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93)
〈 493화 〉 493 친오빠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 * *
1.
정색한 학생들 가운데 한 사람.
젠젠다메다 아카데미에서 온 유학생 마리.
그녀가 애써 말문을 열었다.
“잠깐, 농담이지? 이렇게 귀여운 마리를 죽인다니. 히로시군이 그럴 리가 없잖아?”
[용케도 저를 히로시‘군’이라고 부르는군요. 이 모습은 남자로는 보이지 않을 텐데.]“그, 그건!”
이신아와 치에선생님이 말했다.
“쟤 수상해. 세뇌술사 아니야?”
“일단은 담임으로써 저희 반 학생들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유학생은 원칙적으로 젠젠다메다 아카데미로 돌아갈 학생들이니까…. 역시 의심되어요.”
유학생들도 급히 선을 그었다.
“우린 제대로 여자라고 생각했어!”
“히로시양이 히로시군이었어? 전혀 몰랐다고!”
“아씨, 나 쟤 여자인줄 알고 고백했었는데!”
그건 알고 있다.
일기장에 적혀있었어.
ㅋㅋㅋㅋ
공개고백 보소
고백으로 믿음을 샀네
“나도 봤어. 저 녀석, 교내방송으로 고백했잖아.”
“옥상으로 올라오라고 했던 그거?”
“히로시의 나보다 약한 남자에게는 관심 없다는 이상형이 거기서 나온 거였어?”
“뭐야, 쟤. 그럼 남자여도 자기보다 강하기만 하면 상관없다는 거야?”
“어차피 상관없잖아. 저놈보다 강한 남자라니, 그런 거 있을 리가 없고.”
쓸데없는 길로 빠지는 잡담에 해응응이 꼬리로 바닥을 치듯이 신발 앞굽으로 바닥을 탁탁 치며 본론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했다.
“히로시를 군이라고 부른 건 이오라는 여동생분이 오라버니라고 꼬박꼬박 부르니까 짐작한 거야!”
“왜 그걸 바로 얘기하지 않았어?”
“다, 당황했으니까 그렇지! 애초에 해명할 틈도 없이 다들 멋대로 끼어들었잖아.”
“굳이 해명이 필요해? 그냥 마리를 잡으면 끝나는 거 아니야?”
이신아의 주장에 마리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아니지? 나 죽이는 거 아니지? 히로시군은 마리의 도우미였잖아.”
[그게 결론이라면 그걸로 끝내도 괜찮아요.]“히로시이이!”
마리뿐만 아니라 모두가 뭐 이런 무친놈이 다 있냐며 경악했다.
2.
그냥 다 죽이겠다는 거잖아ㅋㅋㅋㅋ
아무튼 죽임
얀데레 사이에서 살아남는 법은 내가 제일 강한 얀데레가 되면 되는 것이었고
이건 뭔 다크히어로도 아니고ㅋㅋㅋ
다크히어로는 무슨 걍 몰살검객이 제일 나빠
세뇌술사 특> 사람 바로 안 죽이고 키워드 말하면 폭주하게 만듦.
몰살검객 특> 일단 죽여보고 아니면 말고 맞으면 잘한 거임.
방송으로 보기에는 그저 무친련의 난동이지만 이를 본 대쉬맨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이 전략은 유효해.’
세뇌술사는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아카데미 학생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히로시는 그 중심에 해당하는 인물.
그런 히로시가 역으로 가장 미친놈이 되어 위협해온다면 세뇌술사는 분통이 터지게 된다.
‘자신이 몰아붙여야 할 히로시에게 역으로 궁지에 몰리는 굴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부린 꾀마저도 2차검증의 수단으로 삼았어.’
이성적 광기Rational Madness.
해응응의 광기는 엄연한 이성에 기반을 둔다.
‘히로시의 중성적인 외모를 여장을 통해 성별을 감추는 수단으로 사용했어.‘
몬다이나이 아카데미 사람들은 히로시의 성별을 알고 있지만 젠젠다메다 아카데미 유학생들은 모른다는 점을 이용한 성별트랩.
이에 걸리는 사람은 눈치가 좋거나, 혹은 히로시의 원래 성별을 알고 있는 세뇌술사의 관련인물이거나.
빠르게 유학생 가운데에서 혹여나 존재할지 모를 위험인물을 마리 한 사람으로 추려냈다.
‘동시에 마리를 범인으로 성급히 몰려는 사람들도 한층 더 추려내었어.’
매 순간, 검증스택이 쌓인다.
1차 검증으로 세뇌의 내용을 깨닫고.
2차 검증의 후보군을 특수반으로 모으고.
3차 검증의 함정에 걸린 사람들이 한층 더 추려지기 시작한다.
세뇌술사를 잡을 증거 따위, 정황증거나 심증밖에는 없지만 그것도 거듭 쌓이다보면 수상한 인물을 점점 더 추려내며 용의자를 좁힐 수 있다.
“학생회장인 제가 보기엔 마리양은 결백하다고 봐요. 오히려 수상한 건 저희 몬다이나이 아카데미 학생들이죠. 상대적으로 ‘애매한 능력’이 많으니까요.”
학생회장 아샤 프리스톤.
그녀가 살기 위해 지혜를 발휘했다.
“몬다이나이 아카데미 학생들의 능력은 기본적으로 능력인 척 위장하기 쉽거든요.”
가령 의 경우.
원래 요리를 잘하거나 약물제조에 일가견이 있다면 적당한 능력을 둘러댄 것에 불과하다.
또한 의 경우.
지정대상은 안 봐도 히로시일 것이 뻔하니 적당한 수의 심박수만 부르면 ‘분당 평균’이라는 기준으로 대충 얼버무리기 쉬운 능력이다.
도, 도, 도.
모두 자신들의 능력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증명하기는 극히 까다로운 능력이다.
그에 비해 젠젠다메다 아카데미의 능력은 어떤가.
불이야 직접 쏘게 하면 바로 알 수 있다.
나머지도 대부분 그런 식이다.
“유일하게 마리의 능력은 애매한 부분이 있으니 마리를 용의선상에서 제외할 수는 없지만 이것만으로도 꽤 후보군이 줄어들죠?”
아샤가 발휘한 지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하나 더 있어요. 세뇌술사는 히로시군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다고 봐요.”
“오라버니는 남에게 원한을 살 짓은 하지 않았어요. 갑자기 사람이 달라지기 전까지는 아주 온순하고 겁이 많은 초식동물 같은 성격이었다고요.”
“사람이 원한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주도적으로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핍박하지 않아도. 가령 불의를 보고도 침묵했다던가.”
“!!”
“히로시군. 전에 3년 전. 아카데미 구교사의 중등부 건물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고 했었죠?”
아샤는 몬다이나이 아카데미 중등부 구교사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과거사건을 밝혔다.
“3년 전의 그 사건. 분신자살사건이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달라요. 괴롭힘 당하던 학생이 돈을 바치지 않자 가해학생들이 여동생을 데려와 불을 붙여 불태워 죽였던 끔찍한 집단방화사건이었죠.”
“!!”
“그때는 저도 아카데미에 다니기 전이어서 몰랐지만 회장이 되고 과거사를 조사해보다가 알게 되었어요.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학생이 여럿 있었다고.”
세뇌술사가 나타나기 전부터 이 아카데미는 이미 지옥이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참고해주세요. 만일 사건을 보고도 보복당할 것이 두려워 말리지 않았던 학생들 중에 히로시군이 있었다면.”
“!”
“뒤늦게 그 사건의 존재를 눈치 챈 관계자는 히로시군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이것이다.
분명 여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원망하겠죠.]“그렇겠지? 만일 세뇌술사가 여동생을 잃은 사람이라면 여동생이 많은 히로시군은 표적으로 삼기 딱 좋았을 거예요.”
[이제야 많은 비밀이 풀린 기분이 드네요.]“이제부터가 시작이죠. 세뇌술사의 원한을 깨달았다면 3년 전을 기점으로 모두가 그 사건과 어떤 식으로 연루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하지 않겠어요?”
갓갓회장님 쌉캐리하시네
이게 1회차? 이게 1회차? 이게 1회차?
진히로인은 역시 회장님뿐이야
회장님을 위해서라면… 매일 아침 아사다요를 외쳐드릴 수 있어
아사다요(걸걸)
그만둬!! 내 아사다요를 더럽히지 마!!
음성녹음파일(아사다요)(걸걸)
그아아아악!!
ㅋㅋㅋㅋㅋ 무슨 요괴 퇴치당하는 것처럼 고통스럽게 비명 지르네
가성비 오졌고
범인을 잡지 못하면 무고한 이들도 다 죽인다.
해응응의 몰살선포는 실제로 죽을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세뇌술사 검거에 협력해야 한다는 의지를 불러일으켰다.
그 첫 발을 학생회장 아샤는 완벽하게 내딛었다.
아카데미의 치부.
중등부 집단방화사건을 알림으로써.
“그 정도면 자백 아니야?”
그런 아샤를, 소꿉친구 이신아가 표적으로 삼았다.
“보통은 자기 임기랑 관련 없는 사건 따위, 알아보지도 않잖아. 몬다이나이 아카데미 학생회의 일이 그리 적은 것도 아닐 텐데.”
“문무겸비의 능력자에게 학생회의 일 정도는 그리 수고스러울 것도 없답니다. 진즉에 전부 끝내고 남아도는 시간에 기록을 열람하고 있었죠. 그때야 어디까지나 심심풀이에 불과했지만요.”
“여동생을 잃은 세뇌술사, 그거 실은 당신의 이야기 아니야? 생각해봐. 사건이 일어난 건 올해 우리가 1학년이 된 이후잖아.”
치에선생님도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이상해진 시기는 분명 이번 고등부 1학년 입학식부터였죠.”
“거봐. 치에선생님도 그리 말하시잖아.”
유학생 마리도 살짝 손을 들었다.
“능력발동에 조건이 있다면 세뇌술사의 능력은 자신이 능력을 걸 때 ‘눈을 마주친다’ 같은 조건이 달려있지 않을까? 마리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거, 입학식이면 딱 좋지 않아? 보통 신입생 대표나 재학생 대표가 연설 같은 거 하잖아. 저 사람, 지금은 2학년인데다가 1학년 1학기에는 이미 학생회장이었고. 연설하기엔 딱 좋은 위치 아니야?”
“맞아. 저 사람, 재학생 대표로 연설했어!”
“저도 기억해요.”
이신아, 마리, 치에선생님.
세 사람이 연달아 아샤를 몰아붙였다.
이대로는 아샤가 지목하는 사람이 범인이 될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발악스러운 지적이었지만, 그 내용의 심상치 않음에 인질들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그쪽은 어떻게 생각해? 아샤가 정말 세뇌술사일까?”
[몰라요. 전 그저 투표 받은 사람을 죽이고 아니면 나머지도 전부 죽일 뿐이에요.]“…나, 방금 당신이 친오빠가 아니라 이복오빠라서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태어났을 때부터 같이 자랐으면 이 나이까지 살지도 못했겠지?”
린은 두려움에 질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