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84)
〈 484화 〉 484 잘못된 세계
* * *
1.
교복을 입고 다녀올게요, 라고 말하는 이오와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하는 유키의 뒤를 대쉬맨이 따라 나갔다.
“배웅은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한데요.”
“히히. 오빠. 어디까지 따라 나오는 거야?”
“배웅 아닌데? 나도 등교할거야.”
1회차처럼 화들짝 놀란 여동생들이었지만 그 반응은 예전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
“지금의 오라버니라면 괜찮겠죠.”
“유키도 그렇게 생각해!”
신용 받지 못하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 믿음을 보였다.
침착한 태도와 어른스러운 행동이 두 여동생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큰 믿음을 산 덕분이었다.
2.
아카데미에 등교한 대쉬맨에게 선생님이 물었다.
“히로시군! 벌써 아카데미에 등교해도 괜찮겠니?”
“전 괜찮습니다, 선생님.”
“그래. 갑자기 어지럽거나 호흡이 곤란하거나 하여간 몸에 이상이 생긴다 싶으면 꼭 말하고.”
동급생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가웠다.
“다들 안녕.”
인사를 건네자 못 볼 사람을 본 것처럼 안색이 창백해진다.
대쉬맨은 그들에게서 두려움의 감정을 읽었다.
방과 후. 시청각실. 꼭 혼자 와야 해?
쪽지를 건넨 옆자리 여학생, 이신아.
그녀도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려 애쓴다.
이 교실에는 그와 대화를 나누면 안 된다, 라는 규칙이라도 있는 것처럼.
대쉬맨은 그 기이한 반응을 초연하게 받아넘겼다.
방과 후가 되거든 이신아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7교시 물리수업을 들었다.] [적절한 교본, 침착한 마음.] [어수선한 분위기.] [수업효율은… 5점.] [물리학 경험치가 5 상승했다!] [물리학 3(EXP 7/100)] [방과 후, 필기노트를 복습하거나 교본을 예습해서 경험치를 올릴 수 있다!] [학습레벨이 일정수치 이상 올라가면 뜻밖의 효과를 발휘할지도…?]7교시가 끝나고 담임선생님의 종례까지 끝나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5시.
딩띵띵디딩띵딩띵띠디띵딩디딩딩띵딩♬
RPG풍의 경쾌한 하교 종소리.
결국 주아영은 수업이 모두 끝날 때까지 얼굴조차도 드러나지 않았다.
신규여동생 언제 나옴?
바로 안 나오는 거 나만 불길함?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님 사물함에 갇혀계시면 쿵쿵 소리를 내주세요
설마 하며 사물함을 돌아보는 대쉬맨.
【행선지】
[하교시간이 됐다. 쓸데없이 경쾌한 종소리에 집으로 돌아가는 생도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1. 집으로 돌아가자
2. 쪽지… 시청각실로 오라고 했었지?
3. 담임선생님과 교무실에서 상담해보자
4. 혹시… 사물함에 누가 있나?
대쉬맨은 고개를 저었다.
사물함은 아니다.
[▶ 쪽지… 시청각실로 오라고 했었지?]“사물함에 사람은 없어. 숨소리도 안 들리고 기척도 안 느껴지거든. 뭣보다 여기서 시간을 허비하면 이신아가 기다리다 화나서 먼저 돌아갈지도 몰라.”
자동스킵on
벌컥좌가 간다
시청각실이 자리한 곳은 본관 4층.
학생 하나 없이 창백한 조명이 비치는 복도를 뚜벅뚜벅 걸었다.
자동이동으로 목적지에 도달한 히로시군은 미닫이문을 있는 힘껏 밀어젖혔다.
드르르르륵
탁!!
“아이씨 깜짝이야.”
ㅋㅋㅋㅋㅋ
으악!
알고도 놀랐네ㅅㅂㅋㅋㅋ
진짜 히로시 이새끼 사이코패스 의심해야됨
문만 보이면 있는 힘껏 열어버리는 무친놈ㅋㅋ
“앗 깜짝아!”
“미안. 그 쪽지, 싸움을 거는 도전장인줄 알았어.”
옆자리 짝꿍 이신아.
1회차에서는 첫 일주일도 버티지 못하고 실종됐던 그녀를 2년 만에 재개한 2회차에 이르러 재회했다.
그때, 그녀가 전하고자 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무엇을 더 알고 있을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 모든 의문을 해결할 시간이 시작됐다.
“너, 완전 미친놈처럼 날뛰었잖아. 그랬던 놈이 왜 갑자기 또 멀쩡해진 거야? 다들 소름끼쳐서 죽는 줄 알았다고.”
“미안. 나, 아무래도 기억이 날아간 것 같아. 어째서 여동생이 셋인지, 같은 반 애들은 왜 아무 말도 안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그런 것 치고는 묘하게 침착하네. 아니면 기억이 깔끔하게 날아간 덕분에 침착할 수 있는 건가?”
차라리 이대로 전부 잊은 채로 살면 좋을 텐데.
착잡함을 내비치던 이신아가 마지못해 이야기했다.
“우선 네 능력은 메모리얼 앨범. 한번 보고 들은 정보를 머릿속에 앨범처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야. 저장방법은 저장매체를 들고 기억을 떠올리는 것.”
전원이 들어온 컴퓨터 한 대.
마우스를 쥐고 앉아있자 기다리던 알림이 떴다.
[새로운 앨범이 생성됐다.] [새로운 사진이 저장됐다.] [xx년 4월 15일(001) 아사다요!] [xx년 4월 15일(002) 에그크레페] [xx년 4월 15일(003) 린의 약] [xx년 4월 15일(004) 오붓한설거지] [xx년 4월 15일(005) 친절한담임쌤] [xx년 4월 15일(006) 반친구들의무시] [xx년 4월 15일(007) 쪽지, 시청각실로] [xx년 4월 15일(008) 메모리얼 앨범]“앨범 소제목 상태로 봐서는…. 정말로 해버렸네.”
“뭔가 사라진 기억과 관련이 있는 거지?”
“맞아. 정확히는 초기화. 기억을 자유롭게 저장할 수 있으면 지우는 것도 가능하다는 거야.”
플레이어의 신체에는 과거가 있다.
주인공 히로시의 과거가.
그 과거를 히로시는 지웠다.
자신의 의지로.
왜 그랬을까?
“4월 15일.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어?”
“여기서부터는 알려주고 싶지 않아. 그럴만한 각오가 되어있을지도 의문이고.”
“뭔가 있었구나?”
“여동생들과의 일상,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지 않아?”
이신아가 모니터에 비친 사진들의 소제목을 가리켰다.
아사다요, 에그크레페, 오붓한설거지.
과정은 조금 바뀌었어도 나름 행복한 순간들이다.
1회차에는 그 행복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비밀을 알 기회를 눈앞에서 밀어냈다.
이신아는 실망했고, 그는 위기에 처했다.
두려움의 대가는 이신아의 실종과 자신의 죽음.
2회차도 같을 수는 없다.
“행복이라면 나름 느끼고 있어. 하지만 그렇기에 더 알고 싶어. 내가 모르는 이유로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 있는 일상에 안주하고 싶지 않아.”
불행이 눈에 보이거든 때는 늦기 마련이니까.
그러니 이번에는 물러서지도 외면하지도 않는다.
“각오는 됐나보네.”
이신아가 처음으로 웃었다.
“우선 우리 아카데미는 지금 명백하게 비정상적인 상황이야. 사상최악의 정체불명의 능력자가 반쯤 점거하다시피 한 상태거든.”
“세뇌 능력자?”
“너는 모르고 있겠지만 고등부 입학식 날 우리 모두가 키워드를 알 수 없는 에 걸렸어. 그리고 그 단어를 말하면 굉장한 일이 되어버려.”
무언가 슬슬 퍼즐조각이 맞춰졌다.
“그럼 모두가 날 꺼려하는 이유는.”
“그래. 그 키워드가 너와 관련되어 있어. 그리고 네 주변에서는 ‘금칙어’를 발설할 확률이 급격히 높아져. 그래서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거야.”
“그 폭탄… 터지면 무슨 일이 벌어져?”
“사람이 바뀌어. 인격의 댐이나 인내심이 폭발하기라도 한 것처럼. 세뇌능력을 언제 발동할지 모르는 금칙어와 정신폭탄으로 써먹는 엄청난 빌런이지?”
대쉬맨은 전율했다.
이런 위험한 능력, 현대에서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만일 현실에 이런 능력이 존재한다면.
이에 맞서는 일이 가능하기는 할까?
“어른들은 알고 있어?”
“그쪽은 사정이 더 안 좋아. 빌런들의 범행도, 금칙어폭탄에 대한 기억도 싸그리 날아갔거든. 그러니까 이 사태를 자각하는 것은 오직 학생들뿐이야.”
어른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다.
입학식 이후 한 순간에 세계가 변했는데 아이들은 터무니없는 빌런에게 노출된 그대로다.
“그럼 내 기억이 날아간 이유는?”
“나도 자세히는 몰라. 그래도 내가 아는 대로 이야기하자면, ‘키워드’를 말해서 미쳐버린 녀석들이 너희 부모님을 돌아가시게 했어.”
“!!”
“그 결과, 너도 ‘키워드’를 말해서 굉장한 상태가 됐고 그대로 부모님의 죽음에 관여한 학생 7명을 죽였어. 물론 경찰도 검찰도 전부 세뇌에 당했으니 움직이지 않아.”
“그럴 수가…….”
이 게임, 여동생이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여동생보다 더 큰 문제가 아카데미에 도사리고 있었다.
얀데레 여동생들도 위험하지만 작중 배경이 되는 아카데미의 비정상적인 환경과 능력자 한 명에게 반쯤 지배당하다시피 한 세계의 상태가 더욱 심각하다.
“그래도 추측은 하고 있어. 네가 기억을 지운 이유. 그건 키워드를 말해서 폭주상태가 되어버린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일 거야.”
“그렇다는 말은… 같은 키워드를 또 다시 언급한다면 언제든지 미칠 수 있다는 뜻이잖아?”
“그러니 조심해. 가급적 많은 말은 하지 마. 물론 키워드가 일상적으로 쉽게 언급할 수 있는 말은 아닌 편이지만 만에 하나라는 게 있으니까.”
미연시 주인공들이 묵언충인 이유가 있었네
말하면 미친놈이 되는 세계관에 살아서 그랬네ㅋㅋ
어쩐지 미연시세계 경찰들 ㅈㄴ 쓸모가 없더라니
그럼 치한아저씨들도 세뇌빌런이 세뇌시켜서 만든 거야?
우효 라고 외치는 금태양들 전부 세뇌에 당해 억지로 말하던 거였냐고ㅋㅋㅋ
근데 이거 묵언검객이 하면 개꿀 아님?
아ㅋㅋㅋㅋㅋ
금칙어 절대 말 안하죠? 수첩 쓰면 그만이죠?
묵언검객이 이 게임 가져온 이유가 있었네
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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