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83)
〈 483화 〉 483 강하게뉴게임
* * *
1.
“오라버니는 검보다 책이 어울리세요.”
예의바른 조언자, 첫째 이복여동생, 이오.
“오, 오빠라고 부르라니. 죽여버린다…?!”
부끄럼 많은 츤데레, 둘째 이복여동생, 린.
“오빠! 아침이야!”
천진난만한 꼬마숙녀, 막내 이복여동생, 유키.
“말해봐. 내가 제일 좋다고. 얼른~”
질투가 많은 옆자리 짝꿍, 이신아.
“이번에도 도망칠 셈이야? 그때처럼?”
유치원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 조야 세르게이 소콜로프.
“이러지마. 넌 학생이고 난 교사야.”
직업윤리가 시험받는 위기의 담임선생님, 마에.
다섯 명의 히로인들의 뒤를 이어 실루엣만 등장하는 수많은 여성캐릭터들까지, 도합 100인이 넘는 공략대상들의 향연!
의 오프닝 컷씬이 끝나며 타이틀 로고가 떴다.
[를 실행합니다.]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님이 합방모드로 참전 중입니다.] [묵언검객 님이 고스트모드로 관전 중입니다.] [새로하기(2회차)] [이어하기 진행중인 게임이 없습니다.] [협동모드(여동생 1인 추가)]] [협동모드를 선택합니다.]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님이 협동모드 여동생으로 참여합니다.] [특전포인트를 사용해 여동생의 스펙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특전포인트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존능력치와 기능레벨을 수정하여 여동생의 스펙을 특정분야에 치중시킬 수 있습니다.]대쉬맨이 물었다.
“전투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어떻습니까? 저번에 해보니 전투력이 약한 여동생은 덜컥 죽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던데.”
“전 반대에요. 이복아카의 고유시스템인 ‘자동경과모드’ 때문에 어느 능력치가 어디서 발목을 잡을지 몰라요. 능력제한을 달고 게임하고 싶진 않아요.”
지능을 2 낮춰서 근력을 2 올렸다고 자동경과 하는 스토리라인에서 ‘당신은 능지가 낮아서 죽었다.’라는 문구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이걸 사네
역시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점핑레빗 고인물답게 함정회피 오지게 잘하는 듯
ㄹㅇㅋㅋ
주아영은 언니에게 이 게임을 바치겠다며 다짐했다.
대쉬맨은 이번에야말로 여동생을 살려보겠다고 다짐했다.
해응응은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불렀으니 온 김에 시청자들과 함께 팝콘 먹을 생각이었다.
[데이터 생성 완료]대쉬맨의 2회차 게임이 시작됐다.
2.
“오니쨩! 아사다요!”
막내여동생 유키의 활기찬 외침.
벌써 이런 시간 어쩌고 한글로 이어지는 대사에 해응응이 의문을 드러냈다.
[미연시는 일본어가 국룰이라고 하지 않았나요?]“지난번 플레이 이후로 조금 트라우마가 생겨서…”
[오니쨩이랑 아사다요는 왜 일본어로 나오나요?]“그래도 아사다요는 못 참죠.”
선택적 트라우마ㅋㅋㅋ
아사다요 원툴한테 아사다요 뺏어가는 건 못 참지
ㄹㅇ 오빠 아침이야로는 저 느낌이 안살아
“그래. 금방 내려갈게, 유키.”
차분하게 대답하는 대쉬맨을 보며 유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빠가 침착해졌어.”
“어제까진 달랐었나?”
“응. 그래도 무서운 오빠보단 침착한 오빠가 좋아!”
대쉬맨은 다리에 유키를 매단 채로 방문을 열었다.
막 성큼성큼 걸어오던 차녀 린이 계단을 올라오다가 얼굴을 마주치고 흠칫 놀랐다.
“벌써 일어났네? 유키가 제대로 깨우다니. 이런 적은 없었는데.”
“이오의 요리를 식게 하기도 미안하니까.”
“유키. 히로시 오빠 그만 귀찮게 굴고 제발로 걸어. 계단인데 위험하잖아.”
“네에~~.”
“대답은 짧게.”
“넹.”
1층으로 내려가는 길.
돌아서는 린의 얼굴에 묘한 안도감이 어렸다.
돌아서며 언뜻 보인 달싹거리는 입술.
그 중얼거림을 듣지 못했던 이전과 달리 부단한 수련으로 오감이 더욱 날카로워진 2회차의 대쉬맨은 그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괜찮아진 건가? 사람 걱정하게 하기는.”
부스스한 어깨길이 머리카락의 막내 유키와 달리, 린은 등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고무줄로 두 번 묶어 뒤로 내린 포니테일 스타일을 고수했다.
적당히 그을린 피부와 교복 아래로도 눈에 띄는 건강미 넘치는 몸매는 ㅜㅑ 채팅을 쏟아지게 했지만 대쉬맨은 오히려 긴장감을 높였다.
‘1회차에서 날 습격했던 건 린일 가능성이 높지. 진짜여동생이 셋 중에 하나여도 린은 분명 아니야.’
린은 적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존재.
운동계 츤데레 미소녀라고 마음을 줄 수는 없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아침메뉴는 쌀가루와 우유, 달걀에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맞춘 크레페를 버터로 달군 팬에 구운 에그크레페에요.”
“와아아!”
“쓰읍.. 역시 언니는 요리사를 해야해. 아카데미 다닐 필요 없다니깐?”
“그리고… 오라버니가 오셨으니 오늘은 특별히 우유도 한 컵씩 드릴게요.”
“와아! 오빠 최고!”
애교 많은 막내와 츤데레 차녀에 이어 요리실력이 뛰어난 장녀 이오.
한때는 이 광경에 정말로 치유를 받았다.
그러나 이 단란한 풍경 속에서 자신의 기억의 공백을 틈타 일상에 침입한 가짜여동생이 둘이나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고 있다.
‘절대로 속지 않아. 거짓된 일상 따위에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차분한 미소로 마음속에 벽을 세우며 자리에 앉은 대쉬맨.
그는 빠르게 위화감을 느꼈다.
“접시 수가 부족하지 않아?”
“아니요? 제대로 4인분으로 차렸는데요?”
협동모드는 시작했다.
분명 잘못 선택하지 않았다.
여동생 중 한 명으로 참여한다던 아영이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미안. 잠깐 착각했나봐.”
“그럴 수 있죠. 그렇게 심한 일이 있었는데…….”
“심한 일?”
“기억나지 않으면 무리해서 떠올리실 필요 없어요. 좋은 일도 아닌데.”
“이오. 난 괜찮아. 그 이야기, 듣고 싶어.”
이전에는 주인공 캐릭터 의 알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뭔가 큰 사건이 있었구나, 넘겨 짚었던 그였지만 이제는 달랐다.
자신뿐만 아니라 아영이까지 같은 게임에 들어온 이상, 가능하면 좀 더 정보를 모으고 싶었다.
“잠깐, 당신! 밥상에서 꼭 그 얘기를 해야 해?”
“언니오빠들 싸워…?”
“린. 유키가 불안해하잖니.”
“이오언니! 언니는 알잖아. 내가 왜 말리려는지.”
“린.”
“…알았어. 조용히 하면 되잖아.”
“린, 어디가?”
“됐어, 아침 먹을 기분 아니야.”
“그래도 약은 먹어야지.”
대쉬맨은 달라진 첫날 아침에서 새로운 키워드를 찾았음을 깨달았다.
약?
1회차에선 그런 거 안 먹지 않았음?
먹었는데 몰랐을 수도 있지
마지못해 물과 함께 약을 삼키고는 컵을 탁 소리 나게 내려놓는 린.
“먼저 갈게.”
“우우…….”
“린도 참. 감정기복이 심하다니깐.”
린이 만들고 간 싸늘한 분위기에 주눅 든 유키.
차녀의 거친 언행에 골머리 앓는 이오.
도저히 과거 일을 캐물을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대쉬맨은 한발 물러섰다.
“됐어. 괜한 얘기를 꺼낸 내 잘못이야. 유키도 얼른 수저 들고. 밥부터 먹자.”
가짜들과 함께 한다는 건 알고 있다.
이 테이블에도 둘 중 하나는 분명 가짜겠지.
그렇지만 가짜를 잡겠다고 진짜 여동생까지 함께 슬퍼할 짓을 해도 되는가?
그럴 리가 없다.
그건 오빠다운 행동이 아니었다.
대쉬맨은 식사를 하며 곧잘 밥풀을 흘리고 턱에 케챱을 묻히는 유키를 챙겨주었고, 그 모습을 보며 이오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이오?”
“언니 울어? 린 언니 때문에 화났어?”
“아니야. 셋이 이렇게 같이 식사하니까……. 언니가 기분이 좋아서 그래.”
“기분이 좋은데 왜 울어?”
“어른이 되면 원래 그래.”
대쉬맨은 생각했다.
여기서 강하게 압박해서 이야기를 듣더라도 자신은 분명 그 결과를 마음아파 했을 거라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모두의 식사를 준비한 장녀 이오와 해맑은 미소로 다리에 매달리며 칭얼거리던 유키는 어엿한 하나의 가족이었다.
가짜라도 좋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 연기에 어울려주고 싶다.
“다음엔 린도 함께 식사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네. 설거지, 도와줄까?”
놀란 듯이 바라보던 이오가 조금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같이해도 될까요?”
“물론이지.”
이물질을 한 번 닦은 접시를 이오에게 넘겨주자 뽀득뽀득 세제를 묻힌 접시를 돌려준다.
거품을 잘 닦고 식기건조대에 그릇을 꽂아두니 물 받침대로 물이 뚝뚝 흘러내려갔다.
“왠지 굉장히 그리운 기분이네.”
이오의 손이 우뚝 멈췄다.
“뭐가 그리우신데요?”
“구체적인 건 아니야. 그렇지만…… 언젠가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함께 식사를 마치고 여동생을 위해 설거지를 해주던 그런 기억이.”
“히로시 오라버니. 그건 이상하잖아요.”
이오가 커다랗게 뜬 눈으로 대쉬맨을 노려봤다.
“오라버니는 한 번도 설거지를 하신 적이 없었는데.”
스위치 밟았다!!
형 닉네임 지뢰맨으로 바꾸자
배틀지뢰찾기도 아닌데 무슨 지뢰를 1일차부터 밟냐고ㅋㅋㅋ
최단기 합방종료 되는 각 아니냐?
ㄹㅇㅋㅋ
이오 눈 치뜬 거 봐라ㄷㄷ
장녀 정색하니까 개무섭네 진짜
“…그래? 그럼 아쉽네.”
대쉬맨은 떠올렸다.
자신의 현실여동생을 위해 식사와 설거지를 모두 대신했던 과거의 나날을.
“이렇게 귀여운 동생에게 설거지 한 번 해준 적이 없다니.”
자신의 여동생이라면.
아니, 진짜와 가짜를 떠나서 자신을 위해 밥을 해준 여자라면.
적어도 설거지 한 번 정도는 해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진심이 담긴 대쉬맨의 중얼거림에 당장 부엌칼을 뽑을 것처럼 심상치 않았던 이오의 눈이 다른 의미로 동그래졌다.
“오라버니도 참. 이상해요. 원래 이런 말을 하시던 분은 아니셨잖아요.”
“앞으로는 종종 해줄게.”
칼 뽑기 1초 전 얀데레의 얼굴에서 수줍어하는 여동생의 모습으로 변한 이오.
그 변화를 지켜보며 시청자들은 느꼈다.
대쉬맨 뭔가 어른스러워지지 않았어?
뭔가 진짜 오빠 같아
얀데레의 얀을 데레로 바꾸는 능력자ㄷㄷ
2년 전이라면 기겁을 하며 어색하게 굴었을 대쉬맨이 능숙하게 위기를 넘기는 모습에서, 예전과 달리 대쉬맨도 정신적으로 강해졌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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