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82)
〈 482화 〉 482 관전검객
* * *
1.
주아영은 고민했다.
언니가 게임을 하면 사망후유증 때문에 종말점이 악화되든, 너무 많은 내공을 모아서 환골탈태를 시도하다가 주화입마가 오든 결국 죽을 가능성이 오른다.
잘되든 못 되든 기다리는 것이 죽음뿐이라면, 본인도 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
이제 참고만 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그녀도 이제는 무언가 행동에 나설 때가 되었다.
“도와주세요, 대쉬맨님.”
“……그런가요. 길드장님에게 그런 일이….”
이브를 떠나보낸 뒤로 부쩍 성숙해진 대쉬맨이었지만, 좋아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괴로움은 아직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주아영이 느낄 초조함과 억울함, 서러움과 분노를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반요곡 공략을 위한 폐관수련은 잠시 미뤄두도록 하죠.”
“고마워요.”
“돕는다고 해도 어떻게 도와드리길 원합니까?”
“언니는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를 대면서 게임을 안 하고 있지만 결국 몇 달 지나면 게임을 다시 시작하게 될 거예요.”
“게임을 못하게 물리적으로 막기라도 하자는 뜻입니까? 아무리 저라도 그건…….”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을 떠올렸어요.”
주아영은 떠올렸다.
“언니가 게임을 미룰 때에는 항상 다른 구경거리가 있었어요. 힘들게 방송을 하지 않아도 언니가 즐거울 구경거리를 만드는 거예요.”
“좀비해저드처럼?”
“좀비해저드 이상으로요. 그것도 이번에는 언니가 포함되지 않은 합방으로.”
쉽지 않군.
대쉬맨은 종합게임방송 스트리머로 다년간 활동했지만 그런 그도 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킬 게임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 게임은 너무 쉬워요.”
“으음. 이것도 난이도로 악명 높은 게임이지만 길드장님이 한다고 치면 좀…”
현실에서도 가상에서도 너무 강한 해응응.
그녀의 강함이 게임선택의 폭을 좁히며 점점 어려운 게임의 선택을 요구한다.
“반대로 이건 제가 깰 자신이 없어요.”
“동감입니다. 저도 솔직히 자신이 없군요.”
그러나 그 길을 따라 걸을 자신들의 실력이 부족하니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우리끼리는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우지우에게 상담합시다. 그 사람, 나름 비서로서의 자각은 있는지 게임준비는 성실하게 하고 있으니.”
내빈당주 우지우.
나름 비서실장 노릇도 하며 관록이 붙었는지 다른 비서들을 부리는 모습이 예전의 허당스럽기만 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수제자에 폐관수련쟁이? 별난 조합이네요. 두 분은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주아영이 전한 이야기에 우지우도 심각한 얼굴이 되어서는 비서들을 모두 내보냈다.
“길드장님의 관심을 끌면서 게임클리어에 의욕을 내지 않고 지켜보기만 할 게임이라…….”
우지우가 스크린워치를 펼치며 고민하다가 갑자기 주아영을 홱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스크린워치를 돌아보다가 또 한 번 대쉬맨을 보고 흐으음, 하고 소리를 내었다.
다시 스크린워치에 고개를 돌리려던 우지우의 머리통을 주아영이 손으로 덥썩 붙잡았다.
“의미심장하게 굴면서 애태우지 말고 빨리 알려줘요. 뭔가 있죠?”
“일단 하나 있기는 한데, 이게 좀…”
“뭔데 그래요?”
“대쉬맨이 하긴 좀 그래.”
“진짜 뭔데요.”
“이복아카.”
대쉬맨의 얼굴이 푸르딩딩해졌다.
지난번의 호러플레이가 떠오른 탓이다.
정식타이틀 .
장르 , . .
화기애애한 유사근친 미연시물인 척 약을 팔면서 갑자기 분위기 얀데레물로 뒤통수를 풀가속으로 들이받는 함정게임이다.
“진짜 그 게임을 하라고요?”
“그래서 말했잖아. 이게 좀 그렇다고.”
“그것밖에 없습니까?”
“없어. 요즘 길드장님이 흥미보일 게임은 자기가 하던 게임뿐이야. 신변정리 하기 바쁜 사람한테 낯선 게임이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어?”
“맞는 말이네요. 그치만 그거, 주인공 한 사람만 하는 게임이지 않나요?”
주아영의 지적은 타당했다.
그러나 우지우도 이 게임을 추천한 이유가 더 있다.
“2인 모드도 있어.”
“정말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여동생’이 되어서 같이 플레이하는 거야. 주인공이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아군이 하나 늘어나는 거지.”
진짜 여동생은 하나.
정체불명의 가짜 여동생이 둘.
기억의 공백을 틈타 그를 속이는 가짜여동생들 사이에서 진짜 여동생을 찾아내야 하는 주인공에게 확실한 아군이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누구를 믿어야할지, 누구를 의심해야할지 알 수 없는 게임에서 얼마나 마음을 졸이겠나.
거기서 조건 없이 무조건 신뢰할 수 있는 여동생이 하나 늘어난다니, 대쉬맨 입장에서는 용기가 조금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잠깐. 그럼 제가 대쉬맨 여동생이 되는 거예요?”
“……그렇겠지?”
“거꾸로 하면 안 돼요?”
“푸핫.”
우지우가 진심으로 뿜었다.
“언니 여동생 아니면 싫은데.”
“넌 저런 놈을 여동생 시키고 싶냐? 그것도 사내자식을?”
“뭐 어때요. 가상현실게임인데.”
“내가 싫습니다!”
대쉬맨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아쉬운 건 주아영이었기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고집을 접었다.
2.
[관전모드로 관전을 부탁한다고요?]“이복아카가 이대로 버려지는 게 아쉬워서요. 언니도 나중에 하고 싶다고는 했지만 대쉬맨이랑 제가 하는 건 또 다르잖아요.”
태평요술서에 이어서 그 뿌리에 해당하는 태평청령서를 손수 집필해 구름과 태양의 기운을 비롯한 자연지기를 다루는 법을 집필하던 해응응.
그녀는 속으로 고민했다.
환골탈태의 순간에 생길 일순간의 미련이 주화입마를 부를지 모르기에 미련을 남기지 않고자 모든 심득을 비급의 형태로 남기고 있던 그녀.
그러나 모든 미련이 무공에 대한 심득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 못한 게임의 뒷이야기.
하고 싶었던 게임의 결말.
그것들이 남아있는 한, 도저히 호기심을 참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요.]그래서 결정했다.
아카이복의 관전모드에 응하겠다고.
‘좋았어!’
해응응의 관전을 약속받은 주아영.
이제 남은 건 게임플레이밖에 없다.
‘이 게임, 언니가 주로하던 피지컬게임들과는 다른 의미로 난이도가 극악이야.’
플레이어는 주인공 히로시의 몸에 빙의된다.
히로시의 능력은 메모리얼 앨범.
한번 보고 들은 정보를 머릿속에 앨범처럼 저장할 수 있다.
그렇게 저장한 기억을 외부에도 보관하는 방법이 이 게임의 중대한 요소로 작동한다.
‘외부저장방법은 저장매체를 들고 기억을 떠올리는 것. 문제는 그렇게 저장한 기억을 다른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지.’
누군가, 자신의 비밀을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이 주인공의 기억을 지우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대상은 히로시의 세 명의 여동생들 중 한 명.
요리를 잘하는 첫째여동생 이오.
츤데레 운동계 둘째여동생 린.
아사다요 원툴 막내여동생 유키.
‘셋 중에 한 명이 습격했겠지. 반응으로 봐서 가장 수상했던 것은 둘째여동생 린이고.’
묵언검객의 브이튜브에 올라왔던 이복아카영상.
소꿉친구 이신아의 의문의 죽음에는 린이 감추고자 했던 쓰레기통 속 찢어진 종이조각들과 환풍구 속 상자, 그 안에 들었던 가족관계증명서가 있다.
집에서 도망쳐 나오는 히로시를 습격했던 차녀 린의 모습도 컴퓨터실의 컴퓨터에 찍혔다.
“내가 말하기는 그렇지만 그 게임, 꽤 무서운데. 정말 괜찮겠습니까?”
“이제 와서 약한 소리 말아요. 저한테 가장 무서운 건 게임 속 여동생들이 아니라 언니가 내공을 모아 환골탈태에 도전했다가 죽는 거예요.”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미룰 수 있다면 이 게임, 도전을 피하지 않겠다.
“역시 변하지 않는군요. 당신의 각오는.”
“흥. 얼른 방송이나 키세요.”
“그럼 캡슐 속에서 다시 봅시다.”
대쉬맨은 오랜만에 캡슐에 들어가 방송을 켰다.
예고도 없는 기습방송이었지만 그를 팔로우하거나 구독했던 시청자들이 순식간에 우르르 모였다.
해남파 스트리머들을 모은 해남MCN(Multi Channel Network)에서도 이소혜의 연락으로 소속 연예인들의 활동을 돕고자 이 사실을 널리 알렸다.
대하
대쉬맨 하이
폐관수련 끝남?
인면지주 만나러 가?
왔다!
“안녕 얘들아. 오래 기다렸지? 근데 오늘 반요곡 하려고 돌아온 거 아니야.”
인사만 하러 왔구나
진짜 인사만 ㅅㅂㅋㅋ
아니 이형이 진짜?ㅋㅋㅋㅋ
“아니거든? 게임 할 거거든? 요즘 수련장에 틀어박혀서 폐관수련만 하더니 갑갑하기도 했고, 너희도 너무 오래 기다린 것 같아서 온 거야.”
그래서 오겜무?
오늘 게임 머하심?
길드장님은 살아계시나요?
해남파 스트리머들 요즘 방송 왤케 안하냐고!
“안 그래도 해남파 스트리머 한 명 데려왔어. 오늘은 게임합방이야.”
[묵언검객 님이 합방에 참여합니다.]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님이 합방에 참여합니다.]와아아아아!!!
묵언검객이다!
살아계셨구나!
섭외력 모야
이걸 묵언검객이랑 합방각을 잰다고?
그래서 둘이 무슨 게임함?
수제자도 왔네
열렬한 환영인사에 해응응이 채팅을 쳤다.
묵언검객:저는 게임하러 온 거 아니에요.
그럼 모임?
썰 풀러 왔음?
썰방임?
혹시 술먹방?
노래방 컨텐츠임?
아니ㅋㅋㅋ 말 못 하는 사람이 노래를 어케 부르냐고
묵언검객:구경하러 왔어요
“그래. 길드장님 아니니까 설레발치지 말고. 같이 게임할 사람은 이쪽의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님.”
“…그냥 아영이라고 불러주세요. 굳이 그 닉네임을 풀네임으로 부르지 않아도 돼요.”
“네 알겠습니다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님.”
ㅋㅋㅋ
대쉬맨 폼 안 죽었네
“오늘 할 게임은…… 이복아카. 그것도 이번에 추가된 신규모드인 주인공과 새로운 여동생 협동모드로 도전할 거야.”
와! 이복아카!
존버는 승리했다!
이걸 2년 존버가 승리했다고?ㅋㅋㅋ
데드엔딩도 엔딩이야 발언 이후.
2년 만에 이복아카 합방이 시작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