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12)
〈 512화 〉 512 재밌네요 여기
* * *
1.
좀비해저드를 극복한 역전의 용사들에게 좀비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타다당! 타당!
“클리어.”
“지수가 후방에서 따라오면서 영아 지켜.”
“그 정도야 별거 아니지.”
정신 못 차리고 멍 때리는 소영아를 대열의 중간에 밀어 넣고 빠르게 이동하는 세 사람.
10여초 단위로 두세 마리씩 튀어나오는 좀비들을 쓰러뜨리고, 그 틈에 빠르게 방을 수색하거나 시체를 뒤져서 카드키를 찾아낸다.
‘이 사람들, 공략속도가 훨씬 더 빨라지지 않았어?’
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소영아는 실은 호러존을 브이튜브에서 본 적이 있었다.
연예인지망생이 되기 전의 그녀는 촬영장의 무명 엑스트라.
자기 차례가 되기까지 몇 시간이고 현장에서 기다리다보면 즐겨보는 브이튜브 채널 몇 개쯤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
묵언검객.
그녀의 방송은 재미는 있지만 방송주기가 너무 극악이었다.
그래서 덩달아 구독한 채널이 공포게임 전문 스트리머 의 채널.
“호러존에는 , , 등의 유형이 존재하는데 이중 어렵기로 상위권에 속한 이 걸렸네요.”
“생존에 걸리면 생존을 위협하는 적이 우르르 쏟아져나오거나 플레이어가 감당할 수 없는 강적이 돌아다닙니다. 후자는 , 도 추가되겠죠?”
“근데 전자여도 그 적들을 만든 원흉이 있을 거 아닙니까. 보스전이 열리면 후자보다 더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요컨대 걸리면 조졌다는 뜻이죠.”
그 말을 하고 정확히 10초 뒤에 천장에서 뚝 떨어지는 블라인더, 눈이 먼 대신에 청력이 극도로 발달된 괴물들의 습격에 비명횡사했다.
시작지점에서 주어진 도구와 단서, 상황증거를 조합하는데 실패하면 첫 방에서 속수무책으로 바로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을 해남아이돌즈의 세 사람은 무력으로 밀어버리며 길을 열었다.
‘진짜 경찰특공대 출신 아니야?’
아이돌은 매일같이 10시간 춤 연습은 기본으로 삼는 직업.
한때 연습생 신분이었던 소영아도 오랜 춤 연습으로 체력 하나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 세 사람의 속도는 총 한 발 쏘지도 않으면서 따라가기도 벅찼다.
“이거 퀴즈 늦으면 좀비 계속 쏟아지고 물려죽기 딱 좋은 게임이네.”
“창부터 만들까? 탄약 아끼고 소음도 줄일 겸.”
“여기 좀비해저드 아니거든?”
예지수가 어이없어했지만 차지연은 그게 뭐가 문제냐며 대꾸했다.
“제작기능 없어도 되거든? 내가 그 게임에서 간이무기를 얼마나 만들었는데.”
텅 빈 액자가 잔뜩 걸린 복도.
고풍스러운 복도를 비추는 긴 촛대의 은은한 불빛을 보고는 촛불을 내려놓고 촛대부터 들어서 휙휙 휘둘러보더니 그대로 파밍을 한다.
파지법부터 휘두르는 자세, 촛대에서 나는 파공음까지 포스가 아주 전문가가 따로 없었다.
아 고인물은 원래 근접무기로 싸운다고ㅋㅋ
얘들이 좀비해저드에서 흙먼지 쿨럭쿨럭 뱉으며 기어다니던 초보들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좀비가 나오면 강해지는 아이돌
무빙 개고였네
타격감ㅅㅌㅊ
호러게임(이었던 것)
본선이 되며 올라오는 채팅들.
무섭도록 올라가는 스크롤을 감탄이 가득 채운다.
좀비처리는 시작에 불과했다.
“액자에서 머가 나올 것 같다요!”
“한나야. 우리 갈 길 멀어. 엄살 부리지말고 빨리 탱커답게 진로부터 개척해.”
“힝. 진짜 무서운뎅.”
빈 액자가 잔뜩 걸린 복도.
복도 문마다 가득 펼쳐진 퍼즐.
퍼즐을 맞춰 방을 하나씩 열어야하는 퍼즐의 복도에서 한나는 총부터 들이대었다.
탕!
끼이익…
“열었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 총 있으면 퍼즐 풀 필요 없지ㅋㅋㅋ
이거 하려고 총알 아낀 듯
왤케 든든하냐고
한나 그녀는 신인가? 한나 그녀는 신인가? 한나 그녀는 신인가?
우리 탱커 딜량 왤케 높음?
방 안을 수색하며 빠르게 필요하다 싶은 물건을 챙기고 허탕이다 싶으면 바로 다음 방으로 넘어간다.
‘이게 해남아이돌즈의 진짜 실력?’
곁에 있으니 더욱 체감된다. 이들이 얼마나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는지. 자신이 얼마나 짐짝처럼 보이고 있을지도.
“저도 싸우게 해주세요. 딜러는 저에요!”
“그럼 이거 들어.”
차지연이 소영아의 손에 자기가 들고 있던 촛대를 넘겨주고는 벽에 걸린 정글도를 들었다.
ㅋㅋㅋㅋㅋㅋ
새 무기 들면 헌 무기는 막내 줘야지ㅋㅋ
얘들 용병단임?ㅋㅋㅋ
“지수지수! 병 안에 들어간 코르크를 어떻게 꺼내?”
“일단 던져봐.”
“안 깨진다요!”
“총 쏴.”
“그래도 안 깨진다요!”
“그럼 나 줘. 내가 풀어볼게.”
일단 부수고 안 되면 머리 쓰는 거냐고ㅋㅋㅋ
기물파손해도 돈 안 물어주고 혼나지도 않는 방탈출카페ㅋㅋㅋ
이집 맛집이네
오래 전부터 이런 방탈출카페를 기다려왔다우.
크으 방탈출카페 돌면서 해보고 싶던 짓들 얘들이 다 보여주네
ㄹㅇㅋㅋ
“어라? 한나가 방금 이상한 거 죽였다요!”
“간호사? 근데 얼굴이 없네. 달걀귀신인가?”
“세상에. 어떻게 달걀귀신이 있을 수가 있어? 너무 무섭고 끔찍해!”
정말로 손을 파르르 떠는 지수의 모습에 한나와 지연이 어이없어했다.
“좀비도 실컷 죽였으면서 그건 아닌 것 같다요.”
“어이 예씨. 엄살 그만 부리고 빨리 와서 비커 5개로 저울 세 개에 500ml씩 물을 채우는 퀴즈나 풀어.”
“하씨. 그거 풀기 싫어서 이러면 인간적으로 좀 속아주고 그러지.”
ㅋㅋㅋㅋㅋ
계량퍼즐은 킹받아서 하기 싫긴 하지ㅋㅋ
노가다 인부 부르세요?ㅋㅋㅋ
무게 맞춰야만 올라오는 감압장치 빡치긴 해ㅇㅇ
진행속도 장난없네
근데 여기 왤케 컨셉이 난잡함?
몬스터종합세트인가?
전쟁을 치르듯이 시체를 만들고 피에 잠긴 바닥을 철퍽철퍽 넘어가며 진행하던 네 사람.
“앗, 귀신이다.”
“일단 쏴.”
액자 앞에서 물끄러미 안을 들여다보는 귀신의 몰골에 한나가 방아쇠를 당겼다.
스르륵 뒤를 돌아보는 귀신과 얼굴을 마주치는 순간, 한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귀신의 정체는 이번에도 맵구경을 하러 넘어온 해응응이었다.
“호에에에. 길드장니임…. 한나는 몰랐다요. 지수가 시킨 거다요!”
살짝 그녀를 째려보던 해응응은 다시 고개를 돌리며 액자를 들여다보았다.
“액자에 뭐가 있나?”
“한 번 들여다보자.”
옆에 와서 나란히 액자를 구경하는 세 사람.
액자 속은 진찰대에 누워 죽은 환자와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의사가 그려져 있었다.
조금 기분 나쁘고 께름칙하긴 해도 퀴즈가 보인다거나 퍼즐이 숨어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길드장님은 왜 이걸 보고 계신 걸까.
원래 엉뚱하신 분이기도 하고 몰살을 좋아하는 분이니 목가적인 연쇄살인마의 감성에 잘 맞아서 지켜보던 것은 아닐까.
대충 그런 결론을 내며 돌아가려던 그때였다.
불쑥
“어어?”
액자에 손을 내민 해응응.
그녀의 몸이 그림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저벅저벅.
그림 속에서 진찰대에 누운 환자의 볼을 콕콕 찔러보고 쓰러진 의사도 발끝으로 툭툭 치며 살았나 죽었나 확인하는 해응응.
주변을 둘러보던 그녀가 이내 액자 속에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뭐였어 방금?”
“길드장님이 그림 속으로 들어갔다요!”
“이거, 들어갈 수 있으면 나올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얘, 얘들아. 이거 봐.”
“액자명? 어디보자… … 엥?”
간호사 없었는데?
의사도 환자도 죽었는데?
헐 잠깐
와 소름
공포의 저택 컨셉 장난 아니네
네 사람도 그제야 깨달았다.
이번 저택에서 좀비가 나오고 얼굴 없는 간호사가 나오고 길드장이 액자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기도 하는 이유를.
“그림 속 생명체가 바깥으로 나올 수 있다요?”
“그럼 오는 길에 본 텅 빈 액자들은?”
“전부 탈출한 것이 틀림없다요!”
공포의 저택.
이곳의 액자 속 생명체는 밖으로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저택 어딘가를 떠돌아다닌다.
지금 막 액자에서 도로 튀어나온 길드장처럼.
“꺄아악!”
액자를 다시 본 소영아가 비명을 질렀다.
해응응이 들어갔다 나온 그 잠깐 사이에 액자에는 이목구비가 없는 달걀귀신 간호사의 시체가 다섯 구나 더 늘어나있었다.
물끄러미.
심지어 안에서는 달걀귀신의 머리카락을 쥐고 수급 몇 개를 손에 든 해응응이 액자 바깥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그림처럼 눈에 보였다.
휙.
달걀귀신의 수급을 집어던진 해응응.
이내 액자 밖으로 걸어나온 그녀의 손에는 피가 뚝뚝 흐르는 메스가 들려있다.
“기, 길드장님? 안에서 뭐하고 나오신 거예요?”
[아까 여기서 달걀귀신 다섯을 봤거든요.]“정말요?”
[한 마리는 제가 꺼내봤더니 나머지 네 마리가 액자 모서리 너머로 숨더라고요.]“아까 한나가 죽였던 간호사가 그거였구나…….”
액자 속 귀신이 그림의 액자가 비치는 시야각 너머에 숨어있다니.
듣기만 해도 무섭고 오싹한 일이지만 그걸 다 죽여버린 사람 아닌 사람을 보면 마냥 달걀귀신들을 무서워하기도 그렇다.
차지연은 슬슬 저택 안을 제 멋대로 돌아다니면서 몬스터들을 겁주고 괴롭히고 목도 따는 길드장이 몬스터들보다 더 무서워졌다.
[그래서 방금 들어가서 숨은 달걀귀신을 다 잡았어요.]“자, 잘하셨어요.”
[재밌네요, 여기.]겁먹은 모두의 심정도 모르고 해응응은 말했다.
[난이도도 적당히 쉽고요.]당신한테나 쉽겠지!
입 밖까지 나오려던 말을 지연은 필사적으로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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