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06)
〈 506화 〉 506 사내 단합대회
* * *
1.
일단 세뇌사실을 검증했던 직원들은 모두 수면가스를 주기적으로 살포하며 해남파 의료동 병실에 모조리 눕혀두었다.
VIP수련동의 장화련이 뷰티무공과 더불어 점혈법도 전수를 받았던지라, 장화련의 밑에서 무공을 연마하던 제자들이 여차할 땐 수혈을 짚기 위해 감시 및 경호를 위해 의료동에 상주했다.
“직원들이 며칠씩이나 실종되거든 세뇌술사도 이상을 눈치 챌 거야.”
“이틀 정도는 괜찮습니다. 업무효율증진을 위한 특별성격군 직원들의 긴급 워크샵으로 해당인원들을 이박삼일 데려간다는 공문을 발송했거든요.”
[늦어도 삼일, 빠르면 이틀 안에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겠군요.]게임에서 히로시를 찾는 방법은 간단했다.
히로시가 만든 판을 깨고 위협한다.
이래도 안 나와?
그럼 더 부술 건데.
이래도 안 나올 거야?
너 나올 때까지 다 부술 건데.
흑막을 상대로 협박을 하는 몰살검객 플레이!
하다하다 흑막이 나오질 않으니 다음은 NPC도 협박한다.
니들이 흑막 못 찾으면 다 죽어!
게임이기에 가능한 플레이였지, 현실에서 그런 짓을 했다간 정사지간의 해남파도 단번에 극악무도한 사파로 전락한다.
십대길드의 악명이 새록새록 떠오를 정도로 몰살검객을 향한 원성이 하늘을 찌를 것이다.
‘그럼 게임으로 끌어들이면 되지 않나요?’
무심코 떠올린 발상.
그것이 해응응의 두뇌에 번뜩이는 영감을 선사했다.
사실 안 될 이유는 없었다.
게임 속에서라면 누구를 어떻게 죽여도 상관없다.
전부 게임이니까.
세뇌술사가 세뇌피해자들을 덜컥 죽여도 상관없다.
전부 게임이니까.
사실상 무적의 가불기나 다름없는 능력!
[세뇌술사를 게임에 끌어들일 방법이 없을까요?]“길드장님 좋아하는 대회라도 열면 되잖아요.”
우지우가 의견을 제시했다.
제 1차 묵언검객배 무술대회.
제 2차 묵언검객배 무술대회.
천하제일무림숙수대회.
이미 해응응이 개최한 대회만 세 개다.
갑자기 대회를 하나 더 연다고 이상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이 정도면 치료가 불가능한 대회중독증 치고는 오래 참았군요. 칭찬해드리겠습니다.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다.
[무슨 대회를요?]“회사원 하면 꼭 맞이하는 대회가 있죠.”
톡톡톡.
스크린워치의 자판을 두들기던 우지우가 대형스크린에 자신이 검색한 결과를 띄워 올렸다.
[검색 : 사내 단합대회] [검색결과 : 약 1,050,000개]“바로 사내 단합대회입니다!”
“와, 개싫어 진짜.”
“꼰대.”
“명절상여금도 없고 휴가비도 없고 월차도 못 쓰는데 대회를 연다? 기업리뷰 평점 1점 못 참지.”
“이러다 비서실 친목대회도 여는 거 아니야?”
비서들이 뒤에서 욕하는 소리가 다 들리자 우지우가 울상을 지었다.
대회중독증이 있는 해응응도 뜨끔하는 표정을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보다못한 이소혜가 한숨을 쉬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비서라는 양반들이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아? 해남파 관련 일거리는 무공 배우기에 특화된 무공페이라는 건 다들 알고 들어온 거 아니었어?”
“아무리 그래도 휴가비로 휴가철에 돌리기 좋은 심공구결을 받고 퉁칠 줄은 몰랐죠.”
“나 지난달에 월차 내니까 짤렸는데 깨달음을 얻을 것 같다고 하니까 일주일 특훈휴가 받음.”
“부럽다…….”
“근데 니들은 특훈휴가 내지 마라…. 휴가 끝나니까 경지 얼마나 올랐나 테스트하더니 감독관 얼굴 싹 굳고 폐급으로 찍혔다…….”
무공 특훈을 지 쉬고 싶을 때 남발하니까 그렇지.
우지우 후배들 아니랄까봐 진짜 우지우 쏙 닮은 것들만 모아놨네.
“니들 놀러 왔어? 빨리 캡슐 수배하고 일정 잡아. 늦어도 삼일 안에 끝장을 봐야하니깐.”
잡담을 나누던 비서들은 이소혜가 빽 소리친 뒤에야 입을 다물었다.
[대회를 연다고 순순히 참가할까요? 세뇌술사가?]“미끼를 던져야겠지. 세뇌술사가 군침을 흘릴 기회를 주는 건 어때?”
[예를 들자면요?]“우승자가 세뇌를 걸기 좋은 조건을 만드는 거지. 세뇌조건에 아이컨택 600초, 손잡기 180초 이런 거 달려있으면 조건 충족하기 까다로울 거 아니야.”
[그건 제가 싫은데요.]무슨 아이돌 악수회 팬미팅이냐고.
팬미팅도 그렇게 길게는 안 하겠다.
“우승자한테만 주면 세뇌술사가 자신이 없어서 포기할지도 몰라. 너무 주목받는 건 세뇌술사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기도 할 테니까.”
[그럼 어느 정도로 타협을 봐야하죠?]“못해도 100명은 받아야하지 않을까?”
[너무 많아요. 10명.]“아니 뭔 이런 걸로 협상을 하려고 그래요?”
[10명.]“100명.”
[10명.]“100명.”
10명씩 높이거나 줄일법도 한데 절대로 단 1명도 타협하지 않는 자존심 강한 두 여자의 대결!
“가장 우수한 열 명은 악수시간 길게 하고 나머지 90명은 짧게 하면 되지 않습니까? 100명을 전부 길게 하는 것보단 나을 겁니다.”
우지우의 제안에 극적인 타협안이 체결되었으니.
우지우의 비서실이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사내 단합대회가 준비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실장님. 그래서 대회종목은 뭘로 하면 됩니까?”
“단합대회 하면 뭐 자주 하냐?”
“방금 구글링을 해봤는데 규모가 작으면 인당 2~3만원정도로 코스를 짠다고 합니다. 방탈출 게임이나 시뮬레이터 게임의 유저제작모드에 제작의뢰를 넣어서 즐기거나 기존맵을 함께 즐긴다고 합니다.”
“그게 단합이 돼? 배구나 축구, 등산 뭐 그런 느낌으로다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실장님이 꼰대 소리 듣는 거예요.”
우지우는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실장이 쭈그리가 된 사이에도 비서들은 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50명 이상은 외부업체에 대회를 맡겨야 합니다. 인원통솔도 힘들고 외부업체를 이용하는 편이 가성비도 좋다는군요.”
“어디서 찾았어?”
“구글링.”
“100명 이상은 팀별 경쟁제도와 라운드 별 서바이벌 내지 타임어택 방식으로 경쟁을 붙이는 대형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형식을 따르는 편이 좋답니다.”
“그것도 구글링이냐?”
“당연하지.”
“아니 뭔 직원 놈들이 구글 아니면 일을 못해?”
“이게 젤 가성비가 좋은 걸 어떡해요.”
“나가서 발로 뛰고 취조도 하고 그래야지. 나때는”
“우지우 선배님 3년 전까지 협회에서 굴러먹던 자경단이라면서?”
“존나 구려. 뭐야 그게.”
“운 좋게 길드장님 빨리 만나서 출세한 주제에 잘난 체는 더럽게 심해요.”
“인맥 빨로 한 자리 꿰어 찬 낙하산.”
“완전적폐.”
“구태세력.”
우지우가 진심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길드장님. 저 사직해도 됩니까?”
[안돼요. 지우씨가 없으면 타격감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방금 타격감이라고 쓰셨죠? 맞죠?”
[잘못 본 거예요.]2.
우지우의 비서들은 입으로는 불평을 하면서도 시간에 쫓기는 일처리를 추진하는데 무척 익숙했다.
“우리 이거면 하면 앞으로 한 달은 또 일 없겠지?”
“사장님 성격에 석 달은 거뜬하지.”
“개날먹월급루팡짓도 심심하던 차에 잘됐네.”
너무 심심해서 일을 하는 것이 반가울 정도로 한가할 땐 하는 일이 없는 해남파 내원 비서실!
한 번에 일을 몰아서 만들고 해결하는 해응응의 성격 상, 그들이 직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번 일감이 돌아올 때마다 확실하게 일을 해야 했다.
솔직히 업무강도에 비하면 휴가는 없어도 된다.
이런 개꿀 직장은 정말 어디서도 구할 수 없다.
평생직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는 업계의 수많은 업체를 향한 문의전화와 데이터수집 및 분석, 전문가와의 상담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거 예산은 얼마나 되는데?”
“누가 사장님한테 좀 여쭤봐.”
“야, 그런 걸 무서워서 우리가 어떻게 말해?”
우지우는 거뜬하게 대하는 사장님이지만 막상 직원들에게는 사장님이 무서웠다.
우지우가 사장님 대하듯이 편하게 막 대하다가 다음날로 자리가 비워진 비서를 떠올리면 더욱 그랬다.
“실장님. 예산 좀 여쭤주시면 안 돼요?”
“니들이 뭐가 예쁘다고?”
“이럴 때 실장님 아니면 저희가 누구한테 의지해요.”
“맞아요. 저흰 실장님뿐이라고요.”
“한 번만 도와주세요 실장님~”
사람 좋은 우지우는 또 좋다고 그걸 받아준다.
“니들 그럼 앞으로 나 막 무시하고 그러지 마라. 나도 사람이야 사람. 알았어?”
우지우는 예산을 물어보러 나간 지 10분도 안 되어서 금방 돌아왔다.
“프리란다. 제한 없이 기한 내에 맞출 수 있는 최고수준으로 올려도 된다. 너무 욕심내서 기한에 못 맞추는 일만 없게들 해.”
“아, 그리고 가급적 시간이 오래 걸리는 코스로 짜고. 세뇌술사가 낚이면 가상세계에 되도록 오래 묶어둬야 하니깐.”
우지우가 선배답게 일을 했다.
간혹 믿을 수 없는 일을 경험하면 사람은 넋이 나가고는 한다.
저 인간이 미쳤나?
죽을 날이 다 됐나?
오늘이 세계가 멸망한 날인가?
저거 유령에 빙의라도 당한 거 아니야?
후배 비서들은 충격에 빠졌다.
“우지우 선배님은 길드장님만 신경쓰지 않았어?”
“맨날 길드장님이 시키는 이상한 심부름만 우리한테 다 떠넘겼잖아.”
우지우는 낙하산 아니었어?
놀람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1시간 지났는데 진행도가 왜 이래?”
“업무담당자가 나중에 따로 연락드리겠다고…”
“번호 줘봐.”
스크린폰을 들고 전화 한 통 하면서 파사삭 A4용지에 글씨를 휘갈겨 쓰더니 통화가 끝나자마자 새롭게 진행된 업무사항을 전달했다.
“막히면 빨리 보고를 해야지 언제까지 그거 하나만 잡고 있어? 안 혼내니까 그런 건 빨리빨리 말해. 길드장님 기준에 못 맞추면 혼나는 게 아니라 모가지야, 모가지. 넌 이제 가상현실게임 사설맵 제작자랑 모드제작자 섭외로 넘어가.”
순식간에 진행된 업무와 새롭게 배정된 업무.
제 앞의 업무계획표를 본 비서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저 사람 왜 일 잘해?”
“우리 오기 전에는 저 사람 혼자 했던 일이잖아.”
“진짜로? 이걸 다?”
“원래는 해남엔터에 민우성 대표님이 하셨다는데, 2대 비서로 우지우 실장님이 이어받았대.”
“민우성 대표님이면 소경석 CEO만큼은 아니어도 나름 네임드 아니야?”
“와. 대박. 그 민우성 대표님이 자기 후임으로 우지우 실장님을 골랐다고?”
“우실장님이 그렇게 일을 잘했어?”
인지부조화가 올 만도 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우지우는 사고뭉치 재담꾼.
솜씨를 발휘하면 실력은 있지만 그와 같은 빈도로 사고를 치고 말썽도 부린다.
오죽하면 얌전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라면서 천하의 길드장조차 일시키기를 가끔씩 주저하겠는가.
“그래서 이 대회 결국 컨셉이 뭐야?”
“팀별 타임어택 서바이벌 방탈출 대결?”
“사설맵 제작은 무슨 게임에서 하는 거야?”
우지우가 넘겨준 리스트를 본 직원 한 명이 뭔가를 깨닫고 크게 당황했다.
“어? 이거 방탈출 게임이 아닌데?”
“그럼 무슨 게임인데?”
“호러 존.”
“뭔겜이야 그게?”
“지정된 장소에서 공포현상을 최대한 많이 체험, 기록하고 살아서 탈출하고 스코어로 특전이나 장비, 동료를 구매해서 상위 호러존에 도전하는 게임.”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이거 단합대회 아니었어……?”
“악수회 한 번 참석하려다 심장 다 떨어지겠네.”
실제 목적은 세뇌술사 포획이지만 대외적인 보상으로 묵언검객의 악수회가 걸린 사내 단합대회는 무언가 이상한 방향으로 척척 준비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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