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88)
〈 488화 〉 488 검증
* * *
1.
해응응은 대쉬맨과 주아영의 플레이를 보면서 늘상 생각하고 있었다.
왜 저렇게 착하게 플레이하지?
저러면 애들 버릇만 나빠질 텐데?
굳이 비위를 맞춰가면서 할 필요가 있나?
아무리 봐도 대쉬맨과 주아영은 자동진행 시스템에 잔뜩 쫄았다.
[자동진행은 저렇게 쓰는 기능이 아닌데 말이죠.]님은 얼마나 잘하시나 두고 보겠습니다
선택지파괴자 출동ㅋㅋ
묵언검객 선택지 시뮬레이션 돌렸는데 사망확률 100% 떴다 이거 실화냐?
오늘 최초로 묵언검객 빡종 볼 수 있냐?
쌉가능
사람들의 기대치는 낮았다.
이복아카의 어려움은 대쉬맨의 2회차를 토대로 충분히 목격했다.
이 게임은 철저한 경험을 요구한다.
당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억까시스템.
불합리할 정도로 부족한 정보량.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일주일이라는 시간에 걸쳐 사태를 악화시키는 구조.
천하의 묵언검객이라도 이건 무리다.
호감도를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게 유지하면서 여동생들의 키워드 언급에 의한 폭주를 저지하는 것은 고도의 감각적 플레이를 요구한다.
인과관계와 특정인의 행동패턴을 모조리 꿰어차며 공식화하는 능력과 수많은 시행착오에 의한 데이터수집이 없다면 클리어는 사실상 불가능!
이복아카 클리어한 사람들 몇 회차까지 갔음?
저어는 870회차요
777
1010회차
와ㅋㅋ 일단 500회차는 그냥 깔고 들어가네
반요곡이랑 이복아카 다 해본 사람 있음? 뭐가 더 어려워?
피지컬은 반요곡, 뇌지컬은 이복아카
스타일이 다른 게임이긴 한데 갠적으론 이복아카
이복아카가 뒤로 가면 갈수록 어려운 이유가 있음. 해보면 암ㅇㅇ
극도의 불신과 빠른 데드엔딩을 향한 기대 속에서 마침내 묵언검객의 1회차가 시작되었다.
“오니쨩! 아사다요!”
막내여동생 유키의 활기찬 외침.
ㅋㅋㅋㅋㅋ
유키 아침인사는 일본어로 듣기 국룰 지켰네
이집 불편하지 않고 친절하네ㅋㅋ
좋은 거 배워왔네
대쉬맨, 당신의 플레이는 헛되지 않았어!
“오니쨩……?”
“…….”
“호에에…….”
아침이면 언제나 활기차게 인사를 건네며 다리에 와락 매달리던 유키.
그녀가 두려움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벌컥
“유 키!!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린 오네쨩….”
“우읏. 뭐, 뭐야 그 눈은. 당신 설마 이런 아침부터 또 시작하려는 거야?”
습관성 츤데레 증후군을 앓고 있는 린이 묵언검객 버전 히로시를 보자마자 주춤주춤 뒷걸음질 쳤다.
플레이어의 육신이 아닌 히로시의 육신.
정해진 그릇에 정해진 능력으로만 플레이해야 하는 고정된 주인공.
그 그릇의 한계를 시험할 기세로 살기를 뿜어대는 해응응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심상치 않았다.
피슉
주르르륵
억지로 심공을 돌리며 내공을 일으키려고 하자 몸에서 곧바로 거부반응이 일어났다.
‘마스터 오브 캐릭터즈를 플레이한 보람이 있었네요.’
이 반응, 미호의 몸과 같은 반응이었다.
정해진 방식으로의 운용을 거부하고 제멋대로 힘을 일으킬 때 벌어지던 기의 역류반응.
이 상태에서 무리해서 계속 힘을 발휘하면 스스로 피가 닳다가 주화입마로 숨이 끊어진다.
‘내공억제게임. 기의 활용이 허락되지 않는 게임이지만 이 특성을 역이용하면 이런 재주도 가능하죠.’
파지직
파지지지직
뇌전처럼 거칠게 일어나는 자연지기.
두 개의 뿔.
구름과 태양의 기운을 빚어 번개의 형태로 전신을 질주하며 반응을 찾는다.
조금이라도 좋다.
기가 들어갈만한 구석을 찾아낸다.
거부반응이 가장 약한 지점.
그곳에서부터 역으로 반응이 가장 약한 방식으로 기가 작동하는 구간을 가느다란 전기의 길로 잇는다.
이신아.
우선 그녀와의 접점을 끊어버린다.
헐?
ㅁㅊ
100회차는 넘어야 가능한 자력각성을 1회차에?
모임? 이게 왜 가능함?
어케했냐 진짜ㅅㅂ 무림인쉑 또 사기치네
저벅. 저벅.
방을 나선 묵언검객.
그녀의 첫 행선지는 린의 방이었다.
“잠깐, 뭘 멋대로 남의 방에 들어가려는…”
덜컹, 쿵!
손간적으로 발휘한 괴력에 문이 강제로 열렸다.
[당신은 능력의 새로운 운용법을 깨달았다.] [ 능력을 이루는 전자기력을 손끝으로 사출해 물질을 스캐닝 하는 를 깨달았다.] [물질의 현재구조를 만지는 것만으로 파악한다.] [파악한 물건의 파괴방법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이 기술은 적성이 낮다.] [이 기술은 사용 시, 신체에 부하를 선사한다.] [이 기술은 극히 짧은 일순간만 사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크기가 큰 대형구조물에 사용했다간 스캐닝이 끝나기 전에 시전자가 사망할 수 있다.]???
메모리얼 앨범이 저런 응용도 가능했어?
이건 777회차인 저도 처음보는 기술인데요?
능력의 포텐셜부터 최대치로 끌어올리네
시작부터 회차보너스 특전이고 나발이고 지 혼자 잠재기술개방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 게임이 게임의 구조 바깥의 힘의 운용을 극도로 배척한다면, 게임이 허락하는 선만을 따라가서 어떤 능력을 얻을 수 있는지 역으로 간파한다.
불친절한 구조가 도리어 친절하게 잠재력을 알려주는 편리한 결과.
극상의 무학의 이치를 지닌 무림인에게는 시작부터 이 정도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능력은 일단 이 정도면 됐어요. 이 이상 저지르면 히로시의 몸이 버티지 못하겠죠.’
이번 히로시는 쉽지 않다.
그것을 물리적으로 알려줬으니, 다음은 정신적 인식을 강요할 차례다.
묵언검객은 린의 옷장을 벌컥 열었다.
[프라이빗 모드가 실행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아아악!
왜… 대체 왜…?
옷장 열고 뭐하는 건데?
이 인간 시작부터 뭐하려고 이럼?
[프라이빗 모드가 종료되었습니다.]돌아온 시야.
돌아온 감각.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쪽이 뭔데 내 옷을 입는 거야!”
묵언검객이 린의 교복을 입고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그것은 여성용 교복.
남성인 히로시가 입을 옷이 아니었다.
갑분여장
니가 그걸 왜 입어ㅋㅋㅋㅋ
“으으읏, 나도 참을만큼 참았어. 때려눕혀서라도 벗길 거야!”
참다못해 손을 뻗는 린.
그 손길을 파밧 하고 히로시의 손이 걷어낸다.
내공이 없어도 구사할 수 있는 기술.
기의 사용에 의한 부담이 없는 현대무학의 지식으로 완성된 기술.
이브가 구사하던 마샬아츠가 재현됐다.
“갑자기 강해져서는… 느닷없이 변태짓이냐고…!”
“린? 부르는 게 너무 늦잖아요. 언제까지…?”
이오가 묵언검객의 꼴을 보고 어머, 하고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잘 어울리네요.”
“언니! 칭찬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그치만 린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히로시는 미연시의 주인공.
기본적으로 ‘미남’으로 분류되는 외모를 지니고 있다.
미형의 남녀는 이성의 옷차림을 해도 능히 소화할 수 있는 매력의 소유자.
여자교복을 입고도 위화감은 없었다.
“그럼 난 오늘 뭐 입으라고?”
“오늘만 체육복을 입는 게 어떠니? 교복이라면 따로 구해볼 테니까.”
“어차피 등교하면 운동부에서 거의 지내지만… 등굣길부터 그 부끄러운 브루마 차림을 해야 하다니. 위야 재킷을 입더라도 아래는 뭔가 열 받잖아!”
티격태격하면서도 결국 운동복으로 갈아입으러 올라가는 린.
“이번 오라버니는 여자가 되고 싶은 오라버니인가보네요. ‘리셋’이 너무 과하게 된 걸까요?”
걱정스레 중얼거리는 이오.
이걸로 또 하나, 정보를 얻었다.
기억의 리셋.
이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오라버니. 설마 등교까지 하시려는 건가요?”
“…….”
“잠시만요. 오라버니, 그쪽은 아카데미가 있는 방향이 아니에요!”
그러니 이번 첫 주는 우선 판을 흔든다.
자신의 변화를 분명하게 인식시킨다.
“린, 당신은 유키의 등교를 부탁해요. 오라버니는 제가 따라가 볼게요.”
“뭔진 모르겠지만 상태가 많이 이상해. 여차하면 ‘그걸’ 써서라도 진정시켜줘.”
“걱정 말아요.”
정보 또 하나.
이들은 히로시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 있다.
대쉬맨이 본 방독면과 가스중독은 우연히 일어난 사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상관없다.
대쉬맨과 주아영과 달리, 그녀는 이들을 두려워하며 게임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까.
[메탈소드직영점]도검류 판매 가게까지 향한 해응응.
“검? 혹시 검과 관련된 능력이라도 새로 각성하신 건가요? 그런 거라면 말을 하시지. 비용은 제가…”
주머니를 풀려던 이오의 행동을 무시하고 해응응은 그대로 검을 뽑아 점원을 베었다.
“에?”
풀썩.
피를 뿜으며 쓰러지는 직원.
?
?
???
빗발치는 채팅창의 갈고리.
해응응은 무심히 그 시체를 지나쳐 가게를 나왔다.
“오…라버니? 바, 방금 그건 대체.”
“…….”
“살인이잖아요. 오라버니가, 살인을? 대체 왜? 어째서? 왜 이런 짓을?”
대쉬맨은 2회차에서 중대한 정보를 입수했었다.
이쪽 세계의 인간은 모두 세뇌에 당한 인물.
그러나 그 사실을 ‘직접’ 검증한 적은 없다.
‘정말로 어른들이 어떤 사태에도 움직이지 않는지. 범죄행위에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어디 한 번 검증해보죠.’
피가 다른 이복여동생들과 아카데미에서 살아남기.
이를 위협하는 최대의 적으로 추정되는 ‘세뇌술사.’
이 게임의 클리어목표로 추정되는 적을 도발한다.
‘이걸로 나오지 않는다면 제 좋을 대로 행동하겠어요. 하지만 나온다면…’
그 순간이 그의 마지막이다.
그녀의 검이 단숨에 세뇌술사의 목을 가른다.
“오라버니가 나쁜 거예요. 평소에 하지도 않던 위험한 짓을 하니까, 이런 건 오라버니가 아니니까!”
독한 눈을 하며 스프레이를 꺼내드는 이오의 손앞을 일검에 단숨에 벤다.
챙강
깨진 스프레이를 멍하니 쳐다보는 이오의 옆을 지나치며 옆 가게 점원의 앞에 피 묻은 칼을 흔들었다.
“어머. 피가 잔뜩 묻었구나. 헝겊 줄까?”
이번에는 손님들이 있는 가게에서 직원을 벴다.
벽면 가득 튀어오르는 피.
손님들은 무심한 얼굴로 물건을 고르고 카운터로 왔다가 혀를 찬다.
“점원은 어디에 있는 거야?”
“그냥 가도 되나?”
“더러워. 빨리 좀 치우기나 하지.”
죽은 점원을 마치 보이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거나 성가시게 여기며 경찰을 부른다.
“변사사건 발생보고. 수거반 출동 부탁드립니다.”
경찰은 현장을 확인하고는 사람을 불렀고, 이내 시체가방을 들고 온 공무원들이 시체를 날랐다.
그리고는 차량에 시체를 싣고 사라졌다.
그 모든 과정에서 그들의 시선은 단 한 번도 히로시에게 향하지 않았고, 그를 훈계하지도 않았다.
‘과연. 예의 사고에 경찰들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말은 이런 뜻이었군요.’
멍하니 서서 그 모든 광경을 함께 목격한 이오.
이오가 물었다.
“오라버니. 설마… 기억이 떠오른 건가요? 그래서,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이런 짓을…?”
해응응은 그런 이오를 또 다시 지나쳤다.
따라오든 말든 개의치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
눈치를 보는 건 그녀가 아니다.
이 세계의 모든 주민이 그녀의 눈치를 봐야 한다.
그것이 해응응이 선택한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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