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75)
〈 475화 〉 475 꼬리 쓴다면서
* * *
1.
[얘들아 미안해] [추천] 1733 [비추천] 52 [본문]언니는 너희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는데 어느 입싼 녀석 때문에 망했어.
다음 방송은 좀 늦을 거야.
[댓글]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작성자 이소혜? 매니쟈???
누가 길드장한테 뭐 이르기라도 했음?
장담컨대 길드장 사탕창고에서 마크2가 몰래 사탕 빼먹다가 걸려서 혼내느라 게임 안 킨다는 뜻임
아ㅋㅋ 세상에서 젤 하찮은 휴방사유 실화야?
가정교육은 ㅇㅈ해드려야지
그래서 반년 뒤에 돌아온다고?
?
?
무슨 가정교육을 반년이나 해 ㅁㅊ련아
애를 어디 훈련소에 처박니?
육군훈련소도 한 달이면 끝이야 무친련아!
군필마크2를 볼 수 있다면 일 년도 괜찮아
융단폭격으로 군대를 갈아버릴 수 있는 애가 군에 입대해서 뭘 하는데요ㅅㅂ
그러네?ㅋㅋㅋㅋㅋㅋ
군인이 아니라 병기로 입대한 거였고
입대는 오피셜이 아닙니다. 가정교육이 오피셜입니다.
가정교육도 오피셜 아니야ㅋㅋㅋ
그래서 묵언검객 언제 돌아와? 그래서 묵언검객 언제 돌아와? 그래서 묵언검객 언제 돌아와?
좀비해저드 엔딩 이후 빨리 보여줘
응 아냐 검투사키우기에서 놀 거야
반요곡 엔딩 언제봐? 반요곡 엔딩 언제봐? 반요곡 엔딩 언제봐?
헬세살 안해? 헬세살 안해? 헬세살 안해?
이복아카 킬 때까지 숨 참는다 흡
라고 묘비에 적혀있는데요?
혹시 방송 끄는 기능 찾아서 이제 방송도 안 키고 지 혼자 게임하고 있는 건 아닐까?
ㅋㅋ 절대로 그럴 일 없음
이 인간 캡슐치라서 그런 기능 있는지도 모름
근데 그게 실제로 일어났다면?
조진거지 이제
그런 건 모르겠고 현실에서도 시한부인데 그냥 몸조리 하고 계시지 않을까?
앗
아앗…
ㅠㅠㅠ
아프지마세요ㅜㅜㅜ
2.
이소혜는 속으로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애타게 기다리는 시청자들 마음을 어찌 모를까.
매니쟈 노릇을 하면서 나름 시청자들과의 정이 쌓였던 탓에 우지우 때문에 천기누설을 당했다는 소식을 기껏 천기누설 해줬더니 반응이 산으로 간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병상에 누워서 몸도 가누지 못할 것이다, 벌꿀사탕도 먹지 못하고 마크2의 간호를 받으면서 마지막 잎새를 보고 있을 것이다, 별에 별 해괴한 소문이 다 돌고 있다.
분위기만 보면 이달 내로 삶을 마감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청자들의 상상 속 시한부 묵언검객은 지금 이소혜의 앞에서 훈련삼매경인데 말이다.
“어때? 그 캐릭터.”
[마음에 드네요.]쫑긋 솟은 여우귀에 아홉 개의 풍성한 꼬리.
부풀어 오른 치맛단 속으로 발차기를 내지를 때마다 시원하게 드러나는 각선미.
눈을 반짝이면 0.3초간 상대의 공격을 캔슬하는 현혹의 마안까지.
2040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의 주연, 미호.
아홉 개의 꼬리를 지닌 인간으로 둔갑한 여우요괴 구미호의 캐릭터 바디를 고른 해응응은 이 낯선 몸에 적응하는 일에 제대로 심취했다.
자신의 것과 달리 노란 빛을 띠는 털색을 신기하게 여기고, ‘인간형태’와 ‘여우형태’를 번갈아가며 취하는 변신 메커니즘도 만족스러워한다.
저렇게 좋아하면서 즐기니 왜 진즉 알려주지 않았는지 미안해질 정도였다.
“성능은 그리 기대하지 마. 캔슬기 하나는 사기라고 해도 그거 쿨타임이랑 사용횟수 3회 제한도 있고, 다루기도 엄청 까다롭거든. 거의 예능캐야.”
본인은 마음에 들어 하는 모양이지만 미호는 마스터 오브 캐릭터즈에서 그리 좋은 캐릭터가 아니다.
“특정모션을 취하면 어시스트액션이 자동으로 펼쳐져서 기술이 나오거든? 근데 미호는 어시스트액션의 판정이 진짜 별로야.”
[그럼 어시스트액션을 안 쓰면 되잖아요.]“안 쓰면 된다니… 그러면 실제 자기 몸으로 그 기술들을 펼쳐야 하는데, 동화율이 엄청 높지 않으면 꿈도 못 꿀 짓이거든?”
[그럼 동화율을 높이면 되잖아요.]“아. 너 동화율도 높았지…….”
묵언검객에게 상식을 요구해봤자 자기만 손해라는 사실을 깨달은 이소혜.
결국 백날 말해봤자 직접 실전을 치르면 싫어도 캐릭터의 단점을 알게 되겠거니 생각하고는 충고를 하기를 포기했다.
“훈련 다 끝나면 대전하기 들어가. AI랑 싸우는 모드랑 플레이어랑 싸우는 모드 따로 있는데 하고 싶은 걸로 하면 돼.”
대전액션 가상현실게임에서 비인간형 생물체를 조작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인간과는 다른 신체와 인간에게는 없는 기관을 다루는 감각을 터득하는 것이다.
꼬릿뼈에 힘을 주는 느낌으로 꼬리를 다루는 감각은 직접 연습하지 않으면 터득할 수도 없고, 섬세한 조작에 필요한 요령은 더 많은 반복숙달을 요구한다.
‘보통은 저 꼬리를 다루는 법이 어려워서 기술의 상당부분이 다룰 수 없는 잉여예능캐릭터로 전락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꼬리를 지닌 해응응에게는 전혀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꼬리를 활짝 펼쳐서 온 몸을 가리는 동작으로 발동하는 긴급탈출기술, 꼬리를 빙글빙글 돌려서 원거리 공격을 막는 방어기술, 꼬리를 송곳처럼 날카롭게 모아 내지르는 공격기술까지.
온갖 기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을 보면 마치 애니메이션 속 미호가 살아서 돌아온 것만 같았다.
[PVP 대전을 해볼래요.]어느 정도 요령을 터득했다고 생각했는지 과감하게 플레이어와의 대결을 고른다.
[매칭 중…] [매칭 완료] [Newbie 미호(닉네임비공개)] [체력 ★☆☆☆☆☆] [맷집 ★★☆☆☆☆] [위력 ★★☆☆☆☆] [민첩 ★★★★☆☆] [기술 ★★★★★☆] [사거리 ★★☆☆☆☆] [조작난이도 ★★★★★★] [인기 ☆☆☆☆☆☆]vs
[초단 기간트7호(엄길동오팬무)] [체력 ★★★★☆☆] [맷집 ★★★★★☆] [위력 ★★★☆☆☆] [민첩 ★☆☆☆☆☆] [기술 ★☆☆☆☆☆] [사거리 ★☆☆☆☆☆] [조작난이도 ★☆☆☆☆☆] [인기 ★★☆☆☆☆] [양 플레이어 모두 스테이지 지정 아이템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호의 스테이지 인연치가 백지입니다.] [기간트7호의 스테이지 인연치가 가산됩니다.] [랜덤 스테이지 선정 중…] [선정완료.] [이번 결투필드는 입니다.]슈슉 하고 빛에 휘감겼던 몸이 온통 적색으로 물든 계곡 앞 바위지대에 나타났다.
미호의 몸을 한 묵언검객의 맞은편에는 이번 결투의 상대인 인간사이즈의 깡통로봇 기간트7호가 삐비빅 삐비빅 기계음을 내며 몸을 풀었다.
[익명의 관전자가 플레이어 미호를 관전중입니다.] [관전자가 응원의 코인던지기를 합니다.] [미호의행운+1%] [플레이어 엄길동오팬무의 관전자가 없습니다.] [기간트7호의 사기가 떨어집니다.] [오작동확률+1%]스테이지 선정.
관중에 의한 응원.
그 뒤를 이어 두 사람의 앞에 알림이 떠올랐다.
[20초간 상대를 도발할 수 있습니다.]결투의 몰입도를 올리기 위해 마련된 도발시간.
엄길동오팬무는 불만을 표현했다.
“님. 님. 미호님.”
“?”
“관중버프는 반칙 아님?”
“…….”
“와, 말도 안하네. 님 진짜 뒤진 줄 아세요.”
화가 많은 엄길단이다.
이 건방진 도발을 어떻게 응해야 좋을까.
고민 끝에 해응응은 답을 찾았다.
까딱.
한 팔을 뻗어 당당하게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긴 말이 필요 없는 만국공통의 도발.
엄길동오팬무가 쿵쿵 발을 구르며 분노를 표현했다.
[카운트다운 5초.] [5. 4. 3. 2. 1. 대결개시.]엄길동오팬무는 양 주먹을 쿵쿵 맞대며 한 걸음씩 쿵쿵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소혜는 조금이지만 불안감을 느꼈다.
‘리얼모드가 아닌 게임은 이번이 처음이야. 하필이면 상대는 조작난이도를 타지 않는 깡딜캐. 초보자절단기라 불리는 캐릭터를 이길 수 있을까?’
특수기술을 제외하면 기본스펙 최하위인 미호와 깡딜과 맷집이 강한 육체깡패 기간트7호.
플레이어의 동화율도 낮고 조작도 미숙한 초보자들의 대결에서는 백이면 백 후자의 승리를 점칠 정도로 밸런스가 망가진 매치였다.
미호가 할 수 있는 공격 따위, 그냥 몸으로 받아내면서 공격만 날리다보면 기간트7호의 승리는 낙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대결.
‘어라?’
기간트7호의 공격을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피한 미호가 장저로 턱을 쿵 밀쳤다.
기긱, 하고 잠깐의 딜레이가 생겼던 기간트7호의 공격이 빗나가는 사이에 미호의 손가락이 냅다 기간트의 눈을 찌르고 콧구멍을 휙 잡아당겼다.
“님 뭐함? 나 동화율 10%도 안 되는데.”
동화율이 높은 플레이어였다면 상당한 고통을 느꼈겠지만 동화율이 너무 낮은 허접이라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황당한 공격!
심지어 로봇으로 만들어진 기간트7호의 눈과 코는 찌르기도 잡아 뜯기도 통하지 않았다.
데미지는 들어갔지만 수치를 따지는 것이 절망적일 정도의 도트딜.
‘미호는 기술을 써야해. 데미지의 주 메커니즘이 기술에 있다고. 훈련장에서도 기술 연습했잖아!’
이소혜의 응원과 달리, 해응응의 눈에 심상치 않은 빛이 어렸다. 그것은 오기였다.
“그딴 잡딜 열대 맞아도 한 번 치면 갚아줄 수 있죠? 허접이죠? 뉴비 겜 못하죠?”
겁도 없이 전투 도중에 입을 열며 펀치를 휘두르는 기간트7호.
그 느린 동작의 틈을 파고들며 미호의 주먹과 손등, 장저와 팔꿈치가 엄청난 속도로 기간트의 깡통몸체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어어?”
솜털펀치라고 불리는 물리력 최하위 미호의 콤보가 연속으로 꽂히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기간트7호의 HP게이지가 줄어들더니 순식간에 0이 되었다.
[200Combo!] [1라운드 승리]엄길동오팬무의 멘탈을 털어버리고 흥 하고 코웃음을 치는 미호.
살랑살랑 흔들리는 꼬리의 모습에 이소혜는 황당함을 감추지 않았다.
‘꼬리 쓰는 연습한다며?!’
아이언테일은 무슨, 꼬리는 한 번도 안 쓰더니 솜털펀치 200콤보에 연타가산데미지가 붙어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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