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8)
〈 48화 〉 48 가장 어려운 시기에 피는 꽃
* * *
1.
4강전의 시합.
투기장의 무대에 올라선 해응응은
사방에서 날아드는
요괴들의 야유와
경기장 맞은편에 선 상대팀 선수들의
노골적인 살기
투기장 전체에 감도는
죽음의 자취들을 앞두고도
조금도 동요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한 세계 전체가 마치 한 사람을 죽일 것처럼 찍어 누르는 분위기. 이미 저들에게는 제가 인간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군요.’
그렇게나 화려하게 날뛰었으니
당연한 소동이다.
왕자는 묵언검객이 중압감을 느끼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돌아보았지만
이내 괜한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어머니의 담력은 정말 따라갈 수가 없구나.’
무림공적이 되어
중원무림 전체의 살의도 마주해본 그녀에게
이 정도로 중압감을 느끼기란 어불성설.
마치 맨몸으로 호수 속에 들어가
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흔들림 없는 수면처럼
고요한 침묵을 이어가고 있으니.
그녀의 살기는
무분별하게 사방으로 뻗어나가지 않았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상대를 위해
모든 힘을 갈무리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Story mode]차분히 가라앉은 눈이 상대를 응시하는 건
스토리모드가 나타난 직후.
[4강전의 시합종목은 승자연전!] [1 대 1 시합에서 이긴 선수는 계속해서 다음 선수와 시합을 치르며 상대팀 선수를 모두 패배시킨 팀이 승리하는 룰!] [첫 시합의 승자는 요괴왕의 혈통을 이은 사생아 왕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현 궁궐의 두 실세 중 하나인 요괴장군 빅트로의 아들인가!]4강전 승자연전.
그 첫 번째 시합이자 묵언검객의 상대는
공교롭게도 투기장에 오는 길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던
요괴장군 빅트로의 아들이었다.
[부친이 요괴왕이라고 네가 잘난 건 아니지.] [모자란 것들과 함께 몰락시켜주마.]기고만장한 빅트로의 아들의 선전포고에도
왕자는 어머님의 평정심을 떠올리며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다.
[마가놈. 네 지혜가 우리 중 가장 뛰어남은 알고 있다. 승자연전의 공략법이 있는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선수로 가장 강한 선수를 보내 전승을 거두거나, 마지막 선수로 가장 강한 선수를 보내 보험을 들어두는 겁니다.] [전자는 다른 아군 투사들의 싸움을 보여주지 않아 결승에서 변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후자는 먼저 나간 선수들이 요행히 더 강한 적을 상대로 이길 수도 있고, 가장 강한 선수의 체력을 아낄 수도 있습지요.] [그렇다는 군요. 어찌하시겠습니까, 어머니.]왕자의 물음과 함께 창이 떠올랐다.
【상호작용 선택지】
[1. 첫 선수로 출전한다.] [2. 마지막 선수로 출전한다.] [3. 에이스는 내가 아니니 중간에 나선다.]도전순서에 따라
아군의 전력을 숨기는 이점과
자신의 체력을 비축하는 이점이 존재하는
일장일단의 선택지.
잠시 부기맨의 웃장으로 시선이 향했지만
해응응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부기맨이 예사롭지 않은 강자이기는 해도
그는 전면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가 실력을 드러내지 않는 이상
투사팀의 에이스는
해응응 본인이라고 확정지어도 좋았다.
좀 쉬어 무친련아!!
222
62시간 방송 때려놓고 무지성 1빠 에바임
이러다 님 주거욧!!!
본격 자신의 건강을 인질삼아 시청자들을 위협하는 스트리머ㄷㄷㄷ
응 아냐 묵언검객 쥰내 강하죠?
ㅇㅈ 일반인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됨
일반인 아니어도 62시간 연속근무하면 뒤져요
코딩노예는 주 160시간 근무도 견디는데?
시발 그건 사람이 아니라 노예잖아
ㄹㅇㅋㅋ
코딩노예는 사람 아니긴 해 인권이 없으니깐
개새끼들아 갑자기 왜 패는데
그야… 재밌으니까.
이유 없는 악의가 덮쳐온다 ㅋㅋㅋ
시청자들은 해응응의 건강을 고려해서
가장 마지막에 참여하기를 권했지만
[▶1. 첫 선수로 출전한다.]늘 그렇듯 해응응은
그냥 자기가 고르고 싶은 선택지를 골랐다.
‘여기까지 오면서 장기전을 치르기는 했지만 체력소모는 크지 않아요.’
그 비결은 축복효과에 있다.
【축복】
[완전동력] 당신은 섭식, 수면, 배변활동을 가지지 않아도 생명활동에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먹지 않아도 생명활동에 지장이 없다는 것.
이는 그녀가 숨만 쉬어도
공기 중에서 신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음을 의미하니.
그녀의 체력과 지구력은
자연회복만으로도 초장기전을 치를 수 있다.
【금제】
[저조한 폐활량] 당신의 노력성 폐활량Forced vital capacity(FVC)은 3.5L를 넘을 수 없다. 이는 폐질환환자의 폐활량을 의미한다. [느린심장박동] 당신의 심장은 남들보다 느리게 뛴다. 이는 혈액순환속도와 폭발적 운동능력에 악영향을 미친다.호흡이 짧고
심장박동이 더딘 금제가 발목을 잡을지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순간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힘의 최대치를 제한할 뿐.
100의 힘을 70까지밖에 쓰지 못해도
그녀는 70의 힘을 500% 이상 증폭하는
내공을 이용하는 전투법을 알고 있다.
그러니 문제는 내공소모에 있다.
‘4강전과 결승전. 우승까지 기다리는 시합은 두 번. 내공이 버텨줄 수 있을까요?’
그녀가 사용해왔던 검술은
화산파의 매화십이검.
화산의 절기라 불리는 매화삼십육검에 비하면
약식이나 다름없는
불완전한 검법이지만
그런 검으로도 적의 피와 살로
꽃을 피워내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불완전하고 검의 가동범위가 적기에
위력과 범용성은 떨어지지만
대신 내공소모가 적고
사용자의 역량에 따라 부족한 검식을 보충해
다수와의 싸움에서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순간적인 파괴력을 요구하는 대장전, 고수와의 일기토에서는 힘이 부족하죠.’
이제부터는 반요와 요괴들 중에서도
특별한 강함을 지닌
투기장에 참전한 노예투사들과
승자연전을 치러야 한다.
매화십이검도 이 이상은 한계가 극명했다.
“인간계집. 거리에서 날뛰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건 여기까지다. 이 모습을 보면 싫어도 눈치 챌 수밖에 없겠지.”
원숭이와 비슷하게 생긴 요괴.
그 모습에 해응응은 마가놈에게 들었던
대단히 위험한 원숭이 요괴의 이름을 떠올렸다.
‘설마 제천대성의 혈통을 이어받은 요괴인가요?’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여의봉에
머리카락을 이용한 분신술
뛰어난 전투능력을 겸비한
“이 몸의 혈통은 가국?國. 인간여성을 납치해서 임신시키고 아이를 낳으면 돌려보내주는 원숭이요괴의 전승을 지니고 있지!”
제천대성 손오공.
그 악명 높은 원숭이는 아니었다.
아니 이걸 원숭이가?
이게 야스지
범죄에요 미친놈아;
아니 뭐 죄다 발정이 나있어 ㅋㅋㅋ
드디어 나타났나 수귀대장의 후예가
존버는 성공한다
쯔꾸르게임 특> 전투에서 지면 야스씬 있음
이건 쯔꾸르게임이 아닌데요
이것들이 도랏나 마망검객을 원숭이한테 줘?
근데 진명이랑 전승을 왜 지가 까발림?
몰?루
“시합개시!”
사회자의 선언과 함께
돌아오는 신체의 재어권.
[Player mode]가국은 두 눈 가득 음심을 보이며
게걸스러운 눈으로
묵언검객의 전신을 위아래로 훑었다.
피로 점철된 두꺼운 무사복에
망토를 두르고
밀짚모자까지 눌러썼다고 한들
피비린내로도 다 덮지 못할
은은한 향기는 어쩌고
피에 젖어 달라붙은 옷 아래로 드러나는
타고난 체형에서 비롯된
여성스러운 굴곡은 어찌 숨기겠는가.
아무리 남장을 시켜도
여자라면 귀신같이 찾아내는
의 전승이
해응응을 여자라고 판단하는 순간부터
그는 납치강간으로 악명 높은
혈통의 힘을 발휘했다.
“우오오오, 힘이 넘친다! 가슴은 작아도 안을 가치가 있는 절세미녀로구나!”
여성의 미모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힘에
가국의 근육이
제 덩치의 두 배 수준으로 부풀어 오르고
혈관이 가득 돋아나며
비인간적인 전력상승을 이루었다.
“이런! 큰일입니다. 납치강간마인 가곡의 전승에 후대의 혈통이 섞여 여성의 매력에 비례해서 힘이 상승하는 새로운 전승이 더해졌습니다.”
“어머님께서는 강하시다.”
“하지만 귀부인께서는 치명적으로 아리따운 여성이기도 합니다. 가곡의 힘도 그만큼 치명적으로 상승하게 될 겁니다.”
마가놈의 말에
왕자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요괴장군이 작정하고 어머님을 욕보일 요괴를 구해왔구나!”
왕자의 투사팀은
상대의 전승을 이용해 약점을 공략하는
약점간파의 지식을 쌓았지만
이번만큼은 상성이 안 좋아도 너무 안 좋았다.
해응응이 절세미인이라는 사실을
역으로 이용당해서
전승효과를 극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평상시라면 최약체나 다름없을
조건부로 힘을 발휘하는 요괴에게
단단히 허를 찔렸다.
“어머님, 기권하십시오!”
왕자는 기권을 종용했다.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다.
투기장 따위, 다음 기회를 노려도 된다.
하지만 대결을 고집한다면
저 원숭이요괴의
장검처럼 크게 부풀어오른
흉물스러운 하물에 찔려
어머니의 순결을 잃을 수도 있다.
왕자의 진심어린 외침에도
묵언검객은 묵묵히 검을 들어 자세를 취했다.
“으하하하!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기개가 좋은 여자. 마음에 들었다. 두 다리로 서지도 못할 정도로 천일밤낮을 전력으로 범해주마!”
흥분이 최고조에 달해
흙먼지가 피어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힘으로
지면을 박차 덤벼드는
원숭이요괴.
건물기둥처럼 굵은 두 팔과
장검처럼 기다란 흉물이
동시에 그녀의 순결을 노리며 덮쳐들었다.
‘겉보기에도 강건한 신체. 인면지주의 몸과 동급 내지 그 이상이겠죠.’
해응응은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힘은 대단하다.
하지만 그 힘을 다루는 능력은 어떨까.
“우효오오오!!”
두 눈을 까뒤집으며 그녀를 꽉 끌어안으려는
육탄돌격에 이은 붙잡기 시도.
이에 맞서 해응응은
자신에게 화산파의 무공을 전수해주었던
한 남자와의 만남을 떠올렸다.
하오문의 흉계에 당하고 황제에게 강제로 순결을 바칠 처지라. 실로 기구한 운명이구려.
화산파의 힘으로는 응응 소저를 돕지 못할 것이오. 황제의 명 하나면 구파일방조차도 그 존속이 위태로워지니 장로들이 반대할 것이오.
허나 화산파의 무인으로서 도움을 청한 여인을 외면할 수는 없는 법. 그대에게 화산의 무공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소.
매화검법의 아름다움을 꽃피우고
난화불수의 초식을 미학의 경지로 끌어올리며
검무와 춤사위로 눈을 속여
황제와 금의위의 감시를 피해
화산의 무공을 전수해주었던 남자.
매화란 지조와 절개의 상징. 밝은 색조와 깊은 꽃향기에 취할지라도 그 본질은 겨울을 이겨내고 가장 먼저 피는 꽃이라는 점에 있소.
화산의 무공 또한 이와 같으니, 화려함 속에 숨긴 진의, 허허실실의 묘리를 살려낸다면 당해내지 못할 역경이 없을 것이오.
매화십이검의 검학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상황임이 분명할진대.
어째서 하필이면 지금에서야.
그의 조언이 떠오른 것일까.
‘그가 전하고자 했던 마음을 지금이라면 원한 없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군요.’
무림맹주가 화산파 출신이며
황제의 권위에 무림맹주가 굴복하였기에
그녀를 돕지 않는다는 사실에
한을 품었던 무림에서와 달리.
지금의 그녀는 복수를 끝마쳤고
그렇기에 묵은 원한을 해소하여
조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해응응의 검이
다시금 매화십이검의 기수식을 취했다.
언뜻 보기에는 무의미한 저항으로 비치던
큰 동작과 허점투성이 자세.
그 허술한 대응과 골수까지 치민 욕망에
이성을 잃은 요괴가
저돌적으로 그녀의 몸을 끌어안기 직전.
‘가장 어려운 시기에 피는 꽃이야말로 기품과 품격의 상징.’
꾸며진 아름다움과 허술함 사이로
걸음 하나
각도 하나를 트는 것만으로
응응 소저. 화산의 매화를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소.
무림에서도 결코 넘지 못했던
화산파 이류검술
매화십이검 8성의 벽이 허물어지며
원숭이요괴의 혈도 세 곳을 정확히 찔렀다.
혈도가 찔리며
압도적인 신체능력을 허락하는 강대한 요기가
거침없이 체내를 흘러야 할 몸에
순환이 막히고
흐름이 꼬이며
폭발적인 힘이 흘러서는 안 될 기혈을 거쳐
제멋대로 역류하는 순간.
원숭이요괴의 혈도가 연달아 터져나가고
혈관과 신경이 파괴되며
향해서는 안 될 내장으로 기가 유입되자
풍선처럼 잔뜩 부풀어 오른 상반신이
끝내 펑 하고 터져나갔다.
쏴아아
“….”
망토를 두른 팔로 밀짚모자를 고쳐 쓰며
떨어지는 피와 살점을 막는 묵언검객.
그녀의 뒤,
처참히 터진 원숭이요괴의 상체는
나뭇가지에 맺힌
매화꽃의 형상을 띄고 있었다.
2.
“하마터면 개죽음을 당할 뻔했군. 기권하겠소.”
“저런 괴물과 싸워야 한다는 말은 없었지. 기권하겠다.”
“기권.”
“기권한다.”
“의미 없는 싸움이군. 패배를 인정하지.”
일격.
누가 보더라도 엄청난 전력증강을 이룬 요괴를
불과 단 한 번의 검으로
산산이 터뜨린 검술고수를 상대하는 대신
상대팀 투사들은
전원 기권의사를 표명했다.
“오오, 이럴 수가! 놀랍게도 사생아 왕자팀의 인간여자투사가 단 한 번의 검격으로 상대팀 전원의 기권을 받아내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사회자의 승리선언과
요괴관중들의 환호성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채팅과 함께
해응응과 그녀의 팀은
투기장 대회, 그 결승에 진출하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