깨닫고 경악했다.
알테어는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우리에게는 아직 또 하나의 거대좀비를 잡을 수 있는 수단이 남아있습니다. 연주시에 가동하는 최후의 발전소. 인류의 희망을 포기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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