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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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8화 〉 508 감히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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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경석도 최면에 걸려있음이 확인됐다.
“이제 어쩌죠? 길드장님. 경석이가 갑자기 미쳐서 덜컥 자살이라도 하면 어떡합니까?”
[진정해요. 제가 한 번 알아볼게요.]섭혼술은 사용시간에 따라 보다 내밀한 접근이 가능해진다.
이 다경(30분)이면 세뇌를 치료할 수 있다.
두 시진(4시간)을 들인다면 최면과 관련된 심층적인 정보도 충분히 끌어낼 수도 있다.
‘치료는 못하겠군요.’
가능 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다.
소경석만큼 중요한 인물을 최면술사가 주시하고 있지 않을 리가 없었다.
[백소천. 경석씨에게 오행당랑권을 전수하면서 이상을 눈치 챈 적이 없었나요?]“수치스럽게도 전혀 깨닫지 못했네. 하루에 4시간만 자면서도 용케 이만큼 성실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지.”
소경석은 원래 부지런하고 능력이 있으며 우지우처럼 엄살을 부리는 성격도 아니니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을 정도로 훌륭하게 잘해내고 있다고만 생각했었다.
무림에서 신 해남파를 재건하고 경영할 때의 일이 떠올라서 귀찮아질까봐 멀리 했던 경향도 있지만.
‘어디 어떤 최면이 걸렸나 살펴볼까요.’
착실하게 시간을 들여 살펴보자 뜻밖의 최면이 줄줄이 발견되었다.
최면 최면이 들켰다고 생각되면 자살한다.
최면 최면술사의 모든 요구를 들어준다.
최면 최면술사의 요구를 듣지 않을 때에는 그에 대한 기억을 잊는다.
최면 일정표의 일정을 반드시 지킨다.
최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킨다.
소경석의 정신력이 유독 뛰어나기 때문인지 무려 다섯 개나 되는 강력한 최면이 걸렸다.
해남파의 무서운 성장세와 해남코퍼레이션의 성공의 이면에 숨겨진 은밀한 최면.
너무 자연스러운 성장이라 아무도 이것이 최면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내용들이었다.
‘십대길드에도 최면술사가 손을 댔던 것을 생각하면 이 최면술사는 한국 사회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하는군요.’
사회에 대한 영향.
떠오르는 것은 역시 복수였다.
‘이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을까요?’
어쩌면 히로시처럼 특별한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녀의 알 바가 아니었다.
‘관련 없는 사람에게 복수의 칼을 넓힌 시점에서 당신은 저와 은원을 만들었어요.’
무림인은 칼끝만 스쳐도 상대의 팔 하나는 날린다.
생채기가 생기면 목을 쳐야 성이 풀린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원로멤버 급 간부에게도 최면을 건다?
‘이건 살려둘 수 없죠.’
차라리 최면술사에게는 죽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에게 내릴 벌은 점핑레빗 백년행을 생각했으니까.
2.
정보안보국에서 긴급회선으로 비상연락이 날아오는 일은 흔치 않았다.
야산에서 몬스터가 나오고, 사회에 불만이 많은 각성자가 은행을 습격하고, 종말점을 맞이한 각성자가 헤까닥 돌아서 능력난사 무차별살인사건도 저지른다.
이런 세상에서 어지간한 일로는 움직이지 않는 민우성에게 긴급연락이 오는 건 정말 심각한 일이었다.
‘내일 지구에 운석이라도 떨어지나? S급 헬게이트가 열렸다거나?’
연락을 확인한 민우성은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일이 벌어졌음을 깨달았다.
최초귀환자 코드네임생환가능성 확인.
지금 즉시 해남파에서 진행 중인 최면술사 색출작전에 참여할 것.
“민사장님! 한나도 영아처럼 수영장 모델 하고 싶다요!”
“촬영 건은 나중에 이야기하죠. 급한 일이 생겨서 제가 신경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일정은 당분간 미루겠습니다.”
“치. 스쿨미즈 입고 싶었는데.”
아산엔터에서 스폰계약을 맺을 뻔했던 소영아는 민우성의 손을 잡고 탈출한 뒤로 싱글데뷔 한 가수 겸 모델로 CF광고도 심심찮게 나갔다.
한나는 그걸 부러워했지만 지금은 투정을 들어주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급히 해남파에 심어둔 인맥으로 상황을 파악해보니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 않았다.
“단합대회를 한다고요?”
“길드장님이 직접 주관하는 행사래요. 전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했다는데 대충 10명씩 끊어서 방탈출 게임을 시킨다는데요?”
“시작시간은 언제부터입니까?”
“30분 뒤부터 시작인데요. 해남엔터는 혹시 참석 안하나요?”
“길드장님께서 깜빡하셨나봅니다.”
“저런. 빨리 연락해보세요.”
민우성은 곧바로 해응응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수첩을 든 해응응이 [?]를 띄워 올리고 있었다.
“길드장님. 이번에 해남코퍼레이션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단합대회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말에 수첩의 페이지를 팔랑팔랑 넘기며 원하는 페이지가 나올 때까지 뒤적거리던 해응응이 자랑스럽게 어떤 페이지를 펼쳐 보여주었다.
[O]…자주 사용하는 대답을 미리 적어놓은 모양이다.
“혹시나 해서 물어봅니다만 혹시 해남엔터를 까먹으신 건 아닌가 여쭙고 싶어 전화 드렸습니다.”
다행히도 [X]는 바로 다음페이지에 있었다.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은 좀처럼 찾기 힘들었는지 수첩 페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넘긴 해응응이 불만스레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영상통화 상대로서 참 변함없이 굉장한 미모를 하찮게 사용하는 분이시라는 감상이 들었다.
“그냥 직접 써서 답변하시는 편이 더 빠르지 않겠습니까?”
[뭔가 지는 것 같아서 싫어요.]직접 답변한 글씨가 아니다.
무려 수첩 7페이지에 적어둔 내용이었다.
‘얼마나 자주 쓰는 거야, 저 말은.’
7페이지라니 너무 앞이잖아.
속으로 황당해한 민우성이었지만 납득은 갔다.
길드장은 제법 승부욕이 강했지.
그가 비서로 있을 적에도 이상한 부분에서 종종 승부욕 스위치가 켜지는 길드장 때문에 애를 먹은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새삼 떠올려보면 그 어리벙벙한 우지우가 길드장의 승부욕을 용케도 감당하고 있구나, 감탄도 든다.
“아이들이 많이 섭섭해 할 겁니다.”
염치없는 길드장도 그 말에는 양심이 조금 찔렸는지 미안해하였다.
팔랑팔랑 페이지를 넘기기 전까지는 그래보였다.
“그렇게 찾아서 헤맬 바에야 하고 싶은 말을 모아서 적어놓은 수첩에서 단어를 가리키는 편이 훨씬 더 빠르지 않겠습니까?”
하도 한심해서 무심코 던진 훈수.
그것이 길드장의 의욕 스위치를 켜버렸다.
사가각 사가각
열심히 정성껏 수첩에 글씨를 쓰는 길드장.
작성이 끝난 페이지를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분노][경멸][역겨움][두려움][행복][중립][슬픔][놀람] [○][×][△][♡][?][☆][?][!] [벌꿀사탕][뭔가 지는 것 같아서 싫어요][비서한테 물어봐요][제 잘못 아니에요][수련하세요][맞을래요][죽을래요]“…평소에 도대체 무슨 생활을 하면 자주 쓰는 단어 모음이 이 지경입니까?”
[?]섬섬옥수처럼 고운 손가락으로 한다는 일이 고작 물음표 가리키기라니, 기가 찬다.
“그래서 저희 애들 데리고 지금 가도 됩니까?”
해남엔터 소속 아이돌들도 서운해 하지 않도록 단합대회에 참석시키고 싶다.
민우성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이번 사건에 개입하기에 딱 좋은 핑계거리다.
[○][벌꿀사탕][!]“…되는데 올 때 벌꿀사탕 사오라는 말입니까?”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해응응.
화면 뒤에서 정신사납게 좌우로 흔들리는 꼬리를 보니 어렵게 수첩까지 동원하지 않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보인다.
참 속을 읽기 쉬운 분이라니깐.
“그럼 금방 찾아가겠습니다.”
2.
오랜만에 길드장을 본다는 생각에 신이 난 한나와 달리, 지수와 지연이는 불안과 초조,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왜 하필 방탈출이에요? 머리 쓰는 거 못하는데.”
“저희도 그냥 피지컬 게임 하면 안돼요?”
“길드장님이 그 말을 들으면 신나서 반요곡 합방에 납치하시겠군요.”
“아, 그건 좀.”
“지연이 죽어요…….”
“한나는 찬성! 한나도 반요곡하고 꼬리 달래!”
민우성은 길드장처럼 꼬리가 달린 한나의 모습을 속으로 상상해보았다.
나름 체면치례를 신경 쓰며 점잖게 앉아있다가 슬그머니 꼬리가 흔들리는 것이 길드장의 상상도라면 한나의 경우에는 일단 언제나 꼬리가 마구 흔들린다.
졸려서 꾸벅꾸벅 졸 때를 제외한 모든 시간동안 사방으로 털을 흩날리며 개판을 치겠지.
‘역시 반요곡 합방은 하게 두면 안 되겠어.’
약속장소에 오자 왠지 긴장한 얼굴의 해응응과 우지우, 이소혜 등의 간부진과 마주쳤다.
“오랜만이네요, 우성씨.”
“얼른 검문대 들어오세요!”
인사를 하고 재촉하는 사람들에게서 읽어낸 속마음에 민우성은 내심 조금 감탄했다.
‘정신수용력을 이용한 검문이라. 나름 최면술사와 최면피해자들을 걸러내기 위해 머리를 썼군.’
다행히도 민우성과 해남엔터 연예인 및 직원 일동들은 최면에 걸린 사람이 없었다.
“우성씨. 애들 좋은 경험 시켜주려고 온 건 이해하는데 잠깐 따로 알려줄 얘기들이 있어.”
이소혜와 우지우는 현재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주었다.
민우성은 유능한 사람이기에 모처럼 온 김에 그에게도 협력을 구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게임 속에 피해자들을 격리시키면서 동시에 최면술사를 잡고자 이번 대회를 기획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아요.”
“세뇌나 최면 같은 정신계 능력은 실행할 수 없는 명령을 지시받으면 상태이상이 풀리거나 실행할 때까지 망가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민우성은 확신했다.
“게임 속에서 탈출하라는 목표를 줬지만 탈출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같은 행동을 성공할 때까지 무한반복 할 겁니다. 점심 나가서 먹지 못하게 가두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어… 그럼 좋은 건가요?”
“캡슐에 수면가스가 충분히 들어있다면요.”
민우성은 빨리 찾아오길 잘했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만일 수면가스가 부족하다면 당장 구해야 합니다. 수천 명의 최면피해자들이 게임 속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강제로그아웃 당하면 현실에서라고 자살소동이나 난동을 멈추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아!”
“헉. 제 계획에 그런 실수가 있었다니.”
우지우 치고는 나름 노력했지만 역시 이 남자의 허술함으로는 길드장을 완벽하게 보좌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모처럼 온 김에 이제부터는 제가 도와드리죠.”
길드장의 손에 벌꿀사탕을 들려주며 자신이 주도적으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하는 민우성.
그런 그를 우지우가 막아섰다.
“우성씨. 죄송하지만 이번 일은 양보할 수 없습니다.”
“…진심입니까? 이 비상시에 중대한 실수를 저지를 뻔했던 당신이 지금 저보다 더 적임자라고 주장하려는 겁니까?”
예전이라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순순히 굽혔을 우지우가 고집을 부린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민우성은 우지우의 생각을 읽었다.
길드장 앞에서 보인 추태를 만회하고 싶다.
동료가 조종당한 복수는 자신이 하고 싶다.
민우성보다 못한 놈이라고 길드장 앞에서 각인된 채로 지휘권을 넘기고 싶지 않다.
하나같이 얼토당토않은 생각지도 못한 반응들.
기가 차서 헛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내게 경쟁심을 느끼는 건가? 그 무능력하고 얼빠진 허당이었던 우지우가?’
길드 바깥의 작곡가 박지오를 견제하고 있었더니, 순하고 얌전한 강아지라고 생각했던 우지우에게 뒷덜미를 물린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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