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00)
〈 500화 〉 500 결전의 무대
* * *
1.
거리는 지옥으로 변했다.
“세뇌술사를 죽여라!”
“놈에게 당한 병력은 이미 늦었다. 전부 죽여!”
“절대로 헬멧을 벗지 마라!”
사방에서 나타나는 군경의 습격.
빗발치는 총탄과 문을 걸어 잠근 건물들.
시가지에서 총격전이 오가는 비현실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수적 우위에서도, 지닌 화력에서도 불리하다.
그러나 히로시가 심어두었던 키워드폭탄은 누군가를 겁에 질리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적의 내부에서 폭주자를 만들 수 있다.
“저 녀석들, 총알을 몇 발을 맞았는데도 쓰러질 기미조차도 없어.”
“세뇌야. 세뇌 때문에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싸우는 거라고!”
“정말로 이길 수 있는 건가? 저런 괴물을 상대로?”
유탄발사기나 저격총에 맞는 것이 아니고서야 끄떡않고 걸어오며 기관단총을 갈기는 세뇌경찰들의 존재에 적들은 완전히 압도당했다.
이성이 마비된 몇몇 인원들이 부대 안에서 총구를 아군에게 돌리며 소리쳤다.
“다 죽여야만 해. 언제 옆에서 세뇌병사가 나올지 알 수 없다면 나만 빼고 다 죽이면 되는 거잖아!”
“임상병, 너 미쳤어?!”
“세, 세뇌다! 우리 부대에도 세뇌에 당한 놈들이 나오기 시작했어!”
“으아악!”
“쏴, 저 새끼 빨리… 크아악!”
시가지 방어선에 내부총질로 구멍이 뚫리며 틈이 열리는 순간, 몇 대의 차량이 해응응, 이오, 린, 아샤 네 사람의 앞에 타이어 자국을 남기며 멈춰섰다.
“어서 탑승하십시오, 아가씨.”
“제가 부른 차량이에요. 막내를 구하러 가려면 이동수단은 있어야죠?”
[고마워요.]아샤의 리무진으로 이동하는 사이, 차량 뒷좌석 리어모니터로 뉴스가 송출되었다.
“일본 xxx주의 한 고등부 아카데미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세뇌술사가 인질들의 능력폭주를 유발하며 인질 십여 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현재 범인그룹은 아카데미에 침투한 경찰특공대를 세뇌하여 시가지에서 군경과 교전을 벌인 뒤, 차량을 이용해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아샤가 음소거 버튼을 눌렀다.
“괜찮아요, 히로시?”
[아직은 버틸만해요.]“잠들지 마요. 일단 의사도 불렀으니까 급한대로 응급치료는 할 수 있을 거예요.”
잃어버린 오른쪽 눈의 수술을 위해 마취제를 주사하고 급히 시술에 나서려는 의사.
내밀어지는 주사를 손으로 덥썩 붙잡아서 막았다.
[마취는 안돼요.]“히로시…? 수술, 엄청나게 아플 거예요.”
[지금 잠들면 두 번 다시 깨어날 수 없어요.] [깨어난 뒤의 저는 제가 아니게 될 거예요.]“그럼 하다못해 진통제라도 놔드리게 해주세요.”
의사가 다른 주사기를 꺼내 주사하려는 순간, 이번에는 이오가 덥썩 의사의 손을 붙잡았다.
“그거 미다졸람이잖아요. 5분 안에 수면효과를 동반한 진정제를 놓으려는 이유가 뭐죠? 분명 방금 잠들면 안 된다고 오라버니가 말했잖아요.”
“잠깐. 당신, 제가 부른 의사가 아니잖아요. 장기사님, 이게 어떻게 된”
아샤의 지적에 조수석에 탄 수행원이 권총을 꺼내 뒷좌석의 해응응을 겨냥했다.
“어디서 수작질이야!”
드르륵!
수동시트 옆의 레버를 잡아당기며 조수석 등받이를 앞으로 접어버리는 린.
탕탕탕!
빗나간 총탄이 핑 소리를 내며 도탄 되었다.
저항하는 수행원을 간신히 린이 매달려 저지하는 사이, 운전기사도 총을 뽑았다.
“아가씨만 구출하고 세뇌술사는 제거하라는 가주의 명령입니다. 얌전히 계십시오, 아가씨.”
“장기사님!!”
총구가 린에게 향하자 해응응이 급히 장기사의 팔을 꺾으려 팔을 내밀었다.
푸슉!
그런 그녀의 팔에 의사가 기어이 진정제를 꽂았다.
“!!”
정맥 깊숙이 꽂히는 바늘.
타다다당!
방아쇠의 탄환을 모두 쏟아낼 때까지 손을 놓지 않았던 해응응은 끝내 진정제를 주입 당했다.
“오라버니에게 감히 무슨 짓이야!!”
분노한 이오가 주사기를 뽑아 의사의 목에 꽂았다.
[당신은 섭혼술을 발동했다.] [강력한 진정제의 효과로 정신이 혼미해진다.] [상대는 극도로 겁에 질렸다.] [당신의 정신력이 상대를 능가했다.] [상대의 정신에 약한 세뇌를 걸 수 있다.] [운전기사가 자신이 아는 정보를 실토한다.]“프리스톤 가의 가주는 죽이지 못해도 시간만 끌면 된다고 말하셨다.”
“민간에는 뉴스 엠바고가 내려졌지만 세뇌술사의 능력을 풀 수 있는 를 확보했다.”
“프리스톤 가문이 보유한 능력증폭기를 이용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심어진 잔존세뇌를 한날한시에 해제하는 의 개시가 머지않았다.”
아샤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저희 가문에서 설마 이런 짓을 저지를 줄은….”
“아샤씨가 벌인 일이 아니라는 건 알아요. 지금은 오라버니가 잠들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의사가 가져온 약병들을 뒤지던 이오가 강제로 의식을 깨어있게 만드는 각성제를 찾아 주사했다.
“각성제를 주사했어도 이 사람이 놓은 진정제의 양이 너무 많아요. 조금난 방심해도 오라버니는 다시 잠들 거예요.”
운기조식의 힘으로 급히 진정제를 체외로 분출하려 시도하자마자 반동이 돌아왔다.
[이것은 극도로 적성이 맞지 않는 기술이다.] [운용 즉시 신체에 강한 반동이 돌아온다.]주르륵.
입가에서 흐르는 피에 여동생들이 비명을 질렀다.
손을 꾹 잡아주는 모습이 당장이라도 죽을 사람의 곁을 지키는 것처럼 안타까워보였다.
“다 왔어요.”
섭혼술을 지속하는 것조차도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생각한 걸까.
어느새 장기사 대신 운전대를 잡은 아샤가 유키가 피신해있던 대피소에 도달했다.
“오니쨩…!”
해응응은 얼른 와서 안기라는 듯이 손을 벌리려다가 주춤했다.
피로 더럽혀진 자신의 옷차림은 누군가를 안기에 적절한 차림새가 아니었다.
한쪽 눈은 굳게 감기고 입에서는 피가 흐르는 몰골 역시 아이가 겁을 먹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유키는 성장부족으로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언정, 정말로 초등학생인 것은 아니었다.
와락!
제 발로 해응응의 팔을 비집고 품에 쏙 들어와 안기는 유키.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는 해응응의 모습에 이오와 린이 두 사람을 함께 안아주었다.
피로 이어진 사람은 누구 한 명 없지만 누구보다 가족다운 네 남매의 모습에 아샤는 흐뭇하게 웃었다.
“남매의 가족상봉을 막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시간이 촉박해요. 능력증폭기가 발동하면 능력으로 만들어진 이오와 린, 당신들은 사라질 거예요.”
아샤의 말이 맞다.
“오니쨩…”
[걱정말아요, 유키.] [언니들은 제가 지켜줄게요.]히로시는 알게 모르게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잔뜩 도움 받았다.
그저 진짜여동생을 찾기 위해 시험해야 할 대상이라고 여겼던 여동생들이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 순간마다 위험에 뛰어들어 그녀를 살렸다.
자신의 능력으로 직접 죽였던 치에선생님은 마지막까지 히로시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진실을 속이고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이신아는 다른 학생들을 저지하고자 자신의 심장이 멎는 것을 각오하고 다른 학생들의 심박수를 강제로 정지시켰다.
학생회장 아샤마저도 자신의 가문에 맞서 운전대를 쥐고 있다.
‘아샤에게는 특히 많은 신세를 졌군요.’
진범추리부터 세뇌가 풀린 아카데미 외부세계에서 닥쳐오는 최대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까지 거의 모든 사건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여동생을 제외하고 남은 사람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사람을 고른다면 아샤를 빼놓을 수 없다.
“다 왔어. 이제 가장 안쪽의 제어실에 들어가면…”
안전벨트를 풀고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려는 아샤의 어깨를 해응응이 붙잡았다.
“뭐야, 이런 때에. 할 말이라면 나중에 얼마든지 들어줄 테니”
[당신은 섭혼술을 발동했다.] [아샤는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어, 어째서… 나한테 세뇌를?”
놀란 아샤에게 해응응은 수첩을 내밀었다.
[총상을 입은 몸으로 여기까지 온 것도 충분히 무리했어요.] [도움을 받는 건 여기까지 신세 진 걸로 충분해요.]“그, 그딴 거… 바란 적도 없어요.”
“당장 풀어요, 그 세뇌…!”
“여기서 날 두고 간다면, 평생 원망할 거니까…!!”
[미안해요.] [이만 푹 쉬세요.]도탄 된 총을 복부에 맞고도 내색 한 번 않던 아샤.
그녀도 복부를 손으로 짚는 해응응의 터치에 정신이 흔들리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아샤가 아차 했을 때는 이미 팽팽하게 겨루던 정신력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뒤였다.
[아샤의 정신이 고통에 흔들렸다.] [당신의 정신력이 아샤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상대의 정신에 적당한 세뇌를 걸 수 있다.] [아샤는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잠든다.]해응응의, 아니 히로시의 옷을 붙잡으며 원망스레 노려보던 아샤의 고개가 기울었다.
쓰러지는 그녀의 머리를 받아 뒤로 눕힌 시트에 눕힌 해응응.
그녀를 두고 차량을 나서며 여동생들은 프리스톤 가의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능력증폭기. 그것을 해제능력자가 아닌 제가 사용할 수만 있다면, 엔딩은 확실하게 도달할 수 있어요.’
한 세계의 운명이.
최후의 승자가.
오늘 이곳에서 결정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